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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Q/A: 바울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코스모폴리타니즘에서 평등사상을 배워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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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人 최광민 2022-12-16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Q/A: 바울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코스모폴리타니즘에서 평등사상을 배워왔을까?

순서

  1. 예수는 민족/종교적으로 독선적이었을까? (질문자: ㅇㅇ)
    1. 답변
  2. 바울은 예수가 아닌 그리스 철학에서 평등사상을 배워왔을까? (질문자: ㅇㅇ)
    1. 답변


두 뿔을 가진 숫양으로 표현된 이집트 신 아문 (제우스-암몬)의 형상으로 묘사된 알렉산드로스 대왕


# [질문] 예수는 민족/종교적으로 독선적이었을까? (질문자: ㅇㅇ)

예수님께서 자기 딸 고쳐달라는 이방여인과의 대화에서 유대인은 자식이며 이방인은 개라고 정의하신건 어찌봐야하나요?

바리새인과 헤롯의 마음이 악하여 뱀과 여우로 부르신것이나 유대교믿는 마음이 경건한 로마백부장은 그냥 도와주신걸로 보아서 이방인을 개라고 하신것도 이방종교 믿고사는 이방인들의 마음상태가 대체로 저열하고 도덕적으로 개와 같은 상태라서 그런거라고 봐야할까요? 그런데 이런 해석은 다른종교를 믿는 종교인에 대한 너무나 독선적인 태도가 아닐까요?

예수님의 이런 말씀을 보면 바울의 코스모폴리탄적 사상은 과연 예수님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른 것인지 아니면 그리스 철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바울의 사상이 변화된 것일까요?


# [즉설] 보편적 자비 vs 구원 (최광민)

윗 여인의 일화 및 다른 일화에서 보면, 예수는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질문하는 자의 "진심"과 "의도"를 떠보기 위한 질문을 종종 던진다.

본문을 읽어본다.

15:21 Καὶ ἐξελθὼν ἐκεῖθεν ὁ Ἰησοῦς ἀνεχώρησεν εἰς τὰ μέρη Τύρου καὶ Σιδῶνος καὶ ἰδού, γυνὴ Χαναναία ἀπὸ τῶν ὁρίων ἐκείνων ἐξελθοῦσα ἔκραύγασεν αὐτῷ λέγουσα, Ἐλέησόν με, κύριε, υἱὲ Δαβίδ· ἡ θυγάτηρ μου κακῶς δαιμονίζεται. ὁ δὲ οὐκ ἀπεκρίθη αὐτῇ λόγον· καὶ προσελθόντες οἱ μαθηταὶ αὐτοῦ ἠρώτων αὐτὸν λέγοντες, Ἀπόλυσον αὐτήν, ὅτι κράζει ὄπισθεν ἡμῶν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서,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다. 마침, 가나안 여자 한 사람이 그 지방에서 나와서 외쳐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 딸이, 귀신이 들려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καὶ ἰδοὺ γυνὴ Χαναναία ἀπὸ τῶν ὁρίων ἐκείνων ἐξελθοῦσα ἔκραζεν λέγουσα ἐλέησόν με κύριε υἱὸς Δαυίδ ἡ θυγάτηρ μου κακῶς δαιμονίζεται ὁ δὲ ἀποκριθεὶς εἶπεν Οὐκ ἀπεστάλην εἰ μὴ εἰς τὰ πρόβατα τὰ ἀπολωλότα οἴκου Ἰσραήλ

그러나 예수께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다가와서, 예수께 간청하였다. "저 여자가 우리 뒤에서 외치고 있으니, 그를 안심시켜서 떠나보내 주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의 길을 잃은 양들에게 보내심을 받았을 따름이다."

ἡ δὲ ἐλθοῦσα προσεκύνει αὐτῷ λέγουσα Κύριε βοήθει μοι 15:26 ὁ δὲ ἀποκριθεὶς εἶπεν Οὐκ ἔστιν καλὸν λαβεῖν τὸν ἄρτον τῶν τέκνων καὶ βαλεῖν τοῖς κυναρίοις ἡ δὲ εἶπεν Ναί κύριε καὶ γὰρ τὰ κυνάρια ἐσθίει ἀπὸ τῶν ψιχίων τῶν πιπτόντων ἀπὸ τῆς τραπέζης τῶν κυρίων αὐτῶν

그러나 그 여자는 나아와서, 예수께 무릎을 꿇고 간청하였다. "주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여자가 말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

ἡ δὲ εἶπεν Ναί κύριε καὶ γὰρ τὰ κυνάρια ἐσθίει ἀπὸ τῶν ψιχίων τῶν πιπτόντων ἀπὸ τῆς τραπέζης τῶν κυρίων αὐτῶν

그제서야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참으로 네 믿음이 크다. 네 소원대로 되어라." 바로 그 시각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 한국어 새번역, {마태복음} 15장

귀신에 들린 딸을 낫게 해달라고 청원하는 (이민족) 카나안 여인에게 예수는 "자녀 (=이스라엘)에게 줄 빵을 개들 (=이방인)에게 주는 건 옳지 않다"라고 말했고, 이에 그 여인이 "하지만 심지어 개들도 주인의 식탕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고 응수하자, 예수는 그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며 병을 즉시 고쳐준다.

결국 예수는 인종/종교적으로 배타적인, 결국 AD 1세기를 살던 배타적 유대인었을 뿐일까? 

첫째, 

위에 인용한 한국어 '새번역'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여기 사용된 "개(들)"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쿠나리온 κυνάριον' 이다. 강아지나 집에서 키우는 집개를 말한다. 성서에서 종종 "더러운 짐승" 혹은 "죄인 및 이방인"을 뜻하는 그 "개"는 "쿠온 κύων" 이다. "들개"에 해당한다. 가령, {요한계시록} 22장에서는 특정 악인들을 바로 이 '쿠온'으로 묘사하고 있다.

ἔξω δὲ οἱ κύνες καὶ οἱ φάρμακοι καὶ οἱ πόρνοι καὶ οἱ φονεῖς καὶ οἱ εἰδωλολάτραι καὶ πᾶς ὁ φιλῶν καὶ ποιῶν ψεῦδος

개들과 마술쟁이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을 사랑하고 행하는 자는 다 바깥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 한국어 새번역, {요한계시록} 22장

따라서 이 둘의 뉘앙스는 상당히 다르다. 즉, 예수와 마찬가지로 이 여인도 주인 > 집개 >>> 들개 란 순위에서 자신을 집개에 위치시키고 있다. 이런 뉘앙스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둘째, 

예수는 자신의 사역에서 우선 순위는 "이스라엘"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하지만 이방인을 배제하는 건 아니라 다만 순서를 말할 뿐이다. 예수 당시엔 유대교로 개종한 로마인들이나 그리스인들이 더러 있었다.

혹자는 예수와 대비되는 "바울의 코스모폴리타니즘"에 대해서 말할 지 모르겠으나, 사실 바울도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원을 다룬 {로마서}의 "거룩한 빵"이나 "접붙여진 감람나무" 비유 등에서 "우선 유대인이고, 그리고 이방인"이라고 " 그 순서"를 늘 언급했다. 구원 뿐 아니라 악인에 대한 징벌에 대해서도 "먼저는 유대인, 그리고 이방인"이라고 언급한다.

이건 코스모폴리타니즘일까? 아니면 일종의 민족/종교적 우월주의 혹은 차별일까? 
 
바울의 {로마서}에서 인용한다.

나는 그 복음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복음은 먼저 유다인들에게, 그리고 이방인들에게까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 주시는 하느님의 능력입니다.... [중략] ... 악한 일을 행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궁지에 몰리고 고통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는 유다인들이 당하고 그 다음에는 이방인들까지 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영광과 명예와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먼저는 유다인들이 누리고 그 다음에는 이방인들까지 누릴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을 차별없이 대하시니 말입니다.

[중략]

여러분은 "저 가지들이 잘려 나간 것은 그 자리에 우리를 접붙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까?" 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가지들이 잘려 나간 것은 그들이 믿지 않은 탓이고 여러분이 그 자리에 붙어 있는 것은 여러분이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두려워할지언정 자랑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원 가지들도 아낌없이 잘라내셨으니 여러분들도 아낌없이 잘라버리실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우시기도 하고 준엄하시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두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거역하는 자들에게는 준엄하시지만 여러분에게는 자비로우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이 하느님의 자비를 저버리지 않을 때에 한한 일이고 그렇지 못할 때에는 여러분도 잘려 나갈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나 바울이 설파한 인간과 신의 관계에는 두개의 층위가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신의 "보편적 자비"다. 유대교/기독교의 신은 '단 하나'다. 국가와 민족, 선악의 여부와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모든 인간이 누리고 있는 어떤 혜택들이 있는데, 만약 오직 한 신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 은혜를 보내는 유일한 신이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보편적인 자비를 보인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선 신은 "모든" 인간의 "아버지"랄 수 있다. 그의 '지배' 아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신은 선인에게나 악인에게나 해를 비추고 비를 내려준다'라고 한 예수의 진술이나 '신은 유대인들 만의 신이 아니라 이방인의 신'라고 {로마서}에 적은 바울의 소위(!) "코스모폴리탄"적 발언만 문맥없이 끌어서 쓰면 예수나 바울의 전체 문맥이 쉽게 왜곡된다.

사실 예수나 바울은 "모든" 인간을 신의 "자녀"라고 하지 않았고(!), 신이 모든 인간의 "아버지 (아바)"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 대척점에는 "독사의 자식"과 '악마'가 존재한다. 

여기서 봐야할 또 다른 층위는 "구원"이다. 

유대인의 경우 선조 아브라함이 신과 맺은 계약으로 그동안 '참 종교'를 계승해 온 결과 그들의 "신앙과 혈통"은 분리되지 않고 묶여 있었다. 그러나 바울은 신앙과 혈통을 분리해, 구원은 근본적으로는 "혈통이 아닌 신앙/믿음의 문제'라고 밝힌다. '믿음의 시조' 아브라함이 신의 선택을 받은 것은 그의 혈통 때문이 아니라 믿음 때문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바울은 "예수란 존재로 계시된 새 믿음"을 거부하는 유대인들은 "신의 자녀"의 지위에서 찍혀져 나가고 오히려 그 믿음을 받아들이는 이방인들은 이 원리에 따라 '신의 자녀'에 접붙여 진다. 따라서 구원이 주어진 순위는 있을지언정 차별은 없게 된다. 

기독교 {성서}에 등장하는 "신의 자녀"란 보편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구원'의 맥락에서 '자녀' - 정확히는 '양자'이며, "형제" 역시 코스모폴리탄적인 bro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다. 기독교에서 신을 '아버지 (Abba)' 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오직 '구원받은 신자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기까지 하다.

{요한의 복음서}와 {바울서신}들의 표현대로라면 성자인 예수는 성부의 "독생한 아들"이고 기독교도들은 성자를 통해 다만 성부의 "양자"자격을 얻은 사람들이므로 친자/양자라는 사실상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다. 

바울은 로마에 보낸 편지인 {로마서}에서 어떻게 기독교도들이 신을 "아바, 아버지, αββα ὁ πατήρ""라 부를 수 있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이를 신의 아들 예수를 통해 양자가 된 기독교도들에게 주어진 일종의 특권으로 묘사한다. 즉, 예수/성자는 "자신의 권리"로 성부의 아들이지만, 기독교도들은 그들을 "양자로 삼는 영" - 즉, 성령/그리스도의 영을 통해서만 신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된다.

9 ὑμεῖς δὲ οὐκ ἐστὲ ἐν σαρκὶ ἀλλὰ ἐν πνεύματι, εἴπερ πνεῦμα θεοῦ οἰκεῖ ἐν ὑμῖν. εἰ δέ τις πνεῦμα χριστοῦ οὐκ ἔχει, οὖτος οὐκ ἔστιν αὐτοῦ. 10 εἰ δὲ χριστὸς ἐν ὑμῖν, τὸ μὲν σῶμα νεκρὸν διὰ ἁμαρτίαν, τὸ δὲ πνεῦμα ζωὴ διὰ δικαιοσύνην. 11 εἰ δὲ τὸ πνεῦμα τοῦ ἐγείραντος τὸν ἰησοῦν ἐκ νεκρῶν οἰκεῖ ἐν ὑμῖν, ὁ ἐγείρας χριστὸν ἐκ νεκρῶν ζῳοποιήσει καὶ τὰ θνητὰ σώματα ὑμῶν διὰ τοῦ ἐνοικοῦντος αὐτοῦ πνεύματος ἐν ὑμῖν. 12 ἄρα οὗν, ἀδελφοί, ὀφειλέται ἐσμέν, οὐ τῇ σαρκὶ τοῦ κατὰ σάρκα ζῆν· 13 εἰ γὰρ κατὰ σάρκα ζῆτε μέλλετε ἀποθνῄσκειν, εἰ δὲ πνεύματι τὰς πράξεις τοῦ σώματος θανατοῦτε ζήσεσθε. 14 ὅσοι γὰρ πνεύματι θεοῦ ἄγονται, οὖτοι υἱοὶ θεοῦ εἰσιν. 15 οὐ γὰρ ἐλάβετε πνεῦμα δουλείας πάλιν εἰς φόβον, ἀλλὰ ἐλάβετε πνεῦμα υἱοθεσίας, ἐν ᾧ κράζομεν, αββα ὁ πατήρ·

9 Vos autem in carne non estis, sed in 
spiritu: si tamen Spiritus Dei habitat in vobis. Si quis autem Spiritum Christi non habet, hic non est ejus. 10 Si autem Christus in vobis est, corpus quidem mortuum est propter peccatum, spiritus vero vivit propter justificationem. 11 Quod si Spiritus ejus, qui suscitavit Jesum a mortuis, habitat in vobis: qui suscitavit Jesum Christum a mortuis, vivificabit et mortalia corpora vestra, propter inhabitantem Spiritum ejus in vobis. 12 Ergo fratres, debitores sumus non carni, ut secundum carnem vivamus. 13 Si enim secundum carnem vixeritis, moriemini: si autem spiritu facta carnis mortificaveritis, vivetis. 14 Quicumque enim Spiritu Dei aguntur, ii sunt filii Dei.15 Non enim accepistis spiritum servitutis iterum in timore, sed accepistis spiritum adoptionis filiorum, in quo clamamus: Abba (Pater).

그러나 하나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은 육신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닙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여러분의 몸은 죄 때문에 죽은 것이지만, 영은 의 때문에 생명을 얻습니다. 예수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살아 계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신 자기의 영으로 여러분의 죽을 몸도 살리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육신에 빚을 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아야 할 존재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 (원문: 아들들)입니다.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 (원문: 아들)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 한국어 새번역, {로마서} 8장

따라서 기독교에서 "모든 인간의 신의 자녀"라고 한다거나, 혹은 "신은 모든 인류의 아버지다"란 표현을 쓸 때는 이런 두가지 층위를 염두하고 문맥에 따라 이해해야 한다. 물론 '코스모폴리탄'적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전면적인 것은 꼭 아니다. 굳이 말하면, 보편적이면서 배타적이다.

정리하자면 이런 역설이 된다.

(보편적 자비의 관점에서) 모든 인간의 신의 자녀이지만, 
(구원의 관점에선) 모든 인간이 신의 자녀는 아니다.

(보편적 자비의 관점에서) 신은 모든 인간의 아버지이지만, 
(구원의 관점에선) 신이 모두의 아버지 (아바)는 아니다.

(보편적 자비의 관점에서) 인간은 모두 형제자매이지만
(구원의 관점에선)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자매는 아니다







# [질문] 바울은 예수가 아닌 그리스 철학에서 평등사상을 배워왔을까? (질문자: ㅇㅇ)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보았는데 그 글이 맞는지 내용출처를 찾으려고 검색하다가 질문드립니다. 알렉산더가 프삼몬에게 평등사상을 배워서 퍼뜨린게 바울에게까지 갔다는 글인데 맞는 글인지 가르쳐주세요. 

이 글입니다.

https://dcinside.com/board/war/3095195#comment_box

그리고 이글의 댓글 부분에서 닉네임 앵글로색슨족의 댓글이 다 맞나요? 그리고 다른곳에서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온건데

https://dcinside.com/board/alternative_history/813088?recommend=1#comment_box

이 글의 닉네임 ㅇㅇ의 댓글이 맞는 내용인가요?



# [답변] 프삼몬과 알렉산드로스의 "코스모폴리타니즘"? (최광민)

한 문명이 급격한 정복과 팽창을 통해 대등한 - 혹은 우월한 - 타 문명권의 문화과 종교에 노출될 때 역사적으로 취한 입장은 두가지가 있을 수 있다.

  • (1) 자기 문명 만을 고수하며 타 문명을 억압하는 경우, 혹은
  • (2) 자연스럽게 코스모폴리타니즘적인 세계관으로 확장하는 경우. 

역사를 보면, 전자를 취한 정복국가는 (가령, 앗시리아) 피지배 민족의 반발로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그리스인들은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 이전에도 그들보다 문명이 앞서고 뛰어난 이집트와 시리아/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문명들과 이미 접촉했는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광할한 지역을 정복한 알렉산드로스와 그 후임자들이 민족융합적인 코스모폴리타니즘에 기초한 헬레니즘을 채택한 것은  당시 시대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BC 4세기의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이 국수적인 입장을 취한 건 사실이지만, 이미 그들 당대의 철학자들 가운데 세계시민사상을 가진 자들도 있었다.  

가령, 디오게네스가 그런 사람인데, 알렉산드로스가 통 안에서 거처하던 철학자에게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자, "하나 있는데, 해 가리지 말고 좀 비켜주겠수?"라고 말한 그 사람이다. 알렉산드로스는 "내가 알렉산드로스 만 아니라면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군"이라고 감탄했다. 그 디오게네스에게 누군가 그의 출신지를 묻자, 그가 "난 세계시민 (코스모폴리테스)이야" 라고 한 말이 유명하다.

정복자 알렉산드로스와 이집트 철학자 프삼몬의 일화는 올바른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AD 1세기 작가인 플루타르코스가 전한 이 이야기는, "알렉산드로스는 코스모폴리탄이었어"란 맥락에 등장하는게 아니라, 알렉산드로스가 자신을 신으로 간주한 맥락에 등장한 일화다.

알렉산드로스는 BC 322년에 이집트를 정복하고 이어서 파라오가 된다. 그냥 군주가 아닌 이집트에서는 "살아있는 신"으로 간주된 그 파라오다. 알렉산드로스 보다 200년 전에 이집트를 정복하고 약 75년 간 지배한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의 캄비세스 2세부터 다리우스 2세도 파라오로서 이집트를 지배한 적 있다.

알렉산드로스의 전기를 집필한 AD 1세기 말 작가 플루타르코스의 글에서 인용한다.

5 When Alexander had passed through the desert and was come to the place of the oracle, the prophet of Ammon gave him salutation from the god as from a father; whereupon Alexander asked him whether any of the murderers of his father had escaped him. 6 To this the prophet answered by bidding him be guarded in his speech, since his was not a mortal father. Alexander therefore changed the form of his question, and asked whether the murderers of Philip had all been punished; and then, regarding his own empire, he asked whether it was given to him to become lord and master of all mankind. 7 The god gave answer that this was given to him, and that Philip was fully avenged. Then Alexander made splendid offerings to the god and gave his priests large gifts of money. 8 This is what most writers state regarding the oracular responses; but Alexander himself, in a letter to his mother, says that he received certain secret responses, which he would tell to her, and to her alone, on his return.

알렉산드로스는 사막을 가로질러 신탁을 받는 장소로 도착했고, 암몬 (=아문)의 예언자는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하는 듯한 말투로 그에게 신의 인사를 전했다.그러자 알렉산드로스는 그의 아버지를 암살한 자들이 그의 심판을 피해갔는지의 여부를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 예언자는 주의를 주었는데 지금 화자가 알렉산드로스의 육신의 아버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질문의 형식을 바꾸어, 필리포스를 살해한 자들 모두가 벌을 받았는지의 여부와 자신의 제국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자신이 모든 인류의 군주이자 주인이 되도록 이 제국이 그에게 주어진 것인지를 질문했다. 그 신은 제국이 그에게 주어졌으며 필리포스의 복수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답했다. 알렉산드로스는 그 신에게 엄청난 헌물을 바치고 그 신의 사제들에게도 많은 돈을 답례로 주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 신탁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들 있지만, 알렉산드로스 본인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그때 그는 어떤 은밀한 답변을 받았으며 그가 돌아갈 때 어머니에게만 이야기 하겠다고 적었다. / 번역: 최광민

9 And some say that the prophet, wishing to show his friendliness by addressing him with "O paidion," or O my son, in his foreign pronunciation ended the words with "s" instead of "n," and said, "O paidios," and that Alexander was pleased at the slip in pronunciation, and a story became current that the god had addressed him with "O pai Dios," or O son of Zeus.

어떤 이들은 말하길, 그 예언자는 (알렉산드로스에게) 친밀감을 전하기 위해 그를 부를 때 "오 파이디온"이여, 혹은 "오 나의 아들이여"라고 말했는데, 외국 말투로 뒷 단어의 끝을 "n" 대신 "s"로 맺었다고 한다. 그 결과 "오 파이디오스"라고 들리게 되었는데, 알렉산드로스는 이 샌 발음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현재는 와전되어, 그 신이 알렉산드로스를 "오 파이 디오스"여, 즉 "오 제우스 (디오스)의 아들이여"라고 불렀단 식의 이야기가 되었다. 
/ 번역: 최광민

λέγεται δὲ καὶ Ψάμμωνος ἐν Αἰγύπτῳ τοῦ φιλοσόφου διακούσας ἀποδέξασθαι μάλιστα τῶν λεχθέντων, ὅτι πάντες οἱ ἄνθρωποι βασιλεύονται ὑπὸ θεοῦ: τὸ γὰρ ἄρχον ἐν ἑκάστῳ καὶ κρατοῦν θεῖόν ἐστιν ἔτι δὲ μᾶλλον αὐτὸς περὶ τούτων φιλοσοφώτερον δοξάζειν καὶ λέγειν, ὡς πάντων μὲν ὄντα κοινὸν ἀνθρώπων πατέρα τόν θεόν, ἰδίους δὲ ποιούμενον ἑαυτοῦ τοὺς ἀρίστους.

10 We are told, also, that he listened to the teachings of Psammon the philosopher in Egypt, and accepted most readily this utterance of his, namely, that all mankind are under the kingship of God, since in every case that which gets the mastery and rules is divine. Still more philosophical, however, was his own opinion and utterance on this head, namely that although God was indeed a common father of all mankind, still, He made peculiarly His own the noblest and best of them.

또한 우리가 듣기론, 그는 이집트에서 철학자 프삼몬의 가르침을 듣고 그가 주장한 바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즉, 모든 인류는 신의 지배 하에 있는데 지배와 통치는 어떤 경우에나 신성하기 때문이란 견해다. 하지만 그 자신의 보다 철학적인 견해와 생각은, 진실로 신은 모든 인류의 아버지이긴 하지만, 특별히 가장 고귀하고 으뜸가는 인간들의 아버지란 생각이었다. 
/ 번역: 최광민

28 1 In general, he bore himself haughtily towards the Barbarians, and like one fully persuaded of his divine birth and parentage, but with the Greeks it was within limits and somewhat rarely that he assumed his own divinity. 2 However, in writing to the Athenians concerning Samos, he said: "I cannot have given you that free and illustrious city; for ye received it from him who was then your master and was called my father," meaning Philip. 3 At a later time, however, when he had been hit by an arrow and was suffering great pain, he said: "This, my friends, that flows here, is blood, and not 'Ichor, such as flows from the veins of the blessed gods.'

대체로 알렉산드로스는 이민족들 앞에서는 자신의 신적인 탄생이나 혈통에 대해 확신하는 것처럼 그들을 멸시하듯 대했지만, 그리스인들 사이에선 자신이 신이란 식으로 대놓고 말하진 않았다. 사모스에 관해 아테네 사람들에게 쓴 글에선 - "나는 그대들에게 자유롭고 훌륭한 도시를 부여할 수 없었다. 그대들은 그 도시를 그대들의 주인이었고 또 내 아버지라 불린 이에게서 받았기 때문"이라고 썼다. 즉, 필리포스를 말한 것이다. 훗날 그가 화살에 맞은 후 큰 고통에 시달렸을 땐, "동지들, 여기 흐르는 건 피지, 고귀한 신들의 혈관에 흐르는 "이코르 Ichor"는 아니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플루타르코스, {알렉산드로스 전기} / 번역: 최광민

여기 등장하는 프삼몬의, 그리고 그 생각을 받아들인 알렉산드로스의 그 "코스모폴리타니즘"이 "인간의 평등"과 궤적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여겨야 할까? 프삼몬과 알렉산드로스의 견해의 근간에는 엘리트 주의가 강하게 깔려 있다. 무엇보다도 알렉산드로스는 바로 그 시점에 이집트의 "살아있는 신"인 파라오로 등극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즉, "(1) 고귀한 신분의 알렉산드로스는 (2) 그러기에 신의 총애를 받는 아들이며, (3) 파라오로서 또한 그 자신이 신이며, (4) 현인신으로서의 그의 통치를 받는 신민들은 바로 신의 통치를 받는것과 같다"는게 알렉산드로스의 사고구조였단 뜻이다.

다시 한번 이집트인 프삼몬과 알렉산드로스의 견해를 옮겨보자.

모든 인류는 신의 지배 하에 있는데 지배와 통치는 어떤 경우에나 신성하기 때문이다 (ὅτι πάντες οἱ ἄνθρωποι βασιλεύονται ὑπὸ θεοῦ: τὸ γὰρ ἄρχον ἐν ἑκάστῳ καὶ κρατοῦν θεῖόν).....진실로 신은 모든 인류의 아버지이긴 하지만,  특별히 가장 고귀하고 으뜸인 사람들의 아버지라고 보았다 (ὡς πάντων μὲν ὄντα κοινὸν ἀνθρώπων πατέρα τόν θεόν, ἰδίους δὲ ποιούμενον ἑαυτοῦ τοὺς ἀρίστους.) --- 플루타르코스가 정리한 프삼몬/알렉산드로스의 견해

한편, 바울이 갈라티아의 기독교도들에게 보내는 서신  {갈라디아서}에 적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여러분은 모두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를 옷으로 입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면, 여러분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약속을 따라 정해진 상속자들입니다.  --- 한국어 새번역, {갈라디아서} 3장

예수나 바울이 구원에 있어서의 "엘리트 주의"를 여기서 가르쳤던가?

따라서, 뜬금없이 "이집트의 프삼몬이 가르친 평등사상에 알렉산드로스가 감화되었고 그게 바울에게까지 이어져 기독교 세계관의 주축이 되었다"고 도약해버리는 건 좀 뜬금없는 소리라 할 수 있다.

촤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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