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earch
이 블로그 검색
[© 최광민] 황우석 사건 #3: 원천기술에 대한 의혹
라벨:
과학/기술,
사회/사건
이메일로 전송BlogThis!Twitter에서 공유Facebook에서 공유
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5-12-16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황우석 사건 #3: 원천기술에 대한 의혹
요약
황우석 사건이 한참 진행 중일때 이글루스에 포스팅했던 시리즈물.
순서
- 원천기술
- 가능한 상황의 정리
- 오염 전 상황
- 오염 후 추가제작
- 바꿔치기
- 미즈메디의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포
- 정리
1. 원천기술
현재 황우석 교수를 (과학적인 관점이 아닌 다소 모호한 관점에서) 지지하는 측에서 엄청난 국익과 관계있다고 주장하는 소위 '원천기술'이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지, 나는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대략 세가지 모두 혹은 그 중의 일부가 원천기술일 터다.
- 핵치환시 '핵 짜내기'? = 박을순
- 피더쎌을 까는 방법? = 박종혁
- 줄기세포 계대배양 ? = 김선종
(** Ph.D. = Doctor of Photoshop?)
일단 세포배양의 기본개념을 설명해 보겠다.
일차배양 (primary culture)은 동물로부터 기관 (organ)이나 조직 (tissue)을 떼어낸 다음, 세포를 분리하여 배양접시에 바로 배양한 것을 말한다. 이들 세포들은 배양용기에서 계속하여 배양하게 되면 스스로 죽어나가게 되므로, 계속하여 배양하려면 주기적으로 다시 세포를 준비하여야 한다. 또한 림프구형 세포를 제외한 세포들은 배양접시에 세포들이 부착하여 성장을 하게되는데, 이들 세포들은 계속하여 성장하다 보면 새로 증식한 세포들도 계속하여 배양접시에 부착하여 증식하게되어 결국에는 배양접시 바닥에 세포들이 붙어 단층 (monolayer)으로 자라게 된다. 이런 배양을 일차배양이라하며, 이때가 되면 세포들은 더 이상 부착할 곳이 없는 상태가 되어 증식을 멈추게된다. 이러한 세포들을 계속하여 증식하게 하려면 세포의 일부를 배양접시에서 떼어내어 새로운 배양접시에 넣고 배양하여야 한다. 이러한 배양을 이차 배양 (secondary culture) 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도 세포가 단층으로 가득 자라게 되면 다시 성장을 멈추게 되므로 계속 세포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세포를 계속하여 옮겨줄 필요가 있다.
세포가 단층으로 자라고 멈추기 때문에 배양접시에서 세포를 떼어내어 새로운 배양접시에서 배양하는 방법으로 세포를 증식시킨다.이와 같이 세포를 동물에서 떼어 내어 계속하여 배양할 수 있다. 이러한 배양을 계대배양(subcultre/passage) 이라 하는 데, 대부분의 세포들은 이러한 계대배양을 계속할 경우 어느 단계부터는 더 이상 증식되지 않고 죽게된다. 이러한 현상을 배양 중인 세포의 노화 (culture senescence)라고 부른다. 그런데 세포를 배양하다보면 세포 중에 돌연변이가 나타나 일부 세포의 성질이 변하는(transformation) 경우가 있고, 그 중에 무한정 계대배양할 수 있는 세포가 생기기도 하는 데, 이러한 세포를 세포주 (cell line)이라고 부른다.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과 2005년 논문은 모두 , 핵치환부터 이 줄기세포 세포주의 수립까지의 성공에 대한 보고서다.
그러니까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는 단계별로 이렇게 요약된다.
- 핵치환으로 배아복제
- 복제된 배아조직으로 세포배양 : 일차배양 -> 이차배양 ->->-> 계대배양(subculture)
- 안정적인 줄기세포주 수립실험동물에서 줄기세포의 조직분화능력 확인 (테라토마 테스트)
자 그럼, 황교수팀에서 원래 {사이언스}에 제출한 표를 보자.
황교수팀은 이 표를 수정해줄 것을 최근 {사이언스}측에 요청했다. (더 나아가...오늘 기자회견 내용대로라면, 황교수팀이 다시 제출한 이 표는 대체 뭐란 말인가?)
표 속에 등장하는 P란 표시는, 이렇게 배양용기에서 세포를 떼어 배양액을 갈아준 후 새로운 배양용기로 옮기는 일련의 과정, passage 를 말한다. 한번 배양기간이 5-7일 정도 걸린다면, P-25이란 것은 즉 25 x 6 = 150일 이란 뜻이 된다. 즉, 위의 결과만 보더라도, 평균 5개월 이상이 걸려 테스트에 사용할 정도로 충분한 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었단 뜻이다.
각 passage 마다 최대한 많은 스톡을 만들어서 냉동보관한다. 이것 역시 무슨 대단한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스톡은 영하 -80도 냉동고에 잠시처리한 후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 담궈서 보관하기 때문에, 이 보관과정에 곰팡이 (효모, 몰드)에 오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바이러스나 마이코플라즈마라면 혹 모르겠다.) 혹시 배양 중에 오염된 것이라면 스톡을 놓인 후 배양액에 풀어서 다시 그 P넘버부터 새로 배양하면 된다. 만약 어떤 곰팡이가 액체질소 속에서 증식한다면, 그런 곰팡이의 발견이야말로 과연 국제저널 표지논문 감.
방금 전 기자회견에서, 황교수는 이 배양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제럴드 새튼에게 파견된 박종혁 연구원에게 종종 자문을 구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줄기세포 배양에 관해 이미 국제적으로 확립된 표준 프로토콜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특별히 제럴드 새튼은 이 팀에 합류한 - 세포배양에 있어 원천적 기술을 가졌다는- 박종혁 연구원 등과 공저자로, {네이쳐 메쏘즈, Nature Methods} 2005년 6월호에 그 자세한 프로토콜을 발표했기 때문 (첨부 PDF). 저자 가운데는 박종혁 연구원 이외 황교수 팀원은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생물학 실험에서 프로토콜이란 일종의 요리책 같은 것이다. 물론 세포배양은 다루는 연구원의 손맛을 많이 타는 것이긴 하지만, 스텝만 그대로 주의깊게 따라가 주면, 학부생도 해낼 수 있는 일이란 뜻. 새튼이 발표한 프로토콜은 인간줄기세포 배양법에 대해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세심한 팁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 이것도 원천기술이 아니지 않은가? 세상에 국제특허를 출원할 만한 "특급 원천기술"을 저널에, 그것도 이렇게 상세한 프로토콜 형식으로 공개하는 연구자가 어디 있는가?
그 프로토콜의 16번째 중요 스텝은 이렇다.
Step 16 : It is important to maintain backup stocks of all cell lines in case of contamination or in case the lines become aneupliod. After culturing, perform the pluripotency tests and as soon as these tests are completed, freeze as manu vials as possible to ensure a supply of well-characterized cells.
사실상 이 지적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세포배양의 아주 초보적 원칙이다.즉, '오염'에 의한 파손이나 세포의 염색체 수 이상이 생기는 aneuploid 상태 등 세포가 손상될 경우에 대비해, 가급적 많은 스톡을 얼려서 보관하도록 모든 세포배양 프로토콜은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방금 전, 줄기세포주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며, 2주 정도면 얼려놓았던 스톡을 풀어 새로 줄기세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투의 회견내용을 신문에서 읽게 된다.
2. 가능한 상황의 정리
내게 우선 떠오른 생각은 네가지.
2.1. 오염 전 상황?
각 계대배양 때 "아무리 적어도" 5개씩의 스톡을 냉동했다고 치자.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말한대로 오염 전까지 원래 6개의 줄기세포를 배양한 것이라고 치고, 또 "아무리 적게 잡아도" 5번 정도 계대배양했다고 치면 적어도 모든 시료가 곰팡이에 오염되기 전까지 최소한 5 x 10 x 5= 250 개의 스톡을 액체질소에 보관하고 있었어야 한다. 그 모든 스톡들이 액체질소 속에서 곰팡이에 오염되었을 리도 없고, 오염되었다면 오염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 계대배양에서 보관한 스톡을 녹여서 새로 배양하면 된다. 설령 실험실이 정전되더라도, (전기로 가동되는) 배양기 안의 세포라면 몰라도, 액체질소 보온탱크 속에 담겨져 있는 세포생들마져 죽을 수는 없다.
그것도 수 백개가 동시에, 그것도 (본관과 가건물이라는) 독립적 장소에서!!
발생확률은?
2.2. 오염 후 추가제작?
오염되어 모두 폐기되었다 치자. 기자회견에서 황박사는 사이언스 논문에 쓰인 11개 줄기세포는 2 (최초제작, 오염에서 생존) + 6 (오염사건 후 새로 제작) + 3 (추가로 제작) =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가 실제했으나 어느 순간 미즈메디의 수정란추출 줄기세포로 바뀌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황교수 말대로라면, 실제로 논문에 나간 내용은 사진 등을 제외하곤 일단 사실이란 말이렸다. 그럼 다시 계산해보자. 아무리 적어도 5개 스톡을, 이 11개 줄기세포주에서, 그리고 논문에 나온대로 평균 20번 계대배양했다고 치자. 그럼 몇개의 스톡이 나오는가? 원칙대로라면 5 x 11 x 20 = 1100개 정도의 줄기세포 스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미즈메디의 그 누군가가 이 스톡을 바꿔치기 했다면? 천 개가 넘는 이 오리저널을 바꿔치기 했다는 뜻.
하 지만 한번에 저지르기에는 처리해야 할 바이얼의 수가 너무많다. 게다가 그 실험실은 출입통제구역이고, 그런 통제된 배양실에 혼자 남아 저렇게 오래동안 있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냉동에 사용되는 장비도 한번에 저지르기엔 턱없이 부족할테니, 이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
게다가 세포를 얼릴때는 연구원이 바이얼 표면에 내용물과 이름 그리고 날짜를 보통 손으로 기입한다. 즉, 필적이 남는 것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바꿔치기 할때 자기가 새로운 바이얼을 사용하면 필적이 남을테니 두가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1) 하나는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원래의 바이얼의 내용물을 빼버리고, 미즈메디의 세포를 대신 담는 방법. 이렇게 하면 바이얼의 레이블은 원래의 줄기세포를 얼린 사람의 것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것도 한번에 저지르기엔 바이얼 수가 너무 많다. (2) 두번째는 황우석, 강성근, 이병천, 김선종, 박종혁 등을 포함한 6명의 연구원 (이들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배양 중인 줄기세포의 계대배양 시점을 결정했다는 새뱍 6시의 회의 직후, 누군가가 아예 처음부터 맞춤형 줄기세포가 아닌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를 얼린 경우. 이 경우 천 개가 넘는 바이얼을 한번에 바꿔치기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바꿔치기 한 사람의 신원을 완전히 노출시켜버리는 위험을 가진다. 나는 '어느 시점에서 미즈메디의 것으로 둔갑한 혐의에 관한' 황교수의 의혹이 내포하는 시나리오 어느 하나도 (용의자가 바보가 아니라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2.3. 바꿔치기?
11월에 있었던 MBC 피디수첩의 DNA 핑거프린팅 검사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리고 황교수가 흘리는 말처럼 제1 계대배양부터 바꿔치기 된 것이라면, 그렇다면 그는 논문은 무엇으로 썼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가 말한대로 '인위적 실수'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논문조작'이다.
기자회견에선 스톡 5개를 녹여 배양하고 있는데 (현재 2주째) 10일 정도면 맞춤형줄기세포인지 미즈메디의 수정란줄기세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줄기세포"라니? 미즈메디의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확립된 '줄기세포주'일 것이지만, 만약 이것이 황교수팀에서 제작한 그 세포라면, 우리는 이 경우에 이 스톡을 줄기세포'주'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promary culture이거나 줄기세포'주'로 아직 확립되지 않은 중간단계인 subculture라고 불러야 할까? 줄기세포주를 이미 확립했다면, 그 줄기세포주를 다음 사용을 위해 얼려놓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해동 및 재배양 단계만 거치면 되돌릴 수 있는데도, 지난 1년 동안 이를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논문에서 주장하던 것, 혹은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줄기세포'란, 줄기세포"주"가 아닌 그저 primary culture 혹은 초기단계의 subculture였음을 시인한 셈인가?
기자회견에서 말하길 "....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단계, 즉 제1계대에서 환자 맞춤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줄기세포 것으로 뒤바뀐 게 아닐까 하고 추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수립 과정에 6명의 공동 참여와 확인을 통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됐다는 사실은 이 과정에 참여했던 6명 모두 단 1%의 의구심도 갖지 않고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줄기세포주가 아닌) "줄기세포"가 "수립" 된다는 이 말은 또 무슨 말인가. 제 1계대이니 줄기세포'주'일리는 없고, 세포주가 아닌 오히려 primary culture에 가까운 것일텐데, 이를 두고 줄기세포가 '수립'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말은 정확히 표현하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 된 것이 아니라 "환자맞춤형 핵치환"을 성공하였다고 고쳐야 할듯. primary culture로 하는 테라토마 테스트와 순수하게 분리배양된 줄기세포로 하는 같은 실험은 그 결과의 해석에서 전혀 다른 것이다. 전자는 무의미하고, 오직 후자 만이 의미있다. '핵치환'과 '줄기세포주 확립'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기술이다. 핵치환을 한 후에 핵과 세포질 간의 불안정성 때문에 복제배아가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핵치환을 성공했다고 해서 이를 '줄기세포확립'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2.4. 미즈메디의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교수는 바꿔치기 된 "미즈메디발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아주 묘한 뉘앙스를 담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협박'으로 들릴 수 있다.
" ....따라서 우리로서는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단 한가지 특이한 점은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성별과 바뀐 미즈메디 줄기세포 성별이 완전히 일치하며 대부분 줄기세포 경우 논문이나 공식적인 자료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아직껏 그 존재 사실과 DNA 지문특성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던 줄기세포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즉, 자기가 제작한 맞춤형 줄기세포주가 미즈메디의 그것으로 바뀌었다면 그것은 미즈메디에서 비밀리에 제작, 보관 중인 그 무엇으로 바뀌었단 뜻이렸다. 그리고 그가 사용한 수사 "...아직껏 그 존재 사실과 DNA 지문특성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던..."이란 표현은 확실히 미즈메디를 압박하기 위한, 혹은 협박하기 위한 수사라고 생각되기에 충분하다. 이는 아마도 미즈메디가 무언가 불법적으로 (아마도 폐기되어야 할 수정란을 사용한) 제작한 줄기세포일 지도 모른다.
3. 정리
황교수팀은 그들이 보유한 '핵짜내기' 기술이 핵치환 후 세포의 안정화를 크게 높였다고 한다. 그럼 대체 '원천기술'의 실체는 무엇인가? 정말 '핵짜내기' 그거 하나란 말인가? 혹시 황박사 팀의 줄기세포란 계대배양 중 aneuploid , 즉, 비정상적인 염색체수를 가졌던 (정상갯수보다 적거나 많은) 이상세포였던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MBC 측이 넘겨받은 샘플에서 정상적으로 지문이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또 새로운 음모론이라니...정말 초특급 서스펜스 스릴러다.
草人
이메일로 전송BlogThis!Twitter에서 공유Facebook에서 공유
라벨:
과학/기술,
사회/사건
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5-12-16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황우석 사건 #3: 원천기술에 대한 의혹
요약
황우석 사건이 한참 진행 중일때 이글루스에 포스팅했던 시리즈물.
순서
- 원천기술
- 가능한 상황의 정리
- 오염 전 상황
- 오염 후 추가제작
- 바꿔치기
- 미즈메디의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포
- 정리
황교수팀은 이 표를 수정해줄 것을 최근 {사이언스}측에 요청했다. (더 나아가...오늘 기자회견 내용대로라면, 황교수팀이 다시 제출한 이 표는 대체 뭐란 말인가?)
표 속에 등장하는 P란 표시는, 이렇게 배양용기에서 세포를 떼어 배양액을 갈아준 후 새로운 배양용기로 옮기는 일련의 과정, passage 를 말한다. 한번 배양기간이 5-7일 정도 걸린다면, P-25이란 것은 즉 25 x 6 = 150일 이란 뜻이 된다. 즉, 위의 결과만 보더라도, 평균 5개월 이상이 걸려 테스트에 사용할 정도로 충분한 분화능력을 가진 줄기세포를 만들었단 뜻이다.
각 passage 마다 최대한 많은 스톡을 만들어서 냉동보관한다. 이것 역시 무슨 대단한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스톡은 영하 -80도 냉동고에 잠시처리한 후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에 담궈서 보관하기 때문에, 이 보관과정에 곰팡이 (효모, 몰드)에 오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바이러스나 마이코플라즈마라면 혹 모르겠다.) 혹시 배양 중에 오염된 것이라면 스톡을 놓인 후 배양액에 풀어서 다시 그 P넘버부터 새로 배양하면 된다. 만약 어떤 곰팡이가 액체질소 속에서 증식한다면, 그런 곰팡이의 발견이야말로 과연 국제저널 표지논문 감.
방금 전 기자회견에서, 황교수는 이 배양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제럴드 새튼에게 파견된 박종혁 연구원에게 종종 자문을 구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인간줄기세포 배양에 관해 이미 국제적으로 확립된 표준 프로토콜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특별히 제럴드 새튼은 이 팀에 합류한 - 세포배양에 있어 원천적 기술을 가졌다는- 박종혁 연구원 등과 공저자로, {네이쳐 메쏘즈, Nature Methods} 2005년 6월호에 그 자세한 프로토콜을 발표했기 때문 (첨부 PDF). 저자 가운데는 박종혁 연구원 이외 황교수 팀원은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
생물학 실험에서 프로토콜이란 일종의 요리책 같은 것이다. 물론 세포배양은 다루는 연구원의 손맛을 많이 타는 것이긴 하지만, 스텝만 그대로 주의깊게 따라가 주면, 학부생도 해낼 수 있는 일이란 뜻. 새튼이 발표한 프로토콜은 인간줄기세포 배양법에 대해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세심한 팁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 이것도 원천기술이 아니지 않은가? 세상에 국제특허를 출원할 만한 "특급 원천기술"을 저널에, 그것도 이렇게 상세한 프로토콜 형식으로 공개하는 연구자가 어디 있는가?
그 프로토콜의 16번째 중요 스텝은 이렇다.
Step 16 : It is important to maintain backup stocks of all cell lines in case of contamination or in case the lines become aneupliod. After culturing, perform the pluripotency tests and as soon as these tests are completed, freeze as manu vials as possible to ensure a supply of well-characterized cells.
사실상 이 지적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세포배양의 아주 초보적 원칙이다.즉, '오염'에 의한 파손이나 세포의 염색체 수 이상이 생기는 aneuploid 상태 등 세포가 손상될 경우에 대비해, 가급적 많은 스톡을 얼려서 보관하도록 모든 세포배양 프로토콜은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방금 전, 줄기세포주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대신 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며, 2주 정도면 얼려놓았던 스톡을 풀어 새로 줄기세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투의 회견내용을 신문에서 읽게 된다.
2. 가능한 상황의 정리
내게 우선 떠오른 생각은 네가지.
2.1. 오염 전 상황?
각 계대배양 때 "아무리 적어도" 5개씩의 스톡을 냉동했다고 치자.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말한대로 오염 전까지 원래 6개의 줄기세포를 배양한 것이라고 치고, 또 "아무리 적게 잡아도" 5번 정도 계대배양했다고 치면 적어도 모든 시료가 곰팡이에 오염되기 전까지 최소한 5 x 10 x 5= 250 개의 스톡을 액체질소에 보관하고 있었어야 한다. 그 모든 스톡들이 액체질소 속에서 곰팡이에 오염되었을 리도 없고, 오염되었다면 오염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 계대배양에서 보관한 스톡을 녹여서 새로 배양하면 된다. 설령 실험실이 정전되더라도, (전기로 가동되는) 배양기 안의 세포라면 몰라도, 액체질소 보온탱크 속에 담겨져 있는 세포생들마져 죽을 수는 없다.
그것도 수 백개가 동시에, 그것도 (본관과 가건물이라는) 독립적 장소에서!!
발생확률은?
그것도 수 백개가 동시에, 그것도 (본관과 가건물이라는) 독립적 장소에서!!
발생확률은?
2.2. 오염 후 추가제작?
오염되어 모두 폐기되었다 치자. 기자회견에서 황박사는 사이언스 논문에 쓰인 11개 줄기세포는 2 (최초제작, 오염에서 생존) + 6 (오염사건 후 새로 제작) + 3 (추가로 제작) =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가 실제했으나 어느 순간 미즈메디의 수정란추출 줄기세포로 바뀌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황교수 말대로라면, 실제로 논문에 나간 내용은 사진 등을 제외하곤 일단 사실이란 말이렸다. 그럼 다시 계산해보자. 아무리 적어도 5개 스톡을, 이 11개 줄기세포주에서, 그리고 논문에 나온대로 평균 20번 계대배양했다고 치자. 그럼 몇개의 스톡이 나오는가? 원칙대로라면 5 x 11 x 20 = 1100개 정도의 줄기세포 스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미즈메디의 그 누군가가 이 스톡을 바꿔치기 했다면? 천 개가 넘는 이 오리저널을 바꿔치기 했다는 뜻.
하 지만 한번에 저지르기에는 처리해야 할 바이얼의 수가 너무많다. 게다가 그 실험실은 출입통제구역이고, 그런 통제된 배양실에 혼자 남아 저렇게 오래동안 있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냉동에 사용되는 장비도 한번에 저지르기엔 턱없이 부족할테니, 이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
게다가 세포를 얼릴때는 연구원이 바이얼 표면에 내용물과 이름 그리고 날짜를 보통 손으로 기입한다. 즉, 필적이 남는 것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바꿔치기 할때 자기가 새로운 바이얼을 사용하면 필적이 남을테니 두가지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1) 하나는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원래의 바이얼의 내용물을 빼버리고, 미즈메디의 세포를 대신 담는 방법. 이렇게 하면 바이얼의 레이블은 원래의 줄기세포를 얼린 사람의 것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것도 한번에 저지르기엔 바이얼 수가 너무 많다. (2) 두번째는 황우석, 강성근, 이병천, 김선종, 박종혁 등을 포함한 6명의 연구원 (이들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배양 중인 줄기세포의 계대배양 시점을 결정했다는 새뱍 6시의 회의 직후, 누군가가 아예 처음부터 맞춤형 줄기세포가 아닌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를 얼린 경우. 이 경우 천 개가 넘는 바이얼을 한번에 바꿔치기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바꿔치기 한 사람의 신원을 완전히 노출시켜버리는 위험을 가진다. 나는 '어느 시점에서 미즈메디의 것으로 둔갑한 혐의에 관한' 황교수의 의혹이 내포하는 시나리오 어느 하나도 (용의자가 바보가 아니라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2.3. 바꿔치기?
11월에 있었던 MBC 피디수첩의 DNA 핑거프린팅 검사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리고 황교수가 흘리는 말처럼 제1 계대배양부터 바꿔치기 된 것이라면, 그렇다면 그는 논문은 무엇으로 썼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가 말한대로 '인위적 실수'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논문조작'이다.
기자회견에선 스톡 5개를 녹여 배양하고 있는데 (현재 2주째) 10일 정도면 맞춤형줄기세포인지 미즈메디의 수정란줄기세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줄기세포"라니? 미즈메디의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확립된 '줄기세포주'일 것이지만, 만약 이것이 황교수팀에서 제작한 그 세포라면, 우리는 이 경우에 이 스톡을 줄기세포'주'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니면 promary culture이거나 줄기세포'주'로 아직 확립되지 않은 중간단계인 subculture라고 불러야 할까? 줄기세포주를 이미 확립했다면, 그 줄기세포주를 다음 사용을 위해 얼려놓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해동 및 재배양 단계만 거치면 되돌릴 수 있는데도, 지난 1년 동안 이를 전혀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논문에서 주장하던 것, 혹은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줄기세포'란, 줄기세포"주"가 아닌 그저 primary culture 혹은 초기단계의 subculture였음을 시인한 셈인가?
기자회견에서 말하길 ".... 줄기세포가 수립된 첫단계, 즉 제1계대에서 환자 맞춤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줄기세포 것으로 뒤바뀐 게 아닐까 하고 추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수립 과정에 6명의 공동 참여와 확인을 통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됐다는 사실은 이 과정에 참여했던 6명 모두 단 1%의 의구심도 갖지 않고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줄기세포주가 아닌) "줄기세포"가 "수립" 된다는 이 말은 또 무슨 말인가. 제 1계대이니 줄기세포'주'일리는 없고, 세포주가 아닌 오히려 primary culture에 가까운 것일텐데, 이를 두고 줄기세포가 '수립'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말은 정확히 표현하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수립" 된 것이 아니라 "환자맞춤형 핵치환"을 성공하였다고 고쳐야 할듯. primary culture로 하는 테라토마 테스트와 순수하게 분리배양된 줄기세포로 하는 같은 실험은 그 결과의 해석에서 전혀 다른 것이다. 전자는 무의미하고, 오직 후자 만이 의미있다. '핵치환'과 '줄기세포주 확립'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기술이다. 핵치환을 한 후에 핵과 세포질 간의 불안정성 때문에 복제배아가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핵치환을 성공했다고 해서 이를 '줄기세포확립'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2.4. 미즈메디의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
기자회견에서 황우석 교수는 바꿔치기 된 "미즈메디발 수정란 추출 줄기세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대신, 아주 묘한 뉘앙스를 담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협박'으로 들릴 수 있다.
" ....따라서 우리로서는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단 한가지 특이한 점은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성별과 바뀐 미즈메디 줄기세포 성별이 완전히 일치하며 대부분 줄기세포 경우 논문이나 공식적인 자료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아직껏 그 존재 사실과 DNA 지문특성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던 줄기세포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즉, 자기가 제작한 맞춤형 줄기세포주가 미즈메디의 그것으로 바뀌었다면 그것은 미즈메디에서 비밀리에 제작, 보관 중인 그 무엇으로 바뀌었단 뜻이렸다. 그리고 그가 사용한 수사 "...아직껏 그 존재 사실과 DNA 지문특성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던..."이란 표현은 확실히 미즈메디를 압박하기 위한, 혹은 협박하기 위한 수사라고 생각되기에 충분하다. 이는 아마도 미즈메디가 무언가 불법적으로 (아마도 폐기되어야 할 수정란을 사용한) 제작한 줄기세포일 지도 모른다.
3. 정리
황교수팀은 그들이 보유한 '핵짜내기' 기술이 핵치환 후 세포의 안정화를 크게 높였다고 한다. 그럼 대체 '원천기술'의 실체는 무엇인가? 정말 '핵짜내기' 그거 하나란 말인가? 혹시 황박사 팀의 줄기세포란 계대배양 중 aneuploid , 즉, 비정상적인 염색체수를 가졌던 (정상갯수보다 적거나 많은) 이상세포였던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MBC 측이 넘겨받은 샘플에서 정상적으로 지문이 확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또 새로운 음모론이라니...정말 초특급 서스펜스 스릴러다.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외부자료의 인용에 있어 대한민국 저작권법(28조)과 U.S. Copyright Act (17 USC. §107)에 정의된 "저작권물의 공정한 이용원칙 | the U.S. fair use doctrine" 을 따릅니다.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모든 글과 번역문들에 대해 (1) 복제-배포, (2) 임의수정 및 자의적 본문 발췌, (3) 무단배포를 위한 화면캡처를 금하며, (4) 인용 시 URL 주소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원 | 운영] [대문으로] [방명록] [옛 방명록] [티스토리 (백업)] [신시내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