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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상: 12인치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토성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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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예수 vs. 미트라/미트라스 #04: 수난과 자기희생을 통한 인류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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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8-03-11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예수 vs. 미트라/미트라스 #4: 수난과 자기희생을 통한 인류의 구원? (© 최광민)

순서
  1. 미트라스의 수난과 죽음과 매장과 3일 만의 부활? 
  2. 미트라스의 자기희생을 통한 인류의 구원?
  3. 미트라스의 수난?

"미트라/미트라스=예수" 계열의 카피캣 이론의 주장을 담고 있는 {시대정신, Zeitgeit: the Movie} 영상물에 등장하는 해당 나레이션을 인용하겠다.



Mithra, of Persia, born of a virgin on December 25th, he had 12 disciples and performed miracles, and upon his death was buried for 3 days and thus resurrected, he was also referred to as "The Truth," "The Light," and many others. Interestingly, the sacred day of worship of Mithra was Sunday.

12월 25일에 처녀에게서 태어난 페르시아의 미트라는 12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기적을 행했습니다. 그는 죽어 3일 동안 땅에 묻혀있다가 부활했습니다. 그는 "참 진리", "빛" 등으로 언급되어졌습니다. 흥미롭게도 미트라의 예배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한편 영상물 {Zeitgeist: the Movie, 시대정신}의 나레이션은 아래와 같이 단호하게 선언한다.

We don't want to be unkind,
but we want to be factual.
We don't want to cause hurt feelings,
but we want to be academically correct, in what we understand and know to be true.

불쾌감을 주려하는게 아닙니다.
사실에 근거하려는 겁니다.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실이라고 알고 이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정확하길 원합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검토해 보자.




1. 미트라스의 수난과 죽음과 매장과 3일 만의 부활?

영상물 {시대정신}의 단호한 선언, 즉 미트라스가 "죽어 3일 동안 땅에 묻혀있다가 부활했습니다" 라는 선언이 무색하게도, 페르시아/아르메니아의 미트라나, 로마의 미트라스가 (1) 죽었다거나 (2) 3일 동안 죽어 매장되어 있었다거나, (3) 부활했다는 내용을 담은 고대 유물이나 고대기록은 현재까지 발견된 적 없다.

그럼 도대체 이 주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것은 고대의 실제종교였던 미트라/미트라스교의 교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아래와 같은 진부한 논리로 유추된 것이다.

  1. 미트라스는 태양으로 표상된다. ("태양이다"?)
  2. 태양은 동지에 최저점으로 내려간다. ("죽는다"?)
  3. 3일 정도가 지나면 태양의 고도의 상승이 가시적으로 관측된다. ("태어난다"? 혹은 "부활한다"?)

이 논리는 (유사)종교학자들에 의해 그동안 호루스 뿐 아니라 온갖 태양신 (혹은 태양에 표상된 신들)에 마구잡이로 적용되어 온 매우 엉성한 논리일 뿐이다.


미트라 혹은 미트라스는 죽은 적도 없다. (혹은, 죽었다고 묘사된 기록이 없다). 죽지 않았으니 매장되지도, 3일 후에 부활한 적도, 그렇게 부활한 후 승천한 일도 없는 것은 당연하다.

아래의 부조물은 로마군이 주둔했던 비룬눔 (현,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발굴된 로마 미트라스 관련 유물로, 미트라스 신화 속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묘사되어있다. 미트라스 연구자인 쿠몬 등은 이 일련의 장면들을 우주적 황소를 잡아 솔과 연회를 가진 후 미트라스가 솔에게 세상에서의 권위를 이양한 후 태양마차를 타고 승천하는 장면으로 풀이한다. 보다시피 미트라스의 수난/죽음/부활 같은 모티프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Bas relief from Virunum, showing Mithras crowning the sun god with a halo, Mithras ascending to heaven in the solar chariot, water miracle.  --- Franz Cumont, {The Mysteries of Mithra}, p 133





2. 미트라스의 자기희생을 통한 인류의 구원?

로마의 미트라스 예배소 가운데 하나인 St. Prisca Mithraeum에서 발견된 명각에는 다음의 라틴어 구절이 새겨져 있다.

... et nos servasti [.../eternali?] sanguine fuso...

번역하면, "....그리고 우리는 구원/보호받았다.......흘려진 [영원한] 피로써...." 정도가 된다. 이 파편화 된 문장만 들어내서 보면, 마치 (예수처럼) "미트라스"가 인류를 위해 "피를 흘렸고", 그로인해 인간이 "구원"을 받는다는 식으로 오해되기 쉽다.


Pio Clementino 박물관 소장, 로마 미트라스교의 황소살해도상 ( Tauroctony), (source: Wikimedia Commons)

그러나, 이 명각은 로마 미트라스교의 핵심상징인 황소를 살해하는 미트라스를 묘사한 장면 (일명, Tauroctony)과 연결된 문장이며, 이 장면에서 죽거나 피를 흘리는 것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미트라스가 아니라 황소다.

그러니까 이 문장이 말하고 있는 것은 "미트라스는 황소를 죽여 황소의 피를 흘림으로 인간을 (정확히는 미트라스교 신자를) 구원했다"는 뜻이 된다. 어떻게 이 구절로부터 미트라스가 인류를 위해 "미트라스 스스로 죽임을 당한 것"이란 해석을 유도할 수 있는가?




3. 미트라스의 "수난"?

프란츠 쿠몬은 이 모티프가 아마도 이원론적 조로아스터교적 구원관, 즉. 인류는 구원자와의 어떤 개인적 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거대한 우주적 투쟁에 동참함으로 구원에 이른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쿠몬은 그 근거로서, 조로아스터교의 창조신화에 등장하는 (중성적인) 최초의 인간 "가요마트 Gayomart"의 죽음이 이 '황소살해'도상의 원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나중에, 특별히 1970년대부터 학계에서 격렬하게 반박되었는데, 무엇보다도 이 도상의 기원을 설명하는 주장이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측 어떤 사료나 고고학적 증거와도 모순을 보이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미트라스와는 달리 페르시아 측 미트라의 신화에는 황소의 살해라는 모티프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로 로마 미트라스교가 페르시아 미트라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쿠몬의 초기가설은 그의 사후 격렬히 비판되었다. 197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1차 미트라스학 국제학술대회에서 존 힌넬스 (John R. Hinnells)와 리처드 고든 (Richard Gordon), 로저 벡 (Roger Beck) 등은 제출한 논문을 통해 쿠몬의 "미트라스교 페르시아 기원설"을 거의 완전히 반박하고 기각했으며, 특히 고든은 쿠몬이 원 자료를 왜곡해서 해석했다고 비판하면서 미트라스교의 서방에서 창시된 거의 완전히 새로운 종교라고 결론지었다. 1975년 쿠몬의 제자 Vermaseren도 스승의 견해를 공식으로 기각했다. 아울러 고고학자 루이스 M 호프 (Lewis M. Hopfe) 는 미트라스교 예배소들 유적들은 로마를 중심으로 몰려있으며, 로마제국 동부 시리아 지역에는 3개만 발견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트라스교가 동방으로부터 왔다면 분포양상은 이와는 반대가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설명은 미트라스교가 아마 "로마에서 창설"되었고, 군인들과 상인들을 따라 제국 동부로 "이식"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반박은 조로아스터교 측 자료만 살피더라도 사실 매우 명료하다. 이 내용은 AD 3세기에 21권으로 편집된 버전의 {아베스타} (Nasks)에 등장한다. (http://www.avesta.org/vendidad/vd_tc.htm)

정리해 보자.

  1. (선신) 아후라 마즈다는 어떤 (우주적) 황소를 창조하고 
  2. 그 다음에 중성인간인 가요마트를 만들었다. 
  3. 이 황소는 가요마트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했다. 
  4. 이 두 존재는 세상의 중심에서 흘러나오는 강(Daiti)가의 진흙에서 만들어져 3000년 간 자유롭게 살다가, 악신/악마인 앙그라 마이뉴가 보낸 악마에 의해 공격받아 죽었다. 
  5. 고통을 덜어주고자 아후라 마즈다는 마취제로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 
  6. 먼저 황소가, 그 다음에 가요마트가 죽었다. 
  7. 이때 가요마트는 자신의 죽음 후 새로운 인류가 탄생할 것을 예언한다. 
  8. 이 황소의 피로부터 모든 식물들이 생겨났으며, 
  9. 달로 옮겨진 씨앗으로부터 모든 동물들이 생겨났다. 
  10. 가요마트가 죽은 자리에 묻힌 그의 "씨앗"은 42년 후 한 식물을 내었는데 그 식물이 갈라지면서 나무로부터 최초의 남자 마샤/Mashya와 최초의 여자 마샤나/Mashyana가 탄생했다.

일단 조로아스터교의 이 창조설화에는 미트라가 등장하지도 않는다는 점부터 지적되어야 한다.

자, 여기서 누가 황소를 죽이는가? 선신인가? 악신인가?

조로아스터교 자료에서 황소를 죽인 것은 악신 앙그라 마이뉴이다. 그런데 왜 로마 미트라스교에서는 선신 미트라스가 황소를 죽이고 있을까? 이런 근원적인 질문을 답할 수 없기 때문에 로마 미트라스교의 기원을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로 보았던 쿠몬의 초기 해석은 후대에 거의 기각되게 된다. 현대의 미트라스교 연구자들은 "로마 미트라스교가 AD 1세기 중후반에 갑자기 등장했다"는 해석을 선호하며, 일부 연구자는 미트라스교가 실제로 시작된 지역을 로마로 보기도 한다.

미트라스교의 "황소살해" 모티프는 미트라스교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모든 미트라스 예배소는 모두 이 황소살해 도상을 부조, 조각, 프레스코 벽화 등으로 가지고 있다. 조로아스터교의 악마/아리만에 의한 "가요마트-황소살해" 모티프를 미트라스교의 "황소살해"의 원형으로 보았던 쿠몬의 가설은 거의 70년 간 학계를 지배했다가 1970년대가 되어서야 거의 완전히 기각되고 미트라스교의 진앙지도 페르시아가 아닌 로마로 재조정되는데, 그러자 미트라스 학계는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게 되었다. 미트라스교 연구의 핵심 중의 핵심인 "황소살해" 모티프의 의미가 완전히 허공에 떠버렸기 때문이다.

1970년 대 이후 차세대 연구자들은 이 도상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여러 가설들을 세웠는데, 그 중에서 (논란은 있지만) 꽤 타당하게 여겨지는 가설은 이 "황소살해" 도상을 "우주론"적으로 풀이하는 것이다. 데이빗 울란시 David Ulansey가 이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연구자로서, 그는 "황소살해" 도상에는 미트라스와 황소 뿐 아니라, 개-뱀-까마귀-전갈이 거의 늘 함께 등장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의 책 {The Origins of the Mithraic Mysteries: Cosmology and Salvation in the Ancient World}에 따르자면, 이 도상은 BC 2000년 무렵의 하늘을 묘사한 천체도이다.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에 BC 4000-2000 무렵에는 태양 (미트라스)이 춘분 때 황소자리 (황소)에 머물며 이동하다가 BC 2000년 무렵부터 황도12궁의 다음 위치인 산양자리로 진입한다 (황소의 죽음) 그리고 그때는 천구적도 상에 개자리-바다뱀자리-까마귀자리-전갈자리가 함께 놓이게 된다. 울란시는 이를 태양이 황소자리를 끝내고 새 시대로 진입하는 것을 새로운 신 미트라스가 황소를 죽이며 개-뱀-까마귀-전갈이 황소를 협공하는 것으로 도상화 시킨 것이 "황소살해" 모티프라고 풀이한다. 이 의미는 새 신이 새 시대를 지배한다는 뜻이란 것이다 그는 이 천체도를 아마도 BC 1세기에 킬리키아의 스토아 철학자가 만들었으며, 여기서의 미트라스는 사실은 그 지역에서 숭상되던 "페르세오스"일 것으로 본다. 사실 미트라스교 입문자였던 신 플라톤주의 철학자 포르피리우스도 미트라스 도상을 "우주의 이미지"라고 불렀고, 또 미트라스 예배소의 벽면은 아주 다양한 천체들로 장식되어 있기도 하다. 즉, 미트라스 예배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소우주"였으며, 미트라스교는 사실은 우주적 미스테리를 바탕으로 하는 비의종교였다는 것이 울란시의 설명이다.

범 지중해 지역과 일리이아, 게르마니아 지역에 유입된 버전의 미트라스교에서 미트라스와 황소와의 관계는 도상의 해석을 통해 아래와 같은 나레이션으로 추정/정리된다.

  1. 미트라스는 탄생 후 태양 (솔)과 연맹을 맺는다.
  2. 미트라스는 최초의 창조물인 황소를 제압하고 동굴로 가져온다.
  3. 황소는 동굴에서 도망친다.
  4. 태양 (솔)의 전령인 까마귀는 황소를 다시 잡아다 죽이는 것이 미트라스의 역할임을 주지시킨다.
  5. 미트라스는 황소를 죽이고 솔과 잔치를 벌이고 세상을 그에게 위임한다.
  6. 황소의 피로부터 현 세상의 만물이 만들어지고, 최초의 인간 한 쌍이 태어난다.
  7. 일을 마치고 미트라스는 태양의 전차를 타고 승천한다.
  8. 미트라스는 인간과 선신 (아후라 마즈다) 사이의 중재자가 된다.

사람들이 내용을 정확히 알지못한 채로 흔히 "미트라스의 수난/고난"이란 주장을 펼치는 것이 바로 이 신화적 모티프다. 미트라스는 이 "우주적 황조"를 제압해서 자신의 동굴로 데려가고, 또 도망간 황소를 다시 잡아 죽여 솔과 장치를 벌인다. 미트라스는 이 잔치 후 솔에게 권력을 위임한 후 전차를 타고 승천한다. 고난을 받는 것이 아닐 뿐더러, 스스로 죽은 것도 아니며, 더구나 누구를 대신해 죽은 것도 아니다. 죽지 않았으니 부활한 것도 아니다.

미트라스의 이 활약이 과연 그의 "고난"이며, 또 기독교의 예수가 겪은 그 수난/고난과 비견될 만한 모티프인가?

이 장면과 관련해서 AD 250년 경에 활동한 라틴 시인이자 기독교도였던 코모디아누스 (Commodianus)는 풍자시를 통해서 당시 로마인들이 미트라스의 이 활약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전해주고 있다. 그의 작품 {Instructiones} 속 13번째 시는 로마인들이 미트라스를 부르던 호칭 "인빅투스 / INVICTUS = 정복되지 않는 자"의 각 글자를 파자하여, 각각의 알파벳을 각 행의 첫 글자로 사용한 재미있는 시다.



라틴어 원문과 미트라스 연구자 Manfred Clauss의 {The Roman Cult of Mithras} 속의 영어번역과 함께 한국어로 번역해 보겠다.


Manfred Clauss, {The Roman Cult of Mithras}

Invictus de petra natus si deus habentur
Nunc ego reticeo; vos de istis date priorem!
Vicit petra deum, quaerendus est petrae creator.
Insuper et furem adhuc depingitis esse,
Cum, si deus esset, utique non furto vivebat.
Terrenus utique fuit et monstruosa natura,
Vertebatque boves alienos semper in antris
Sicut et Cacus Vulcani filius ille

If indeed a god, Invictus was rock-born;
Now which came first? Here rock has
Vanquished god: for who created it?
If a god, by theft he could not live; yet
Cattle-thief is the name he goes by.
Terraneous he was born, a monster;
Vulcan's son he's like, old Cacus who
Stole another's beasts, hid them in a cave. (Clauss)

바위에서 태어난 인빅투스. 만약 그가 신이라면,
(바위와 인빅투스 가운데 -- 필자 주) 무엇이 먼저인가?
바위가 바위의 창조자를 이겼다면, 바위의 창조자는 누구인가?
심지어 그는 (소)도둑으로 불리지 않는가.
그가 신이라면, 남의 것을 훔쳐서 살지 않았을텐데,
땅에서 태어나 괴물같은 본성을 가져
불칸의 아들 카쿠스처럼 다른 이 (헤라클레스 -- 필자 주)의
소를 훔쳐 자기 동굴에 숨겼구나.  / 번역: 최광민

로마 근교에서 발견된 AD  2-3세기의 도상은 앞 뒤면에 로마 미트라스교의 "희생"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앞 면에서 미트라스는 동굴 속에서 황소를 잡고 있다. 왼쪽 위에는 솔(태양)이 있고, 오른쪽 위에는 루나(달)가 있다.뒷 면은 일명 "연회"장면이다. 앞에서 미트라스가 잡은 숫소는 중앙부분에 있고, 그 뒤에 머리에서 빛을 발하는 솔과 프리기아 모자를 쓴 미트라스가 나란히 앉아있다. 미트라스는 왼손에 횃불을 들고 있고, 오른 손은 솔의 등 뒤에 가 있다. 솔은 왼손에 채찍을 들고 오른 손을 카우테스에게 뻗친다. 카우테스는 리톤(rhyton)을 건넨다. 오른쪽 하단부의 카우토파트레스는 왼손에 횃불을 들고, 오른 손으로는 카두세우스를 땅에서 솓아나는 물 속에 담그고 있다. 왼쪽 상단부는 루나다.


Two-sided white marble mithraic relief found at Fiano Romano, near Rome "couché dans un petit réduit de briques" in 1926. 2nd-3rd century CE.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시 한번 질문해 보자. 미트라스가 황소를 잡는 이 모티프에서 예수의 "수난"이나 혹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모티프가 유래했을까?

팔레스티나 출신의 전직 철학자로 AD 2세기 중반에 로마에서 활동한 기독교 변증가 유스티노스는 AD 150년 경의 작품 {호교론 I, First Apology} 55장에서 (미트라스교를 포함한) 지중해의 여러 종교들과 기독교 사이에서 발견되는 모티프 상의 유사점들을 나열하면서도 유독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구세주'란 개념 만큼은 이들 종교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제우스의 아들들"에게서 십자가형/처형이란 모티프가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은 이교도들은 "메시아의 희생을 통한 인류의 구원"이란 개념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스티노스의 글을 인용한다.

...But in no instance, not even in any of those called sons of Jupiter, did they imitate the being crucified; for it was not understood by them, all the things said of it having been put symbolically.

그러나 결코, 심지어 제우스의 아들들이라고 불리는 인물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십자가에 달린 것까지 모방한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십자가형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성서 속에서/ 필자 주) 상징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그들이 이를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번역: 최광민

And this, as the prophet foretold, is the greatest symbol of His power and role; as is also proved by the things which fall under our observation. For consider all the things in the world, whether without this form they could be administered or have any community. For the sea is not traversed except that trophy which is called a sail abide safe in the ship; and the earth is not ploughed without it: diggers and mechanics do not their work, except with tools which have this shape. And the human form differs from that of the irrational animals in nothing else than in its being erect and having the hands extended, and having on the face extending from the forehead what is called the nose, through which there is respiration for the living creature; and this shows no other form than that of the cross. And so it was said by the prophet, ‘The breath before our face is the Lord Christ’.[1] And the power of this form is shown by your own symbols on what are called ‘vexilla’ [banners] and trophies, with which all your state possessions are made, using these as the insignia of your power and government, even though you do so unwittingly.[1] And with this form you consecrate the images of your emperors when they die, and you name them gods by inscriptions. Since, therefore, we have urged you both by reason and by an evident form, and to the utmost of our ability, we know that now we are blameless even though you disbelieve; for our part is done and finished...

즉, 최소한 유스티노스의 시대 (AD 1-2세기)의 이들 종교에는 그런 개념이 없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럼 유스티노스가 위의 사실을 왜곡/조작했을 가능성은?

그럴 수도. 그러나 한때 본인이 플라톤주의 철학자였던 유스티노스는 이 변론서를 당시 로마황제인 안토니우스 피우스 및 그의 두 아들 (친아들과 양자)인  플라톤주의 철학자 베리시무스와 루키우스, 그리고 로마 원로원에 헌정했다.

그의 헌정사를 인용한다.

To the Emperor Titus Ælius Adrianus Antoninus Pius Augustus Caesar, and to his son Verissimus the Philosopher, and to Lucius the Philosopher, the natural son of Caesar, and the adopted son of Pius, a lover of learning, and to the sacred Senate, with the whole People of the Romans, I, Justin, the son of Priscus and grandson of Bacchius, natives of Flavia Neapolis in Palestine, present this address and petition in behalf of those of all nations who are unjustly hated and wantonly abused, myself being one of them.

프리스쿠스의 아들이자 바키우스의 손자이자 팔레스티나의 플라비아 네아폴리스 태생인 나 유스티노스는, 온 세상에서 불공정하게 미움을 받고 탄압받고 있는 저를 포함한 사람들 (기독교도 -- 필자 주)을 대신하여,  황제이신 티투스 아일리우스 하드리아누스 안토니우스 피우스 아우구스투스 카에사르와, 학문을 애호하시는 황제의 친아들 철학자 베리시무스와 양자이신 철학자 루키우스, 성스런 원로원, 그리고 온 로마시민에게 본 논고와 청원을 제출합니다.

따라서 이런 류의 저작물에서 의도적으로 사기를 침으로써 스스로 자충수를 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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