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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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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COVID-19 사태와 {쥬라기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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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20-02-24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모든 글과 번역문 들에 대해 (1) 복제-배포, (2)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 (3) 화면캡처를 금하며, (4) 인용 시 글의 URL 주소 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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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COVID-19 사태와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Wikimedia Commons


인간이 설계하는 모든 시스템은 설계자의 거시적 예측을 피해가는 작은 틈새/버그들이 있다. 대개 이런 틈새들이 있다해도 간단한 땜질만 거치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만, 더러 어떤 버그들은 시스템을 파국에 이르게 힐 수 있다. 이상적인 조건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스템의 속성이 이러하다면,  후자의 틈새가 내재할 가능성을 간과하고 일련의 후속조치 없이 시스템 설계자가 설계를 마감할 경우 발생할 파국은 가장 치명적일 것이다.

2015년 헐리우드 영화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는 이런 시나리오를 이야기 때 내가 즐겨드는 예 가운데 하나다.

이 영화는 사파리 투어 중 곁길로 새는 방문자의 아주 사소한 일탈행동이 일으킬 치명적인 연쇄결과도 예측하지 못하고 설계된 테마파크에서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재난상황을 다룬다. 게다가 섬을 찾는 2만 명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테마파크의 책임자가 막상 파국이 벌어지자 콘트롤타워를 무단이탈해 자기 조카들이나 찾아다니기까지 한다 (이건 영화 {샌 안드레아스}의 LA 헬기소방대장인 "더 롹" 아저씨도 마찬가지). 

생각없는 애들이 통제선에 구멍 하나 뚫은 탓에 결국 2만 명이 공룡들에게 쫓기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문사냥군과 군이 투입되어 공룡재난은 막을 내리지만,  이 재난을 원초적으로 막는 방법은 문제의 코스(들)로의 접근을 아예 처음부터 봉쇄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폭발적 확산이 예측되는 이 시점에서, 한편에서는 중국에서의 감염자 유입을 철저하기 봉쇄하지 못한 정부를 탓하고, 또 한편에서는 (정부의 대책을 옹호하며) 대신 한국 내에서의 폭발적 확산을 주도(?)한 신천지 측에게 주로 책임을 묻는다. 사회/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선 "네 말도 맞/틀리고, 또 네 말도 맞/틀리다"는 입장을 주로 견지하는 황희정승파인 나지만, 이번 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정부와 보건당국을 향한 비판에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인간이 설계하는 방역 시스템은 전능하지도 전지하지도 않다. 이 시스템이 다룰 대상은 내가 아는 우주에서는 가장 역동적이라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인간들이고, 더 나아가 우리 정부와 보건당국이 관할해야 할 대상들은 중국 같은 전체주의적 통제가 불가능한 자유주의 체제 속에 살고 있다. 

이 경우 시스템 설계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큰 변수는 대상에게 주어진 자유도에서 발생하는 '일탈행동'이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량확산에 주요인이 된 그 종교집단과 유사한 행동을 보일 개인/집단에 대한 예측과 그에 대한 고려가 방역시스템 설계에 반영되었어야 한다. 내가 설계자가 아니니 그 구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외부로 드러난 문제만 고려해 본다면  정부가 이번에 자랑한 "완벽한 방역시스템"이 그래 보이진 않는다.

대통령은 1월 28일 국립중앙의료원 방문 때 "정부 차원에서는 선제적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본다면, 그 "정부 차원"의 조치들이 그다지 "선제적"이지도, "과하지"도, "강력하지"도, 또 "발 빠르게도" 시행되었다고 보긴 좀 힘들다.

사실 신천지 집회와 유사한 밀도와 규모의 정기회동을 갖는 사회/종교시설과 단체가 한국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건당국을 포함한 누구나 알고 있고, 또 잠재적 감염자 유입을 100%을 추적할 수 없고 또 모든 인간들이 이상적/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고려해 본다면, 정부와 보건당국이 취할 제 1차 접근법은 일정 기간 동안의 감염원 차단이었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보건당국이 그간 취한 방식은 "곧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이란 낙관적 전망 하에 정치적/경제적 고려를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게다가 그런 전망 하에 "일상생활을 계속"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의 낙관이 한달 후 사실로 밝혀졌다면 정부의 손익계산이 꼭 틀린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낙관적 믿음과 냉엄한 현실이 뒤섞일 때 발생하는 결과를 보고 있다.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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