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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 Donec mors nos separave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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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신화/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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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7-10-03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 Donec mors nos separaverit
순서
- 서약
- 샴마이와 힐렐
- 예수와 바울
- 교부들
1. 서약
서구의 결혼식에서 흔히 사용되는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Donec mors nos separaverit"라는 결혼서약서의 문장은 전통적인 기독교적 결혼관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있다. 기독교의 전통적 교리에서 결혼은 배우자의 죽음으로 비로소 끝난다. 이 관점에서 결혼은 사랑과는 다른 개념 계약/서약적인 관점이다. 사랑은 상대가 죽기 전에 식을 수도 있고, 심지어 상대가 죽은 후까지도 뜨겁게 불탈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의 사망 후, 결혼은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은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Donec mors nos separaverit)"만 유효한 관계가 된다.
사실 이것은 복음서와 바울의 서신에 명시된 예수의 직접적인 가르침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세 권의 복음서에 등장한다.
"또한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그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 --- {마태오/마태 복음서} 5:31-32, 한국어 공동번역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무엇이든지 이유가 닿기만 하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창조주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것과 또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 제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리라.' 하신 말씀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들은 다시 "모세는 '아내를 버리려 할 때에는 이혼장을 써주어라.' 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아내와 이혼을 해도 좋다고 하였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음행한 까닭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 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 {마태오 복음서} 19:3-, 한국어 공동번역
그 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해 준 것이다. 그런데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돌아 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코/마가 복음서} 10:2-12, 한국어 공동번역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을 행하는 것이며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을 행하는 것이다." --- {루가/누가 복음서} 16:18, 한국어 공동번역
이것은 예수의 "계명", 즉 "명령"이다.
오늘날 이 가르침은 로마카톨릭 교회, 정교회에서는 (결혼 "자체"를 무효화하는 방식으로 피해가는 요령들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지켜지고 있는 반면, 이혼이 보편화된 현대 서구사회에 사는 오늘날 많은 주류 프로테스탄트들은 이를 상당부분 의도적으로 완화시켜서 적용한다. 심지어 근본주의자 혹은 복음주의자를 자처하는 프로테스탄트 그룹에서조차 예수의 이 "계명"은 오늘날 꽤 약화되어 있다. 이혼/재혼한 복음주의자 혹은 근본주의자 목사들을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현대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아예 이 계명을 사실상 무효화시켰다.
나는 이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의 입장은, 복음서에서 이혼을 금한 (정확히는 부당한 이혼 + 배우자 생존시 재혼을 금한) 예수의 계명을 문자적으로가 아닌 당시의 경제/사회적 상황에 비춰보아 오늘날 재해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1) 예수의 계명은 당시 사회적/경제적 절대적 약자였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고, (2) 따라서 당시에 비해 현격히 달라진 현대여성의 지위를 볼때 당시와 현재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예수의 계명은 "여자만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볼 수는 없다. 게다가 경제권이 없던 많은 당시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재혼하는 것이 유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남편을 버린) 여성의 재혼도 금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의 이혼/재혼 금지계명은 이혼하는 남녀 양자에게 동시에 적용된다. 오죽했으면, 예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이 결혼이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다고까지 말했을까.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 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 {마태오 복음서} 19:3-, 한국어 공동번역
기독교는 초창기 부터 결혼을 긍정하고 이혼/재혼을 배척했으며, 자발적 독신은 그 취지에 따라 장려/허용되었다. 오히려 독신을 구원을 받기 위한 금욕적 장치로 강조한 다양한 집단들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독신성직주의는 수도원 운동이 전개된 AD 3세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중세기 이후의 로마카톨릭의 정책과 달리 독신은 원래 로마카톨릭에서도 사제가 되는 요구조건은 아니었고, 정교회는 현재도 기혼자가 사제로 임명될 수 있다. 다만 사제가 된 후에는 결혼하지 못하며 재혼하지도 못한다. 주교의 경우, 고대의 전통에 따르면 기혼자가 주교로 임명되면, 그는 이혼할 필요는 없으나 부인과 별거해야 했다 (보통 부인은 수녀가 되었다.) 로마카톨릭이나 정교회의 독신 성직자의 경우 역시 "하늘나라를 위해 결혼하지 않"는 경우를 사제에게 적용할 뿐, 이것을 구원의 필수요건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다.
예수의 이 계명이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차지한 의미는 당시의 가장 영향력있던 두 명의 바리사이/바리새파 유대교 랍비의 가르침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2. 샴마이와 힐렐
위에서 예수가 언급하고 있는 모세율법의 내용은 {신명기} 24:1-4에 등장한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가르침과 비교해 볼때 이 율법은 여자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누가 아내를 맞아 부부가 되었다가 그 아내에게 무엇인가 수치스런 일이 있어 남편의 눈밖에 나면 이혼 증서를 써 주고 그 여자를 집에서 내보낼 수 있지만,그 여자가 나가 지내다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갔는데, 둘째 남편도 그 여자를 싫어하게 되어 이혼 증서를 써 주고 집에서 쫓아 냈다든가, 둘째 남편이 죽었다든가 할 경우에 그 여자를 내쫓은 처음 남편이 이렇게 몸을 더럽힌 여자를 다시 아내로 맞아 들일 수는 없다. 이런 짓은 야훼께서 역겨워하시는 짓이다. 이런 짓을 하여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에게 주시어 차지하게 하신 땅에 죄를 입혀서는 안된다. ----- {신명기} 24:1-4, 한국어 공동번역
예수가 활동하던 무렵의 유대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었을까? 예수 한 세대 전에 활동한 랍비 샴마이와 두 세대 전의 랍비 힐렐의 가르침은 예수 당시에 바리새파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빌로니아 출신의 힐렐과 유대아 출신의 샴마이는 대체로 각각 온건파와 강경파를 대변하는데, 오늘날의 유대교는 대체로 힐렐 - 가말리엘 - 아키바로 이어지는 힐렐류의 바리사이파를 이어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힐렐은 바울의 스승이었던 가말리엘의 조부이기도 했다.
{탈무드}에 자주 등장하는 이 두 랍비는 율법의 해석에 있어 몇 가지 면에서 대립했다. 일화 중심의 이야기집 형태로 재편집된 소프트한 {탈무드} 같은데서 샴마이는 주로 고집불통의 완고한 인물, 힐렐은 너그럽고 융통성있는 인물로 종종 등장한다. 그런 이유로 혹자는 예수의 가르침의 원류가 힐렐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 대체로 기각되고 있다.)
이혼을 보는 관점에 대해서 {미쉬나}에 기록된 샴마이와 힐렐의 진술을 참고해 보자. (Mishnah, Gittin p. 90a, 90b:) 결국 이것은 아내가 저지른 "수치스런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우선 샴마이는 아내의 수치스런 일 (아마도 간음)에 한해 이혼을 허용한다. (인용: Beth Shammai - If he has found her guilty of some unseemly conduct.) 반면, 샴마이와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섰던 힐렐은 단순히 식사준비를 잘못한 것과 같은 사소한 이유만으로도 이혼을 허용하고 있다. (인용: Beth Hillel - even if she has merely spoiled his food) 힐렐에 이어, 예수로부터 두 세대, 그리고 예루살렘의 멸망 후 한 세대 후의 랍비인 아키바는 힐렐보다 더 리버럴하게 나아간다. 이제 남편은 아내보다 더 예쁜 애인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이혼할 수 있다. (인용: Rabbi Akiba - even if he finds another woman more beautiful than she is.).
{바빌로니아 탈무드}에서 해당 미쉬나 전문을 인용한다.
https://archive.org/details/TheBabylonianTalmudcompleteSoncinoEnglishTranslation
Babylonian Talmud: Tractate Gittin
Folio 90a
MISHNAH. BETH SHAMMAI SAY: A MAN SHOULD NOT DIVORCE HIS WIFE UNLESS HE HAS FOUND HER GUILTY OF SOME UNSEEMLY CONDUCT, AS IT SAYS, BECAUSE HE HATH FOUND SOME UNSEEMLY THING1 IN HER.2 BETH HILLEL, HOWEVER, SAY [THAT HE MAY DIVORCE HER] EVEN IF SHE HAS MERELY SPOILT HIS FOOD,3 SINCE IT SAYS,4 BECAUSE HE HATH FOUND SOME UNSEEMLY THING IN HER.5 R. AKIBA SAYS, [HE MAY DIVORCE HER] EVEN IF HE FINDS ANOTHER WOMAN MORE BEAUTIFUL THAN SHE IS, AS IT SAYS, IT COMETH TO PASS, IF SHE FIND NO FAVOUR IN HIS EYES.
3. 예수와 바울
이에 비해 예수와 그의 사도들과 2-4세기의 기독교 교부들은, 결혼/이혼/재혼에 대해 매우 엄격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사실 예수는 모세율법과 유대인들의 관습을 "자신의 권위"로 무효화시키는 발언을 한다. 이 가르침이 예수가 제자들에게 분명히 명시한 계명 가운데 하나라는 점 때문에, 이 계명은 초기 기독교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결코 흔들 수 없는 계명이 된다.
굳이 본다면, 이혼에 대한 예수의 계명은 "엄격한 조건 하에서의 이혼을 허용"한 샴마이의 견해에 가깝다. (물론 샴마이는 남성의 입장에서만 이 문제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예수와 다르다.) 자신의 편지 속에서 예수의 이 가르침과 함께 자신의 견해를 밝힌 바울 역시 절대적으로 이혼을 금하지는 않았다.
사실 핵심은 "이혼"이 아니라 이혼 후 "재혼"의 유효성에 있다. 예수와 그의 사도들, 그리고 교부들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 (최소한 기독교도에게 있어)
- 배우자의 간음 이외의 이유로 부부는 갈라설 수 없다.
- 부당한 이혼은 이전 결혼을 무효화시키지 못한다
- (정당한) 결혼은 배우자의 죽음에 의해서만 무효화된다.
- 이혼한 사람은 전 배우자가 죽기 전 재혼할 수 없다. 이는 기술적으로는 중혼이다.
- 중혼은 간음이다.
우선 바울이 로마에 보낸 편지에서 인용한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법률에 정통한 사람들이니 말씀 드리는데, 법률이란 것은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구속력을 가진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결혼한 여자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자기 남편에게 법적으로 매여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죽으면 그 남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기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 다른 남자와 사는 여자는 간음한 여자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남편이 죽으면 여자는 그 법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남자와 결혼하더라도 간음하는 것이 아닙니다. ---- 한국어 공동번역, {로마서} 7:1-3
바울이 코린트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제 7장을 인용하겠다. 바울은 코린트의 기독교도들이 결혼과 이혼문제에 대해 문의해 온 것에 대해 답하면서, 바울 자신의 견해와 예수의 명령/계명을 확실히 구별해서 기록했다. 즉, 예수로부터의 분명한 명령이 아닌 경우 (독신문제, 비신자와의 이혼문제), 바울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울 본인의 견해는 계명이 아니라 개인적 권고에 해당한다. 반면, 예수의 명령에 해당하는 경우 바울의 답변은 아주 분명하고 강고하다. 이것은 예수의 "권고"가 아니라 "명령/계명"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적어 보낸 문제에 관하여 말하겠습니다. 남자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음란에 빠질 유혹 때문에, 남자는 저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도 저마다 자기 남편을 두도록 하십시오. 남편은 아내에게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아내도 그와 같이 남편에게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십시오. 아내는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남편이 주장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편도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아내가 주장합니다. 서로 물리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기도에 전념하려고 하여, 얼마 동안 떨어져 있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다시 합하십시오. 여러분이 절제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사탄이 여러분을 유혹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이것을 말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좋다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지, 명령으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다 나와 같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사람은 제각기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사가 있어서,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합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 과부들에게 말합니다. 나처럼 그냥 지내는 것이 그들에게 좋습니다. 그러나 절제할 수 없거든 결혼하십시오. 욕정에 불타는 것보다는 결혼하는 편이 낫습니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나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명령입니다. 아내는 남편과 헤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헤어졌거든, 재혼하지 말고 그냥 지내든지, 그렇지 않으면 남편과 화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도 아내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밖의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나의 말이요, 주님의 말씀은 아닙니다. 어떤 신도에게 믿지 않는 아내가 있는데, 그 여자가 남편과 같이 살기를 원하면, 그 여자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어떤 아내에게 믿지 않는 남편이 있는데, 그가 아내와 같이 살기를 원하면, 그 남자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믿지 않는 남편은 그의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해지고, 믿지 않는 아내는 그의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자녀도 깨끗하지 못할 것인데, 이제 그들은 거룩합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 쪽에서 헤어지려고 하면, 헤어지게 하십시오. 이런 경우에는, 형제나 자매가 얽매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평화롭게 살게 하려고 부르셨습니다. --- 한국어 공동번역, {코린트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I} : 7장
4. 교부들
AD 200년 무렵까지의 기독교 초기 교부들의 기록을 옮긴다.
"And 'Whosoever shall marry her that is divorced from another husband, committeth adultery.' and, 'There are some who have been made eunuchs of men, and some who were born eunuchs, and some who have made themselves eunuchs for the kingdom of heaven's sake; but all cannot receive this saying.' So that all who, by human law, are twice married, are in the eye of our Master sinners, and those who look upon a woman to lust after her." -- Justin Martyr (circa AD 150)
"누구든 남편과 이혼한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간음하는 것"이며...[중략]....그러므로 우리 주님의 눈에, 인간의 법에 따라 두번 결혼한 자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들은 모두 죄인이다. --- 유스티노스 / 번역: 최광민
"For we bestow our attention, not on the study of words, but on the exhibition and teaching of action, - that a person should either remain as he was born, or be content with one marriage; for a second marriage is only a specious adultery. 'For whosoever puts away his wife,' says He, 'and marries another, commits adultery'; not permitting a man to send her away whose virginity he has brought to an end, nor to marry again." ---- Athenagoras of Athens (circa AD 177)
...[전략].....주님은 말하길 "누구든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재혼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것은 남편이 처녀였던 아내를 버리는 것을 금할 뿐 아니라, 그가 재혼하는 것 역시 금하는 것이다. --- 아테네의 아테나고라스 / 번역: 최광민
"Now that the Scripture counsels marriage, and allows no release from the union, is expressly contained in the law, 'Thou shalt not put away thy wife, except for the cause of fornication;' and it regards as fornication, the marriage of those separated while the other is alive." --- Clement of Alexandria (circa AD 194)
....[전략]....이혼한 자가 이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 재혼하는 것은 간음이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 번역: 최광민
"I maintain, then, that there was a condition in the prohibition which He now made of divorce; the case supposed being, that a man put away his wife for the express purpose of marrying another. His words are: 'Whosoever putteth away his wife, and marrieth another, committeth adultery; and whosoever marrieth her that is put away from her husband, also committeth adultery,' - 'put away,' that is, for the reason wherefore a woman ought not to be dismissed, that another wife may be obtained. For he who marries a woman who is unlawfully put away is as much of an adulterer as the man who marries one who is undivorced. Permanent is the marriage which is not rightly dissolved; to marry, therefore, whilst matrimony is undissolved, is to commit adultery."... --- Tertullian (circa AD 200)
...그(=예수)가 이혼을 금할 때 한가지 조건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를 내치고자 하는 경우다...[중략]...남편에게서 부당하게 버려진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는, 이혼하지 않은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 만큼이나 간음을 저지르는 것이다. 정당하게 분리되지 않은 결혼은 (그런 이유로)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결혼이 무효화되지 않는 한, 이는 간음죄를 범하는 것이다. ---- 카르타고의 테르툴리아누스 / 번역: 최광민
"For in the Gospel of Matthew he says, 'Whosoever shall put away his wife, saving for the cause of fornication, causeth her to commit adultery.' He also is deemed equally guilty of adultery, who marries a woman put away by her husband. The creator, however, except on account of adultery, does not put asunder what He Himself joined together, the same Moses in another passage enacting that he who had married after violence to a damsel, should thenceforth not have it in his power to put away his wife. Now, if a compulsory marriage contracted after violence to a damsel, shall be permanent, how much rather shall a voluntary one, the result of agreement! This has the sanction of the prophet: 'Thou shalt not forsake the wife of thy youth.' "
"The fact that (he) who shall have dismissed his wife, except on the ground of adultery, makes her commit adultery; and (he) who shall have married a (woman) dismissed by her husband, of course commits adultery. A divorced woman cannot even marry legitimately; and if she commit any such act without the name of marriage does it not fall under the category of adultery, in that adultery is a crime in the way of marriage? Such is God's verdict, within straighter limits than men's, that universally, whether through marriage or promiscuously, the admission of a second man (to intercourse) is pronounced adultery by Him. For let us see what marriage is in the eye of God; and thus we shall learn what adultery equally is. Marriage is (this): when God joins "two into one flesh;" or else, finding (them already) joined in the same flesh, has given His seal to the conjunction. Adultery is (this): when the two having been - in whatsoever way - disjoined, other - nay, rather alien - flesh is mingled (with either): flesh concerning which it cannot be affirmed, 'This is flesh out of my flesh, and this bone out of my bones.'
"But they (the Romans) indulge in promiscuous adulteries, even without divorcing (their partners): to us, even if we do divorce them, even marriage will not be lawful."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되기 직전인 AD 306년 경, 히스파니아 (에스파니아) 지방 엘비라에서 주교, 사제, 부제들은 결혼, 이혼, 재혼에 관해 아래와 같은 결의안을 가결한다.
인용하고 번역한다.
8. Women who without acceptable cause leave their husbands and join another man may not receive communion even when death approaches.
타당한 이유없이 남편을 떠나거나 다른 남자와 동거한 (기독교도) 여자는 죽을 때까지 성찬을 받지 못한다. --- 번역: 최광민
9. A baptized woman who leaves an adulterous husband who has been baptized, for another man, may not marry him. If she does, she may not receive communion until her former husband dies, unless she is seriously ill.
세례신자로서 간음죄를 범한 남편과 이혼한 여자 세례신자는 다른 남자와 재혼할 수 없다. 재혼한다면, 그 여자는 중병이 걸리지 않은 한 전 남편이 죽을 때까지 성잔을 받지 못한다. --- 번역: 최광민
10. If an unbaptized woman marries another man after being deserted by her husband who was a catechumen, she may still be baptized. This is also true for female catechumens. If a Christian woman marries a man in the knowledge that he deserted his former wife without cause, she may receive communion only at the time of her death.
세례받지 않은 여자가 세례입교자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다른 남자와 재혼한 경우, 그녀는 세례받을 수 있다. 이 원칙은 세례입교자였던 아내와 이혼한 세례받지않은 남자에게도 해당된다. 남편감이 예전에 타당한 이유없이 전처를 버린 것을 알고도 그와 결혼한 기독교도 여자는, 오직 죽음에 임박해서만 성찬을 받을 수 있다. --- 번역: 최광민
11. If a female catechumen marries a man in the knowledge that he deserted his former wife without cause, she may not be baptized for five years unless she becomes seriously ill.
남편감이 전처를 이유없이 버린 것을 알고도 그와 결혼한 세례준비자인 여자는 중병을 앓지않는 한 5년 간 세례받을 수 없다. --- 번역: 최광민
이 결의문에는 "여자"만 언급되므로, 아내를 버리고 재혼한 남자는 면죄부를 받는가? 그렇지 않다. 이 경우 재혼은 그 자체가 중혼이며 따라서 간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성찬을 받지 못한다"는 뜻은 사실상의 "파문"을 뜻한다.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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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7-10-03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 Donec mors nos separaverit
순서
- 서약
- 샴마이와 힐렐
- 예수와 바울
- 교부들
1. 서약
서구의 결혼식에서 흔히 사용되는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 Donec mors nos separaverit"라는 결혼서약서의 문장은 전통적인 기독교적 결혼관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있다. 기독교의 전통적 교리에서 결혼은 배우자의 죽음으로 비로소 끝난다. 이 관점에서 결혼은 사랑과는 다른 개념 계약/서약적인 관점이다. 사랑은 상대가 죽기 전에 식을 수도 있고, 심지어 상대가 죽은 후까지도 뜨겁게 불탈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의 사망 후, 결혼은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은 "죽음이 우리를 가를 때까지(Donec mors nos separaverit)"만 유효한 관계가 된다.
사실 이것은 복음서와 바울의 서신에 명시된 예수의 직접적인 가르침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세 권의 복음서에 등장한다.
"또한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그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 --- {마태오/마태 복음서} 5:31-32, 한국어 공동번역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무엇이든지 이유가 닿기만 하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창조주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것과 또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 제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리라.' 하신 말씀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들은 다시 "모세는 '아내를 버리려 할 때에는 이혼장을 써주어라.' 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아내와 이혼을 해도 좋다고 하였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음행한 까닭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 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 {마태오 복음서} 19:3-, 한국어 공동번역그 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해 준 것이다. 그런데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돌아 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코/마가 복음서} 10:2-12, 한국어 공동번역"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을 행하는 것이며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을 행하는 것이다." --- {루가/누가 복음서} 16:18, 한국어 공동번역
이것은 예수의 "계명", 즉 "명령"이다.
오늘날 이 가르침은 로마카톨릭 교회, 정교회에서는 (결혼 "자체"를 무효화하는 방식으로 피해가는 요령들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지켜지고 있는 반면, 이혼이 보편화된 현대 서구사회에 사는 오늘날 많은 주류 프로테스탄트들은 이를 상당부분 의도적으로 완화시켜서 적용한다. 심지어 근본주의자 혹은 복음주의자를 자처하는 프로테스탄트 그룹에서조차 예수의 이 "계명"은 오늘날 꽤 약화되어 있다. 이혼/재혼한 복음주의자 혹은 근본주의자 목사들을 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현대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아예 이 계명을 사실상 무효화시켰다.
나는 이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의 입장은, 복음서에서 이혼을 금한 (정확히는 부당한 이혼 + 배우자 생존시 재혼을 금한) 예수의 계명을 문자적으로가 아닌 당시의 경제/사회적 상황에 비춰보아 오늘날 재해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1) 예수의 계명은 당시 사회적/경제적 절대적 약자였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고, (2) 따라서 당시에 비해 현격히 달라진 현대여성의 지위를 볼때 당시와 현재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예수의 계명은 "여자만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볼 수는 없다. 게다가 경제권이 없던 많은 당시 여성들은 생계를 위해 재혼하는 것이 유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남편을 버린) 여성의 재혼도 금하고 있다. 따라서 예수의 이혼/재혼 금지계명은 이혼하는 남녀 양자에게 동시에 적용된다. 오죽했으면, 예수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이 결혼이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혼자 사는게 낫다고까지 말했을까.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 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들여라." --- {마태오 복음서} 19:3-, 한국어 공동번역
기독교는 초창기 부터 결혼을 긍정하고 이혼/재혼을 배척했으며, 자발적 독신은 그 취지에 따라 장려/허용되었다. 오히려 독신을 구원을 받기 위한 금욕적 장치로 강조한 다양한 집단들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독신성직주의는 수도원 운동이 전개된 AD 3세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고, 중세기 이후의 로마카톨릭의 정책과 달리 독신은 원래 로마카톨릭에서도 사제가 되는 요구조건은 아니었고, 정교회는 현재도 기혼자가 사제로 임명될 수 있다. 다만 사제가 된 후에는 결혼하지 못하며 재혼하지도 못한다. 주교의 경우, 고대의 전통에 따르면 기혼자가 주교로 임명되면, 그는 이혼할 필요는 없으나 부인과 별거해야 했다 (보통 부인은 수녀가 되었다.) 로마카톨릭이나 정교회의 독신 성직자의 경우 역시 "하늘나라를 위해 결혼하지 않"는 경우를 사제에게 적용할 뿐, 이것을 구원의 필수요건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다.
예수의 이 계명이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차지한 의미는 당시의 가장 영향력있던 두 명의 바리사이/바리새파 유대교 랍비의 가르침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2. 샴마이와 힐렐
위에서 예수가 언급하고 있는 모세율법의 내용은 {신명기} 24:1-4에 등장한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가르침과 비교해 볼때 이 율법은 여자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누가 아내를 맞아 부부가 되었다가 그 아내에게 무엇인가 수치스런 일이 있어 남편의 눈밖에 나면 이혼 증서를 써 주고 그 여자를 집에서 내보낼 수 있지만,그 여자가 나가 지내다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갔는데, 둘째 남편도 그 여자를 싫어하게 되어 이혼 증서를 써 주고 집에서 쫓아 냈다든가, 둘째 남편이 죽었다든가 할 경우에 그 여자를 내쫓은 처음 남편이 이렇게 몸을 더럽힌 여자를 다시 아내로 맞아 들일 수는 없다. 이런 짓은 야훼께서 역겨워하시는 짓이다. 이런 짓을 하여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에게 주시어 차지하게 하신 땅에 죄를 입혀서는 안된다. ----- {신명기} 24:1-4, 한국어 공동번역
예수가 활동하던 무렵의 유대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었을까? 예수 한 세대 전에 활동한 랍비 샴마이와 두 세대 전의 랍비 힐렐의 가르침은 예수 당시에 바리새파 내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빌로니아 출신의 힐렐과 유대아 출신의 샴마이는 대체로 각각 온건파와 강경파를 대변하는데, 오늘날의 유대교는 대체로 힐렐 - 가말리엘 - 아키바로 이어지는 힐렐류의 바리사이파를 이어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힐렐은 바울의 스승이었던 가말리엘의 조부이기도 했다.
{탈무드}에 자주 등장하는 이 두 랍비는 율법의 해석에 있어 몇 가지 면에서 대립했다. 일화 중심의 이야기집 형태로 재편집된 소프트한 {탈무드} 같은데서 샴마이는 주로 고집불통의 완고한 인물, 힐렐은 너그럽고 융통성있는 인물로 종종 등장한다. 그런 이유로 혹자는 예수의 가르침의 원류가 힐렐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날 대체로 기각되고 있다.)
이혼을 보는 관점에 대해서 {미쉬나}에 기록된 샴마이와 힐렐의 진술을 참고해 보자. (Mishnah, Gittin p. 90a, 90b:) 결국 이것은 아내가 저지른 "수치스런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우선 샴마이는 아내의 수치스런 일 (아마도 간음)에 한해 이혼을 허용한다. (인용: Beth Shammai - If he has found her guilty of some unseemly conduct.) 반면, 샴마이와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섰던 힐렐은 단순히 식사준비를 잘못한 것과 같은 사소한 이유만으로도 이혼을 허용하고 있다. (인용: Beth Hillel - even if she has merely spoiled his food) 힐렐에 이어, 예수로부터 두 세대, 그리고 예루살렘의 멸망 후 한 세대 후의 랍비인 아키바는 힐렐보다 더 리버럴하게 나아간다. 이제 남편은 아내보다 더 예쁜 애인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이혼할 수 있다. (인용: Rabbi Akiba - even if he finds another woman more beautiful than she is.).
{바빌로니아 탈무드}에서 해당 미쉬나 전문을 인용한다.
https://archive.org/details/TheBabylonianTalmudcompleteSoncinoEnglishTranslation
Babylonian Talmud: Tractate GittinFolio 90aMISHNAH. BETH SHAMMAI SAY: A MAN SHOULD NOT DIVORCE HIS WIFE UNLESS HE HAS FOUND HER GUILTY OF SOME UNSEEMLY CONDUCT, AS IT SAYS, BECAUSE HE HATH FOUND SOME UNSEEMLY THING1 IN HER.2 BETH HILLEL, HOWEVER, SAY [THAT HE MAY DIVORCE HER] EVEN IF SHE HAS MERELY SPOILT HIS FOOD,3 SINCE IT SAYS,4 BECAUSE HE HATH FOUND SOME UNSEEMLY THING IN HER.5 R. AKIBA SAYS, [HE MAY DIVORCE HER] EVEN IF HE FINDS ANOTHER WOMAN MORE BEAUTIFUL THAN SHE IS, AS IT SAYS, IT COMETH TO PASS, IF SHE FIND NO FAVOUR IN HIS EYES.
3. 예수와 바울
이에 비해 예수와 그의 사도들과 2-4세기의 기독교 교부들은, 결혼/이혼/재혼에 대해 매우 엄격하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사실 예수는 모세율법과 유대인들의 관습을 "자신의 권위"로 무효화시키는 발언을 한다. 이 가르침이 예수가 제자들에게 분명히 명시한 계명 가운데 하나라는 점 때문에, 이 계명은 초기 기독교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결코 흔들 수 없는 계명이 된다.
굳이 본다면, 이혼에 대한 예수의 계명은 "엄격한 조건 하에서의 이혼을 허용"한 샴마이의 견해에 가깝다. (물론 샴마이는 남성의 입장에서만 이 문제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예수와 다르다.) 자신의 편지 속에서 예수의 이 가르침과 함께 자신의 견해를 밝힌 바울 역시 절대적으로 이혼을 금하지는 않았다.
사실 핵심은 "이혼"이 아니라 이혼 후 "재혼"의 유효성에 있다. 예수와 그의 사도들, 그리고 교부들의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 (최소한 기독교도에게 있어)
- 배우자의 간음 이외의 이유로 부부는 갈라설 수 없다.
- 부당한 이혼은 이전 결혼을 무효화시키지 못한다
- (정당한) 결혼은 배우자의 죽음에 의해서만 무효화된다.
- 이혼한 사람은 전 배우자가 죽기 전 재혼할 수 없다. 이는 기술적으로는 중혼이다.
- 중혼은 간음이다.
우선 바울이 로마에 보낸 편지에서 인용한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법률에 정통한 사람들이니 말씀 드리는데, 법률이란 것은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구속력을 가진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결혼한 여자는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자기 남편에게 법적으로 매여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죽으면 그 남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기 남편이 살아 있는 동안에 다른 남자와 사는 여자는 간음한 여자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남편이 죽으면 여자는 그 법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남자와 결혼하더라도 간음하는 것이 아닙니다. ---- 한국어 공동번역, {로마서} 7:1-3
바울이 코린트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제 7장을 인용하겠다. 바울은 코린트의 기독교도들이 결혼과 이혼문제에 대해 문의해 온 것에 대해 답하면서, 바울 자신의 견해와 예수의 명령/계명을 확실히 구별해서 기록했다. 즉, 예수로부터의 분명한 명령이 아닌 경우 (독신문제, 비신자와의 이혼문제), 바울은 자신의 견해를 피력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울 본인의 견해는 계명이 아니라 개인적 권고에 해당한다. 반면, 예수의 명령에 해당하는 경우 바울의 답변은 아주 분명하고 강고하다. 이것은 예수의 "권고"가 아니라 "명령/계명"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적어 보낸 문제에 관하여 말하겠습니다. 남자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음란에 빠질 유혹 때문에, 남자는 저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도 저마다 자기 남편을 두도록 하십시오. 남편은 아내에게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아내도 그와 같이 남편에게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십시오. 아내는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남편이 주장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편도 자기 몸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아내가 주장합니다. 서로 물리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기도에 전념하려고 하여, 얼마 동안 떨어져 있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다시 합하십시오. 여러분이 절제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사탄이 여러분을 유혹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이것을 말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좋다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지, 명령으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다 나와 같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사람은 제각기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은사가 있어서, 이 사람은 이러하고, 저 사람은 저러합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 과부들에게 말합니다. 나처럼 그냥 지내는 것이 그들에게 좋습니다. 그러나 절제할 수 없거든 결혼하십시오. 욕정에 불타는 것보다는 결혼하는 편이 낫습니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나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명령입니다. 아내는 남편과 헤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헤어졌거든, 재혼하지 말고 그냥 지내든지, 그렇지 않으면 남편과 화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편도 아내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밖의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이것은 나의 말이요, 주님의 말씀은 아닙니다. 어떤 신도에게 믿지 않는 아내가 있는데, 그 여자가 남편과 같이 살기를 원하면, 그 여자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어떤 아내에게 믿지 않는 남편이 있는데, 그가 아내와 같이 살기를 원하면, 그 남자와 이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믿지 않는 남편은 그의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해지고, 믿지 않는 아내는 그의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자녀도 깨끗하지 못할 것인데, 이제 그들은 거룩합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 쪽에서 헤어지려고 하면, 헤어지게 하십시오. 이런 경우에는, 형제나 자매가 얽매일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평화롭게 살게 하려고 부르셨습니다. --- 한국어 공동번역, {코린트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I} : 7장
4. 교부들
AD 200년 무렵까지의 기독교 초기 교부들의 기록을 옮긴다.
"And 'Whosoever shall marry her that is divorced from another husband, committeth adultery.' and, 'There are some who have been made eunuchs of men, and some who were born eunuchs, and some who have made themselves eunuchs for the kingdom of heaven's sake; but all cannot receive this saying.' So that all who, by human law, are twice married, are in the eye of our Master sinners, and those who look upon a woman to lust after her." -- Justin Martyr (circa AD 150)
"누구든 남편과 이혼한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간음하는 것"이며...[중략]....그러므로 우리 주님의 눈에, 인간의 법에 따라 두번 결혼한 자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들은 모두 죄인이다. --- 유스티노스 / 번역: 최광민
"For we bestow our attention, not on the study of words, but on the exhibition and teaching of action, - that a person should either remain as he was born, or be content with one marriage; for a second marriage is only a specious adultery. 'For whosoever puts away his wife,' says He, 'and marries another, commits adultery'; not permitting a man to send her away whose virginity he has brought to an end, nor to marry again." ---- Athenagoras of Athens (circa AD 177)
...[전략].....주님은 말하길 "누구든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재혼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것은 남편이 처녀였던 아내를 버리는 것을 금할 뿐 아니라, 그가 재혼하는 것 역시 금하는 것이다. --- 아테네의 아테나고라스 / 번역: 최광민
"Now that the Scripture counsels marriage, and allows no release from the union, is expressly contained in the law, 'Thou shalt not put away thy wife, except for the cause of fornication;' and it regards as fornication, the marriage of those separated while the other is alive." --- Clement of Alexandria (circa AD 194)
....[전략]....이혼한 자가 이전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 재혼하는 것은 간음이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 번역: 최광민
"I maintain, then, that there was a condition in the prohibition which He now made of divorce; the case supposed being, that a man put away his wife for the express purpose of marrying another. His words are: 'Whosoever putteth away his wife, and marrieth another, committeth adultery; and whosoever marrieth her that is put away from her husband, also committeth adultery,' - 'put away,' that is, for the reason wherefore a woman ought not to be dismissed, that another wife may be obtained. For he who marries a woman who is unlawfully put away is as much of an adulterer as the man who marries one who is undivorced. Permanent is the marriage which is not rightly dissolved; to marry, therefore, whilst matrimony is undissolved, is to commit adultery."... --- Tertullian (circa AD 200)
...그(=예수)가 이혼을 금할 때 한가지 조건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를 내치고자 하는 경우다...[중략]...남편에게서 부당하게 버려진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는, 이혼하지 않은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 만큼이나 간음을 저지르는 것이다. 정당하게 분리되지 않은 결혼은 (그런 이유로)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결혼이 무효화되지 않는 한, 이는 간음죄를 범하는 것이다. ---- 카르타고의 테르툴리아누스 / 번역: 최광민
"For in the Gospel of Matthew he says, 'Whosoever shall put away his wife, saving for the cause of fornication, causeth her to commit adultery.' He also is deemed equally guilty of adultery, who marries a woman put away by her husband. The creator, however, except on account of adultery, does not put asunder what He Himself joined together, the same Moses in another passage enacting that he who had married after violence to a damsel, should thenceforth not have it in his power to put away his wife. Now, if a compulsory marriage contracted after violence to a damsel, shall be permanent, how much rather shall a voluntary one, the result of agreement! This has the sanction of the prophet: 'Thou shalt not forsake the wife of thy youth.' "
"The fact that (he) who shall have dismissed his wife, except on the ground of adultery, makes her commit adultery; and (he) who shall have married a (woman) dismissed by her husband, of course commits adultery. A divorced woman cannot even marry legitimately; and if she commit any such act without the name of marriage does it not fall under the category of adultery, in that adultery is a crime in the way of marriage? Such is God's verdict, within straighter limits than men's, that universally, whether through marriage or promiscuously, the admission of a second man (to intercourse) is pronounced adultery by Him. For let us see what marriage is in the eye of God; and thus we shall learn what adultery equally is. Marriage is (this): when God joins "two into one flesh;" or else, finding (them already) joined in the same flesh, has given His seal to the conjunction. Adultery is (this): when the two having been - in whatsoever way - disjoined, other - nay, rather alien - flesh is mingled (with either): flesh concerning which it cannot be affirmed, 'This is flesh out of my flesh, and this bone out of my bones.'
"But they (the Romans) indulge in promiscuous adulteries, even without divorcing (their partners): to us, even if we do divorce them, even marriage will not be lawful."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되기 직전인 AD 306년 경, 히스파니아 (에스파니아) 지방 엘비라에서 주교, 사제, 부제들은 결혼, 이혼, 재혼에 관해 아래와 같은 결의안을 가결한다.
인용하고 번역한다.
8. Women who without acceptable cause leave their husbands and join another man may not receive communion even when death approaches.
타당한 이유없이 남편을 떠나거나 다른 남자와 동거한 (기독교도) 여자는 죽을 때까지 성찬을 받지 못한다. --- 번역: 최광민
9. A baptized woman who leaves an adulterous husband who has been baptized, for another man, may not marry him. If she does, she may not receive communion until her former husband dies, unless she is seriously ill.
세례신자로서 간음죄를 범한 남편과 이혼한 여자 세례신자는 다른 남자와 재혼할 수 없다. 재혼한다면, 그 여자는 중병이 걸리지 않은 한 전 남편이 죽을 때까지 성잔을 받지 못한다. --- 번역: 최광민
10. If an unbaptized woman marries another man after being deserted by her husband who was a catechumen, she may still be baptized. This is also true for female catechumens. If a Christian woman marries a man in the knowledge that he deserted his former wife without cause, she may receive communion only at the time of her death.
세례받지 않은 여자가 세례입교자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다른 남자와 재혼한 경우, 그녀는 세례받을 수 있다. 이 원칙은 세례입교자였던 아내와 이혼한 세례받지않은 남자에게도 해당된다. 남편감이 예전에 타당한 이유없이 전처를 버린 것을 알고도 그와 결혼한 기독교도 여자는, 오직 죽음에 임박해서만 성찬을 받을 수 있다. --- 번역: 최광민
11. If a female catechumen marries a man in the knowledge that he deserted his former wife without cause, she may not be baptized for five years unless she becomes seriously ill.
남편감이 전처를 이유없이 버린 것을 알고도 그와 결혼한 세례준비자인 여자는 중병을 앓지않는 한 5년 간 세례받을 수 없다. --- 번역: 최광민
이 결의문에는 "여자"만 언급되므로, 아내를 버리고 재혼한 남자는 면죄부를 받는가? 그렇지 않다. 이 경우 재혼은 그 자체가 중혼이며 따라서 간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성찬을 받지 못한다"는 뜻은 사실상의 "파문"을 뜻한다.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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