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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05-05-05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아우슈비쯔, 1945년 (© 최광민)
© 최광민, Kwangmin Choi, 200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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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쯔, 1945년 (© 최광민)
나찌 뉘른베르크 전당대회 (출처: Wikimedia Commons)
I.
미국 현충일(Memorial Day)이 다가오면 PBS방송은 주로 세계 제 2차대전, 한국전, 베트남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2005년은 연합국 승전 50주년이 되는 해여서인지 세계 제 2차대전에 관한 방송이 유독 많은데, 특별히 유대인학살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자주 방송되는 것 같다. 대개는 생존자들의 인터뷰이지만, 어제 자정에 방송된 {Frontline} 프로그램은 여태껏 보지못했던 아주 인상깊은 방송이었다.
프론트라인 http://www.pbs.org/wgbh/pages/frontline/camp/
제목은 {강제수용소의 기억 / Memoir of the camp}. 제목만 들어도 예상하다시피, 아우슈비쯔 수용소를 비롯해서 폴란드 일대에 산재하고 있었던 유대인 강제수용소의 비극이야기다. 학살된 유대인의 수가 600만이라는 주장은 다소 과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더해가고는 있지만, 사실 600만이 죽었든 300만이 죽었든 즐비한 시체를 연상하는 것은 내 머릿 속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끔찍한 것임은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종전 직후 이 지역으로 진주한 연합군측(미/영 정보부)이 찍은 기록영화를 편집하지 않고 무삭제로 보여주고 있으며, 말라 죽어서 반미라 상태가 된 상태로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시신들의 얼굴들도 여과없이 보여진다. 그 참혹함과 끔찍함에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다.
II.
폴란드로 진주해 수용소를 접수한 연합군들은 독일군이 철군한 수용소에서 일하던 독일인 민간인과 폴란드인 부역자들에게 7일 동안 수용소 곳곳에서 죽은 시신들을 찾아내도록 하여 축구장 반 만한 엄청난 크기의 네모진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시신들을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그리고 이들 부역자들을 향해 수용소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뼈만 남은 유대인들은 소리치며 저주를 퍼붓는다.
이윽고 이 일이 끝나자 연합군은 수용소에서 일한 독일 민간인과 나찌에 부역한 폴란드인들 등 뒤에 총을 겨누고 그 구덩이 주위에 둘러세워 그 참혹한 현장 앞에 세운다. 부역한 자 가운데는 SS도 있고 나찌소년단 정도로 보이는 청소년들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겁에 질려있고, 일부는 울고, 일부는 그 광경을 눈 앞에서 목도하고 있으면서도 자기 일 아니란듯이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그들 뒤에서는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싸늘하게 그들을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 머리 위 확성기에서 영국군 장교의 독일어 연설이 울려퍼진다.
(영어번역: Frontline 싸이트, 영어에서 중역 / 최광민)
You, who represent the fathers and brothers of German youth, see before your eyes, some of the sons and daughters who bear the direct responsibility for this crime. They are a small portion only. Therefore, it is more than the human soul is able to bear. But who bears the real responsibility?YOU, who allowed your leader to carry out this horrible madness;YOU, who couldn't do enough for this degenerate triumph.YOU, who were a part of this camp.너희들, 독일 청년들의 부모와 형제를 대표하는 너희들은, 이 범죄의 직접적인 책임자들을 눈 앞에서 보고있다. 이들은 전체 범죄자 가운데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이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면 진짜 책임을 질 자들은 누구인가?
정치지도자들에게 이 끔찍한 광기를 허락한, 바로 너희들이다.
이 타락한 범죄를 충분히 막지 못한, 바로 너희들이다.
이 수용소의 한 부분이었던, 바로 너희들이다.
히틀러의 의회연설 (출처: Wikimedia Commons)
III
Mea Culpa.
그때는
- 김광규
누가 모르겠는가
누구나 느끼고
누구나 겪은
그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모두가 알면서도 그때는
모르는 체 헸었다.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아무도 쓰지 못한
그것을 이렇게
우리 말로 이야기하고
우리 글로 써서
남겼다.
그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이제 와서 쉽게 말하지 말고
생각해 보라 당신은 그때
무엇을 했는가
草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