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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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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보이스카우트, {불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 그리고 {To C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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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人 최광민 2012-08-23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보이스카우트,  {불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 그리고 {To Celia}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 나는 3-4학년 2년 간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했었다. 오래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그 시절의 기억은 강렬해서 지금도 {스카우트 선서}라든지 혹은 당시에 배웠던 노래들은 가끔씩 혼자서 흥얼거리곤 한다. 


기억 #1. 흰 '타이즈'와 짧은 반바지

짙은 감색 (당시엔 "감"색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고 거의 대부분 일본 발음으로 "곤"색이라고 했다)의 유니폼 중에서도 흰색 타이즈와 반바지가 유독 기억난다. 그 시절엔 사내애들이 평소 입는 여름 반바지 길이가 요새 기준으로는 핫팬츠 수준으로 짧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얀색 타이즈는 불편하기도 하고 또 심리적으로 왠지 거부감이 좀 있었다 (남자가 스타킹이라니 !). 그래서 어서 빨리 긴팔 유니폼을 입는 계절이 오길 원했다 (그런데 왠일인지 나는 동복을 입어본 기억이나 사진이 전혀 없다. ). 요새도 한국에서 그런 흰 타이즈 + 반바지를 입는지 갑자기 궁금해 진다.



기억 #2. 모이자 노래하자

보이스카우트는 3학년 부터 가입할 수 있었는데, 나는 한살 많은 형을 따라 일종의 '깍두기'로 보이스카우트 모임에 따라갔다. 그해 KBS에서 매주 학교들을 다니며 방솧하던 뽀빠이 이상용 사회의 {모이자 노래하자}란 프로그램의 우리 학교 편 방송이 있었는데, 거기서 보이스카우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로 노래 메들리를 부르는 것이었는데, "정든 이 계곡을 떠나가는 그대의 정다운 그 얼굴. 다시 한번만 얘기하고픈 목장의 푸른 잔디밭...."로 시작하는 {홍하의 골짜기}도 이때 배웠다. 형은 그 방송에서 체르니 한두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모이자 노래하자}의 주제곡은 지금도 잘 기억하며, 심지어 가끔씩 흥얼거리기도 한다. 

랄랄라 랄라 랄랄라 랄라 
랄랄랄랄 라라 노래 부르자 (2x)

모이자 노래하자, 어른 아이 모여서
모이자 노래하자. 우리 모두 즐겁게

모이자 노래하자
하나. 둘. 셋. 넷. 야 !


기억 #3. 교재

당시 보이스카우트 교재(?)는 미국 교본을 그대로 베낀게 많아서 그랬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았다. 가령, 한 단윈에서는 밧줄매듭 묶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게 보이스카우트들이 허리에 차고다니던 흰색 끈으로 하는 매듭이라면 몰라도 난데없이 "요트 돛줄용 밧줄매듭"을 묶는 법이었다. 당시에 요트 타던 한국인이 몇이나 된다고. 




기억 #4. 잼보리 

3학년 혹은 4학년 여름, 당시엔 산지였던 산본(리)에서 잼보리가 열렸다. 국내 잼보리였을 것으로 기억하는데 상당히 규모가 컸던 걸로 기억하긴 한다. 물론 어릴 때라 기억이 왜곡되었을 수는 있다. 4인용 야전텐트 치고 3박4일 간 야영하면서 "보이스카우트"라면 해야할 성 싶은 이런저런 활동을 했었다. 여러 명과 같이 텐트 설치하던 기억, 밥 해주러 오신 어머니들 도와 배식하고, 개울에 수박 띄우던 기억이 어제 같이 선명하다. 

한번은 냇가에서 돌아오던 길에 트럭에서 내려서 엔진을 보고 있던 미군 병사 3명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내 평생 처음 근접거리에서 만나 본 외국인이었는데, 양측이 뭔가 손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해보던 중 나 였는지 내 친구였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누군가 "헬로, 쵸콜렛트 기브 미"라고 미군병사에게 외쳤던 걸 기억한다. (그리고 도망갔다). 아..... 6.25 시절도 아닌데......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밤에 하던 활동 중에 큰 공터 (민둥산?) 에 상당히 많은 여러 지역 보이스카우트 단원들이 모여서 캠프파이어를 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가기 전, 담당교사/교관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 해줬는데, 우리가 있던 곳이 얼마 전까지 공동묘지였다는 것이다. 발 밑에 보면 흰 가루들이 흙 속에 박혀 있을 것인데, 그게 바로 사람 뼛가루니 맛을 보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석회 성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아무튼 각자 삼삼오오 텐트촌으로 돌아가면서 겁에 질렸던 기억도 난다. 훗날 산본이 신도시로 재개발된다는 기사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도 바로 그 공동묘지 이야기였다.  

{불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 혹은 {불타는 영화}는 그때 캠프파이어 주변에 앉아 불렀던 노래였다. 훨씬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원곡은 17세기 시인/문필가인 벤 존슨의 시에 노래를 붙인 것으로, {불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와 이 노래 멜로디에 원래 붙여졌던 벤 존슨의 시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완전히 새로운 작시라고나 할까. 미국 보이스카우트가 이 멜로디에 새로 가사를 붙인 것을 다시 한국어로 중역한 것인지, 아니면  한국의 누군가가 한국어로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쓴 것인지는 모르겠다.

To Celia

--- Ben Johnson (1572–1637)

Drink to me only with thine eyes
And I will pledge with mine.
Or leave a kiss within the cup
And I"ll not ask for wine.
The thirst that from the soul doth rise
Doth ask a drink divine;
But might I of Jove"s nectar sip,
I would not change for thine.

I sent thee late a rosy wreath,
Not so much hon"ring thee
As giving it a hope that there
It could not withered be;
But thou thereon did"st only breathe,
And sent"st it back to me,
Since when it grows and smells, I swear
Not of itself, but thee.



-- by Laura Wright

악보:
http://www.cpdl.org/wiki/images/e/e1/Calc-dri.pdf

개인적으로는 한국어 번안곡의 가사를 더 좋아하며, 사실 요새도 종종 흥얼거리는 노래기도 하다. 아무튼 뭐랄까, 이 노래는 왁자지껄한게 당연한 소년들의 캠프파이어에 일종의 종교적 경건함을 부여한 그런 노래였었다.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에 취해) 숨죽여 우는 소년들도 있었으니.

불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 추억에 잠기네
조물주와의 신비한 속삭임 우리의 밤일세
고요하고 적막한 밤 저 시냇가에 앉아
세상고락과 번민을 잊고서 나 편히 쉬리라.

10살 남짓의 나이에 이 노래를 부르며,
나는 그때 처음으로 

"번민"이란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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