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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기독교는 십자상징을 다른 종교에서 차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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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人 최광민 2021-08-27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기독교는 십자상징을 다른 종교에서 차용했을까?

순서
  1. 십자가에서 죽은 다른 종교의 신인들?
  2. 상징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상징의 "표현방식"


비잔틴 이콘, 9-13세기, 아테네

게시판 질문에 대한 답글:

# 질문자 (판플들)

오랜만에 왔습니다 질문 할 만한 주장 찾는 것도 일이네요.

  • 인도의 크리슈나
  • 이집트의 툴리스
  • 멕시코의 케찰코아틀
  • 프리지아의 아티스
  • 드루이드 전승의 헤수스 
  • 칼데아의 크리테
  • 시리아의 담무스
  • 오리사의 발리
  • 인도의 사키아 (디오니소스?)
  • 그리고 페르시아의 미트라

등등 모두 십자가에 매달린 인물이라고 합니다

종교에서 십자가는 모두 쓰던 유행이였는데 기독교도 예외는 아니였기에 십자가 신화를 차용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종교에서 십자가를 많이 쓰던 이유는 예수가 가장 후대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십자가를 상징으로 사용한 종교는 기독교가 최초인가요?




# 답변 1 (최광민)

이런 설명을 올리는 사람들 중 정말 해당 신화나 경전을 1차자료 / 원전으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냥 누군가 가공해 준 설명을 계속 옮길 뿐이죠. 그나마도 왜곡된 내용조차 잘 이해도 못하면서.

그나마 이번에 토르는 안나와서 다행이네요

https://kwangmin.blogspot.com/2015/12/vs-1.html

예수의 십자가와 가장 가까운 원형은 언급하신 저런 신들이 아니라, 로마가 십자가형을 최고잔혹형으로 도입하게된 계기인 기원전 1세기의 스파르타쿠스 노예반란입니다. 로마는 노예반란을 진압한 후 가담자 수 천을 길 가에 늘어세운 십자가에 공개처형시켰습니다. 로마식 십자가형은 그리스 트라키아에서 도입된 형식이고, 이후 로마는 이 최고잔혹령을 로마시민이 아닌 노예와 이민족에게만 적용시켰습니다.

아래 글에서 "수난인가? 부활인가?" 챕터를 읽어보세요.

https://kwangmin.blogspot.com/2011/08/blog-post_5636.html

AD 70년 로마의 티투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해 예루살렘을 함락시킬 때도, 로마군은 저항군을 여러가지 형태로 십자가형을 치렀던 기록이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에 언급됩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바로 이 맥락에서 설명되어야 합니다. 뜬금없이 인도나 마야, 켈트 까지 갈 이유가 없는 것이죠.

아울러,

# 크리슈나

{예수 vs 크리슈나} 편에 적은 적 있는데, 블로그 옮길 때 이전을 아직 못해서 링크를 드릴 순 없지만, 크리슈나는 그를 사슴으로 오인한 발리라 이름의 사냥꾼이 쏜 화살을 발에 맞은 후 죽었습니다. 사실 전생의 크리슈나가 실수로 발리의 전생을 죽인 적이 있었으니, 신이라도 업보를 피하지 못한 겁니다.

# 아티스

아티스에 대해서는 여길 보시면 됩니다.

https://kwangmin.blogspot.com/2011/09/kwangmin-choi-2009-11-05.html

# 담무스

담무스 (Tammuz)가 십자가로 죽었다는 전설이나 기록은 없습니다. 

이 주장은 상당히 널리 퍼져있는데, 19세기 스코틀랜드 자유교회의 목사이자 반-카톨릭 선봉장이었던 알렉산더 히슬롭이 그의 유명한(!!) {두 바빌론}이란 책에서 탐무즈의 머리글자 T (타우)의 형태가 이집트의 앵크 비슷한 T 형태인 등, 이 "타우" 십자가는 이교적 기원을 가진다는 식을 설명을 한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사실은 탐무즈가 십자가에 달렸다고 그가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식으로 와전되어 유포된 것입니다.

저 책에 나오는 히슬롭의 주장들은 대개 기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반-카톨릭 개신교 근본주의 측 혹은  (정말로 아이러니하게도) 반-기독교 측 에서 히슬롭의 책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히슬롭이 알면 기겁할 일인 것이죠.

# 미트라(스)

도대체 고대 기록 어디에 미트라가 죽었다고 하던가요? 그런 기록이나 도상은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 십자가형이나 부활 같은 이야기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https://kwangmin.blogspot.com/2011/12/vs-5.html


나머지는 언급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냥 빅-조크 입니다.




# 답변 2 (최광민)

"십자(가)를 상징으로 사용"하다란 말은 사실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1] 모양이 십자인 경우 혹은 십자 모양을 추출할 수 있는 경우

불상이 본격 등장하기 전에 인도에서 불교의 상징으로 애용된 다르마-챠크라 (법륜)의 모양을 한번 보겠습니다. 


인도 Konark에 있는 태양사원의 "아쇼카 차크라"

아쇼카 왕 시절에도 사용되었으니 BC 3세기 이전에 이미 사용된 것입니다. 불교 보다 더 오래된 기원이 있을 수도 있죠

가운데 잘 보면 정십자 모양이 보이니, "기독교의 십자가는 불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죠? 실제로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방형 방사 상징은 인간이 사는 세상 어디서나 흔히 쓰이는 도안입니다. 인간의 창의성이란 사실은 어느 문명권에서든 서로 엇비슷하기 때문이죠.

이런 주장은 "개념 그 자체와, 그 개념의 표현방식"을 혼동하는데서 비롯됩니다.

아래 글에서 "예수 성화에 있는 십자모양의 후광"이란 단락을 읽어보세요.

https://kwangmin.blogspot.com/2021/07/vs.html


[2] 십자가가 "형틀/형벌"을 상징하는 경우

AD 2세기 중반, 지중해 일대의 비의종교 (미스테리아)에 등장하는 십 수명의 소위 '신-인 God-Man' 들과 예수 사이에는 어떤 유사점도 있다는 걸 자세하게 설명했던 교부 유스티노스는 원로원과 황제에게 보내는 공개 변론서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https://kwangmin.blogspot.com/2011/10/blog-post_24.html

일부 인용/번역하겠습니다.

"....우리는 신의 말씀/로고스가 평범하지 않는 특별한 방식으로 신으로 태어나셨다고 주장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이런 비범한 출생 이야기가 당신들에겐 특별한 일도 아니다. 가령, 헤르메스는 신의 말을 전달하는 자이다.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한 것은 이제 언급할 당신들의 제우스의 아들들이 받은 수난들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이 고통을 당한 사례들에 대한 기록들은 서로 같지 않고 다양하다. 그리스도가 당한 특별한 수난들이 그들이 당한 것들에 비해 별로 못해 보이지도 않는다. 반면, 우리는 이 논고의 앞에서 밝힌 바대로, 그리스도가 처녀에게서 태어나신 것이 페르세오스의 탄생과 같은 것임을 인정하라. 그리스도가 절름발이와 중풍병자와 태어날 때부터 소경이던 자를 고쳤다는 점이 아스클레피오스의 행적과 매우 유사하다고 우리는 말할 수 있다...... / 유스티노스, {첫번째 변증} 제 65장 / 번역: 최광민

위에 하이라이트한 유스티노스의 발언은 "다른 지중해 종교의 신인들도 예수처럼 십자가형을 받았다"는 뜻일까요? 프리크/갠디의 {예수는 신화다}가 이런 식으로 논리를 펼쳤죠.

그러나 아닙니다. 

유스티노스는 바로 같은 저작에서 이렇게 적습니다.

"....그러나, 소위 제우스의 아들들이라 불리는 자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십자가에 달리는 것 까지는 모방할 수 없었다. 십자가에 대한 모든 언급들이 상징으로 처리되어 있었기에 그들은 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언자가 예언한 이것은 신의 능력과 역할에 관한 위대한 상징 (=십자가)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우리들의 관찰을 통해 그러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세상 만물 가운데, 이 표지 없이 통치하거나 공동생활을 누릴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십자형의) 트로피 형상의 돛대없이는 안전하게 바다를 누빌 수 없다. (십자형의) 쟁기없이 땅을 갈 수 없다. 광부나 기술자는 이 형상의 도구없이 작업을 할 수 없다. 우리 인간은 직립하여 두 팔을 (십자형으로) 활짝 펼 수 있다는 점과, 또 그 얼굴의 이마에서 숨 쉬는 코로 내려오는 선이 십자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성없는 하등동물과 구별된다.....[후략] / 유스티노스, {첫번째 변증} 제 65장 / 번역: 최광민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신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 이 목적을 위해 태어나셨고, 티베리우스 황제 시절 유대아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 치하에 십자가형을 당하신 분이다. 우리는 타당한 이유로 그를 경배하는데, 그가 진정한 신의 아들로 성부에 이어 두번째 지위에 있으며, 예언의 영(=성령)은 세번째 지위에 있다고 배웠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우리더러 미쳤다고 비난하는데, 즉 우리가 십자가에서 죽은 범죄자에게 불변하고 영원하며 창주주인 신 다음 지위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안에 있는 신비를 이해하지 못한다..... --- 유스티노스, {첫번째 변증} 13:5-6 / 번역: 최광민

지중해의 다양한 종교들과 그 종교들의 신-인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이해하던 유스티노스는, 역시 이 종교들에 친숙했던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십자가" -- 보다 정확히는 "십자가가 상징하는 것"이야 말로 기독교를 다른 종교들과 구분짓는 것이라 선언합니다. 첫 문장에서보 보듯, 당시 사람들 중에 지중해 종교의 소위 '신-인' 가운데 '십자가에 달린 신-인'은 없다고 여겼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유스티노스의 "십자가"가 의미하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것은 "형틀"이자 "대속적 혹은 구원을 위한 죽음"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모양이 유사한 종교적 상징물을 사용한다고 해서, 거기서 종교적 표절 혹은 차용을 그렇게 쉽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상징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1) 한 상징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2) 그 표현방식은 (3) 별개일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草人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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