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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G세대 vs. 88만원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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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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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10-03-04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G세대 vs. 88만원 세대?
순서
- 규정, 혹은 딱지
- 3.8.6세대, 88만원세대, 실크세대, G세대?
'대한민국 희망둥이 G(글로벌)세대'란 말을 조선일보 특별기사에서 보고 한참 웃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01/2010010100117.html
규정, 혹은 딱지
개인 혹은 개인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을 스스로 규정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개인 자신이 내린 정의에 의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구속하는 결과를 종종 낳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를 규정한 바에 따라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재단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때때로 이런 행위의 현실적 유익성이 변호되기도 한다.
이런 규정은 개인 자신이 아니라 종종 제 3자에 의해 주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3.8.6세대, X세대, N세대 등이 그런 예들이다. 이런 용어들을 누가 처음 도입했는지에 대한 해묵은 논란들이 있다. 반면, 최근 들어 등장한 세대규정, 즉 우석훈의 88만원세대, 변희재의 실크세대, 조선일보의 G세대 등은 그 유래가 확실하다.
최초에 제기한 우려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름표를 달아주고, 그들에게 자신들이 채색한 깃발 하나씩 쥐어주고, 그들의 삶의 방향을 "계도"하려는 자세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사용해 보자.
3.8.6세대, 88만원세대, 실크세대, G세대?
3.8.6은 (순서를 좀 뒤집는다면) 60년 대에 태어난 80년대 "대학"학번들이며 명명 당시 대략 30대였던 사람들을 뜻한다. 흔히 3.8.6 "세대"라고 하지만, 3.8.6 이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세대를 지칭한 개념이 될 수 없다.
80년대 2년제 이상 대학진학률은 매해 전 고교생의 30%대에 불과했으므로, 그 세대의 모두가 대학생이었던 것도 아니고 또 모두가 학생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도 아니다. 아울러 IMF 사태 후 (예상치 못했던) 급격한 세대교체 과정에서 그 나이 또래 모두가 폭발적 특혜를 누린 것도 아니다. 의도한 것이든 우연히 주어진 것이든, 그 혜택은 그 중에서도 일부에게 집중되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3.8.6은 세대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계급/계층 개념에 속한다. 60년 대에 태어난 같은 세대 중에서도 바로 이 3.8.6의 "일부"가 군사정권의 몰락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 후 정치적 수혜자가 되었고,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다른 그룹의 3.8.6들은 IMF때 절정에 달한 사회 전 분야의 구조조정 속에서 젊은 나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 세대보다 훨씬 용이하게 경제/문화계 등 사회의 요직에 진출했다.
이 과정은 그 스스로가 3.8.6인 동시에 3.8.6들에게 어느 정도 환멸을 느낀 우석훈이 {88만원 세대} 속에서 잘 묘사했다. 우석훈이 느낀 환멸은 아마도 3.8.6 이란 이 "계급"이 (본인들의 의도했든 말든) 아이러니하게도 다음 세대에 대한 착취자로 군림하게 되었다는데서 온 것일 테다. 그리고 (우석훈 자신이 생각하기에) '3.8.6이란 계급에 의해 착취당하게 된 세대'를 '88만원 세대'라고 규정했다.
솔직히 소위 88만원 세대들에겐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386-대-88만원 세대 간의 착취구조를 폭로함으로써 착취당하는 세대에게 (이 착취구도를 붕괴까지는 못시키더라도) 이 구도를 다소 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려는 것이 우석훈의 본래 취지였다. 그런데 우석훈을 오독한 많은 88만원 "세대"들은 그의 취지보다는, 그가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유도해내는 과정에서 소위 88만원 세대의 구조적 취약점들을 열거한 것을 그들 세대에 대한 비하와 모욕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 즉, 능력없이 재수만 좋았던 오만한 3.8.6들이, 자신들의 세대를 찍어누르기 위해서 자신들을 열등감으로 세뇌시킬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개발해 낸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이다. 정작 우석훈은 그 3.8.6에 대한 환멸을 책 여러 곳에 담고 있는데 말이다.
"88만원 세대"란 용어에 대한 반감은 변희재의 '실크세대'란 개념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최근 조선일보에서는 "G세대"란 용어를 급조해서 대대적 선전에 나섰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두 개념을 홍보하는 웹싸이트들은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공격하는 게시판을 갖추고 있다. 두 개념이 "88만원 세대"에 대한 대응개념으로 등장한 것이라면, 차라리 변희재의 '실크세대'가 'G세대' 보다는 낫다. 그 이유는 변희재의 소위 실크세대는 (3.8.6의 사회독점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보게 될) 20대 중후, 30대 초반까지의 집단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이 G세대는 조선일보에서 명시했다시피 넓게 잡아 86-91년 생에 촛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럼 G세대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정확히 말해서, 그들의 핵심은 누구일까?
바로 3.8.6 계급의 자녀들이다. (첫째자식들이 아니라면) 현재로서는 그들의 부모는 3.8.6 직전 세대와 다소 겹치기는 할 것이다. 아마도 특집기사를 쓴 기획한 기자(들) 역시 3.8.6 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자신들의 자식들을 두고 "대한민국 희망둥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우스운 꼴이 되려나.
그러니 소위 G세대란 이름을 걸고 '88만원 세대'를 힐난하는 것은 보기 좀 우습다. (스스로 의도했든 아니든) G세대야 말로, 장차 자신을 낳아준 3.8.6과 연맹해 그 가운데 샌드위치처럼 끼인 세대에게 길고 긴 구조적 우울증을 가져다 줄 장본인들이니까 말이다.
이들이 "성공한" 3.8.6이란 "계급"의 자식들인 한, G(글로벌)이란 단어가 암시하듯 해외연수, 어학연수 등의 우월적 교육혜택을 그들의 (소수의) 부모를 통해 누리는 한, 조선일보가 말하는 소위 글로벌한 G세대 역시 "세대"가 아니라 하나의 "계급"이다. 여기 G세대로 정의된 이들이 받은 혜택을 그 "세대" 모두가 (60년 대에 태어나 한때 30대였으나, 결코 80년대 학번은 아니었던 (혹은 80년대 학번이었던)) 부모로부터 받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계급의 탄생을 보는 것일까.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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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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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세대 vs. 88만원 세대?
순서
- 규정, 혹은 딱지
- 3.8.6세대, 88만원세대, 실크세대, G세대?
이런 규정은 개인 자신이 아니라 종종 제 3자에 의해 주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3.8.6세대, X세대, N세대 등이 그런 예들이다. 이런 용어들을 누가 처음 도입했는지에 대한 해묵은 논란들이 있다. 반면, 최근 들어 등장한 세대규정, 즉 우석훈의 88만원세대, 변희재의 실크세대, 조선일보의 G세대 등은 그 유래가 확실하다.
최초에 제기한 우려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름표를 달아주고, 그들에게 자신들이 채색한 깃발 하나씩 쥐어주고, 그들의 삶의 방향을 "계도"하려는 자세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사용해 보자.
3.8.6세대, 88만원세대, 실크세대, G세대?
3.8.6은 (순서를 좀 뒤집는다면) 60년 대에 태어난 80년대 "대학"학번들이며 명명 당시 대략 30대였던 사람들을 뜻한다. 흔히 3.8.6 "세대"라고 하지만, 3.8.6 이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세대를 지칭한 개념이 될 수 없다.
80년대 2년제 이상 대학진학률은 매해 전 고교생의 30%대에 불과했으므로, 그 세대의 모두가 대학생이었던 것도 아니고 또 모두가 학생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도 아니다. 아울러 IMF 사태 후 (예상치 못했던) 급격한 세대교체 과정에서 그 나이 또래 모두가 폭발적 특혜를 누린 것도 아니다. 의도한 것이든 우연히 주어진 것이든, 그 혜택은 그 중에서도 일부에게 집중되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3.8.6은 세대 개념이 아니라 일종의 계급/계층 개념에 속한다. 60년 대에 태어난 같은 세대 중에서도 바로 이 3.8.6의 "일부"가 군사정권의 몰락에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 후 정치적 수혜자가 되었고,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다른 그룹의 3.8.6들은 IMF때 절정에 달한 사회 전 분야의 구조조정 속에서 젊은 나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 세대보다 훨씬 용이하게 경제/문화계 등 사회의 요직에 진출했다.
이 과정은 그 스스로가 3.8.6인 동시에 3.8.6들에게 어느 정도 환멸을 느낀 우석훈이 {88만원 세대} 속에서 잘 묘사했다. 우석훈이 느낀 환멸은 아마도 3.8.6 이란 이 "계급"이 (본인들의 의도했든 말든) 아이러니하게도 다음 세대에 대한 착취자로 군림하게 되었다는데서 온 것일 테다. 그리고 (우석훈 자신이 생각하기에) '3.8.6이란 계급에 의해 착취당하게 된 세대'를 '88만원 세대'라고 규정했다.
솔직히 소위 88만원 세대들에겐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386-대-88만원 세대 간의 착취구조를 폭로함으로써 착취당하는 세대에게 (이 착취구도를 붕괴까지는 못시키더라도) 이 구도를 다소 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려는 것이 우석훈의 본래 취지였다. 그런데 우석훈을 오독한 많은 88만원 "세대"들은 그의 취지보다는, 그가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유도해내는 과정에서 소위 88만원 세대의 구조적 취약점들을 열거한 것을 그들 세대에 대한 비하와 모욕으로 받아들인 듯 하다. 즉, 능력없이 재수만 좋았던 오만한 3.8.6들이, 자신들의 세대를 찍어누르기 위해서 자신들을 열등감으로 세뇌시킬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개발해 낸 것처럼 느끼게 된 것이다. 정작 우석훈은 그 3.8.6에 대한 환멸을 책 여러 곳에 담고 있는데 말이다.
"88만원 세대"란 용어에 대한 반감은 변희재의 '실크세대'란 개념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최근 조선일보에서는 "G세대"란 용어를 급조해서 대대적 선전에 나섰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두 개념을 홍보하는 웹싸이트들은 "88만원 세대"란 용어를 공격하는 게시판을 갖추고 있다. 두 개념이 "88만원 세대"에 대한 대응개념으로 등장한 것이라면, 차라리 변희재의 '실크세대'가 'G세대' 보다는 낫다. 그 이유는 변희재의 소위 실크세대는 (3.8.6의 사회독점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보게 될) 20대 중후, 30대 초반까지의 집단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이 G세대는 조선일보에서 명시했다시피 넓게 잡아 86-91년 생에 촛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럼 G세대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정확히 말해서, 그들의 핵심은 누구일까?
바로 3.8.6 계급의 자녀들이다. (첫째자식들이 아니라면) 현재로서는 그들의 부모는 3.8.6 직전 세대와 다소 겹치기는 할 것이다. 아마도 특집기사를 쓴 기획한 기자(들) 역시 3.8.6 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자신들의 자식들을 두고 "대한민국 희망둥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우스운 꼴이 되려나.
또 하나의 계급의 탄생을 보는 것일까.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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