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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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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유전, 혈통, 호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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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5-05-20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유전, 혈통, 호주제

순서
  1. 호주제
  2. 미토콘드리아 이브
  3. 맺음말




호주제 폐지론자 측을 지원하기 위해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에 대한 단상.

1. 호주제(戶主制)

호주제(戶主制)의 사전적 정의는, "가족 관계를 호주와 그의 가족으로 구성된 가(家)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호적 제도, 또는 민법의 가(家) 제도 자체"를 말한다. 또한 가(家)는 "대한민국 민법이 규정한 호주와 그의 가족을 구성원으로 하여 그들 사이에 인정되는 권리와 의무에 의해서 법률적, 관념적으로 맺어진 집단"이다. 따라서 "호주제" 문제는 그 근본상 "제도"에 대한 문제일 뿐, "자연"의 문제가 원래부터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최재천 교수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의 전문을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호주제 폐지에 특별히 반대하지는 않지만, 최재천 교수가 '자연과학적 사실'을 '사회/법리학적'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하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역시 '자연과학적' 사실을 오용하여 남성의 '사회적' 지배구조를 정당화하는 마초맨들도 문제지만, 그 반대로 '자연과학적' 사실로 '사회적'인 차원인 '남녀평등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그의 의견서는 (1) 자연과학의 개념과 사회적 개념을 뒤섞는 오류를 보이는데,  더 나아가 (2) 최재천교수 본인의 관점에 의해 '자연과학적 중립'을 잃고 있다. 후자는 매우 아이러니한 문제인데, 최재천 교수 본인 자신이 자연과학적이고 "중립"적인 사실을 들어 자신의 입장을 편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2. 미토콘드리아 이브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수정단계에서 부모에게서 반반씩 오는 체세포 DNA와 모계로만 이어지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하여 생각해 볼때, 생물학적으로 '모계혈통'이 보다 자연에 일치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되묻는다.

이런 식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비교 분석합니다. 철저하게 암컷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합니다. 부계혈통주의는 생물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이미 몇가지 혼란이 발생한다.

  1. 혈통이란 무엇인가?
  2. 부계혈통  vs 부계혈통"주의"
  3. 모계혈통 vs. 모계혈통 "주의"
  4. 자연은 "모계"만을 기록하는가?




3. 혈통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부계/모계혈통 "주의"는 자연에서 관찰될 수 없다. "-주의"는 정의상 인간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계혈통주의는 생물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라는 최재천 교수의 진술은 당연한 이야기를 그저 반복할 뿐인 것이다. 그런데 그는 바로 전 진술에서 혈통을 "계보"의 개념으로 이해한 듯 하다. 그렇다면 그의 진술에 등장하는 모든 "부계혈통주의"는 "부계혈통"으로 표현되었어야 옳다.

그럼 자연은 "부계혈통"을 기록하지 않고 "모계혈통"만 주장할까? 만약 "혈통"이란 것을 "전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어떤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최재천 교수의 "자연과학적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이 아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 Y염색체를 통한 부계혈통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물(보다 더 정확히는 사람)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혈통을 보는 관점에 따라',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모계혈통을 보기도 하지만, Y염색체를 통한 부계혈통을 보기도 한다. (생물학적 족보라는 것이 있다면)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그 생물의 모계를 볼 수도 있고 부계를 볼 수도 있기 때문.

이런 주장은 어떨까?  일단 "혈통"을 "세대를 거쳐" 그것도 "가급적 큰 변화없이" 전수되는 "유전적 실체"를 통해 "유추"되는 어떤 것이라 정의해 보자. 그리고나서 성염색체인 X와 Y를 들여자보자.
 
모계의 경우 X염색체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반씩 줄어들어 종국에서 희석되는 반면, 오히려 Y염색체는 부계에서는 (돌연변이는 일단 접어두고) 100% 계승되어 나간다는 점과,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모계혈통"은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데는 유용하지만 "혈통"을 정의하기엔 비실용적이란 근거를 통해, Y염색체에 따른 '부계혈통'이야말로 "실재"하는 그리고 "실용"적인 '혈통의 정의'라고 주장한다면 이 또한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을까? 일본 천황가가 한반도에서 유래했고, 또 그들의 황가결혼방식이 중단없이 이어졌다면, 일본 천황의 한반도계 계보는 오직 Y염색체에서만 찾을 수 있다. 이 방식은 에티오피아의 유대인들인 베트-이스라엘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최근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사용되었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문제의 핵심은 세대에 따라 '이어져'내려오는'혈통'이란 개념의 정의에 있다. 사실상 이번 법리논쟁에 등장하는 '혈통'이란 인간이 정의하는 '사회적 개념'이지 '자연과학적' 개념이 아니다. 자연에는 '유전'만이 존재할 뿐이며, 한 개체의 부계혈통이든, 모계혈통이든 자연은 도무지 관심이 없을 것이다. 다윈의 관점을 따르자면, 그리고 최재천 교수가 속한 사회생물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를 따르자면, 자연의 유일한 관심은 '유전'과 '생식'을 통해 유지되어야 하는 '인간'이라는 '종'이지, '개체'도 '혈통'도 아니다.

그러니, 인간의 '제도'인 '호주제'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주장함으로써 "생물학에 근거하였다는 호주제 존치론자의 주장"이 생물학적으로 "무의미"함을 역설했어야 할 부분에서, 왜 오히려 그 반대로 '미토콘드리아 이브'라는 '생물학 이론'을 인간의 다른 제도와 관습을 수정하기 위한 잣대 (="자연은 모계만 존재한다")로 들이대는 것일까?

인간말고 다른 어떤 생물이 '남녀평등'의 문제를 고민한단 말인가?  어떻게 과학이 남녀평등의 문제를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단 말일까? 남녀평등문제를 논하기 위해 정자와 난자의 수정단계까지 소급해 올라갈 필요가 있었던 것일까?

따라서 최재천 교수 측이 유도해낸 "결론"은 혹 옳은 것이었는지 몰라도, 그 결론을 유도해 내기 위한 "과학적" 논리는 틀린 것이었다고 (혹은 잘못 적용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퀴나스는 이렇게 말한다.

Cognitum. est in cognoscente secundum modum cognoscentis
인식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상태에 달려있다.

또 다른 중세의 라틴 경구는 이렇게 경고한다.

Quidquid recipitur ad modum recipientis recipitur
(무엇을) 받아들이는 것은 받아들이는 자의 자세에 달려있다")

짧게 말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는 뜻이다.



최재천 교수의 의견서 전문을 인용한다.

수신 : 헌법재판소

사건 :

2001 헌가9, 10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후단 부분 위헌 제청
2001 헌가11, 12, 13, 14, 15 민법 제778조 위헌 제청

제청법원 :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2001 헌가9),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2001 헌가10, 11, 12, 13, 14, 15)


위 사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의 요청에 따라 호주제도의 전제인 부계혈통주의의 과학적 근거 유무 및 호주제의 존폐에 관한 전문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제출합니다.


2003.12. 12.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최재천

I. 과학적 의견의 의의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혈통주의의 정당성과 그에 따른 호주제도의 존폐에 관하여 과학자의 의견을 묻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이지만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과학은 본질적으로 가치중립적이라서 호주제도와 같이 각종 이해관계로 인해 다분히 감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견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 시인 오든(W. H. Auden)도 일찍이 “과학 없이는 평등이라는 개념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의견서에서 철저하게 과학적인 논리로 남녀평등의 당위성을 논의할 것입니다. 역사적, 사회적, 법률적 분석은 다른 참고인들이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저는 오로지 과학적인 분석만을 제공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감흥에 치우친 분석이나 구호성 발언은 철저하게 자제할 것입니다. 사회정의가 반드시 투쟁과 선동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논리에 입각한 올바른 이해와 그에 따른 공정한 타협으로 구축한 평등이 투쟁으로 획득한 평등보다 훨씬 더 확고하다고 믿습니다.

II.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

호주제는 한 마디로 전혀 생물학적이지 못한 제도입니다. 어쩌다 보니 인간 세계는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지극히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어냈지만 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생물은 없습니다. 만일 있었더라도 일찌감치 멸종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수컷만으로는 번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는 수컷을 만들어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여태 암컷들끼리만 사는 생물종들도 있고, 수컷과 함께 살다가 결국 없애버리고 암컷들만 남아 살아가는 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암컷들을 죄다 없애버리고 수컷들끼리만 사는 종은 있을 수도 없고 실제로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처럼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들은 모두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는 수정이라는 과정을 거쳐 태어납니다. 암컷과 수컷이 각각 자기 유전자의 절반을 넣어 만든 난자와 정자가 만나 하나의 수정란이 되어야 그로부터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유전자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개 한데 뭉뚱그려 세포의 핵 속에 들어 있는 DNA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세포 안에는 핵뿐 아니라 많은 세포소기관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로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미토콘드리아 안에는 핵의 DNA와 다른 그들만의 고유한 DNA가 들어 있습니다. 그 옛날 세포가 진화하던 초창기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독립적으로 생활하던 박테리아였다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이른바 ‘공생설’이라고 부르는 진화생물학 이론은 서로 다른 박테리아들이 공생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세포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암수의 유전자가 공평하게 절반씩 결합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은 암컷이 홀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비교 분석합니다. 철저하게 암컷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합니다. 부계혈통주의는 생물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수정과 발생의 과정에서 남성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만들어진 억지스러운 일들이 인간 사회에는 심심찮게 존재합니다. 17-18세기 유럽의 생물학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DNA의 존재를 모르던 시절이긴 하지만 당시 생물학자들은 정자 안에 이미 작은 인간이 들어앉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씨’는 이미 남성에 의해 결정되어 있고 이름하여 ‘씨받이’로 간주된 여성은 그저 영양분을 제공하여 씨를 싹 틔우는 밭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려 했습니다. 정자 속에 이미 작은 사람이 들어 있다는 이론을 받아들이면 실로 어처구니없는 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러시아의 전통 인형처럼 그 작은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웅크리고 있어야 하고, 또 그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의 정자 속에 또 더 작은 사람이 들어 있어야 하고 하는 식의 무한대의 모순을 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릇된 이념은 결국 과학의 객관성 앞에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수정과정에서 암수의 역할은 다분히 비대칭적입니다. 정자는 수컷의 유전물질을 난자에 전달하고 나면 그 소임을 다하지만 난자는 암컷의 유전물질은 물론 생명체의 초기 발생에 필요한 온갖 영양분을 다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핵DNA는 정확하게 반씩 투자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등 다른 세포소기관의 DNA는 암컷만이 홀로 제공하므로 유전물질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많은 경우 유전물질이 일단 배달된 다음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도 없는 수컷이 훗날 뒤늦게 정통성을 주장하는 것은 생물학자가 볼 때 어딘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 우리 여성계가 추구하고 있는 호주제 폐지는 이런 생물학적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그저 평등하게만 바로잡자는 것이고 보면 억지스러운 점이라곤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III. 호주제 존폐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

저는 개인적으로 호주제 폐지는 여성은 물론,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적극적으로 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제 폐지는 남성들에게도 엄청난 생물학적 이득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를 가리켜 흔히 남성중심사회라고 하지만, 오늘날 진정으로 부계혈통주의의 혜택을 보고 있는 남성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허울좋은 가장이지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며 거들먹거리는 남성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별로 이득도 되지 않는 제도가 여성들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는 세계 여러 국가들의 연령별 남녀 사망률을 한데 모아놓은 그래프가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의 사망률보다 훨씬 높습니다. 특히 번식적령기인 20대와 30대에서는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의 무려 세 배에 달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동물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세계보건기구에 통계자료를 제공한 모든 나라들도 한결같이 똑같은 양상을 보입니다. 어느 나라든 남녀의 사망률은 서로 비슷하게 시작하여 20대와 30대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다가 40대로 접어들며 점차 비슷해집니다. 그런데 그 그래프에서 유일하게 40대, 50대로 들어서며 남성의 사망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나라가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 40대와 50대 남성들의 목숨이 가장 파리목숨에 가깝다는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몇 년 전 우리 사회는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겪으며 엄청나게 많은 노숙자들을 생산했습니다. 가정이란 부부가 함께 꾸려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그런 어려움을 당했을 때 면목이 없다며 혼자 가출을 할 것이 아니라 아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호주제도라는 양성에 모두 불평등한 제도 속에 사는 것이 아닌 외국의 남성들은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은 가부장의 멍에를 어쩌지 못해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합니다. 실질적인 이득도 별로 없는 허울뿐인 가부장 계급장을 떼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성들입니다. 우선 사망률부터 정상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여성의 세기가 오면 여성만 해방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성도 함께 해방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 같은 견해를 듣고 나서도 아무리 이 세상 모든 동물들 사회에 부계혈통주의가 없다고 해서 우리 인간사회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지극히 건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단순한 논리를 내세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짤막한 의견서에서 왜 부계혈통주의가 생명의 세계에 존재할 수 없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저는 자연계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제는 인류 집단 그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호주제도가 유독 이 한반도에서만큼은 살아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리에는 아무런 과학적 증거를 제시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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