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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황우석 사건 #2 데이빗 굿스타인, {얀 헨드릭 쇤 사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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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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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 #2 데이빗 굿스타인, {얀 헨드릭 쇤 사건에 대해} (번역 © 최광민)




{얀 헨드릭 쇤 사건}은 학계에서는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그 충격과 파급력이 훨씬 컸던 사건이었고, 당시 칼텍 물리학과의 데이빗 굿스타인은 2002년 {Physics World}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사건을 아래와 같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동반하락한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주가로 인해 금전적 손실도 봤다.

현재 진행 중인 황우석 사태 논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사건의 정황과 진행이 현재까지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 물론 한가지 엄청난 차이도 있다. 쇤의 연구는 공공연구기금에 의한 것이 아니었지만, 현재 논란이 되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연구는 공공연구자금에 의한 연구란 점. 그 의미는 따라서 결코 사소하지 않다.

쇤의 사례는 이런 교훈을 던진다: 실패는 허용된다. 그러나 조작은 허용될 수 없다.

번역해 보았다.




전문: http://physicsweb.org/articles/world/15/11/2


얀 헨드릭 쇤 사건에 대해

- 원전 : 데이빗 굿스타인 (칼텍 물리학과), {Physics World} Nov. 2002
- 번역 : © 최광민

“물리학자들은 죄를 알게 되었다"라는 말은 첫 원폭투하에 관해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했던 말로 유명하다. 데이타 조작 같은 범죄는 물리학이 아닌 생물학 및 이와 관련된 분야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듯 한데, 그 원인에 대해 나는 늘 생각해 왔다. 연구윤리에 관한 공개강의에서 나는 “연구 부정행위에는 세가지 위험요인이 있다”고 말해왔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존재한다고 해서 늘 연구부정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며, 사실 그러한 요인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과학분과에서의 연구부정행위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

내가 조사한 모든 사례를 보면 아래와 같은 요인들이 늘 존재함을 알 수 있다.

  • 첫째, 과학자는 성과에 대한 압박을 느낀다. 특별한 일은 아닌데, 왜냐하면 사실 "모든" 과학자들이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부정행위가 그저 금전적인 보상을 바라고 벌어지는 것은 아니란 점을 말해두고자 한다. 
  • 둘째, 연구부정행위자들은 자신들이 정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간주한다. 즉, 데이타 조작이란 것이 논문 속의 전반적인 과학적 사실들 속에 의도적으로 오류를 집어넣고자 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다만) 부정행위자들은 적절한 실험을 하는 번거로운 수고없이 '진실'을 발표하고 싶어한다. 이러 종류의 부정행위는 과학적 방법론의 위반이지, 과학적인 진리에 반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 셋째, 이러한 일은 반복재현성이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분야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매우 동일한 두개의 실험동물을(가령, 유전자 변형 쥐) 가지고 있다고 치자. 이 실험동물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같은 종양이 같은 시점, 같은 위치에 생기리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속일 의도를 가진 생물학자라면 다른 연구자가 반복실험으로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는 사실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물리학이 아닌 주로 생물학에서 이러한 위조 데이터가 출현하는 이유라고 결론지었다. 

물리학계에서 최근에 매우 중대한 사기극이 두 건 발생했다. 하나는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BNL)에서 일어난 원자번호 116번 및 118번의 발견에 관한 논문들이 철회된 것과 관련된 것이며, 다른 하나는 벨 연구소 소속의 젊은 과학자 얀 헨드릭 쇤과 관련된 사건이다.

이 사건들은 내 이론을 검증할 좋은 기회였다. 불행하게도 많은 연구부정행위 관련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LBNL 사건에 관해서는 매우 적은 사실만이 외부에 공개되었다. 내부조사가 진행되었고 결과적으로 빅토르 니노프(Victor Ninov)란 과학자는 해고되었지만, 이 사건의 조사보고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쇤의 경우는 이와 사뭇 달랐다. 어두운 과학적 부정행위가 공개하는 사례를 마련하기 위해, 벨 연구소의 경영진은 초기부터 조사결과의 공개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마침내 결과를 공개했다.

사건의 개략적인 전말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얀 헨드릭 쇤은 노벨상에 근접한 명민한 젊은 고체실험물리학자처럼 보였다. 쇤의 전공분야는 유기반도체였는데, 점점 이 분야의 성배를 거머쥘 것처럼 보였다. 쇤이 벨 연구소에 입사하기 위해 미국비자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많은 시료가 벨 연구소에서 만들어져 측정을 위해 (쇤이 있던) 독일 콘스탄츠 대학으로 보내졌다. 쇤은 초전도와 퀀텀 홀 (quantum hall) 효과 같은 중요한 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field-effect doping 을 이용했는데, 이것은 쇤의 시료 안에 있는 전자밀도를 바꿀 정도의 큰 전기장을 사용하는 실험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이런 기적적인 효과를 얻을 만큼 충분한 전기장를 얻을 수 없었는데, 이런 실험에서 필수적인 절연막이 전계붕괴 (electrical breakdown)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쇤은 콘스탄츠 대학의 열악한 장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례없는 항복저항을 갖는 산화알루미늄 막을 만드는 데 성공해냈고, 1998년에서 2001년 여름까지 총 20명의 공동 저자와 함께 평균 8일에 한번 꼴로 논문을 찍어냈다. 바야흐로 물리학계의 빛나는 수퍼스타가 출현한 것이었다. ("Organic research goes into overdrive" Physics World January 2001 p9 를 볼 것).



이제 사태는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무어의 법칙'의 논리적 종착점인 '단분자 트랜지스터'가 발표되면서 학계의 불신은 싹트기 시작한다. 비정상적인 데이터가 지적되었고, 데이터가 너무 완벽하고 서로 다른 실험이 동일한 노이즈를 갖고 있다는 등등의 지적이 제기되었다. 그 해 봄, 벨 연구소는 스탠포드 대학의 말컴 비즐리 교수를 조사단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조사보고서는 약속된 대로 9월 15일 배포되었다. 비즐리 보고서는 조사된 24개의 의혹사항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적어도 16개 항목에서 쇤이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냈다. 쇤은 실험을 혼자서 진행했으며, 실험노트를 보관하지 않았다. 그의 모든 미가공 데이터 파일은 컴퓨터에서 삭제되어 있었다. 그의 원 시료는 망가지거나 폐기되었다. 일말의 불안을 남겨둔 채, 보고서는 쇤의 공동 연구자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언했고, 쇤은 벨 연구소에서 즉시 해고되었다.

이 사건은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먼저,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연구부정행위를 다룰 수 있는 어떠한 공식적인 정책이 벨 연구소에 없었다는 점에 나는 아연실색했다. 연방연구기금을 받는 모든 미국 대학은 현재 이러한 정책을 가져야 하지만, 벨 연구소는 연방기금을 받지 않는다. “부정행위는 이 곳에서는 발생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에게 그런 정책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라는 생각, 즉 20년 전 만해도 모든 미국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이런 위험한 태도가 벨 연구소에도 있었던 듯 하다. 비즐리가 이끈 조사위원회는 이미 대학에 제시되어 있는 연방연구정책을 따르기로 결정함으로써 이런 딜레마를 해결했다. 가령, 유죄를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수준에 관한 기준을 설정했다.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정도의 증거가 요구되는 형사사건과는 달리, '증거우위의 법칙'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는 벨 연구소와 다른 산업체연구기관들이 적절한 (감시)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교훈을 배웠으리라 판단한다.

더 어려운 문제는 공동저자의 책임범위에 관한 것이다.

비즐리 보고서는 이를 연구부정행위의 문제가 아닌 전문가의 책임으로 정의하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표준이 존재하는지 명확치 않다." 고 선언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과학계에서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았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과학자들 사이의 신뢰에 관한 문제이다. 다른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기술과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자 간의 협력은 조심스럽게 일어난다. 만약에 우리가 다른 공동 연구자를 감시해야할 책임이 있다면, 협력은 깨질 것이고 이는 과학에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 하지만, 여전히 조금도 잘못을 범하지 않은 그렇게나 많은 공동 연구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다소 믿기 어렵다.



자, 그럼 (앞서 말했던) 내 이론은?

내가 위에서 말한 세가지 위험요소 말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내 이론은 잘 맞아 들어간 것 같다. (i) 쇤은 성과에 대한 압박은 받았을까? 벨 연구소 같은 곳에 있는 누구나가 그렇듯이 당연히 그렇다.(내가 재직하는 칼텍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도 그 압박은 그의 전공분야처럼 살인적인 경쟁과 '무어의 법칙'을 앞서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더 가혹하게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ii) 그는 자신이 정답을 알고 있다고 믿었을까? 물론 그렇다. 비즐리 보고서에 첨부된 그의 반응을 보면, 쇤은 실수를 인정했지만 “나는 여러 물리현상을 실험적으로 목격했으며, 이 결과가 나중에도 반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진술했다. (iii) 마지막으로, 이 분야는 결과를 쉽게 반복해 산출할 수 있는 분야일까? 사실 이 분야의 결과물은 시료의 상태에 의존하기로 악명이 높다. 즉, 시료를 준비하는 사람의 손기술과 행운에 그 결과가 결정적으로 달려있다는 뜻이다. 어떤 시료로부터 어떤 결과의 재현에 실패하는 것은 어떠한 것에 대한 증거도 되지 못한다. 즉, 어느 누구도 단순히 어떤 특정시료로부터 쇤이 발표한 특정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지고는 쇤의 사기를 증명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내 이론은 언젠가 다른 사례가 나타날 때까지는 유효하다.

쇤 사건은 감춰져있던 과학적 부정행위 문제를 미디어의 전면으로 끌어냈고, 지금 물리학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제 무엇을 해야할 지를 놓고 진지한 탐구와 토론이 있을 것이다 . 우리가 무엇을 결정하든 이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과 학은 좋은 아이디어가 더 좋은 것에 의해 대치되기 위해서는, 전자가 틀린 것으로 판명나야만 하는 아이디어의 시장이다. 따라서 '틀리는' 것은 과학발전에서 사실 필수적인 부분이다. 대중들은 '틀리는 것'과 '죄를 짓는 것'을 혼동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만약 과학자가 '틀렸'을 때 '부정행위'로 의심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한다면, 엄청난 손실이 과학계에 일어날 것이다.

쇤의 경우에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과학은 '자기수정적'이다. 하지만 자기만족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이런 종류의 연구부정행위가 일상적인 것이 된다면, 과학은 더이상 자기수정적이기를 멈추고 종교나 다름없이 변질될 것이다. 과학적 부정행위를 조심스럽게 파헤치고 찾아내는 것은 언제나 우리 과학자 모두의 막중한 책임이 될 것이다.

오늘(2002년 9월 27일), 한때 기세등등했던 벨 연구소의 모회사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77센트로 마감했다. 나는 (이 주식을) 1000주나 샀었다.

번역: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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