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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외부자료의 인용에 있어 대한민국 저작권법(28조)과 U.S. Copyright Act (17 USC. §107)에 정의된 "저작권물의 공정한 이용원칙 | the U.S. fair use doctrine" 을 따릅니다.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모든 글과 번역문들에 대해 (1) 복제-배포, (2) 임의수정 및 자의적 본문 발췌, (3) 무단배포를 위한 화면캡처를 금하며, (4) 인용 시 URL 주소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원 | 운영] [대문으로] [방명록] [옛 방명록] [티스토리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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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양철 지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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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지붕에 대하여

- 안도현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이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가고 싶다,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 라든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봐
한쪽 면이 뜨거워지면
그 뒷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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