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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서기 2000년과 민해경과 스페이스 오디세이
Labels:
음악,
일상,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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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최광민 2010-01-01
제목
[© 최광민] 서기 2000년과 민해경과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3 때 크리스마스 이브 올나이트를 하러 친구 집에 갔다 들고왔던 {2001년 오디세이}. 그 이후 고등학교 3년 동안 나는 이 책을 늘 내 책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다녔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매일 들고 다니기엔 너무 컸다.
우주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이던 아서 C 클라크의 SF소설들은 늘 이종/외계지성체와의 조우를 다루고 있다. {유년의 종말}. {라마와의 랑데뷰} 등은 그런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스탠리 큐브릭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는, 인간과 외계지성체와의 직접적인 조우보다는 외계지성체가 남기고 떠난 모노리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달에서 발견된 모노리스가 신호를 보낸 방향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향해 떠나는 디스커버리호에 탑재된 주컴퓨터 HAL 9000의 회로 속에 은밀히 성장해 온 인공지성체, 즉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지성체는 인간처럼 "퇴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궁지에 몰렸을 때는 살인도 불사한다.
소설 속에서 디스커버리호가 할과 보우먼을 태우고 목성으로 날아가는 것으로 설정된 해가 서기 2001년. 당시로서는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이 더 흘러야 다가올 먼 미래였다.
1980년대 초, 은백색의 퓨쳐리스틱한 의상을 걸친 무희들 가운데 서서 가수 민해경은 외국곡 (프랑스?)에서 번안한 "건전가요" {서기 2000년이 오면}을 TV에서 열창하며 미래의 꿈을 그리고 있었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민해경의 노래이자 지금까지 가사를 완전히 기억하는 그의 유일한 곡이다.
서기 2000년이 오면
- 민해경
1.
서기 2000년이 오면, 우주로 향하는 시대
우리는 로케트 타고 멀리 저 별 사이로 날으리 (쌰바!)
그때는 전쟁도 없고, 끝없이 즐거운 세상
그대가 부르는 노래소리 이 세상을 수 놓으리. (싸바! 싸바! 싸바!)
그날이 오며는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행복해요,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행복한 그날을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기다려
2.
서기 2000년이 오면 더욱 더 편리한 시대
그대의 즐거운 모습, 나는 그 어디서나 보리라.
그때는 가난도 없고, 저마다 행복한 마음
우리가 부르는 노래소리 온 세상을 수놓으리. (싸바! 싸바! 싸바!)
그날이 오며는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행복해요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행복한 그날을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기다려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물론 다 "새빨간 거짓말"은 아니지만, 성취된 예언과 실패한 예언이 마구 뒤섞여 있다.
성취된 예언으로는 세가지가 있다.
인류가 핵전쟁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7월 "공포의 대왕"이나, 혹은 Y2K가 가져올 것이란 인류종말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2000년을 넘어 존속하고 있다는 점, 기술의 진보가 세상을 더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 인터넷 (유투브, SNS) 을 통해 우리가 사람들의 일상을 동영상과 음성과 텍스트로 실시간으로 듣고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물론 실패한 예언들도 있다.
그때 참으로 꿈과 희망에 가득 차 있던 그 "쌰바!" 합창은 지금 들어도 명랑하건만, 서기 20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인류는 별 사이는 커녕 달에도 다시 가보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모노리스도 발견하지 못했고), 전쟁이 사라지기는 커녕 바로 그 무렵부터 이데올로기 냉전을 대신할 민족주의-근본주의 테러라는 새로운 불안이 전 세계적을 휩쓸더니 급기야는 한 줌의 과격분자들이 (로케트가 아닌) 여객기를 탈취해 (별 사이가 아닌) 민간 빌딩으로 돌진하는 사태와 함께 21세기는 시작되었다. 생활이 더욱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더욱 행복해졌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니, 민해경은 결국 실패한 예언자인 셈.
그러나 꿈 꾸는 것은 좋은 일.
어찌 이를 탓하리.
쌰바!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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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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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서기 2000년과 민해경과 스페이스 오디세이
© 최광민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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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서기 2000년과 민해경과 스페이스 오디세이



중3 때 크리스마스 이브 올나이트를 하러 친구 집에 갔다 들고왔던 {2001년 오디세이}. 그 이후 고등학교 3년 동안 나는 이 책을 늘 내 책가방 속에 넣어가지고 다녔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매일 들고 다니기엔 너무 컸다.
우주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이던 아서 C 클라크의 SF소설들은 늘 이종/외계지성체와의 조우를 다루고 있다. {유년의 종말}. {라마와의 랑데뷰} 등은 그런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스탠리 큐브릭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는, 인간과 외계지성체와의 직접적인 조우보다는 외계지성체가 남기고 떠난 모노리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달에서 발견된 모노리스가 신호를 보낸 방향인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향해 떠나는 디스커버리호에 탑재된 주컴퓨터 HAL 9000의 회로 속에 은밀히 성장해 온 인공지성체, 즉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 지성체는 인간처럼 "퇴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궁지에 몰렸을 때는 살인도 불사한다.
소설 속에서 디스커버리호가 할과 보우먼을 태우고 목성으로 날아가는 것으로 설정된 해가 서기 2001년. 당시로서는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이 더 흘러야 다가올 먼 미래였다.
1980년대 초, 은백색의 퓨쳐리스틱한 의상을 걸친 무희들 가운데 서서 가수 민해경은 외국곡 (프랑스?)에서 번안한 "건전가요" {서기 2000년이 오면}을 TV에서 열창하며 미래의 꿈을 그리고 있었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민해경의 노래이자 지금까지 가사를 완전히 기억하는 그의 유일한 곡이다.
물론 다 "새빨간 거짓말"은 아니지만, 성취된 예언과 실패한 예언이 마구 뒤섞여 있다.
이 노래는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민해경의 노래이자 지금까지 가사를 완전히 기억하는 그의 유일한 곡이다.
서기 2000년이 오면
- 민해경
1.
서기 2000년이 오면, 우주로 향하는 시대
우리는 로케트 타고 멀리 저 별 사이로 날으리 (쌰바!)
그때는 전쟁도 없고, 끝없이 즐거운 세상
그대가 부르는 노래소리 이 세상을 수 놓으리. (싸바! 싸바! 싸바!)
그날이 오며는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행복해요,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행복한 그날을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기다려
2.
서기 2000년이 오면 더욱 더 편리한 시대
그대의 즐거운 모습, 나는 그 어디서나 보리라.
그때는 가난도 없고, 저마다 행복한 마음
우리가 부르는 노래소리 온 세상을 수놓으리. (싸바! 싸바! 싸바!)
그날이 오며는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행복해요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행복한 그날을 (싸바! 싸바! 싸바!)
우리는 기다려
다가오는 서기 2000년은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 싸바! 싸바! 싸바!
성취된 예언으로는 세가지가 있다.
인류가 핵전쟁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7월 "공포의 대왕"이나, 혹은 Y2K가 가져올 것이란 인류종말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2000년을 넘어 존속하고 있다는 점, 기술의 진보가 세상을 더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 인터넷 (유투브, SNS) 을 통해 우리가 사람들의 일상을 동영상과 음성과 텍스트로 실시간으로 듣고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들이 그것이다.
물론 실패한 예언들도 있다.
그때 참으로 꿈과 희망에 가득 차 있던 그 "쌰바!" 합창은 지금 들어도 명랑하건만, 서기 20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인류는 별 사이는 커녕 달에도 다시 가보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모노리스도 발견하지 못했고), 전쟁이 사라지기는 커녕 바로 그 무렵부터 이데올로기 냉전을 대신할 민족주의-근본주의 테러라는 새로운 불안이 전 세계적을 휩쓸더니 급기야는 한 줌의 과격분자들이 (로케트가 아닌) 여객기를 탈취해 (별 사이가 아닌) 민간 빌딩으로 돌진하는 사태와 함께 21세기는 시작되었다. 생활이 더욱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더욱 행복해졌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니, 민해경은 결국 실패한 예언자인 셈.
그러나 꿈 꾸는 것은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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