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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천주, 상제, 하늘님, 하느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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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3-01-22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천주, 상제, 하늘님, 하느님, 하나님
순서
- 세렌디피티
- 신, 神
- 천주, 하느님
- 하나님=하느님: 로스, 언더우드
- 하나님=유일신: 게일
- 맺음말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을 함께 중국어로 번역한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명나라 예부상서 서광계
§ 세렌디피티
대학 도서관 잡지서가에서 이런저런 한국에서 날아온 책자들을 들추어보다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The Academy of Korean Studies)에서 영문으로 발행하는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란 논문집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캐나다 브리티쉬-컬럼비아 대학의 한국학자인 Donald Baker 교수가 한국에서의 神의 호칭문제를 다룬 논문이다. 이 영어논문은 한국인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전통에 집착하는가를 다소 풍자적으로 묘사한 다음, 한국인들이 역사적으로 사용해 온 (유일신적인) 최고신의 호칭들, 즉, 상제, 천주, 하느님, 하나님, 하늘님, 한울님 등의 용어가 거쳐온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Hananim, Hanulnim, Hanullim, and Hanollim: The Concept of Terminology for Korean Monotheithm" --- Don Baker,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Vol.5 No.1 Jun 2002 pp.105-131
한국에서도 보지않던 학술지라서 신기한 마음에 들춰 읽어봤다.
§ 신 (神)
기독교의 "신"에 대한 호칭으로 한국의 로마카톨릭과 정교회와 (프로테스탄트) 성공회 신자들은 "하느님"을, 기타 프로테스탄트 교인들은 "하나님"을 히브리어 "엘(로힘)", 혹은 그리스어 "테오스"에 상응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하느님/하나님이란 용어를 함께 쓰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어짜피 이 용어들은 기독교의 신에 대한 그저 표현에 지나지 않기에 맥락에 따라 가장 적절한 것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컨데 엘이든, 엘로힘이든, 테오스든, 데우스든, God이든, Gott이든, 신이든, 하느님이든, 이 단어들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내 글 속에서는 가급적 가장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신/神"을 사용하려고 한다.
§ "천주", "하느님"
처음 조선에 로마카톨릭 (이하, '천주교')가 소개되던 시점, 1779년에 이벽이 작성한 {성교요지}등의 기타 문건에서는 '상제'라든지 (예수회 선교사들이 도입한 식의) '천주'라는 중국식 표현 만을 사용하고 있다. 1801년 순교한 정약전이 천주교의 신을 도교의 "옥황"상제에 비교하면서 "옥황상제"가 아닌 "천주상제"가 유일한 신이라고 적기도 했다. '천주'는 대체로 한국어 '하늘님' 혹은 '하느님'에 대응한다.
중국 고대인 은/주 시대에는 상(上) 혹은 천(天) 혹은 상제(上帝) 란 존재가 만물의 근원인 인격신으로 여겨졌고, 이후 유교에서도 이 개념이 채용되었다.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도교의 경우, 당나라 시절까지 완성된 도교의 최고신은 원시천존(元始天尊), 영보천존(靈寶天尊), 도덕천존(道德天尊)으로 구성된 삼청(三清)으로, 도(道)가 옥청(玉清), 상청(上清), 태청(太清)으로 발현된 것을 뜻한다. 그 중에서도 원시천존이 태초의 창조주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도교의 경전 {도덕경} 42장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道生一
도는 1을 낳고
一生二
1은 2를 낳고
二生三
2는 3을 낳고
三生萬物
3은 만물을 낳는다. --- {도덕경} 42장
"상제"는 일종의 직위명이지 고유명사가 아니기 때문에, 도교에는 여러 상제들이 존재하며 "옥황"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도교에서의 옥황상제는 창조주가 아니라, 선업을 1만번 쌓은 인간이 오른 지위로서, 인간의 선악을 평가하는 상급신으로 간주된다. (중국 민간도교에서는 관우가 옥황상제의 지위에 올랐다고 믿기도 한다.) 도교에서는 여전히 원시천존 및 삼청이 최고신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편, 옥황상제는 AD 6세기 경에 등장했으며, 북송 진종 (眞宗, 968~1022) 시절 옥황상제의 신자이던 진종이 최고신으로서의 옥황상제의 개념을 강요한 이후 민간에 널리 퍼졌다. 진종 시절 이전 만 해도 송나라에서는 "호천"상제를 최고신으로 섬겼다. 이후 민간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인 삼청 대신 옥황상제를 "실질적인" 최고신으로 차차 여기게 되었지만, 국가제례에서는 이후인 원나라에서도 "호천"상제나 "황천"상제가 중시되었고, 명/청기에 들어서야 "옥황"상제를 중심으로 한 신들의 계보가 정착된다. 이 명대의 개념이 조선에 흘러 들어와 조선에 "옥황"상제의 숭배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AD 5세기 에페소스 공회의와 칼케돈 공회의에서 이단으로 정죄된 후 동방으로 이동해 훗날 도교가 황실의 공인종교로 여겨지던 당나라에 전교된 동방기독교 분파인 네스토리우스파 교단인 경교 선교사들이나 후대 명/청 시절에 중국에서 활동한 로마카톨릭 예수회 선교사들은 도교의 이 개념이 삼위일체 개념과 유사한 점을 들어 기독교 선교에 활용하기도 했다.
로마카톨릭 예수회의 중국 선교사이자 조선의 천주교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 {천주실의}의 저자 마테오 리치는 그의 친-중국적 토착선교전략의 일환으로 특별히 유교화 된 상제(上帝)를 기독교의 신과 연결지으면서, "우리의 천주(天主)는 옛 경전이 말하는 상제(上帝)이다 / 吾天主乃古經所稱上帝也", 혹은 "천(天)은 상제(上帝)로도 해석될 수 있다 / 如以天解上帝得之矣"라고 설명하는 동시에, 天을 一 + 大 두 글자로 파자해서 "天者一大耳 / 天은 하나(一)이며 크다(大)"라고도 해설한다.
이것은 천주에 "하느님"과 "유일신" 두가지 의미를 담고자 한 마테오 리치와 예수회 선교사들의 의도를 반영한다.
§ 하나님=하느님: 로스, 언더우드
(성공회를 제외한) 현대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도들은 '하나님'을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여기는 듯하다. '하느님'이 아닌 '하나님'이란 단어의 배타적 선택을 로마카톨릭에 대한 일종의 구별의식으로 여기는 경우도 종종 본다. 현대적 의미에서 '하나'님은 '1자', 즉 '유일신'의 순 한국어 표현처럼 들리고 여겨지기 때문에, 어쩌면 프로테스탄트 교도들에게는 사실상의 고유명사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원래 이 '하나님'의 어원은 '하나(1)님'이 아니었다.
우선, 조선 전기 훈민정음에서 '하늘'은 '하날(아래 아)', 숫자 '하나'는 '한(아래 아)나' 혹은 '하(아래아)나였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조선 말을 지나 일제식민시대에 '아래 아'의 표기가 사라지고 발음 역시 사라지긴 했지만, 구한 말까지도 여전히 '하늘'과 '하나'는 엄연히 '하날(아래 아)'와 "하(아래 아)나"였다. 독립신문에서도 두 구분된 용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자음탈락현상에 따라 '하느님'에 대응하는 '하나(아래아)님'은 존재했지만 '하나(아래 아)'란 표기만 단독으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아래는 고종이 황제를 칭하고 환구단에서 황제국의 황제로서 일월성신을 금으로 수놓은 황제복인 황룡포를 입고 황제 위로 나감을 "하나(아래 아)님"게 고하(아래 아)는(아래 아) 예식"을 치른 점을 논한 1897년 10월 12일 화요일 독립신문 논설. 두번째 칸에 나온 "하나(아래 아)"를 보자. 이 '하나님'은 '하느님' 즉, 하늘 혹은 천신이다.
한글로 '하나(아래 아)님'이란 표현된 신의 호칭은 구한 말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한편, 1882년 평안도 의주 출신의 기독교도 5명과 함께 만주에서 성서를 한국어로 처음 번역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John Ross)는, 그의 복음서 번역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에서는 '하느님'으로,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에서는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이것이 한국의 기독교도들이 '하나(아래 아)님'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하나' (아래 아)는 '유일, 1', 즉 '유일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안도 서북~만주 쪽 한국어 방언으로 (오늘날 발음인) '하늘'을 "하날(아래 아)"이라고 발음한데서 기인한 것이란 점이다 (즉, 하날(아래 아)님). 즉, 존 로스의 번역어 '하나님'은 사실 "하늘에 계신 신"이란 뜻이었고, 따라서 존 로스의 '하나님'은 '하느님'이나 '천주'에 대응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요한복음}에서는 '아들'이 '아달(아래 아)'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니까, 먼저 번역된 {누가복음}에서는 '아들', '하느님'으로, 다음 번역된 {요한복음}에서는 '아달', '하나님'으로 표기한다. 즉, 앞의 번역은 'ㅡ'로, 뒤의 번역은 'ㅏ'로 통일한 것으로보면 된다.
1890년대 언더우드 (Horace Underwood) 선교사는 한국어 번역성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어-한국어 대차색인을 만들었는데, 영어의 'God'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로 '신', '하느님', '천주' 등을 나열했지만, 그 대차색인에 '하나님'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다른 선교사 동료들도 영어 God에 대한 대응어로 '천주'에 좀더 호의적이었다. 심지어 언더우드의 아내인 릴리아스 언더우드는 (존 로스의 이해처럼) '하나님'이 '천주' 즉 '하느님'에 상응하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때만 해도 '하나님'의 '하나'란 '하늘'이란 뜻이었고, 한국어에서의 발음과 표기상 '하나님'과 '하느님'은 결국 전혀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게다. 더 나아가 릴리아스는 '하나님'이든 그것의 한자어 '천주'든 그것이 어떤 형태로서의 '유일신 여호와'를 의미할 수 없고 결국은 다소 다신교적인 의미를 가지는 불완전한 단어일 뿐으로 인식했다.
아울러 1990년 감리교단의 선교사였던 아펜젤러는 영국성서공회의 요청에 따라그의 한국어 통역의 도움으로 로스가 번역한 {누가복음}을 이번에는 서울말로 다시 개정하는데, 그는 이때 다시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아들'은 '아달(아래 아)'이고, '하나'는 '하(아래 아)나'였다.
§ 하나님=유일신": 게일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일신'이란 의미를 가진 '전통적인' 한국어이며, 태고적 한국인들이 원시적인 유일신으로 '하나님'을 섬겼다고 주장하며 이 '하나'에 '크다'와 '1'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은 언더우드의 동료인 제임스 게일 (James Gale) 선교사였다. 그는 동료들에게 만주에서의 존 로스가 사용한 것과 같이 God의 대응어로 '하나님'을 사용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존 로스의 '하나님'이란 용어가 실제로는 '하나'란 의미가 아닌 '하늘'을 만주에 살던 한국인들의 방언으로 '하날'이라고 발음한데서 온 것이란 사실을 놓쳤다.
'천주'란 의미인 존 로스의 '하느님/하나님'에 '유일신'이란 뜻의 '하나님'으로 의미를 부여한 게일은,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태고적에 섬기던 원시적 형태의 유일신을 섬겼고 (하늘), 이 유일신의 '이름'이 바로 '하나님'이었다는 나름의 해설로 동료들을 설득시켰다. 이것은 일종의 민간어원설인데, 게일에 의해서 로스의 '하나님'은 원래의 '하느님'의 의미가 아니라 이제 '크신 분' 혹은 '유일신'이란 뜻으로 변하게 되었다. 꽤 그럴 듯한 선택이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엄정한 판단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무튼 이 결정에 따라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은 최종적으로 '하나님'을 히브리어 '엘로힘', 그리스어 '테오스', 영어 'God'에 대응하는 단어로 결정하게 되었고, 그 후로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그렇게 전해 내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일의 이 시도는 로마카톨릭 예수회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가 시도한 '하늘 천'자에 대한 신학적 시도와도 결과적으로는 유사하다. 마테오 리치가 天을 一 + 大 두 글자로 파자해서 "天者一大耳", 즉 " 天은 하나(一)이며 크다(大)"란 해석을 내렸다는 것을 기억하자.
§ 맺음말
"현대"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도들은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대-기독교적 전통의 유일신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느님'과 비교했을때 그 말은 맞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중들은 '하나'님에서 '1'을 떠올릴테니 말이다. 물론 "현대 한국인"의 귀에 그렇다는 것이지, 19세기말 한국인의 귀에는 꽤 다른 의미로 들렸다는 점을 잊지말자.
아무튼 1890년대 이 '하나님'이란 단어가 '유일신'의 의미로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측 용어에 자리잡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데는, '하늘'에 대한 (만주) 한국어 사투리 ('하날')에 대한 오해와, 한국인의 전통종교관에 대한 선교사들의 오해가 결정적인 몫을 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유일신'의 한국어 대응어로 '하나님'을 선택한 게일의 선택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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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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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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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렌디피티
대학 도서관 잡지서가에서 이런저런 한국에서 날아온 책자들을 들추어보다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The Academy of Korean Studies)에서 영문으로 발행하는 {The Review of Korean Studies}란 논문집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캐나다 브리티쉬-컬럼비아 대학의 한국학자인 Donald Baker 교수가 한국에서의 神의 호칭문제를 다룬 논문이다. 이 영어논문은 한국인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전통에 집착하는가를 다소 풍자적으로 묘사한 다음, 한국인들이 역사적으로 사용해 온 (유일신적인) 최고신의 호칭들, 즉, 상제, 천주, 하느님, 하나님, 하늘님, 한울님 등의 용어가 거쳐온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Hananim, Hanulnim, Hanullim, and Hanollim: The Concept of Terminology for Korean Monotheithm" --- Don Baker, {The Review of korean Studies} Vol.5 No.1 Jun 2002 pp.105-131
§ 신 (神)
기독교의 "신"에 대한 호칭으로 한국의 로마카톨릭과 정교회와 (프로테스탄트) 성공회 신자들은 "하느님"을, 기타 프로테스탄트 교인들은 "하나님"을 히브리어 "엘(로힘)", 혹은 그리스어 "테오스"에 상응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하느님/하나님이란 용어를 함께 쓰고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어짜피 이 용어들은 기독교의 신에 대한 그저 표현에 지나지 않기에 맥락에 따라 가장 적절한 것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컨데 엘이든, 엘로힘이든, 테오스든, 데우스든, God이든, Gott이든, 신이든, 하느님이든, 이 단어들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내 글 속에서는 가급적 가장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신/神"을 사용하려고 한다.
§ "천주", "하느님"
처음 조선에 로마카톨릭 (이하, '천주교')가 소개되던 시점, 1779년에 이벽이 작성한 {성교요지}등의 기타 문건에서는 '상제'라든지 (예수회 선교사들이 도입한 식의) '천주'라는 중국식 표현 만을 사용하고 있다. 1801년 순교한 정약전이 천주교의 신을 도교의 "옥황"상제에 비교하면서 "옥황상제"가 아닌 "천주상제"가 유일한 신이라고 적기도 했다. '천주'는 대체로 한국어 '하늘님' 혹은 '하느님'에 대응한다.
중국 고대인 은/주 시대에는 상(上) 혹은 천(天) 혹은 상제(上帝) 란 존재가 만물의 근원인 인격신으로 여겨졌고, 이후 유교에서도 이 개념이 채용되었다.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도교의 경우, 당나라 시절까지 완성된 도교의 최고신은 원시천존(元始天尊), 영보천존(靈寶天尊), 도덕천존(道德天尊)으로 구성된 삼청(三清)으로, 도(道)가 옥청(玉清), 상청(上清), 태청(太清)으로 발현된 것을 뜻한다. 그 중에서도 원시천존이 태초의 창조주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도교의 경전 {도덕경} 42장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한편, 옥황상제는 AD 6세기 경에 등장했으며, 북송 진종 (眞宗, 968~1022) 시절 옥황상제의 신자이던 진종이 최고신으로서의 옥황상제의 개념을 강요한 이후 민간에 널리 퍼졌다. 진종 시절 이전 만 해도 송나라에서는 "호천"상제를 최고신으로 섬겼다. 이후 민간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인 삼청 대신 옥황상제를 "실질적인" 최고신으로 차차 여기게 되었지만, 국가제례에서는 이후인 원나라에서도 "호천"상제나 "황천"상제가 중시되었고, 명/청기에 들어서야 "옥황"상제를 중심으로 한 신들의 계보가 정착된다. 이 명대의 개념이 조선에 흘러 들어와 조선에 "옥황"상제의 숭배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중국 고대인 은/주 시대에는 상(上) 혹은 천(天) 혹은 상제(上帝) 란 존재가 만물의 근원인 인격신으로 여겨졌고, 이후 유교에서도 이 개념이 채용되었다. 많은 신들이 존재하는 도교의 경우, 당나라 시절까지 완성된 도교의 최고신은 원시천존(元始天尊), 영보천존(靈寶天尊), 도덕천존(道德天尊)으로 구성된 삼청(三清)으로, 도(道)가 옥청(玉清), 상청(上清), 태청(太清)으로 발현된 것을 뜻한다. 그 중에서도 원시천존이 태초의 창조주로 간주되었다. 이것은 도교의 경전 {도덕경} 42장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道生一
도는 1을 낳고
一生二
1은 2를 낳고
二生三
2는 3을 낳고
三生萬物
3은 만물을 낳는다. --- {도덕경} 42장
"상제"는 일종의 직위명이지 고유명사가 아니기 때문에, 도교에는 여러 상제들이 존재하며 "옥황"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도교에서의 옥황상제는 창조주가 아니라, 선업을 1만번 쌓은 인간이 오른 지위로서, 인간의 선악을 평가하는 상급신으로 간주된다. (중국 민간도교에서는 관우가 옥황상제의 지위에 올랐다고 믿기도 한다.) 도교에서는 여전히 원시천존 및 삼청이 최고신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편, 옥황상제는 AD 6세기 경에 등장했으며, 북송 진종 (眞宗, 968~1022) 시절 옥황상제의 신자이던 진종이 최고신으로서의 옥황상제의 개념을 강요한 이후 민간에 널리 퍼졌다. 진종 시절 이전 만 해도 송나라에서는 "호천"상제를 최고신으로 섬겼다. 이후 민간에서는 추상적인 개념인 삼청 대신 옥황상제를 "실질적인" 최고신으로 차차 여기게 되었지만, 국가제례에서는 이후인 원나라에서도 "호천"상제나 "황천"상제가 중시되었고, 명/청기에 들어서야 "옥황"상제를 중심으로 한 신들의 계보가 정착된다. 이 명대의 개념이 조선에 흘러 들어와 조선에 "옥황"상제의 숭배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AD 5세기 에페소스 공회의와 칼케돈 공회의에서 이단으로 정죄된 후 동방으로 이동해 훗날 도교가 황실의 공인종교로 여겨지던 당나라에 전교된 동방기독교 분파인 네스토리우스파 교단인 경교 선교사들이나 후대 명/청 시절에 중국에서 활동한 로마카톨릭 예수회 선교사들은 도교의 이 개념이 삼위일체 개념과 유사한 점을 들어 기독교 선교에 활용하기도 했다.
로마카톨릭 예수회의 중국 선교사이자 조선의 천주교도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 {천주실의}의 저자 마테오 리치는 그의 친-중국적 토착선교전략의 일환으로 특별히 유교화 된 상제(上帝)를 기독교의 신과 연결지으면서, "우리의 천주(天主)는 옛 경전이 말하는 상제(上帝)이다 / 吾天主乃古經所稱上帝也", 혹은 "천(天)은 상제(上帝)로도 해석될 수 있다 / 如以天解上帝得之矣"라고 설명하는 동시에, 天을 一 + 大 두 글자로 파자해서 "天者一大耳 / 天은 하나(一)이며 크다(大)"라고도 해설한다.
이것은 천주에 "하느님"과 "유일신" 두가지 의미를 담고자 한 마테오 리치와 예수회 선교사들의 의도를 반영한다.
§ 하나님=하느님: 로스, 언더우드
(성공회를 제외한) 현대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도들은 '하나님'을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여기는 듯하다. '하느님'이 아닌 '하나님'이란 단어의 배타적 선택을 로마카톨릭에 대한 일종의 구별의식으로 여기는 경우도 종종 본다. 현대적 의미에서 '하나'님은 '1자', 즉 '유일신'의 순 한국어 표현처럼 들리고 여겨지기 때문에, 어쩌면 프로테스탄트 교도들에게는 사실상의 고유명사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원래 이 '하나님'의 어원은 '하나(1)님'이 아니었다.
우선, 조선 전기 훈민정음에서 '하늘'은 '하날(아래 아)', 숫자 '하나'는 '한(아래 아)나' 혹은 '하(아래아)나였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조선 말을 지나 일제식민시대에 '아래 아'의 표기가 사라지고 발음 역시 사라지긴 했지만, 구한 말까지도 여전히 '하늘'과 '하나'는 엄연히 '하날(아래 아)'와 "하(아래 아)나"였다. 독립신문에서도 두 구분된 용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자음탈락현상에 따라 '하느님'에 대응하는 '하나(아래아)님'은 존재했지만 '하나(아래 아)'란 표기만 단독으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우선, 조선 전기 훈민정음에서 '하늘'은 '하날(아래 아)', 숫자 '하나'는 '한(아래 아)나' 혹은 '하(아래아)나였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조선 말을 지나 일제식민시대에 '아래 아'의 표기가 사라지고 발음 역시 사라지긴 했지만, 구한 말까지도 여전히 '하늘'과 '하나'는 엄연히 '하날(아래 아)'와 "하(아래 아)나"였다. 독립신문에서도 두 구분된 용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자음탈락현상에 따라 '하느님'에 대응하는 '하나(아래아)님'은 존재했지만 '하나(아래 아)'란 표기만 단독으로 존재하지는 않았다.
아래는 고종이 황제를 칭하고 환구단에서 황제국의 황제로서 일월성신을 금으로 수놓은 황제복인 황룡포를 입고 황제 위로 나감을 "하나(아래 아)님"게 고하(아래 아)는(아래 아) 예식"을 치른 점을 논한 1897년 10월 12일 화요일 독립신문 논설. 두번째 칸에 나온 "하나(아래 아)"를 보자. 이 '하나님'은 '하느님' 즉, 하늘 혹은 천신이다.
한글로 '하나(아래 아)님'이란 표현된 신의 호칭은 구한 말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한편, 1882년 평안도 의주 출신의 기독교도 5명과 함께 만주에서 성서를 한국어로 처음 번역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John Ross)는, 그의 복음서 번역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에서는 '하느님'으로,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에서는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이것이 한국의 기독교도들이 '하나(아래 아)님'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하나' (아래 아)는 '유일, 1', 즉 '유일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안도 서북~만주 쪽 한국어 방언으로 (오늘날 발음인) '하늘'을 "하날(아래 아)"이라고 발음한데서 기인한 것이란 점이다 (즉, 하날(아래 아)님). 즉, 존 로스의 번역어 '하나님'은 사실 "하늘에 계신 신"이란 뜻이었고, 따라서 존 로스의 '하나님'은 '하느님'이나 '천주'에 대응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요한복음}에서는 '아들'이 '아달(아래 아)'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니까, 먼저 번역된 {누가복음}에서는 '아들', '하느님'으로, 다음 번역된 {요한복음}에서는 '아달', '하나님'으로 표기한다. 즉, 앞의 번역은 'ㅡ'로, 뒤의 번역은 'ㅏ'로 통일한 것으로보면 된다.
1890년대 언더우드 (Horace Underwood) 선교사는 한국어 번역성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어-한국어 대차색인을 만들었는데, 영어의 'God'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로 '신', '하느님', '천주' 등을 나열했지만, 그 대차색인에 '하나님'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다른 선교사 동료들도 영어 God에 대한 대응어로 '천주'에 좀더 호의적이었다. 심지어 언더우드의 아내인 릴리아스 언더우드는 (존 로스의 이해처럼) '하나님'이 '천주' 즉 '하느님'에 상응하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때만 해도 '하나님'의 '하나'란 '하늘'이란 뜻이었고, 한국어에서의 발음과 표기상 '하나님'과 '하느님'은 결국 전혀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게다. 더 나아가 릴리아스는 '하나님'이든 그것의 한자어 '천주'든 그것이 어떤 형태로서의 '유일신 여호와'를 의미할 수 없고 결국은 다소 다신교적인 의미를 가지는 불완전한 단어일 뿐으로 인식했다.
아울러 1990년 감리교단의 선교사였던 아펜젤러는 영국성서공회의 요청에 따라그의 한국어 통역의 도움으로 로스가 번역한 {누가복음}을 이번에는 서울말로 다시 개정하는데, 그는 이때 다시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아들'은 '아달(아래 아)'이고, '하나'는 '하(아래 아)나'였다.
§ 하나님=유일신": 게일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일신'이란 의미를 가진 '전통적인' 한국어이며, 태고적 한국인들이 원시적인 유일신으로 '하나님'을 섬겼다고 주장하며 이 '하나'에 '크다'와 '1'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은 언더우드의 동료인 제임스 게일 (James Gale) 선교사였다. 그는 동료들에게 만주에서의 존 로스가 사용한 것과 같이 God의 대응어로 '하나님'을 사용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존 로스의 '하나님'이란 용어가 실제로는 '하나'란 의미가 아닌 '하늘'을 만주에 살던 한국인들의 방언으로 '하날'이라고 발음한데서 온 것이란 사실을 놓쳤다.
'천주'란 의미인 존 로스의 '하느님/하나님'에 '유일신'이란 뜻의 '하나님'으로 의미를 부여한 게일은,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태고적에 섬기던 원시적 형태의 유일신을 섬겼고 (하늘), 이 유일신의 '이름'이 바로 '하나님'이었다는 나름의 해설로 동료들을 설득시켰다. 이것은 일종의 민간어원설인데, 게일에 의해서 로스의 '하나님'은 원래의 '하느님'의 의미가 아니라 이제 '크신 분' 혹은 '유일신'이란 뜻으로 변하게 되었다. 꽤 그럴 듯한 선택이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엄정한 판단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무튼 이 결정에 따라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은 최종적으로 '하나님'을 히브리어 '엘로힘', 그리스어 '테오스', 영어 'God'에 대응하는 단어로 결정하게 되었고, 그 후로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그렇게 전해 내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일의 이 시도는 로마카톨릭 예수회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가 시도한 '하늘 천'자에 대한 신학적 시도와도 결과적으로는 유사하다. 마테오 리치가 天을 一 + 大 두 글자로 파자해서 "天者一大耳", 즉 " 天은 하나(一)이며 크다(大)"란 해석을 내렸다는 것을 기억하자.
§ 맺음말
"현대"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도들은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대-기독교적 전통의 유일신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느님'과 비교했을때 그 말은 맞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중들은 '하나'님에서 '1'을 떠올릴테니 말이다. 물론 "현대 한국인"의 귀에 그렇다는 것이지, 19세기말 한국인의 귀에는 꽤 다른 의미로 들렸다는 점을 잊지말자.
아무튼 1890년대 이 '하나님'이란 단어가 '유일신'의 의미로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측 용어에 자리잡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데는, '하늘'에 대한 (만주) 한국어 사투리 ('하날')에 대한 오해와, 한국인의 전통종교관에 대한 선교사들의 오해가 결정적인 몫을 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유일신'의 한국어 대응어로 '하나님'을 선택한 게일의 선택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草人
한편, 1882년 평안도 의주 출신의 기독교도 5명과 함께 만주에서 성서를 한국어로 처음 번역한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 (John Ross)는, 그의 복음서 번역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에서는 '하느님'으로,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에서는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이것이 한국의 기독교도들이 '하나(아래 아)님'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하나' (아래 아)는 '유일, 1', 즉 '유일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평안도 서북~만주 쪽 한국어 방언으로 (오늘날 발음인) '하늘'을 "하날(아래 아)"이라고 발음한데서 기인한 것이란 점이다 (즉, 하날(아래 아)님). 즉, 존 로스의 번역어 '하나님'은 사실 "하늘에 계신 신"이란 뜻이었고, 따라서 존 로스의 '하나님'은 '하느님'이나 '천주'에 대응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요한복음}에서는 '아들'이 '아달(아래 아)'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니까, 먼저 번역된 {누가복음}에서는 '아들', '하느님'으로, 다음 번역된 {요한복음}에서는 '아달', '하나님'으로 표기한다. 즉, 앞의 번역은 'ㅡ'로, 뒤의 번역은 'ㅏ'로 통일한 것으로보면 된다.
1890년대 언더우드 (Horace Underwood) 선교사는 한국어 번역성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어-한국어 대차색인을 만들었는데, 영어의 'God'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로 '신', '하느님', '천주' 등을 나열했지만, 그 대차색인에 '하나님'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다른 선교사 동료들도 영어 God에 대한 대응어로 '천주'에 좀더 호의적이었다. 심지어 언더우드의 아내인 릴리아스 언더우드는 (존 로스의 이해처럼) '하나님'이 '천주' 즉 '하느님'에 상응하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때만 해도 '하나님'의 '하나'란 '하늘'이란 뜻이었고, 한국어에서의 발음과 표기상 '하나님'과 '하느님'은 결국 전혀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게다. 더 나아가 릴리아스는 '하나님'이든 그것의 한자어 '천주'든 그것이 어떤 형태로서의 '유일신 여호와'를 의미할 수 없고 결국은 다소 다신교적인 의미를 가지는 불완전한 단어일 뿐으로 인식했다.
아울러 1990년 감리교단의 선교사였던 아펜젤러는 영국성서공회의 요청에 따라그의 한국어 통역의 도움으로 로스가 번역한 {누가복음}을 이번에는 서울말로 다시 개정하는데, 그는 이때 다시 '하나(아래 아)님'으로 표기했다. ('아들'은 '아달(아래 아)'이고, '하나'는 '하(아래 아)나'였다.
§ 하나님=유일신": 게일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일신'이란 의미를 가진 '전통적인' 한국어이며, 태고적 한국인들이 원시적인 유일신으로 '하나님'을 섬겼다고 주장하며 이 '하나'에 '크다'와 '1'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은 언더우드의 동료인 제임스 게일 (James Gale) 선교사였다. 그는 동료들에게 만주에서의 존 로스가 사용한 것과 같이 God의 대응어로 '하나님'을 사용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존 로스의 '하나님'이란 용어가 실제로는 '하나'란 의미가 아닌 '하늘'을 만주에 살던 한국인들의 방언으로 '하날'이라고 발음한데서 온 것이란 사실을 놓쳤다.
'천주'란 의미인 존 로스의 '하느님/하나님'에 '유일신'이란 뜻의 '하나님'으로 의미를 부여한 게일은, 더 나아가 한국인들이 태고적에 섬기던 원시적 형태의 유일신을 섬겼고 (하늘), 이 유일신의 '이름'이 바로 '하나님'이었다는 나름의 해설로 동료들을 설득시켰다. 이것은 일종의 민간어원설인데, 게일에 의해서 로스의 '하나님'은 원래의 '하느님'의 의미가 아니라 이제 '크신 분' 혹은 '유일신'이란 뜻으로 변하게 되었다. 꽤 그럴 듯한 선택이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엄정한 판단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무튼 이 결정에 따라 프로테스탄트 선교사들은 최종적으로 '하나님'을 히브리어 '엘로힘', 그리스어 '테오스', 영어 'God'에 대응하는 단어로 결정하게 되었고, 그 후로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에서는 그렇게 전해 내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일의 이 시도는 로마카톨릭 예수회 선교사인 마테오 리치가 시도한 '하늘 천'자에 대한 신학적 시도와도 결과적으로는 유사하다. 마테오 리치가 天을 一 + 大 두 글자로 파자해서 "天者一大耳", 즉 " 天은 하나(一)이며 크다(大)"란 해석을 내렸다는 것을 기억하자.
§ 맺음말
"현대"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기독교도들은 '하나님'이란 용어가 유대-기독교적 전통의 유일신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느님'과 비교했을때 그 말은 맞다. 오늘날 대부분의 언중들은 '하나'님에서 '1'을 떠올릴테니 말이다. 물론 "현대 한국인"의 귀에 그렇다는 것이지, 19세기말 한국인의 귀에는 꽤 다른 의미로 들렸다는 점을 잊지말자.
아무튼 1890년대 이 '하나님'이란 단어가 '유일신'의 의미로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측 용어에 자리잡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데는, '하늘'에 대한 (만주) 한국어 사투리 ('하날')에 대한 오해와, 한국인의 전통종교관에 대한 선교사들의 오해가 결정적인 몫을 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유일신'의 한국어 대응어로 '하나님'을 선택한 게일의 선택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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