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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황우석 사건 #1: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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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사회/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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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4-02-18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황우석 사건 #1: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에 대한 단상 (© 최광민)
요약
황우석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발표 직후 이글루스에 포스팅했던 글. 이 논문에 관련된 논쟁이 시작되기 전에 쓴 글.
순서
-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
- 생명윤리
- 종교적 충돌
- 난자기증
- 선불교적 수행과 쇠젓가락 신공
- 명예, 이권
- 총평
1.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 논문이 발표된 직후, 황우석-문신용과 가진 뉴욕타임즈의 인터뷰.
나는 연구용 복제의 허용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지만, 뉴욕타임즈 (Claudia Dreifus 작성)에 실린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인터뷰는 몇가지 심각하게 고려해 볼 문제가 있다. 그들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연구진을 대표하는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생각은 몇가지 부분에서 아귀가 맞지 않는다.
다른건 접어두더라도, 나는 아래의 발언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의 다른 모든 소위 '애국적' 발언들과 함께.
HWANG I can answer your question like this: If Korea were to prohibit therapeutic cloning research, we would have to go to other countries where it is permitted — Singapore, mainland China, maybe Great Britain. But my hope is that the Korean government will give us the license to do this kind of research. If they don't, we will move.
만약 한국이 치료용 복제연구를 금지한다면, 우리는 이 연구가 허용되는 싱가폴, 중국, 혹은 영국 같은 국가로 옮겨야 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정부가 이와 같은 연구를 허가해주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옮길 겁니다.
어디로?
2. 생명윤리
황우석/문신용 교수에 대한 짧은 소개에 이어, 인간배아복제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부시 행정부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의장인 Dr. Leon R. Kass이 인간배아복제연구를 저지하기 위해 의회가 이를 금지하거나 혹은 유예기간/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In my opinion, and that of the majority of the council, the only way to prevent this from happening here is for Congress to enact a comprehensive ban or moratorium on all human cloning.")고 말한 것으로부터 인터뷰는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이 {뉴욕타임즈}의 인터뷰가 마치 이들 연구자들의 과학적 "업적"을 칭송하는 것이었다고 오해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 인터뷰의 촛점은 "윤리적 우려"에 최우선적으로 맞춰져 있다.
미국에서 곧 인간배아복제가 금지될 것이란 첫 질문에 대해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답변은 자신들의 목표는 "인간개체복제"가 아니라 치료를 위한 것이며, 따라서 자신들도 인간개체복제에 반대한다고 밝힌다.
문신용 교수는 "인간복제"반대론자, 더 정확히는 인간"배아"복제 반대론자들의 관점을 약간 오해하고 있다. 이들의 생윤리적(bioethical) 반대근거는 인간생명의 출발을 배아로 규정하는데 있다. 그런 이유로 배아복제반대론자들은 보통 낙태반대론자인 경우가 많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및 이들이 말하는 연구용 목적으로서의 복제(therapeutic cloning)은 비록 복제아 연구(reproductive cloning)가 아니라고는 해도, 일단 연구 후에 수정된 배아를 폐기해야 한다. 인간의 생명의 시작을 어디로 정의하는가에 따라, 이것은 살인행위가 될 수도 있고, 따라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둘러싼 정의의 합의가 우선 필요하다. 그냥 "복제아 연구를 반대한다"고 선언적으로 말한다고해서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3. 종교적 문제
황우석 교수는 아래와 같이 말하면서 배아복제와 관련된 종교문제를 우회하려고 한다.
You know, almost half of our research team is Christian, including Dr. Moon, who is Methodist. At the lab, we have discussed why we have to do this work. We have asked ourselves, Is there any way to achieve the treatment of some incurable diseases without therapeutic cloning? The answer is, It is a scientist's responsibility to do this research because it is for a good purpose.
사실, 우리 연구팀의 거의 절반이 기독교도입니다. 문신용 교수는 감리교단 기독교도고요. 연구실에서 우리는 왜 우리가 이 연구를 하는가를 토론했습니다. 치료용 복제 말고도 불치병 환자들을 치료할 방법이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도 했습니다. 선한 목적을 가졌다면 이 연구를 하는 것이 과학자의 책임이라는 것이 우리의 답이었습니다. --- 번역: 최광민
과학자의 책임일지는 몰라도, 해당 종교 신자의 책임은 아닐 수 있다. 만약 "신의 결정이 배아복제 연구를 금지하는 것이라면" 설령 연구진 "전원"이 기독교 신자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결정을 "신"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물론 "신이 배아복제를 반대한다"는 가정 하에. 아무튼 이 논법은 가령 "나는 신자이므로 내가 하는 일은 내 종교의 신도 동의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연구팀 중 논문에 이름이 오른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저자는 독실한 로마카톨릭 신자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배아복제에 반대하는 것을 공식입장으로 취한 바티칸에 대한 항명이 아닐까? 참고로 로마카톨릭은 인위적 피임과 인공수정 역시 공식적으로 반대한다.
모세율법에 원리에선 (가령, 출애굽기 21:22-24) 폭행으로 임산부가 조산 (혹은 유산)을 할 경우, (태어난 아이가 혹은 임산부가) 상해를 입지 않았다면 벌금을, 그러나 (태어난 아이가 혹은 임산부가) 상해를 입었다면, "생명에는 생명, 눈에는 눈"에 해당하는 형벌을 부과한다.
사람들이 싸우다가 임신한 여인을 밀쳐서 낙태시켰을 경우, 다른 사고만 없으면 그 여인의 남편이 요구하는 배상액을 재판관의 조정 하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사고가 생겨 목숨을 앗았으면 제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 --- 한국어 새번역, {출애굽기} 22장
여기서 "상해를 입는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유대교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는데, 가령 AD 1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인 현자 필론은 이 구절의 피해자를 '태아'로 해석했고, 랍비 유대교의 {탈무드}는 대체로 이를 '임산부'로 해석했다. {탈무드}는 대체로 출생부터 (완전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산모의 건강이 위협되는 경우, 경우에 따라 낙태를 허용했다).
기독교는 아주 초창기 부터 낙태와 영아살해에 대해 살인으로 간주했다. 가령, AD 1세기 후반 ~ 2세기 초반의 문서로 간주되는 {디다케}는 이렇게 설명한다.
".....And the second commandment of the Teaching; You shall not commit murder, you shall not commit adultery, you shall not commit pederasty, you shall not commit fornication, you shall not steal, you shall not practice magic, you shall not practice witchcraft, you shall not murder a child by abortion nor kill that which is born. You shall not covet the things of your neighbor, you shall not swear, you shall not bear false witness, you shall not speak evil, you shall bear no grudge. You shall not be double-minded nor double-tongued, for to be double-tongued is a snare of death. Your speech shall not be false, nor empty, but fulfilled by deed. You shall not be covetous, nor rapacious, nor a hypocrite, nor evil disposed, nor haughty. You shall not take evil counsel against your neighbor. You shall not hate any man; but some you shall reprove, and concerning some you shall pray, and some you shall love more than your own life....." ---- {Didache}, tr. Robers-Donaldson
두번째 계명은 이것이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소년과 동성애하지 말라. 음란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마술을 행하지 말라. 마법을 행하지 말라. 태아를 낙태하거나 영아를 살해하지 말라.......[후략] / {디다케}, 번역: 최광민
이어서 기자는 황우석 교수의 종교관을 묻고, 황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HWANG I am Buddhist, and I have no philosophical problem with cloning. And as you know, the basis of Buddhism is that life is recycled through reincarnation. In some ways, I think, therapeutic cloning restarts the circle of life.
저는 불교도이며, 복제에 관련해서 아무런 철학적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불교의 기초는 생명이 환생을 통해 윤회한다는 것입니다. 어찌본다면, 치료용 복제는 생명의 순환을 재시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번역: 최광민
다소 난감한 답변이다. 이것이 전통적 불교의 교설인지 황우석 교수 본인의 해석인지는 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교 초기경전에서 태아의 탄생은 정자+난자+캄마베가(Kamma-vega/업력)을 필요로 하는데, 전생의 사람이 죽는 순간 방출하는 업력이 수태준비가 갖춰진 자궁에 찾아든다고 본다. {금칠십론 / 金七十論}이나 {아비달마대순정리론 / 阿毘達摩大順正理論}에서는 수태의 처음 1주 간을 "칼람(Kalam)"으로 구분하는데, 이때를 전생의 영혼(因)이 어머니 태 안에 들어선 최초의 때로 설명한다. 인간의 경우 수정 후 5일 정도 후에 16세포 구성의 상실배 단계가 되고 중앙에 공동을 가진 배반포를 형성하게 된다. 이후 배반포는 빠르게 난할과정을 거쳐 거쳐 분화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불교의 교설에 따르면, 수태 시의 수정란 혹은 직후의 배반포도 '인간'인 셈이다.
황우석 교수가 말한 치료용 복제(therapeutic cloning)는 결과적으로 배반포 형성이라는 목적 수행 후 배아를 파괴시킨다. 그렇다면 태어나지 않은 배아는 선악의 업보를 쌓지 못하고 배양접시 안에서 파괴되어 죽으므로 본인의 카르마의 사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배반포를 파괴하는 연구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악업을 쌓게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행위가 개인의 카르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혹 핵치환 배아는 선업을 쌓고 살신성인한 것이니 "보살행"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럴 수도, 혹은 아닐 수도. 배아의 살신성인은 순전히 타의에 의한 것이므로.
불교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황우석 교수가 명쾌하게 말한 방식으로 명쾌하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4. 난자기증 문제
기자는 16명의 한국여성으로부터 242개의 난자가 연구용으로 기증된 것에 놀라와 하면서 어떤 과정으로 기증받은 것인지를 묻는다.
황우석 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HWANG In Korea like everywhere else there are young ladies who are curious about therapeutic cloning. Some heard about us and they contacted us with e-mail. Also, we sometimes gave lectures about our work. After we spoke, we received inquiries and we arranged meetings and discussed fully what egg donation meant. If they said yes, we enlisted them. We did physical and mental examinations. We asked if they understood what we were trying to do. We gave them a chance to change their minds.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치료용 복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희에 대해 듣고 이메일을 통해 접촉해 온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의 연구에 대해 종종 강의를 해왔습니다. 강의 후에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럼 함께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서 난자기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들이 동의하시면 기증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신체 및 정신검진을 했습니다. 우리는 그 분들에게 우리가 하려는 일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었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드렸습니다. --- 번역: 최광민
자원자들이 한국 라엘리안 지부원이라도 된단 말인가? 일반 시민들이 과연 치료용 복제에 대한 궁금증 만으로 연구진과 이메일로 접촉해서 기증에 동의했을까? "기증"의 정확한 의미는 여기서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한국의료계의 관행상 정말로 이들 기증자가 과학적 공헌의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충분히 이해한 후, 적법한 (그리고 윤리적) 절차에 따라 기증한 것인지 여러모로 궁금하다.
논문에 등장한 기증자가 16명이고 사용된 난자가 242개이니, 사실은 연구 전반에 걸쳐 16명보다 더 많은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기증받았을 것이고, 심지어 언급된 16명으로부터도 242개 이상의 난자를 채취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논란이 좀 있을 듯 싶다.
5. "선불교적 수행 / Zen-like sense of concentration"과 쇠젓가락 신공
문신용 교수는 배아복제를 연구하는 다른 팀과 황우석/문신용 팀이 어떤 면에서 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래의 답을 한다.
MOON Also, there is something special about Dr. Hwang's lab. It's something in our Korean culture. The micromanipulation that we did for the cloning, it's a very tedious job. But people from our part of the world are very patient, and that helped. Our researchers had an almost Zen-like sense of concentration; they could sit for 10 hours in one spot and carefully manipulate the eggs. It was almost like a meditation.
본문의 그 선불교적(Zen-like) 수행과도 같은 지루한 실험(tedious job)을 하던 연구원들은 누구들인가? 10시간씩이나 한자리에 앉아 저임금을 받으며 불투명한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던 그들은 누구인가? 석/박사급 인력이 아닌가? 논문의 발표자 가운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어서 황우석 교수는 한국인 만의 "쇠젓가락"을 성공의 비결로 꼽는다.
HWANG I also think, quite seriously, that our Korean finger techniques helped. Koreans eat with metal chopsticks, which are very slippery. We are trained from an early age how to manage them.
저는 우리 한국인의 손가락 기술이 도움이 된 것으로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미끌어지기 쉬운 쇠젓가락으로 식사를 합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쇠젓가락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합니다. --- 번역: 최광민
이 답을 듣고 있었을 기자의 얼굴표정이 궁금해진다.
6. 명예, 이권
기자는 이 연구로 황우석/문신용 교수가 얻게될 경제적 이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문신용 교수는 답한다.
MOON That's right. Korea is a country where respect for the professorship is a little bit different than in the West. Professor Hwang takes the honor, not the money.
그렇습니다. 한국은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 서구와는 조금 다른 나라입니다. 황교수는 명예를 취할 뿐, 돈을 취하지는 않습니다. --- 번역: 최광민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묻고, 황우석 교수는 통상적인 답을 한후 인터뷰는 끝난다.
7. 총평
인터뷰가 시작될때, 문신용 교수는 기자에게 아래와 같이 말을 건넨다.
"If I'd known I was going to be interviewed this much, I would have practiced my English much harder,"
이런 인터뷰를 하게될 줄 미리 알았다면 영어를 더 열심히 연습해둘걸 그랬네요.
그러나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해당 논쟁에 적절히 답할 철학의 빈곤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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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
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4-02-18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황우석 사건 #1: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에 대한 단상 (© 최광민)
요약
황우석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발표 직후 이글루스에 포스팅했던 글. 이 논문에 관련된 논쟁이 시작되기 전에 쓴 글.
순서
- 황우석-문신용 교수의 뉴욕타임즈 인터뷰
- 생명윤리
- 종교적 충돌
- 난자기증
- 선불교적 수행과 쇠젓가락 신공
- 명예, 이권
- 총평
만약 한국이 치료용 복제연구를 금지한다면, 우리는 이 연구가 허용되는 싱가폴, 중국, 혹은 영국 같은 국가로 옮겨야 할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정부가 이와 같은 연구를 허가해주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옮길 겁니다.
사실, 우리 연구팀의 거의 절반이 기독교도입니다. 문신용 교수는 감리교단 기독교도고요. 연구실에서 우리는 왜 우리가 이 연구를 하는가를 토론했습니다. 치료용 복제 말고도 불치병 환자들을 치료할 방법이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도 했습니다. 선한 목적을 가졌다면 이 연구를 하는 것이 과학자의 책임이라는 것이 우리의 답이었습니다. --- 번역: 최광민
기독교는 아주 초창기 부터 낙태와 영아살해에 대해 살인으로 간주했다. 가령, AD 1세기 후반 ~ 2세기 초반의 문서로 간주되는 {디다케}는 이렇게 설명한다.
".....And the second commandment of the Teaching; You shall not commit murder, you shall not commit adultery, you shall not commit pederasty, you shall not commit fornication, you shall not steal, you shall not practice magic, you shall not practice witchcraft, you shall not murder a child by abortion nor kill that which is born. You shall not covet the things of your neighbor, you shall not swear, you shall not bear false witness, you shall not speak evil, you shall bear no grudge. You shall not be double-minded nor double-tongued, for to be double-tongued is a snare of death. Your speech shall not be false, nor empty, but fulfilled by deed. You shall not be covetous, nor rapacious, nor a hypocrite, nor evil disposed, nor haughty. You shall not take evil counsel against your neighbor. You shall not hate any man; but some you shall reprove, and concerning some you shall pray, and some you shall love more than your own life....." ---- {Didache}, tr. Robers-Donaldson
두번째 계명은 이것이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소년과 동성애하지 말라. 음란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마술을 행하지 말라. 마법을 행하지 말라. 태아를 낙태하거나 영아를 살해하지 말라.......[후략] / {디다케}, 번역: 최광민
이어서 기자는 황우석 교수의 종교관을 묻고, 황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다소 난감한 답변이다. 이것이 전통적 불교의 교설인지 황우석 교수 본인의 해석인지는 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교 초기경전에서 태아의 탄생은 정자+난자+캄마베가(Kamma-vega/업력)을 필요로 하는데, 전생의 사람이 죽는 순간 방출하는 업력이 수태준비가 갖춰진 자궁에 찾아든다고 본다. {금칠십론 / 金七十論}이나 {아비달마대순정리론 / 阿毘達摩大順正理論}에서는 수태의 처음 1주 간을 "칼람(Kalam)"으로 구분하는데, 이때를 전생의 영혼(因)이 어머니 태 안에 들어선 최초의 때로 설명한다. 인간의 경우 수정 후 5일 정도 후에 16세포 구성의 상실배 단계가 되고 중앙에 공동을 가진 배반포를 형성하게 된다. 이후 배반포는 빠르게 난할과정을 거쳐 거쳐 분화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불교의 교설에 따르면, 수태 시의 수정란 혹은 직후의 배반포도 '인간'인 셈이다.
황우석 교수가 말한 치료용 복제(therapeutic cloning)는 결과적으로 배반포 형성이라는 목적 수행 후 배아를 파괴시킨다. 그렇다면 태어나지 않은 배아는 선악의 업보를 쌓지 못하고 배양접시 안에서 파괴되어 죽으므로 본인의 카르마의 사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배반포를 파괴하는 연구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악업을 쌓게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행위가 개인의 카르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혹 핵치환 배아는 선업을 쌓고 살신성인한 것이니 "보살행"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럴 수도, 혹은 아닐 수도. 배아의 살신성인은 순전히 타의에 의한 것이므로.
불교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황우석 교수가 명쾌하게 말한 방식으로 명쾌하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4. 난자기증 문제
기자는 16명의 한국여성으로부터 242개의 난자가 연구용으로 기증된 것에 놀라와 하면서 어떤 과정으로 기증받은 것인지를 묻는다.
황우석 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자원자들이 한국 라엘리안 지부원이라도 된단 말인가? 일반 시민들이 과연 치료용 복제에 대한 궁금증 만으로 연구진과 이메일로 접촉해서 기증에 동의했을까? "기증"의 정확한 의미는 여기서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한국의료계의 관행상 정말로 이들 기증자가 과학적 공헌의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충분히 이해한 후, 적법한 (그리고 윤리적) 절차에 따라 기증한 것인지 여러모로 궁금하다.
논문에 등장한 기증자가 16명이고 사용된 난자가 242개이니, 사실은 연구 전반에 걸쳐 16명보다 더 많은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기증받았을 것이고, 심지어 언급된 16명으로부터도 242개 이상의 난자를 채취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논란이 좀 있을 듯 싶다.
5. "선불교적 수행 / Zen-like sense of concentration"과 쇠젓가락 신공
문신용 교수는 배아복제를 연구하는 다른 팀과 황우석/문신용 팀이 어떤 면에서 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래의 답을 한다.
본문의 그 선불교적(Zen-like) 수행과도 같은 지루한 실험(tedious job)을 하던 연구원들은 누구들인가? 10시간씩이나 한자리에 앉아 저임금을 받으며 불투명한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던 그들은 누구인가? 석/박사급 인력이 아닌가? 논문의 발표자 가운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어서 황우석 교수는 한국인 만의 "쇠젓가락"을 성공의 비결로 꼽는다.
이 답을 듣고 있었을 기자의 얼굴표정이 궁금해진다.
6. 명예, 이권
기자는 이 연구로 황우석/문신용 교수가 얻게될 경제적 이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문신용 교수는 답한다.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묻고, 황우석 교수는 통상적인 답을 한후 인터뷰는 끝난다.
7. 총평
인터뷰가 시작될때, 문신용 교수는 기자에게 아래와 같이 말을 건넨다.
그러나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해당 논쟁에 적절히 답할 철학의 빈곤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草人
HWANG I am Buddhist, and I have no philosophical problem with cloning. And as you know, the basis of Buddhism is that life is recycled through reincarnation. In some ways, I think, therapeutic cloning restarts the circle of life.
저는 불교도이며, 복제에 관련해서 아무런 철학적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불교의 기초는 생명이 환생을 통해 윤회한다는 것입니다. 어찌본다면, 치료용 복제는 생명의 순환을 재시작하는 것일 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번역: 최광민
다소 난감한 답변이다. 이것이 전통적 불교의 교설인지 황우석 교수 본인의 해석인지는 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교 초기경전에서 태아의 탄생은 정자+난자+캄마베가(Kamma-vega/업력)을 필요로 하는데, 전생의 사람이 죽는 순간 방출하는 업력이 수태준비가 갖춰진 자궁에 찾아든다고 본다. {금칠십론 / 金七十論}이나 {아비달마대순정리론 / 阿毘達摩大順正理論}에서는 수태의 처음 1주 간을 "칼람(Kalam)"으로 구분하는데, 이때를 전생의 영혼(因)이 어머니 태 안에 들어선 최초의 때로 설명한다. 인간의 경우 수정 후 5일 정도 후에 16세포 구성의 상실배 단계가 되고 중앙에 공동을 가진 배반포를 형성하게 된다. 이후 배반포는 빠르게 난할과정을 거쳐 거쳐 분화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불교의 교설에 따르면, 수태 시의 수정란 혹은 직후의 배반포도 '인간'인 셈이다.
황우석 교수가 말한 치료용 복제(therapeutic cloning)는 결과적으로 배반포 형성이라는 목적 수행 후 배아를 파괴시킨다. 그렇다면 태어나지 않은 배아는 선악의 업보를 쌓지 못하고 배양접시 안에서 파괴되어 죽으므로 본인의 카르마의 사슬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배반포를 파괴하는 연구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악업을 쌓게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행위가 개인의 카르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혹 핵치환 배아는 선업을 쌓고 살신성인한 것이니 "보살행"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럴 수도, 혹은 아닐 수도. 배아의 살신성인은 순전히 타의에 의한 것이므로.
불교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황우석 교수가 명쾌하게 말한 방식으로 명쾌하게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4. 난자기증 문제
기자는 16명의 한국여성으로부터 242개의 난자가 연구용으로 기증된 것에 놀라와 하면서 어떤 과정으로 기증받은 것인지를 묻는다.
황우석 교수는 아래와 같이 답한다.
HWANG In Korea like everywhere else there are young ladies who are curious about therapeutic cloning. Some heard about us and they contacted us with e-mail. Also, we sometimes gave lectures about our work. After we spoke, we received inquiries and we arranged meetings and discussed fully what egg donation meant. If they said yes, we enlisted them. We did physical and mental examinations. We asked if they understood what we were trying to do. We gave them a chance to change their minds.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치료용 복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희에 대해 듣고 이메일을 통해 접촉해 온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의 연구에 대해 종종 강의를 해왔습니다. 강의 후에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럼 함께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서 난자기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분들이 동의하시면 기증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신체 및 정신검진을 했습니다. 우리는 그 분들에게 우리가 하려는 일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었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드렸습니다. --- 번역: 최광민
자원자들이 한국 라엘리안 지부원이라도 된단 말인가? 일반 시민들이 과연 치료용 복제에 대한 궁금증 만으로 연구진과 이메일로 접촉해서 기증에 동의했을까? "기증"의 정확한 의미는 여기서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한국의료계의 관행상 정말로 이들 기증자가 과학적 공헌의 목적을 가지고, 연구를 충분히 이해한 후, 적법한 (그리고 윤리적) 절차에 따라 기증한 것인지 여러모로 궁금하다.
논문에 등장한 기증자가 16명이고 사용된 난자가 242개이니, 사실은 연구 전반에 걸쳐 16명보다 더 많은 기증자로부터 난자를 기증받았을 것이고, 심지어 언급된 16명으로부터도 242개 이상의 난자를 채취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논란이 좀 있을 듯 싶다.
5. "선불교적 수행 / Zen-like sense of concentration"과 쇠젓가락 신공
문신용 교수는 배아복제를 연구하는 다른 팀과 황우석/문신용 팀이 어떤 면에서 다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래의 답을 한다.
MOON Also, there is something special about Dr. Hwang's lab. It's something in our Korean culture. The micromanipulation that we did for the cloning, it's a very tedious job. But people from our part of the world are very patient, and that helped. Our researchers had an almost Zen-like sense of concentration; they could sit for 10 hours in one spot and carefully manipulate the eggs. It was almost like a meditation.
본문의 그 선불교적(Zen-like) 수행과도 같은 지루한 실험(tedious job)을 하던 연구원들은 누구들인가? 10시간씩이나 한자리에 앉아 저임금을 받으며 불투명한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던 그들은 누구인가? 석/박사급 인력이 아닌가? 논문의 발표자 가운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어서 황우석 교수는 한국인 만의 "쇠젓가락"을 성공의 비결로 꼽는다.
HWANG I also think, quite seriously, that our Korean finger techniques helped. Koreans eat with metal chopsticks, which are very slippery. We are trained from an early age how to manage them.
저는 우리 한국인의 손가락 기술이 도움이 된 것으로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미끌어지기 쉬운 쇠젓가락으로 식사를 합니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쇠젓가락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합니다. --- 번역: 최광민
이 답을 듣고 있었을 기자의 얼굴표정이 궁금해진다.
6. 명예, 이권
기자는 이 연구로 황우석/문신용 교수가 얻게될 경제적 이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문신용 교수는 답한다.
MOON That's right. Korea is a country where respect for the professorship is a little bit different than in the West. Professor Hwang takes the honor, not the money.
그렇습니다. 한국은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 서구와는 조금 다른 나라입니다. 황교수는 명예를 취할 뿐, 돈을 취하지는 않습니다. --- 번역: 최광민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묻고, 황우석 교수는 통상적인 답을 한후 인터뷰는 끝난다.
7. 총평
인터뷰가 시작될때, 문신용 교수는 기자에게 아래와 같이 말을 건넨다.
"If I'd known I was going to be interviewed this much, I would have practiced my English much harder,"
이런 인터뷰를 하게될 줄 미리 알았다면 영어를 더 열심히 연습해둘걸 그랬네요.
그러나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해당 논쟁에 적절히 답할 철학의 빈곤에 있는게 아닌가 싶다.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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