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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우크라이나 단상: {타라스 불바}와 하르키우와 포클론스카야와 네오나치와 신시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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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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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草人 최광민 2022-03-20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 최광민] 우크라이나 단상: {타라스 불바}와 하르키우와 포클론스카야와
네오나치와 신시내티
순서
-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신시내티
- 고골의 {타라스 불바}
- 코스모스 954호와 체르노빌과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
- 슬라브-네오나치와 형용모순
- 아조프 대대
- 바그너 그룹
#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신시내티
2010년부터 내가 살고 있는 신시내티는 현재 러시아군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제 2도시 하르키우와 자매도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많은 지명이 그간 통상적으로
사용되던 러시아어 지명에서 우크라이나어 지명으로 많이 바뀌어 미디어에 등장하는
추세인데 (가령, '키예프'에서 '키이우'로), 나도 사실 '하르키우'란 도시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도대체 어딘가 했다. 하지만 이 도시의 러시아어 이름인 '하르코프'는
알고 있었다. 하르코프는 그 유명한 제2차세계대전 중 독일과 소련 간 벌어진
독소전쟁 가운데 4차에 걸쳐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은 전투의 중심지였다.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생필품 구호물자를 기부하고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하다가, 우크라이나란 나라를 가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나와 아주 상관없는
지역도 아니었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1930년 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던 대량 아사사태 였던 '홀로도모르'에 대해서는, 2018년 한 방문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한번 다뤘던 바가 있기도 하다.
- [© 최광민] 히틀러 vs 스탈린 : 학살규모와 종교정책
-
https://kwangmin.blogspot.com/2021/01/vs_29.html
떠오르는 대로 적어본다.
# 고골의 {타라스 불바}
19세기 러시아령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고골 (우크라이나어로는
미콜라 호홀)이 쓴 장편소설 {타라스 불바}.
내가 어릴 때는 시원한
헤어스타일의 율 브리너가 주연한 1962년 영화의 한국어 제목이었던 {대장 부리바},
혹은 어린 시절 읽었던 계몽사의 세계문학전집의 제목에서 처럼 {대장 불리바}란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론 둘 다
{따라스 불바}다. 아무리 러시아어나 우크라이나어로 들어봐도 "리"란 발음은
들리지 않고 "고골"과 "불바"인데, 왜 이름들에 "리"가 왜 들어간 것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학부 시절에도 다들 "불리바"와 "고골리"로 적었다. 러시아어를
주요 외국어로 가르치는 북한 문화어에서도 "고골리"이니 더 헷갈린다.
{Taras Bulba}, 1962
어린 시절 종종 주말 TV영화방송에서 가끔 시청하긴 했지만, 내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사는 유력 민족인 (자포로자) 코사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순전히
계몽사 문고판 덕이었다. 이 책에서는 "코작"으로 표기되었던 듯 하다. 이 책에 '폴란드'나 '러시아'는 자주 등장하는데, '우크라이나'가 이
명칭으로 책에 등장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타라스 불바의 두
아들들은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키예프
(우크라이나어 '키이우')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란 지명을 중학생 시절 이전에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또 내가 어렸을 때는 "소련" 지배 하의 지역을 한자로 색을 붙여
'흑러시아' (러시아 본토), '백러시아' (벨라루스), '청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대), '적러시아' (헝가리 일대)란 식으로 한자로 색을 붙여 부르기도 했고.
벨라루스는 벨라 (흰) + 루스 (러시아)이라 백-러시아고, 나머지 지역은 방위에
색을 대응한 지역 관습을 따른 것이라 알고 있다. 히틀러가 우크라이나 남부와
카프카스 일대를 공략하려고 한 작전명도 '청색작전 Fall Blau' 이었다.
계몽사문고 #36, 고골리 (박형규), {대장 불리바}
고골의 소설에서 타라스 불바가 "영웅"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코사크 집단에
대한 내 첫인상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니다.
계몽사 전집으로 읽었던 것이 국민학교 3-4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들인 코사크 집단에게서 굉장히 야만 (혹은 야성)적인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읽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유냐
죽음이냐}에 등장하는 19세기 크레타 독립투사들의 묘사에서 받은 것과 거의
비슷하지만 훨씬 더 거칠었다. 흥미롭게도 {타라스 불바}에서는 압제자
폴란드가, {자유냐 죽음이냐}에서는 정복자 오토만 투르크가 원주민들인
코사크들과 크레타인들에 비해 보다 "문명화"된 존재로 묘사된다.
코사크들의 철천지 원수로 등장하는 폴란드인들과 폴란드인에게 부역하는
유대인 민간인들을 (당시 크림반도를 거쳐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유입된
유대인들은 여러 이유에서 폴란드와 협력관계를 가졌다) 거침없이, 심지어
자랑스럽게 살육하는 코사크들에 대한 묘사가 등장하는 소설의 장면은 어린
나이에도 내게 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내게 있어 {타라스 불바}는 중앙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진입하는 루트에
해당하는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해 내가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엔 아직 동서냉전이 한창 중이라, 일본 NHK의 {실크로드} 같은
프로그램을 빼면 공산주의권인 지역, 특별히 중국 서부부터 폴란드에 이르는
지역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한국에 살던 일반인들이 접하긴 다소 어려웠다.
특별히 러시아와 맞닿은 중앙아시아에서 흑해 연안 지역의 역사에 대해
관심있어하는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 경우엔 {실크로드}가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사람들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줬고, {타라스 불바}가
중앙아시아와 연결된 남부 러시아 일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줬다.
1980년대 영화 {타라스 불바}나 계몽사 문고판 삽화 속에서 코사크 전사들의
용모를 처음 봤을 때 나의 인상은 ... "엇, 이 사람들 몽고인인가?" 였다.
(당시는 아무도 "몽고"를 "몽골"이라 부르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1990년
한국이 몽골과 국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중국인들의 폄칭인 "몽고(蒙古)" 대신
자국의 용어인 "몽골"로 공식적으로 바꿔부르면서 점차 교체되었다.)
"우크라이나인"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대표적 인구집단인 "코사크"는 혈통적 의미의 "종족"은
아니다. 이 광활한 평원지역이 중앙아시아로 진입하는 동서가 교차하는 평원
지역이기 때문에 그곳을 거쳐간 다양한 민족의 혼성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도 7-9세기 현 우크라니아 동부에서 러시아 남부인 흑해와 카스피해 일대를
지배한 투르크계 왕국인 (이들은 유대교로 개종했다) 카자르계, 12-14세기 그
지역을 지배한 몽골계, 슬라브계, 기타 투르크계 등이 혼혈된, 평소에는 느슨한
혈족 단위 연맹체로 목축과 농경에 종사하다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빠른 속도로
군대를 조직하여 전설적인 전투력을 보여 준, 어찌보면 국가를 형성하기 전
말갈/여진/만주족과 성격이 비슷한 집단이다. {타라스 불바}를 쓴 고골의
부계가 바로 코사크다.
Yul Brynner
영화에서 코사크인 타라스 불바로 율 브리너를 캐스팅한데에는 이런
종족적인 관점이 고려된 듯 하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의 율 브리너
(Yul Brynner)의 친할머니는 몽골인이었기 때문에 언뜻봐도 살짝
아시아적인 얼굴을 가졌는데 일제 시대 조선에서 잠시 살다가 프랑스로
이민갔던 개인사가 있다. 참고로 브리너는 원래 대머리가 아니라, {왕과
나}에서 머리를 민 이후로 이 헤어스타일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았다.
# 코스모스 954호와 체르노빌과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
아마도 내 또래에게 "우크라이나"란 지명이 강렬히 각인된 첫 계기는, 1986년에
있었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태였을 것이다. 물론 이 당시는 1989년 소련 붕괴
이전이 때문에 보통은 다들 "소련"에서 일어난 사태라고 말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나 '벨라루스' 같은 구 소련 지역 지명이 종종 기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 이전에 가장 악명을 떨친 "소련 발 핵 사고"는 1978년 1월25일 소련의
우라늄235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핵추진 인공위성 코스모스 954호가
통제불능으로 지구궤도를 이탈해 캐나다 북서부 사스카체완주 호수 주변애 추락해
일대를 오염시킨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한국인들에게도 큰 공포를 심어줘서,
코미디 프로그램 같은데 "머리에 바가지를 쓰고 떨어지는 파편에 대비하자"는
식의 조크가 등장하곤 했다. 이 코스모스 위성 시리즈를 비롯해 소련의
탄도미사일 제어시스템을 만든 곳이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공화국의 첫 수도이자
현재 제 2도시인 하르코프 ( Kharkov), 즉 하르키우 (Kharkiv)의 국영
방산기업체였다. 이 '하르키우'에 대해선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1989년 구 소련 붕괴 후 1991년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에도 소련의 핵
시설이 많이 배치되었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일대에서 유출된 핵물질과 장비가 북한, 이란 등 타 국가나 테러집단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2000년대 부터 한국에서는 핵 관련 이야기는 잊혀지고, 대신
"우크라이나 (혹은 카자흐스탄)에서는 김태희가 밭을 갈더라" 란 식으로
희화화되어 인구에 회자되는게 대세가 되었다.
({블루라군 2, Return to the Blue Lagoon}와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의
출생지가 우크라이나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요보비치를 "우크라이나
대표미녀"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요보비치의 아버지는 세르비아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 예전에 "어쩌다 태어난 곳이 키예프"란 식으로 본인이 말했던 걸로
봐선 우크라이나에 별로 애착은 없는 듯 싶다.)
2014년 러시아계가 과반수이던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던 크림공화국이
우크라이나의 국민투표과정없이 임의로 독립을 결정하고 러시아에 합병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한국인들 (+ 일본인들)은 먼 나라에 벌어진 이 사태의 국제정치적
함의 같은데는 별로 관심이 없고, 대신 푸틴이 러시아령 크림 자치공화국
검사장으로 임명한 34세의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의 '미모'에 더 관심을 뒀다.
특별히 일본에서의 인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동부 우크라이나 출신의 포클론스카야는 2011년까지는 우크라이나령 크림
자치공화국에서 검사로 일했고, 이후 키이우에서 검사로 일하다 반-러시아
"혁명"인 '유로마이단' 사태가 벌어진 2014년 초에 시위대를 비판하고 당시
친-러시아 정권을 옹호했고, 이어 벌어진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 때는 역시
러시아를 지지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가반역죄로 수배 및 기소하고
일본을 포함한 몇개 친서방 국가는 그녀를 제재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러시아 연방 국가두마에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활동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의용군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인연은 별로 없지만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1)
21세기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2000년 12월 31일 자정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홀로 나가 신년맞이 "볼 드랍 Ball Drop"을 보고 나서, 여행 중 신세지던 써클
후배를 만나 인근 우크라이나 식당에서 돼지감자 스튜로 야식을 먹은 것, (2)
인디애나 블루밍턴에서 살 때 친했던 쿠르드계 터키 친구가 (그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이른바 '칸카르데쉬') 터키 식당 겸 카페를 차려서 한동안
거의 매일 거기서 터키식 점심과 차를 마셨었는데 거기서 일하던 서버 중 우크라이나에서 온
친구와 통성명하고 지냈던 정도? 흥미롭게도 명색에 터키식당인데 서버들은 모조리 오토만 투르크 시절 투르크에 복속당했거나 대립했던 동유럽에서 온 여학생들이었다.
# 슬라브-네오나치와 형용모순
예상대로 2022년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세력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 한다는 것이었다.
2014년 러시아가 배후가 된 크림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겪고난 후 나토
가입이란 돌파구로 급격히 친서방 정책을 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분노는
충분히 예상할 만한 일이었지만, 유대인 젤렌스키가 대통령이고 그 나라 제 3대
재벌이자 젤렌스키의 뒷배인 반-러시아파 배후실력자인 콜로모이스키 역시
유대인인 나라에서 네오나치라니. 언뜻 듣기엔 왠지 '똑똑한 바보' 같은 형용모순
(Oxymoron) 으로 들린다.
물론 푸틴이 언급한 네오나치 문제는 (많은
유럽국가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주요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2007년 20대 한국 유학생이 스킨헤드들에게 폭행치사 당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외국인혐오죄를 적용해 강력처벌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논쟁의 핵심에 201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에서 친러 분리주의자와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에 벌어진 돈바스 전쟁에서 극우 + 네오나치 성향을
지원자로 결성된 민병대인 '아조프 대대'가 있다.
이 민병대가
창설된 2014년 상황에서 이 '아조프 대대'가 네오나치가 아니었다고 부정하긴
힘들다. 코사크 혈통의 하르키우 출신의 이 민병대 창설멤버인 안드리 빌레츠키는
2014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아예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빌레츠키는 하르키우 대학 역사학과 출신이자 "슬라브 토속 고대종교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The historic mission of our nation in this critical moment is to lead
the White Races of the world in a final crusade for their survival. A crusade against the Semite-led Untermenschen.”
"이 결정적 시기에 있어 우리 조국의 역사적 사명은 존속을 위해 최후의
십자군을 벌이고 있는 세계의 백인우월주의자를 이끄는 일입니다. 즉, 유대인들에게 지배되는 열등인종 (운터멘셴)들에 대항한 십자군 말이죠." / 번역: 최광민
빌레츠키는
자신이 히틀러를 존경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After the First World War, Germany was a total mess and Hitler rebuilt
it: he built houses and roads, put in telephone lines, and created jobs.
I respect that." Homosexuality is a mental illness and
the scale of the Holocaust "is a big question
제1차세계대전 후 독일은 완전 엉망이 되었고 히틀러는 그걸 재건했습니다.
그는 집을 짓고, 도로를 건설하고, 전화망을 깔고,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그 점을 존경합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고 홀로코스트의 규모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 번역: 최광민
아조프 대대의 창설멤버들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반-소련파 극우지사이자
나치부역자인 스테판 반데라를 따르는 자들이다. "우크라이나 민족국가 성립'을
모토로 삼은 스테판 반데라의 '우크라이나인' 개념에는 유대인과 투르크인들은
포함되지 않았고, 나치와 협력해 (추정) 백만 이상의 유대인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죽인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빌레츠키는 2014년 아조프 대대가 우크라이나 정규군에 '아조프
연대'로 특수편성된 후에는 말을 바꿔서,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혼란스럽지만, 현실을 보면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사실 그 배후엔 앞서 말한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재벌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가 있다. 1963년 생인 콜로모이스키는 이전 친서방 총리 (율리야
티모셴코)의 정치적 지원자였고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을
있게한 {국민의 일꾼} 드라마를 방송한 1+1 미디어 그룹의 70%을 소유했다.
2014년 3월 돈바스 서부 지역에 맞닿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로 부임한
콜로모이스키는,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벌어진 돈바스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극우 성향의 반-러시아 민병대
조직들을 지원했고 그 가운데 문제가 된 '아조프 대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민병대는 그해 11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편입 후 연대급으로
확대/재편되어 "국가로 부터 월급을 받는 정규직" 이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콜로모이스키가 '아조프 대대'의 노골적인
네오나치 성향을 몰랐을까? "유대인에게 지배되는 열등인간 (운터멘셴)들에게 대항한다"는 반데라 주의자인 빌레츠키는 콜로모이스키가 유대인이란 걸 몰랐을까?
뭐 여기에 '유대인이 장악한' 음습한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가 등장하는
엄청난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조프 대대의 전투능력은 당시 전공이 입증했고 인종주의만 뺀다면 이들이
"애국적"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콜로모이스키는 네오나치
아조프"대대"를 "정규군화"란 당근으로 "순화"시킨 것이고, 빌레츠키는 당근을 물었을 뿐. 빌레츠키는 이를 바탕으로
의회에도 진출했다. 음모인가? 아니면 쌍방 간 윈-윈 인가?
사실 슬라브 국가들에서 퍼져나가는 네오나치나 스킨헤드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들이 숭배하는 히틀러는 그 유명한 {나의 투쟁 Mein Kampf}이나 일련의
저술/연설에서 슬라브 인종을 열등한 인종, 즉 "운터멘셴 Untermenshn (단수:
Untermensch)"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틀러는 슬라브인들은 순수한 아리안 인종으로 구성된 대독일의 일부가
될 수 없으며, 다만 동유럽 지방에 이주한 독일계의 인종적 후손들만이 그 자격이
있다고 보았다. 즉, 슬라브인들이 아무리 자발적으로 독일화 한들, "인종적인
열등"은 변함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슬라브인들은 유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지배되고 있다고 보기도 했다. 그래서 히틀러는 나치독일에 동조한 일부 동유럽
동맹국가들인 크로아티아 같은 국가들 조차 동등한 백인으로 취급하지 않았고,
불가리아는 거의 투르크로 간주했다. 그런데 어떻게 '슬라브 나치'가 성립할 수
있단 말인가. 그냥 '극우 민족주의' 쯤 되면 형용모순은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를 살필 시간에 자국의 네오나치부터 정화하는게 순리일 듯 하다.
푸틴은 아프리카 내전지역에서 작전 (=사업) 중이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ЧВК ВАГНЕР) 과 계약 하에 용병들을 러시아로 불러들여 재편성해 올해 초 젤렌스키 암살 및 돈바스 확보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침투시켰다. 이 "바그너" 그룹은 푸틴 측근인 요식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특부부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이 설립한 용병회사로, 여기서 "바그너"는 유대인적 요소를 증오하고 (가령, 멘델스존의 음악) 게르만 정신의 고양에 앞장서 훗날 히틀러가 아주 좋아했던 작곡가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그 사람이 맞다. 러시아 네오나치 였던 우트킨이 (당연히) 바그너를 좋아했고, 또 그의 콜사인이였다고 알려져 있다. 네오나치주의인 우크라이나의 아조프 대대의 지휘관 빌레츠키처럼 우트킨의 종교도 "슬라브 고대종교"!
그런데 푸틴과는 동향 (상트페테르부르크)이자 바그너 그룹의 공동설립자이자 돈줄인 프리고진은 친부과 계부 모두가 유대인 혈통. 네오나치와 유대인 자본이 손잡은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가 네오나치와 유대인 자본이 손잡은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 (아조프 대대)를 무찌르겠다고 으르렁거린다. 형용모순도 이런 형용모순이 없다.
(참고로, 히틀러는 {나의 투쟁}에서 동맹국인 일본에 대해, 일본인종은 아리안
인종처럼 '문명의 창조자 (kulturbegründend)'는 아니지만, 유대인들 처럼 '다른
문화의 파괴자 (kulturzerstörend)'도 아닌, 그저 '남의 문명을 가져다 사용
(kulturtragend)' 하는 인종으로 폄하했다. 그래서 일본의 네오나치는 더
한심.)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숙적이자, 나치독일이 슬라브족 가운데서도 가장
열등하다고 본 폴란드가 "독일"과 서방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있는 상황도 참 아이러니하다. 역사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은 영원한 진리인듯.
Life is a BIG jo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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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대로 적어본다.
# 고골의 {타라스 불바}
내가 어릴 때는 시원한 헤어스타일의 율 브리너가 주연한 1962년 영화의 한국어 제목이었던 {대장 부리바}, 혹은 어린 시절 읽었던 계몽사의 세계문학전집의 제목에서 처럼 {대장 불리바}란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론 둘 다 {따라스 불바}다. 아무리 러시아어나 우크라이나어로 들어봐도 "리"란 발음은 들리지 않고 "고골"과 "불바"인데, 왜 이름들에 "리"가 왜 들어간 것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학부 시절에도 다들 "불리바"와 "고골리"로 적었다. 러시아어를 주요 외국어로 가르치는 북한 문화어에서도 "고골리"이니 더 헷갈린다.
{Taras Bulba}, 1962
어린 시절 종종 주말 TV영화방송에서 가끔 시청하긴 했지만, 내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사는 유력 민족인 (자포로자) 코사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순전히
계몽사 문고판 덕이었다. 이 책에서는 "코작"으로 표기되었던 듯 하다. 이 책에 '폴란드'나 '러시아'는 자주 등장하는데, '우크라이나'가 이
명칭으로 책에 등장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타라스 불바의 두
아들들은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키예프
(우크라이나어 '키이우')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계몽사문고 #36, 고골리 (박형규), {대장 불리바}
고골의 소설에서 타라스 불바가 "영웅"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코사크 집단에
대한 내 첫인상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니다.
계몽사 전집으로 읽었던 것이 국민학교 3-4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들인 코사크 집단에게서 굉장히 야만 (혹은 야성)적인 강렬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읽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유냐
죽음이냐}에 등장하는 19세기 크레타 독립투사들의 묘사에서 받은 것과 거의
비슷하지만 훨씬 더 거칠었다. 흥미롭게도 {타라스 불바}에서는 압제자
폴란드가, {자유냐 죽음이냐}에서는 정복자 오토만 투르크가 원주민들인
코사크들과 크레타인들에 비해 보다 "문명화"된 존재로 묘사된다.
코사크들의 철천지 원수로 등장하는 폴란드인들과 폴란드인에게 부역하는
유대인 민간인들을 (당시 크림반도를 거쳐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유입된
유대인들은 여러 이유에서 폴란드와 협력관계를 가졌다) 거침없이, 심지어
자랑스럽게 살육하는 코사크들에 대한 묘사가 등장하는 소설의 장면은 어린
나이에도 내게 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내게 있어 {타라스 불바}는 중앙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진입하는 루트에
해당하는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해 내가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엔 아직 동서냉전이 한창 중이라, 일본 NHK의 {실크로드} 같은
프로그램을 빼면 공산주의권인 지역, 특별히 중국 서부부터 폴란드에 이르는
지역의 지리와 역사에 대해 한국에 살던 일반인들이 접하긴 다소 어려웠다.
특별히 러시아와 맞닿은 중앙아시아에서 흑해 연안 지역의 역사에 대해
관심있어하는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내 경우엔 {실크로드}가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사람들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줬고, {타라스 불바}가
중앙아시아와 연결된 남부 러시아 일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줬다.
1980년대 영화 {타라스 불바}나 계몽사 문고판 삽화 속에서 코사크 전사들의 용모를 처음 봤을 때 나의 인상은 ... "엇, 이 사람들 몽고인인가?" 였다. (당시는 아무도 "몽고"를 "몽골"이라 부르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1990년 한국이 몽골과 국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중국인들의 폄칭인 "몽고(蒙古)" 대신 자국의 용어인 "몽골"로 공식적으로 바꿔부르면서 점차 교체되었다.)
"우크라이나인"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대표적 인구집단인 "코사크"는 혈통적 의미의 "종족"은 아니다. 이 광활한 평원지역이 중앙아시아로 진입하는 동서가 교차하는 평원 지역이기 때문에 그곳을 거쳐간 다양한 민족의 혼성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도 7-9세기 현 우크라니아 동부에서 러시아 남부인 흑해와 카스피해 일대를 지배한 투르크계 왕국인 (이들은 유대교로 개종했다) 카자르계, 12-14세기 그 지역을 지배한 몽골계, 슬라브계, 기타 투르크계 등이 혼혈된, 평소에는 느슨한 혈족 단위 연맹체로 목축과 농경에 종사하다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빠른 속도로 군대를 조직하여 전설적인 전투력을 보여 준, 어찌보면 국가를 형성하기 전 말갈/여진/만주족과 성격이 비슷한 집단이다. {타라스 불바}를 쓴 고골의 부계가 바로 코사크다.
1980년대 영화 {타라스 불바}나 계몽사 문고판 삽화 속에서 코사크 전사들의 용모를 처음 봤을 때 나의 인상은 ... "엇, 이 사람들 몽고인인가?" 였다. (당시는 아무도 "몽고"를 "몽골"이라 부르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1990년 한국이 몽골과 국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중국인들의 폄칭인 "몽고(蒙古)" 대신 자국의 용어인 "몽골"로 공식적으로 바꿔부르면서 점차 교체되었다.)
"우크라이나인"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대표적 인구집단인 "코사크"는 혈통적 의미의 "종족"은 아니다. 이 광활한 평원지역이 중앙아시아로 진입하는 동서가 교차하는 평원 지역이기 때문에 그곳을 거쳐간 다양한 민족의 혼성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도 7-9세기 현 우크라니아 동부에서 러시아 남부인 흑해와 카스피해 일대를 지배한 투르크계 왕국인 (이들은 유대교로 개종했다) 카자르계, 12-14세기 그 지역을 지배한 몽골계, 슬라브계, 기타 투르크계 등이 혼혈된, 평소에는 느슨한 혈족 단위 연맹체로 목축과 농경에 종사하다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빠른 속도로 군대를 조직하여 전설적인 전투력을 보여 준, 어찌보면 국가를 형성하기 전 말갈/여진/만주족과 성격이 비슷한 집단이다. {타라스 불바}를 쓴 고골의 부계가 바로 코사크다.
Yul Brynner
영화에서 코사크인 타라스 불바로 율 브리너를 캐스팅한데에는 이런
종족적인 관점이 고려된 듯 하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의 율 브리너
(Yul Brynner)의 친할머니는 몽골인이었기 때문에 언뜻봐도 살짝
아시아적인 얼굴을 가졌는데 일제 시대 조선에서 잠시 살다가 프랑스로
이민갔던 개인사가 있다. 참고로 브리너는 원래 대머리가 아니라, {왕과
나}에서 머리를 민 이후로 이 헤어스타일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았다.
# 코스모스 954호와 체르노빌과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
1989년 구 소련 붕괴 후 1991년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에도 소련의 핵 시설이 많이 배치되었던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일대에서 유출된 핵물질과 장비가 북한, 이란 등 타 국가나 테러집단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2000년대 부터 한국에서는 핵 관련 이야기는 잊혀지고, 대신 "우크라이나 (혹은 카자흐스탄)에서는 김태희가 밭을 갈더라" 란 식으로 희화화되어 인구에 회자되는게 대세가 되었다.
({블루라군 2, Return to the Blue Lagoon}와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의
출생지가 우크라이나라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요보비치를 "우크라이나
대표미녀"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요보비치의 아버지는 세르비아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 예전에 "어쩌다 태어난 곳이 키예프"란 식으로 본인이 말했던 걸로
봐선 우크라이나에 별로 애착은 없는 듯 싶다.)
2014년 러시아계가 과반수이던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던 크림공화국이
우크라이나의 국민투표과정없이 임의로 독립을 결정하고 러시아에 합병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한국인들 (+ 일본인들)은 먼 나라에 벌어진 이 사태의 국제정치적
함의 같은데는 별로 관심이 없고, 대신 푸틴이 러시아령 크림 자치공화국
검사장으로 임명한 34세의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의 '미모'에 더 관심을 뒀다.
특별히 일본에서의 인기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동부 우크라이나 출신의 포클론스카야는 2011년까지는 우크라이나령 크림
자치공화국에서 검사로 일했고, 이후 키이우에서 검사로 일하다 반-러시아
"혁명"인 '유로마이단' 사태가 벌어진 2014년 초에 시위대를 비판하고 당시
친-러시아 정권을 옹호했고, 이어 벌어진 크림반도의 러시아 합병 때는 역시
러시아를 지지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가반역죄로 수배 및 기소하고
일본을 포함한 몇개 친서방 국가는 그녀를 제재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러시아 연방 국가두마에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활동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의용군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인연은 별로 없지만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1)
21세기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2000년 12월 31일 자정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홀로 나가 신년맞이 "볼 드랍 Ball Drop"을 보고 나서, 여행 중 신세지던 써클
후배를 만나 인근 우크라이나 식당에서 돼지감자 스튜로 야식을 먹은 것, (2)
인디애나 블루밍턴에서 살 때 친했던 쿠르드계 터키 친구가 (그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이른바 '칸카르데쉬') 터키 식당 겸 카페를 차려서 한동안
거의 매일 거기서 터키식 점심과 차를 마셨었는데 거기서 일하던 서버 중 우크라이나에서 온
친구와 통성명하고 지냈던 정도? 흥미롭게도 명색에 터키식당인데 서버들은 모조리 오토만 투르크 시절 투르크에 복속당했거나 대립했던 동유럽에서 온 여학생들이었다.
# 슬라브-네오나치와 형용모순
예상대로 2022년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세력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 한다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2022년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세력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 한다는 것이었다.
2014년 러시아가 배후가 된 크림자치공화국의 분리/독립을 겪고난 후 나토
가입이란 돌파구로 급격히 친서방 정책을 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분노는
충분히 예상할 만한 일이었지만, 유대인 젤렌스키가 대통령이고 그 나라 제 3대
재벌이자 젤렌스키의 뒷배인 반-러시아파 배후실력자인 콜로모이스키 역시
유대인인 나라에서 네오나치라니. 언뜻 듣기엔 왠지 '똑똑한 바보' 같은 형용모순
(Oxymoron) 으로 들린다.
물론 푸틴이 언급한 네오나치 문제는 (많은 유럽국가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주요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2007년 20대 한국 유학생이 스킨헤드들에게 폭행치사 당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외국인혐오죄를 적용해 강력처벌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물론 푸틴이 언급한 네오나치 문제는 (많은 유럽국가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주요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2007년 20대 한국 유학생이 스킨헤드들에게 폭행치사 당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외국인혐오죄를 적용해 강력처벌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논쟁의 핵심에 201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에서 친러 분리주의자와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에 벌어진 돈바스 전쟁에서 극우 + 네오나치 성향을
지원자로 결성된 민병대인 '아조프 대대'가 있다.
이 민병대가 창설된 2014년 상황에서 이 '아조프 대대'가 네오나치가 아니었다고 부정하긴 힘들다. 코사크 혈통의 하르키우 출신의 이 민병대 창설멤버인 안드리 빌레츠키는 2014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아예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빌레츠키는 하르키우 대학 역사학과 출신이자 "슬라브 토속 고대종교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이 민병대가 창설된 2014년 상황에서 이 '아조프 대대'가 네오나치가 아니었다고 부정하긴 힘들다. 코사크 혈통의 하르키우 출신의 이 민병대 창설멤버인 안드리 빌레츠키는 2014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아예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빌레츠키는 하르키우 대학 역사학과 출신이자 "슬라브 토속 고대종교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The historic mission of our nation in this critical moment is to lead the White Races of the world in a final crusade for their survival. A crusade against the Semite-led Untermenschen.”
"이 결정적 시기에 있어 우리 조국의 역사적 사명은 존속을 위해 최후의 십자군을 벌이고 있는 세계의 백인우월주의자를 이끄는 일입니다. 즉, 유대인들에게 지배되는 열등인종 (운터멘셴)들에 대항한 십자군 말이죠." / 번역: 최광민
"After the First World War, Germany was a total mess and Hitler rebuilt it: he built houses and roads, put in telephone lines, and created jobs. I respect that." Homosexuality is a mental illness and the scale of the Holocaust "is a big question
제1차세계대전 후 독일은 완전 엉망이 되었고 히틀러는 그걸 재건했습니다. 그는 집을 짓고, 도로를 건설하고, 전화망을 깔고,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그 점을 존경합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고 홀로코스트의 규모는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 번역: 최광민
아조프 대대의 창설멤버들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반-소련파 극우지사이자
나치부역자인 스테판 반데라를 따르는 자들이다. "우크라이나 민족국가 성립'을
모토로 삼은 스테판 반데라의 '우크라이나인' 개념에는 유대인과 투르크인들은
포함되지 않았고, 나치와 협력해 (추정) 백만 이상의 유대인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죽인 어두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빌레츠키는 2014년 아조프 대대가 우크라이나 정규군에 '아조프
연대'로 특수편성된 후에는 말을 바꿔서,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혼란스럽지만, 현실을 보면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사실 그 배후엔 앞서 말한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재벌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가 있다. 1963년 생인 콜로모이스키는 이전 친서방 총리 (율리야 티모셴코)의 정치적 지원자였고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을 있게한 {국민의 일꾼} 드라마를 방송한 1+1 미디어 그룹의 70%을 소유했다.
2014년 3월 돈바스 서부 지역에 맞닿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로 부임한
콜로모이스키는,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벌어진 돈바스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극우 성향의 반-러시아 민병대
조직들을 지원했고 그 가운데 문제가 된 '아조프 대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민병대는 그해 11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편입 후 연대급으로
확대/재편되어 "국가로 부터 월급을 받는 정규직" 이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콜로모이스키가 '아조프 대대'의 노골적인
네오나치 성향을 몰랐을까? "유대인에게 지배되는 열등인간 (운터멘셴)들에게 대항한다"는 반데라 주의자인 빌레츠키는 콜로모이스키가 유대인이란 걸 몰랐을까?
뭐 여기에 '유대인이 장악한' 음습한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가 등장하는
엄청난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조프 대대의 전투능력은 당시 전공이 입증했고 인종주의만 뺀다면 이들이
"애국적"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콜로모이스키는 네오나치
아조프"대대"를 "정규군화"란 당근으로 "순화"시킨 것이고, 빌레츠키는 당근을 물었을 뿐. 빌레츠키는 이를 바탕으로
의회에도 진출했다. 음모인가? 아니면 쌍방 간 윈-윈 인가?
사실 슬라브 국가들에서 퍼져나가는 네오나치나 스킨헤드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들이 숭배하는 히틀러는 그 유명한 {나의 투쟁 Mein Kampf}이나 일련의
저술/연설에서 슬라브 인종을 열등한 인종, 즉 "운터멘셴 Untermenshn (단수:
Untermensch)"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틀러는 슬라브인들은 순수한 아리안 인종으로 구성된 대독일의 일부가
될 수 없으며, 다만 동유럽 지방에 이주한 독일계의 인종적 후손들만이 그 자격이
있다고 보았다. 즉, 슬라브인들이 아무리 자발적으로 독일화 한들, "인종적인
열등"은 변함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슬라브인들은 유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지배되고 있다고 보기도 했다. 그래서 히틀러는 나치독일에 동조한 일부 동유럽
동맹국가들인 크로아티아 같은 국가들 조차 동등한 백인으로 취급하지 않았고,
불가리아는 거의 투르크로 간주했다. 그런데 어떻게 '슬라브 나치'가 성립할 수
있단 말인가. 그냥 '극우 민족주의' 쯤 되면 형용모순은 없을 것이다.
푸틴은 아프리카 내전지역에서 작전 (=사업) 중이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ЧВК ВАГНЕР) 과 계약 하에 용병들을 러시아로 불러들여 재편성해 올해 초 젤렌스키 암살 및 돈바스 확보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침투시켰다. 이 "바그너" 그룹은 푸틴 측근인 요식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특부부대 출신 드미트리 우트킨이 설립한 용병회사로, 여기서 "바그너"는 유대인적 요소를 증오하고 (가령, 멘델스존의 음악) 게르만 정신의 고양에 앞장서 훗날 히틀러가 아주 좋아했던 작곡가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그 사람이 맞다. 러시아 네오나치 였던 우트킨이 (당연히) 바그너를 좋아했고, 또 그의 콜사인이였다고 알려져 있다. 네오나치주의인 우크라이나의 아조프 대대의 지휘관 빌레츠키처럼 우트킨의 종교도 "슬라브 고대종교"!
그런데 푸틴과는 동향 (상트페테르부르크)이자 바그너 그룹의 공동설립자이자 돈줄인 프리고진은 친부과 계부 모두가 유대인 혈통. 네오나치와 유대인 자본이 손잡은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가 네오나치와 유대인 자본이 손잡은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 (아조프 대대)를 무찌르겠다고 으르렁거린다. 형용모순도 이런 형용모순이 없다.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숙적이자, 나치독일이 슬라브족 가운데서도 가장 열등하다고 본 폴란드가 "독일"과 서방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있는 상황도 참 아이러니하다. 역사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은 영원한 진리인듯.
Life is a BIG joke !
최광민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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