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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예수 vs. 아폴로니우스 #1: 예수는 아폴로니우스를 표절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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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신화/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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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15-07-05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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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예수 vs 아폴로니우스 #1: 예수는 아폴로니우스를 표절한 것일까?
# 방문자 포럼에 게시된 질문에 대한 답변
Philostratus, the Athenian, 2nd/3rd cent; Eusebius, of Caesarea, Bishop of Caesarea, ca. 260-ca. 340. Against Hierocles; Conybeare, F. C. (Frederick Cornwallis), 1856-1924, https://archive.org/details/lifeofapollonius01phil
## 질문 내용 원문을 약간 수정해 올립니다.
[질문 #1]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갔다가 포럼이있기에 궁금한것이있어 문의드립니다.
[답]
안녕하세요. 예전 블로그에 써 둔 글이 있는데, 아주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그 글을 찾아 올리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올리신 글을 나눠서 단락별로 답변해 보겠습니다. / 최광민
[질문 #2]
제가생각하기에는 예수의 이야기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이야기는 완전히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할수 없거나 둘중 하나가 가짜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을 정도로 우연이라고 할수 없는 서로 동일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답]
제 블로그에서도 종종 강조하는 것이지만, "동일"하다는 말은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두 사람이 같다는 것은 "두 눈을 가졌다"는 뜻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의 DNA가 같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불분명한 단어사용은 아마추어들이 비교신화/종교 분야에서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2차자료들나 남들이 정리해 준 요약본이 아닌 원전을 읽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원전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예수의 일화와 아폴로니우스의 일화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까지 유사하지도 않습니다. / 최광민
[질문 #3]
게다가 기독교는 예수가 죽은지 40년후에 만들어진만큼 기록을 저장할 매체가 거의 없던 그시대의 상황을 생각하면 예수 이야기는 진실 보다 설화나 전설에서 나왔다고 볼수 있기 때문에 예수가 실제 존재했는지조차 불분명한,....
[답]
기록을 저장할 매체가 거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AD 60-80년대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누가/루가 복음서}의 저자는 이 복음서 이전에 "씌여진" 복수의 문서들에 대해 이렇게 적습니다.
1 ἐπειδήπερ πολλοὶ ἐπεχείρησαν ἀνατάξασθαι διήγησιν περὶ τῶν πεπληροφορημένων ἐν ἡμῖν πραγμάτων, 2 καθὼς παρέδοσαν ἡμῖν οἱ ἀπ᾽ ἀρχῆς αὐτόπται καὶ ὑπηρέται γενόμενοι τοῦ λόγου, 3 ἔδοξε κἀμοὶ παρηκολουθηκότι ἄνωθεν πᾶσιν ἀκριβῶς καθεξῆς σοι γράψαι, κράτιστε θεόφιλε, 4 ἵνα ἐπιγνῶς περὶ ὧν κατηχήθης λόγων τὴν ἀσφάλειαν.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ἀνατάσσομαι = 순서대로 정리하는데 / 필자 주) 손을 댄 (ἐπιχειρέω) 사람들이 여럿있었습니다. 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후략]
그리고 '예수의 십자가형 이후 40년'이란 기간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종교 창시자의 전기가 (여기서는 복음서들) 그 내용의 진실여부를 떠나 40년 안쪽에 등장한 사례는 극히 적기 때문에 예수의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이죠. 아울러 예수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은 '가설'입니다. 따라서 이 가설에 근거해서 그 다음 문장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논리전개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은 과도한 도약입니다. 일단 {복음서} 내용 자체가 사실인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 최광민
[질문 #4]
그에비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는 많은 역사가들의 기록 때문에 확실히 존재했다고 여겨진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이야기는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가 변형된 이야기라고 볼수 있습니다.
[답]
(1) '예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했다'와 '{복음서} 속의 예수의 일화는 사실이다'가 서로 다른 진술이듯, (2)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다'와 '필로스트라투스가 작성한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 속의 일화는 사실이다' 역시 서로 다른 진술입니다. "예수 이야기는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가 변형된 이야기"라고 말할 때의 뜻은 "{복음서} 속" 예수 이야기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 속" 아폴로니우스와 유사하단 뜻이겠죠? 이 비교는 두 "문건"을 비교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두 "인물"의 역사적 존재를 증명하는데 사용될 수 없습니다. 즉, 두 인물의 역사적 '존재'를 말하는 앞의 문장으로부터, 두 인물의 일화 간의 차용관계를 논하는 뒷 문장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수와 아폴로니우스 둘 다 역사적으로 실재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몰연대는그의 '완결'된 전기를 최초 기록한 필로스트라투스 (AD 170 년 경 - 247년)에 따르면 BC 3 - AD 97년 입니다. 혹은 최소한 그의 성인기는 AD 15 - 97/100년 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AD 2세기 중/후반의 (몇몇 - 많지 않습니다) 로마 작가들의 글에도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몇몇 일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산발적인 일화 중심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자세하지는 않습니다.
황제의 아내로부터의 스폰서를 받아 여러 자료에서 일화를 취합해 필로스트라투스가 아폴로니우스의 전기를 완성한 시점은 AD 220-230년 경입니다. 그러니까 이 전기 자체는 아폴로니우스 사후 130년은 지나서야 등장한 완결본이며, 이 전기가 {복음서}와 견줄만한 형식의 문건으로는 현재 남아있는 1차문헌군을 구성합니다.
필로스트라투스가 사용한. 이 문건들은 현재 전해지지 않으며, 특별히 아폴로니우스의 동시대인의 자료로 언급된 문건은 존재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학자들은 이 문건 자체가 아예 없었거나, 필로스트라투스가 창작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많은 역사가들의 기록 때문에 확실히 존재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많은 역사가들"의 기록이 있는 것이 아니며,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의 {복음서}에 비교될 만한 전기형식의 문건으로서는 필로스트라투스의 작품이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1차자료이며, 나머지 후대의 인용은 거의 모두 이 문건으로 소급됩니다. 그러므로 후대작가들의 인용이 아무리 많다해도, 결국은 바로 이 한 문건에 근거할 뿐이란 것입니다.
게다가 필로스트라투스는 황실의 스폰서를 받아서 이 전기를 작성했으므로, 아폴로니우스를 매우 과장되게 묘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기독교의 {복음서}도 종교문서이므로 이 점을 공정하게 고려하면서 비교하는게 타당할 것입니다. / 최광민
[질문 #5]
기독교인이었다는 로마의 역대 황제 몇명과 다수의 로마 지식인들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와 예수를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여겼다고 합니다.
[답]
정확히 말하면, 위에 언급된 "로마의 역대 황제 몇몇과 다수의 로마 지식인"들은 "기독교도"들이 아닙니다. 신-플라톤주의 철학자였던 AD 3세기 중/후반의 인물 포르피리우스는 기독교를 공격하면서 지중해 일대와 온갖 종교의 신인들을 동원해서 '기독교의 예수는 독창적이지 않다'는 명제를 입증하려고 했습니다. (왜 '모든 점에서' 독창적이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폴로니우스는 이들 종교들의 신인들 가운데 하나로 포르피리우스가 사용한 1인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예수와 아폴로니우스가 동격 혹은 동일한 존재"라고 여긴게 아닙니다.
아울러 몇몇 로마 지식인들이 아폴로니우스와 예수를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보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기독교 탄압을 위한 일련의 작업으로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에 등장하는 아폴로니우스가 복음서 속의 예수보다 더 정확하고 더 위대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들의 근거자료는 바로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라는 단일자료입니다. 이 전기가 등장하기 이전에 기독교도가 아폴로니우스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예수를 변증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럼 AD 313년 이후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로마의 기독교도 황제들이 아폴리니우스를 예수와 동격/동일하게 보았을까요? 그럴리가 있나요. 이미 기독교도들은 AD 200년대 중반부터 아폴로니우스를 마술사로 비난하고 있었는데요. / 최광민
[질문 #6]
현대 기독교인들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기독교의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합니다만 초창기 기독교인들은 현대 기독교인들과 다르게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답]
사실 AD 3세기의 기독교 교부들은 위에 언급한 포르피리우스 등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많은 관심"이란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에 등장하는 아폴로니우스를 반박하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AD 2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기독교 교부 유스티노스는 지중해 종교에서 예수와 유사한 행적을 보인 여러 신인들은 언급하면서도 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즉, 아폴로니우스와 예수의 관련성이 기독교가 시작된 2-3세대가 지난 AD 2세기 초/중반에도 두드러지게 논의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아니던가요? 혹자는, 아폴로니우스가 예수와 너무 비슷해서 기독교도들이 은폐했다고 주장하겠죠? 하지만 그럴 것이라면 유스티노스는 다른 신인들에 대해서도 함구해야 했을 것입니다.
아울러 "현대 기독교인들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기독교의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합니다"란 진술은 꽤 과장되어 있습니다. (1) 우선 현대 기독교도들 가운데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며, (2) 아울러 아폴로니우스의 실존여부가 기독교의 존재를 뒤흔들 정도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 최광민
[질문 #7]
제가 보기엔 기독교와 유대교의 비밀 교리 때문에 예수 이야기가 사람들을 거치는도중 잘못 와전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들은 몰라도 타종교나 무신론자에게 있어선 같은 뿌리에서 나온걸로 여겨지고 있는 기독교와 유대교,미트라교등 특정 종교들은 옛날부터 다 자신들의 중요 종교 이야기나 교리를 비밀시해왔고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전해져 왔다고 합니다.
[답]
정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외양만 유사한 것인지는 제 블로그의 1차자료들을 정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 최광민
[질문 #8]
그래서 기독교인들과 유태인들이 자신들의 신의 이름을 몰라서 신을 부를때 하나님 같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명칭을 붙여서 불르는 이유도 이런 비밀 교리 때문에 신의 이름을 말하는걸 금기시 하다가 잊어버린것이라고 전해지죠. 그러므로 예수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예수가 죽은지 40년에서 2세기가 지나도록 어디에도 쓰여져 있지 않았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답]
그렇지 않습니다. 빠르면 AD 60년대, 늦춰 잡아도 AD 80년대를 작성시점으로 보는 {누가/루가의 복음서}는 바로 아래와 같은 진술로 시작합니다. 다시 적습니다.
1 ἐπειδήπερ πολλοὶ ἐπεχείρησαν ἀνατάξασθαι διήγησιν περὶ τῶν πεπληροφορημένων ἐν ἡμῖν πραγμάτων, 2 καθὼς παρέδοσαν ἡμῖν οἱ ἀπ᾽ ἀρχῆς αὐτόπται καὶ ὑπηρέται γενόμενοι τοῦ λόγου, 3 ἔδοξε κἀμοὶ παρηκολουθηκότι ἄνωθεν πᾶσιν ἀκριβῶς καθεξῆς σοι γράψαι, κράτιστε θεόφιλε, 4 ἵνα ἐπιγνῶς περὶ ὧν κατηχήθης λόγων τὴν ἀσφάλειαν.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ἀνατάσσομαι = 순서대로 정리하는데 / 필자 주) 손을 댄 (ἐπιχειρέω) 사람들이 여럿있었습니다. 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후략]
기독교의 복음서가 종교적 프로파겐다를 전하기 위한 문서이기에 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역시 유사한 프로파겐다를 목적으로 한 필로스트라투스의 진술은 또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공정한 태도가 아닙니다. / 최광민
[질문 #9]
전 이런 이유들 때문에 예수 이야기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가 거의 완벽히 같은 이유는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자신을 숭배하는걸 금기시하다가 몰래 떠들어대던 이야기들이 잘못 와전되서 사람들에 의해 티아나의 아폴리누우스가 두명으로 나뉘었다고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
추론의 근거가 취약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유도된 추론 역시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두 인물의 어떤 점이 "거의 완벽히 같"을까요? / 최광민
[질문 #10]
애초에 아폴로니우스라는 이름 자체가 유태인 전설에 나오는 신,천사의 이름으로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본명은 아폴로니우스가 아니므로 본명이 예수일수도 있죠.
[답]
"애초에 아폴로니우스라는 이름 자체가 유태인 전설에 나오는 신,천사의 이름"이란 주장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제 생각엔 '아폴리온'을 말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이런 연결은 일종의 '민간어원설'입니다.
라틴어명 아폴로니우스의 그리스어명 아폴로니오스 (Ἀπολλώνιος)는 '아폴론신에게서 온'이란 뜻입니다. 반면 히브리 성서의 파괴/파멸을 관장하는 천사 (혹은 그 의인화인) 아바돈 אֲבַדּוֹן, 그리스어 성서의 아폴리온 Ἀπολλύων 은 이와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뜻은 '파괴(자)/파멸(자)'입니다. 어원부터 틀린 단어입니다. 따라서 위 주장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아폴로니우스의 본명은 아폴리니우스가 아니"라니요? 필로스트라투스에 따르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본명은 '아폴로니우스'입니다. 그의 아버지의 이름도 '아폴로니우스'였습니다. 필로스트라투스는 사람들이 그를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높여 부르곤 했지만, 본인이 스스로를 칭할 때는 '아폴로니우스의 아들'을 사용한 것으로 적습니다. / 최광민
[질문 #11]
초창기 기독교인들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를 매우 신성시 했는데 비해서 현대 외국 기독교인들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를 매우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면들 때문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를 예수랑 동일한 존재거나 예수의 원형이 아니냐고 의심하기 때문인데 기독교인들도 많은수가 그런 생각을 가질수 밖에 없을 정도이니..
[답]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아폴리니우스를 매우 신성시 했을까요? 근거는 무엇일까요? 여기서 '초창기'는 언제를 말할까요? 기독교 교부들이 아폴로니우스를 마술사라고 폄하하고 그의 전기를 쓴 필로스트라투스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AD 3세기 중반 이후, 즉, 필로스트라쿠스가 쓴 그의 전기가 나오고 그 전기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 비판이 등장하고 난 이후의 일입니다. 아폴로니우스가 초창기 기독교들 사이에서 신성시 되었거나 최소한 예수와 경합하는 인물로 여겨졌다면, 다른 종교의 신인들을 '악마의 모방'이라며 비난하던 초기 기독교도들은 왜 아폴로니우스에 대해서 사실상 아무런 말도 하고 있지 않을까요?
통속적인 비교종교/신화 분야에서는 '원형'이란 말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일"한 것은 물론 "유사"하겠지만, "유사"한 것이 반드시 "동일"하거나 같은 "뿌리"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추어들이 (그리고 종종 전문가들도) 흔히 저지르는 실수들이죠. / 최광민
[질문 #12]
또한 이슬람교인들은 예수를 신성시 여기지만 예수가 십자가에 박혀죽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과 비슷한 이야기로 성경과 저번에 발굴한 오르페우스 바쿠스라는 고고학 발굴 자료를 연관지어서 일부 초창기 기독교인들의 주장대로 예수는 계속 환생을 반복하는 존재이고, 예수나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전생에 오르페우스라고 불리울때 십자가에 박혀서 죽었던 이야기가 잘못 와전되서 현대의 예수 이야기가 된게 아니냐는 설도 있습니다
[답]
이슬람의 십자가형 이해와 오르페오스 바키코스 부적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르페오스 바키코스 이야기의 정확한 내막은 제 블로그 글을 참고 하세요. (http://kwangmin.blogspot.com/2011/10/vs.html) 고대 세계에 알려진 오르페오스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적 없습니다. 그리고 오르페오스 바키코스의 부적에서 예수를 직접 끌어와서 심지어 '예수의 전생이 오르페오스'라고 말할 근거는 없거나 아주 희박합니다.
게다가 도대체 어떤 "일부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예수가 "계속 환생을 반복한다"고 믿었던가요? 기독교도들은 환생교리를 부정했고 (http://kwangmin.blogspot.com/2013/01/blog-post_20.html), 설령 환생교리를 가지고 있던 일부 그노시스의 경우라도 해도 그들 교리에서 "예수가 계속 환생을 반복한다"고 가르쳤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 최광민
[질문 #13]
과거 유태인들 사이에 전해졌었던 계속 다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위기가 올때마다 구원해준다는 천사 또는 신 아폴로니우스 전설과 비슷하기 때문에 우연이 아닐수도 있죠.
[답]
도대체 "과거 유태인들 사이에 전해졌었던" "계속 다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위기가 올때마다 구원해준다는 천사 또는 신 아폴로니우스"는 무얼까요? 저로서는 금시초문입니다.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아바돈/아폴리온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 해도, 히브리 성서와 유대교 랍비 전통과 기독교의 전통적 이해에서 아바돈/아폴리온은 이런 존재가 전혀 아닙니다. 이 존재는 해석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유대교와 기독교 주석에서는 대체로 죽음과 파멸과 무저갱에서의 형벌을 관장하는 '천사'이거나 혹은 이와는 달리 파멸의 '악마', 혹은 적-그리스도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 최광민
[질문 #14]
그리고 현대의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의 모습은 기독교인들이 멸시하는 제우스의 모습이 많이 섞여 있다고 합니다. 초창기 기독교인들중 많은수가 큐피트 에로스를 자신들의 신과 동일시 여기고 에로스의 적인 제우스를 최악의 악마로 여겼던 역사를 생각하면 이상하죠?
[답]
제우스의 어떤 모습일까요? 수염기른 건장한 노인? 아울러 초기 기독교도 중 "많은 수"가 '에로스/큐피드를 자신들의 신과 동일시 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신은 사랑이다'란 기독교의 명제가, 신은 '(사랑의 신) 에로스/큐피드다'이기라도 하다는 뜻일까요? 게다가 어떤 에로스를 말하는 것일까요? 제우스보다 훨씬 먼저 카오스 직후에 나타난 에로스? 아니면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를 말하는 것일까요? / 최광민
[질문 #15]
태초의 신이 하나였다기 보다는 여러 종교가 아주 오랜시간동안 혼합이 되는걸 반복해와서 현대의 종교는 이해하기가 난해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초창기 기독교인들은 그런걸 인지하고서 타종교라도 다 탄압하지 않고 다신교라도 같은 신을 창조주로 믿거나 같은 종교라고 여길수 있는 종교들은 옹호하거나 합병을 반복해왔던만큼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많은 로마의 지식인들과 로마의 황제들에게 예수와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여겨졌던건 당연하죠.
[답]
'가정'을 '결론'으로 삼는 흔한 오류의 예입니다. 우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아폴로니우스가 많은 로마의 지식인들과 로마의 황제들에게 예수와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여겨"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바로 지중해 종교의 그 혼합적이고 습합적인 성격 때문에, 그들이 합성한 신의 속성들이 (비단 기독교의 예수 뿐 아니라) 어느 종교의 어느 신과도 유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독교 교부들은 논점은 (특히, 유스티노스)에 대해서는 제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1/10/blog-post_24.html) / 최광민
[질문 #16]
비슷하게 초창기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예수 이야기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에서 숭배하는걸 금지시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예수가 죽은지 40년후, 2세기 후에야 처음으로 예수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가 쓰인 이유는 어쩌면 일부 초창기 기독교인들의 주장대로 예수가 자기를 숭배하는걸 금지시켜서 그런것일수도 있답니다. 여기서 님의의견을 듣고싶습니다.
[답]
계속에서 되묻는 질문이지만 .... 여기에 등장하는 "초창기 기독교인"들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요?
{복음서} 속의 예수가 자신을 숭배 혹은 경배하는 것을 금지했을까요? {복음서} 속의 예수는 그 텍스트를 따라간다면 수난/부활 후 자신에 대한 경배를 막지 않습니다. {복음서}보다 더 먼저 작성된 바울의 서신들에서의 예수는 '신'으로 명시됩니다.
게다가 1.5-2 세대 기독교도들 역시 바울서신과 마찬가지로 예수를 신과 세상의 창조자로서 경배했습니다. (https://kwangmin.blogspot.com/2015/07/vs-02.html)
게다가 필로스트라투스의 아폴로니우스 전기에 근거해서 기독교를 반박했던 로마의 관리 히에로클레스는, 기적을 베푼 건 예수나 아폴로니우스나 마찬가지인데 유독 예수만 신으로 경배받았다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 최광민
# 맺음말
제 생각엔, 정말로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문건은 기독교의 {복음서}라기 보다는, 19/20세기 발 유사-복음서들인 니콜라스 노토비치의 {예수 그리스도의 알려지지 않은 생애 / 이사전}이나 특별히 리바이 다울링의 {보병궁 복음서} 같은 것들입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1/08/blog-post_5980.html). 예수가 인도를 다녀왔다라거나 ({이사전} + {보병궁 복음서}), 서방을 포함해 세계를 주유하고 다닌 점 ({보병궁 복음서})에서 그렇습니다.
위의 주장들을 편 분은 실수이든 의도적이든 관련자료를 잘못 이해하고 계신 듯 합니다. 특별히 "초창기 기독교도"들에 관해 사료에 근거하지 않은 견해를 가지고 계시네요.
원전 (여기서는 기독교의 정경 {복음서}와 필로스트라스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를 읽지 않으면, 늘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겉돌 수 밖에 없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찾아서 올리겠습니다.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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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신화/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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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15-07-05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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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tratus, the Athenian, 2nd/3rd cent; Eusebius, of Caesarea, Bishop of Caesarea, ca. 260-ca. 340. Against Hierocles; Conybeare, F. C. (Frederick Cornwallis), 1856-1924, https://archive.org/details/lifeofapollonius01phil
안녕하세요. 예전 블로그에 써 둔 글이 있는데, 아주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그 글을 찾아 올리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올리신 글을 나눠서 단락별로 답변해 보겠습니다. / 최광민
제 블로그에서도 종종 강조하는 것이지만, "동일"하다는 말은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두 사람이 같다는 것은 "두 눈을 가졌다"는 뜻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의 DNA가 같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불분명한 단어사용은 아마추어들이 비교신화/종교 분야에서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2차자료들나 남들이 정리해 준 요약본이 아닌 원전을 읽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원전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예수의 일화와 아폴로니우스의 일화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까지 유사하지도 않습니다. / 최광민
기록을 저장할 매체가 거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AD 60-80년대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누가/루가 복음서}의 저자는 이 복음서 이전에 "씌여진" 복수의 문서들에 대해 이렇게 적습니다.
1 ἐπειδήπερ πολλοὶ ἐπεχείρησαν ἀνατάξασθαι διήγησιν περὶ τῶν πεπληροφορημένων ἐν ἡμῖν πραγμάτων, 2 καθὼς παρέδοσαν ἡμῖν οἱ ἀπ᾽ ἀρχῆς αὐτόπται καὶ ὑπηρέται γενόμενοι τοῦ λόγου, 3 ἔδοξε κἀμοὶ παρηκολουθηκότι ἄνωθεν πᾶσιν ἀκριβῶς καθεξῆς σοι γράψαι, κράτιστε θεόφιλε, 4 ἵνα ἐπιγνῶς περὶ ὧν κατηχήθης λόγων τὴν ἀσφάλειαν.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ἀνατάσσομαι = 순서대로 정리하는데 / 필자 주) 손을 댄 (ἐπιχειρέω) 사람들이 여럿있었습니다. 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후략]
그리고 '예수의 십자가형 이후 40년'이란 기간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어떤 종교 창시자의 전기가 (여기서는 복음서들) 그 내용의 진실여부를 떠나 40년 안쪽에 등장한 사례는 극히 적기 때문에 예수의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이죠. 아울러 예수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은 '가설'입니다. 따라서 이 가설에 근거해서 그 다음 문장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논리전개 방식으로 적합하지 않은 과도한 도약입니다. 일단 {복음서} 내용 자체가 사실인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 최광민
(1) '예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했다'와 '{복음서} 속의 예수의 일화는 사실이다'가 서로 다른 진술이듯, (2)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다'와 '필로스트라투스가 작성한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 속의 일화는 사실이다' 역시 서로 다른 진술입니다. "예수 이야기는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 이야기가 변형된 이야기"라고 말할 때의 뜻은 "{복음서} 속" 예수 이야기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애} 속" 아폴로니우스와 유사하단 뜻이겠죠? 이 비교는 두 "문건"을 비교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두 "인물"의 역사적 존재를 증명하는데 사용될 수 없습니다. 즉, 두 인물의 역사적 '존재'를 말하는 앞의 문장으로부터, 두 인물의 일화 간의 차용관계를 논하는 뒷 문장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수와 아폴로니우스 둘 다 역사적으로 실재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생몰연대는그의 '완결'된 전기를 최초 기록한 필로스트라투스 (AD 170 년 경 - 247년)에 따르면 BC 3 - AD 97년 입니다. 혹은 최소한 그의 성인기는 AD 15 - 97/100년 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AD 2세기 중/후반의 (몇몇 - 많지 않습니다) 로마 작가들의 글에도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몇몇 일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산발적인 일화 중심이기 때문에 그 내용이 자세하지는 않습니다.
황제의 아내로부터의 스폰서를 받아 여러 자료에서 일화를 취합해 필로스트라투스가 아폴로니우스의 전기를 완성한 시점은 AD 220-230년 경입니다. 그러니까 이 전기 자체는 아폴로니우스 사후 130년은 지나서야 등장한 완결본이며, 이 전기가 {복음서}와 견줄만한 형식의 문건으로는 현재 남아있는 1차문헌군을 구성합니다.
필로스트라투스가 사용한. 이 문건들은 현재 전해지지 않으며, 특별히 아폴로니우스의 동시대인의 자료로 언급된 문건은 존재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학자들은 이 문건 자체가 아예 없었거나, 필로스트라투스가 창작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많은 역사가들의 기록 때문에 확실히 존재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많은 역사가들"의 기록이 있는 것이 아니며,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의 {복음서}에 비교될 만한 전기형식의 문건으로서는 필로스트라투스의 작품이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1차자료이며, 나머지 후대의 인용은 거의 모두 이 문건으로 소급됩니다. 그러므로 후대작가들의 인용이 아무리 많다해도, 결국은 바로 이 한 문건에 근거할 뿐이란 것입니다.
게다가 필로스트라투스는 황실의 스폰서를 받아서 이 전기를 작성했으므로, 아폴로니우스를 매우 과장되게 묘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기독교의 {복음서}도 종교문서이므로 이 점을 공정하게 고려하면서 비교하는게 타당할 것입니다. / 최광민
정확히 말하면, 위에 언급된 "로마의 역대 황제 몇몇과 다수의 로마 지식인"들은 "기독교도"들이 아닙니다. 신-플라톤주의 철학자였던 AD 3세기 중/후반의 인물 포르피리우스는 기독교를 공격하면서 지중해 일대와 온갖 종교의 신인들을 동원해서 '기독교의 예수는 독창적이지 않다'는 명제를 입증하려고 했습니다. (왜 '모든 점에서' 독창적이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폴로니우스는 이들 종교들의 신인들 가운데 하나로 포르피리우스가 사용한 1인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예수와 아폴로니우스가 동격 혹은 동일한 존재"라고 여긴게 아닙니다.
아울러 몇몇 로마 지식인들이 아폴로니우스와 예수를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보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들은 기독교 탄압을 위한 일련의 작업으로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에 등장하는 아폴로니우스가 복음서 속의 예수보다 더 정확하고 더 위대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들의 근거자료는 바로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라는 단일자료입니다. 이 전기가 등장하기 이전에 기독교도가 아폴로니우스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예수를 변증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럼 AD 313년 이후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로마의 기독교도 황제들이 아폴리니우스를 예수와 동격/동일하게 보았을까요? 그럴리가 있나요. 이미 기독교도들은 AD 200년대 중반부터 아폴로니우스를 마술사로 비난하고 있었는데요. / 최광민
사실 AD 3세기의 기독교 교부들은 위에 언급한 포르피리우스 등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많은 관심"이란 필로스트라투스의 전기에 등장하는 아폴로니우스를 반박하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AD 2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기독교 교부 유스티노스는 지중해 종교에서 예수와 유사한 행적을 보인 여러 신인들은 언급하면서도 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즉, 아폴로니우스와 예수의 관련성이 기독교가 시작된 2-3세대가 지난 AD 2세기 초/중반에도 두드러지게 논의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아니던가요? 혹자는, 아폴로니우스가 예수와 너무 비슷해서 기독교도들이 은폐했다고 주장하겠죠? 하지만 그럴 것이라면 유스티노스는 다른 신인들에 대해서도 함구해야 했을 것입니다.
아울러 "현대 기독교인들은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가 기독교의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합니다"란 진술은 꽤 과장되어 있습니다. (1) 우선 현대 기독교도들 가운데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며, (2) 아울러 아폴로니우스의 실존여부가 기독교의 존재를 뒤흔들 정도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 최광민
정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외양만 유사한 것인지는 제 블로그의 1차자료들을 정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 최광민
그렇지 않습니다. 빠르면 AD 60년대, 늦춰 잡아도 AD 80년대를 작성시점으로 보는 {누가/루가의 복음서}는 바로 아래와 같은 진술로 시작합니다. 다시 적습니다.
1 ἐπειδήπερ πολλοὶ ἐπεχείρησαν ἀνατάξασθαι διήγησιν περὶ τῶν πεπληροφορημένων ἐν ἡμῖν πραγμάτων, 2 καθὼς παρέδοσαν ἡμῖν οἱ ἀπ᾽ ἀρχῆς αὐτόπται καὶ ὑπηρέται γενόμενοι τοῦ λόγου, 3 ἔδοξε κἀμοὶ παρηκολουθηκότι ἄνωθεν πᾶσιν ἀκριβῶς καθεξῆς σοι γράψαι, κράτιστε θεόφιλε, 4 ἵνα ἐπιγνῶς περὶ ὧν κατηχήθης λόγων τὴν ἀσφάλειαν.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ἀνατάσσομαι = 순서대로 정리하는데 / 필자 주) 손을 댄 (ἐπιχειρέω) 사람들이 여럿있었습니다. 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후략]
기독교의 복음서가 종교적 프로파겐다를 전하기 위한 문서이기에 이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역시 유사한 프로파겐다를 목적으로 한 필로스트라투스의 진술은 또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공정한 태도가 아닙니다. / 최광민
추론의 근거가 취약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유도된 추론 역시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두 인물의 어떤 점이 "거의 완벽히 같"을까요? / 최광민
"애초에 아폴로니우스라는 이름 자체가 유태인 전설에 나오는 신,천사의 이름"이란 주장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제 생각엔 '아폴리온'을 말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이런 연결은 일종의 '민간어원설'입니다.
라틴어명 아폴로니우스의 그리스어명 아폴로니오스 (Ἀπολλώνιος)는 '아폴론신에게서 온'이란 뜻입니다. 반면 히브리 성서의 파괴/파멸을 관장하는 천사 (혹은 그 의인화인) 아바돈 אֲבַדּוֹן, 그리스어 성서의 아폴리온 Ἀπολλύων 은 이와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의 뜻은 '파괴(자)/파멸(자)'입니다. 어원부터 틀린 단어입니다. 따라서 위 주장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아폴로니우스의 본명은 아폴리니우스가 아니"라니요? 필로스트라투스에 따르면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의 본명은 '아폴로니우스'입니다. 그의 아버지의 이름도 '아폴로니우스'였습니다. 필로스트라투스는 사람들이 그를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높여 부르곤 했지만, 본인이 스스로를 칭할 때는 '아폴로니우스의 아들'을 사용한 것으로 적습니다. / 최광민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아폴리니우스를 매우 신성시 했을까요? 근거는 무엇일까요? 여기서 '초창기'는 언제를 말할까요? 기독교 교부들이 아폴로니우스를 마술사라고 폄하하고 그의 전기를 쓴 필로스트라투스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AD 3세기 중반 이후, 즉, 필로스트라쿠스가 쓴 그의 전기가 나오고 그 전기를 바탕으로 한 기독교 비판이 등장하고 난 이후의 일입니다. 아폴로니우스가 초창기 기독교들 사이에서 신성시 되었거나 최소한 예수와 경합하는 인물로 여겨졌다면, 다른 종교의 신인들을 '악마의 모방'이라며 비난하던 초기 기독교도들은 왜 아폴로니우스에 대해서 사실상 아무런 말도 하고 있지 않을까요?
통속적인 비교종교/신화 분야에서는 '원형'이란 말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일"한 것은 물론 "유사"하겠지만, "유사"한 것이 반드시 "동일"하거나 같은 "뿌리"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추어들이 (그리고 종종 전문가들도) 흔히 저지르는 실수들이죠. / 최광민
이슬람의 십자가형 이해와 오르페오스 바키코스 부적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르페오스 바키코스 이야기의 정확한 내막은 제 블로그 글을 참고 하세요. (http://kwangmin.blogspot.com/2011/10/vs.html) 고대 세계에 알려진 오르페오스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적 없습니다. 그리고 오르페오스 바키코스의 부적에서 예수를 직접 끌어와서 심지어 '예수의 전생이 오르페오스'라고 말할 근거는 없거나 아주 희박합니다.
게다가 도대체 어떤 "일부 초창기 기독교도"들이 예수가 "계속 환생을 반복한다"고 믿었던가요? 기독교도들은 환생교리를 부정했고 (http://kwangmin.blogspot.com/2013/01/blog-post_20.html), 설령 환생교리를 가지고 있던 일부 그노시스의 경우라도 해도 그들 교리에서 "예수가 계속 환생을 반복한다"고 가르쳤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 최광민
도대체 "과거 유태인들 사이에 전해졌었던" "계속 다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위기가 올때마다 구원해준다는 천사 또는 신 아폴로니우스"는 무얼까요? 저로서는 금시초문입니다.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아바돈/아폴리온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 해도, 히브리 성서와 유대교 랍비 전통과 기독교의 전통적 이해에서 아바돈/아폴리온은 이런 존재가 전혀 아닙니다. 이 존재는 해석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유대교와 기독교 주석에서는 대체로 죽음과 파멸과 무저갱에서의 형벌을 관장하는 '천사'이거나 혹은 이와는 달리 파멸의 '악마', 혹은 적-그리스도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 최광민
제우스의 어떤 모습일까요? 수염기른 건장한 노인? 아울러 초기 기독교도 중 "많은 수"가 '에로스/큐피드를 자신들의 신과 동일시 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신은 사랑이다'란 기독교의 명제가, 신은 '(사랑의 신) 에로스/큐피드다'이기라도 하다는 뜻일까요? 게다가 어떤 에로스를 말하는 것일까요? 제우스보다 훨씬 먼저 카오스 직후에 나타난 에로스? 아니면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를 말하는 것일까요? / 최광민
'가정'을 '결론'으로 삼는 흔한 오류의 예입니다. 우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아폴로니우스가 많은 로마의 지식인들과 로마의 황제들에게 예수와 동격이나 동일한 존재로 여겨"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바로 지중해 종교의 그 혼합적이고 습합적인 성격 때문에, 그들이 합성한 신의 속성들이 (비단 기독교의 예수 뿐 아니라) 어느 종교의 어느 신과도 유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독교 교부들은 논점은 (특히, 유스티노스)에 대해서는 제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1/10/blog-post_24.html) / 최광민
계속에서 되묻는 질문이지만 .... 여기에 등장하는 "초창기 기독교인"들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요?
{복음서} 속의 예수가 자신을 숭배 혹은 경배하는 것을 금지했을까요? {복음서} 속의 예수는 그 텍스트를 따라간다면 수난/부활 후 자신에 대한 경배를 막지 않습니다. {복음서}보다 더 먼저 작성된 바울의 서신들에서의 예수는 '신'으로 명시됩니다.
게다가 1.5-2 세대 기독교도들 역시 바울서신과 마찬가지로 예수를 신과 세상의 창조자로서 경배했습니다. (https://kwangmin.blogspot.com/2015/07/vs-02.html)
게다가 필로스트라투스의 아폴로니우스 전기에 근거해서 기독교를 반박했던 로마의 관리 히에로클레스는, 기적을 베푼 건 예수나 아폴로니우스나 마찬가지인데 유독 예수만 신으로 경배받았다고 조롱하기도 합니다. / 최광민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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