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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무신론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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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신화/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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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최광민, Kwangmin Choi, 2009-10-05
전문복사, 문맥을 무시한 임의적 발췌/수정, 배포를 금합니다.
제목
무신론 버스 (© 최광민)
Athesit Bus와 리처드 도킨스 (출처: Wikimedia Commons)
옥스포드 대학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지원하는 소위 "무신론 버스, Atheist Bus" 열풍.
THERE'S PROBABLY NO GOD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아마도 신은 없는 듯 하니
걱정말고 인생을 즐겨라
미녀와 나란히 선 리처드 도킨스의 수줍은(?) 미소만큼이나 유쾌한 마니페스토다.
이 열풍은 2008년 블루밍턴에도 상륙했다. 이 동네 버스사업자인 Bloomington Transit이 지역 공동체의 단합을 해칠 수 있다는 온건한 이유로 광고설치를 거부하자, 인디애나주의 무신론자 단체 (http://inatheistbus.org)가 법정소송을 벌여 승소했고, 지난 가을 무렵부터 버스광고를 시작했다.이 승리를 기념해 이 단체의 초청으로 리처드 도킨스가 인디애나 대학에 와서 강연도 했다.
이 단체의 광고 문구는 아래와 같다.
You can be good without God
당신은 신 없이도 착하게/잘 살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기독교 단체는 아래의 버스광고를 걸기 시작했다.
You can be good without God,
but you cannot be saved without Jesus
신 없이도 착하게/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가 아니면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무신론자 측이나 기독교도 측이나 양 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잘 정리했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죽은 후에 인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쌍방 간의 합의가 없는 한, 두 그룹 간의 대화는 공허해 보인다. 내세를 상정하지 않는다면, 전자에게 있어서 후자의 진술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후자에게 있어 전자의 진술은 "불완전한" 진술로 여겨질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해 광고한 모양이다.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
아인슈타인은 이와 유사한 진술들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한 적이 있다.
우선, 1940년 런던에서 발간된 저명인사 23인의 에세이 모음집인 {I Believe: The Personal Philosophies of 23 Eminent Men and Wonen of Our Time, 나는 믿는다: 우리 시대 저명인사 23인의 개인철학} 속에서 그는 이렇게 진술한다.
I cannot imagine a God who rewards and punishes the objects oh his creation, whose purposes are modelled after our own - a God, in short, who is but a reflection ofhuman frailty.
나는 그의 창조물에게 상을 주거나 벌을 내리는 신을 상상할 수 없다. 다시말해 그런 신은 우리 자신을 모델링 한 것이며, 따라서 인간의 약점을 반영한 신일 뿐이다. / 번역: 최광민
또 다른 곳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I cannot conceive of a personal God who would directly influence the actions of individuals, or would directly sit in judgment on creatures of his own creation. I cannot do this in spite of the fact that mechanistic causality has, to a certain extent, been placed in doubt by modern science. My religiosity consists in a humble admiration of the infinitely superior spirit that reveals itself in the little that we, with our weak and transitory understanding, can comprehend of reality. Morality is of the highest importance -- but for us, not for God. ---- Albert Einstein, from Albert Einstein: The Human Side, edited by Helen Dukas & Banesh Hoffman
아무튼 반기련의 광고는 기독교 단체의 압박을 받은 버스운송조합의 항복으로 4일천하로 끝났다. 하지만 굳이 광고를 중단시킬 필요까지 있을까? 이렇게 반문(광고)하는 것으로 충분했을텐데.
Why Not?
사실 이 광고는 엄정한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볼때 (다소) 부적절한 광고다. 저 광고 - 즉, 아인슈타인의 진술 - 은 "한 유형의 유신론적 신 관념"을 "다른 유형의 유신론적 신 관념"에 근거해서 반박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말(들)을 인용하는 것은 "무신론을 옹호"한다기보다는, "한 유형의 유신론을 공박"하는 것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란 질문을 던진 유대교 랍비 허버트 골드슈타인에게 답한 아인슈타인의 견해는 아래와 같았다.
I believe in Spinoza's God who reveals himself in the orderly harmony of what exists, not in a God who concerns himself with fates and actions of human beings." -- Cable reply to Rabbi Herbert S. Goldstein's (Institutional Synagogue in New York) question to Einstein, "Do you believe in God?".
그러니까 한국의 무신론 버스의 광고문구는 다음의 한 줄을 추가해야만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가장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 대신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 / 번역: 최광민
하지만 이것이 이 단체가 주장하고 싶었던 바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도킨스는 일반인들에게 흔히 오해되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종교관" (일명, "아인슈타인교, Einsteinian Religion")에 관한 {Religion ? Einsteinian or Supernatural}란 2006년 칼럼에서 이 문제를 한 차례 다룬 바 있다. 아인슈타인이 "범신론자"였다고 "확신"하고 또 범신론을 "무신론의 시적표현"으로 간주하는 도킨스는, (사실상 무신론자인) 아인슈타인 혹은 스티븐 호킹 같은 물리학자들의 그동안 대중들에게 흘려온 신 관념 혹은 신/우주에 대한 표현 (Einsteinian)이 기성종교의 추종자들과 무신론자들 모두에게 오해와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신"이란 용어 사용을 우회비판한 바 있다.
확실히 아인슈타인은 기성종교가 표상하는 신인동성동형적 신(들)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그럼 아인슈타인은 (도킨스의 단언처럼) 범신론자 (혹은 범신론자를 가장한 무신론자)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인슈타인이 스피노자의 신 관념을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었는지 (혹은 "믿었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흔히 범신론자로 불리는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신을 우주의 (법칙의) 동의어로 보는 형태의 일반적 범신론과도 또 다르다. 스피노자가 보기에 신과 (우리가 속한) 우주는 동일하지 않은데, 전자는 후자를 포함하고 또 초월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을 먼저 정밀하게 정의하지 않는 한, 이런 담론들은 그저 계속 겉돌 뿐이다. 아테네인들은 소크라테스를 "무신론자"로 기소했고, 로마인들은 기독교도들을 "무신론자"라며 비난했고, 기독교도들은 칼 막스야말로 "무신론자"라고 힐난한다.
그러나 이 세 유형의 "무신론자들"은
또 서로 각각 다르지 않은가?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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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신론 버스 (© 최광민)
Athesit Bus와 리처드 도킨스 (출처: Wikimedia Commons)
NOW STOP WORRYING AND ENJOY YOUR LIFE
아마도 신은 없는 듯 하니
걱정말고 인생을 즐겨라
You can be good without God
당신은 신 없이도 착하게/잘 살 수 있습니다.but you cannot be saved without Jesus
신 없이도 착하게/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가 아니면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
I cannot imagine a God who rewards and punishes the objects oh his creation, whose purposes are modelled after our own - a God, in short, who is but a reflection ofhuman frailty.
나는 그의 창조물에게 상을 주거나 벌을 내리는 신을 상상할 수 없다. 다시말해 그런 신은 우리 자신을 모델링 한 것이며, 따라서 인간의 약점을 반영한 신일 뿐이다. / 번역: 최광민
또 다른 곳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I cannot conceive of a personal God who would directly influence the actions of individuals, or would directly sit in judgment on creatures of his own creation. I cannot do this in spite of the fact that mechanistic causality has, to a certain extent, been placed in doubt by modern science. My religiosity consists in a humble admiration of the infinitely superior spirit that reveals itself in the little that we, with our weak and transitory understanding, can comprehend of reality. Morality is of the highest importance -- but for us, not for God. ---- Albert Einstein, from Albert Einstein: The Human Side, edited by Helen Dukas & Banesh Hoffman
아무튼 반기련의 광고는 기독교 단체의 압박을 받은 버스운송조합의 항복으로 4일천하로 끝났다. 하지만 굳이 광고를 중단시킬 필요까지 있을까? 이렇게 반문(광고)하는 것으로 충분했을텐데.
Why Not?
사실 이 광고는 엄정한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볼때 (다소) 부적절한 광고다. 저 광고 - 즉, 아인슈타인의 진술 - 은 "한 유형의 유신론적 신 관념"을 "다른 유형의 유신론적 신 관념"에 근거해서 반박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의 말(들)을 인용하는 것은 "무신론을 옹호"한다기보다는, "한 유형의 유신론을 공박"하는 것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게 된다.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란 질문을 던진 유대교 랍비 허버트 골드슈타인에게 답한 아인슈타인의 견해는 아래와 같았다.
I believe in Spinoza's God who reveals himself in the orderly harmony of what exists, not in a God who concerns himself with fates and actions of human beings." -- Cable reply to Rabbi Herbert S. Goldstein's (Institutional Synagogue in New York) question to Einstein, "Do you believe in God?".
그러니까 한국의 무신론 버스의 광고문구는 다음의 한 줄을 추가해야만 아인슈타인의 견해를 가장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자신의 창조물을 심판한다는 신을 상상할 수가 없다. 대신 스피노자의 신을 믿는다. / 번역: 최광민
하지만 이것이 이 단체가 주장하고 싶었던 바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도킨스는 일반인들에게 흔히 오해되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종교관" (일명, "아인슈타인교, Einsteinian Religion")에 관한 {Religion ? Einsteinian or Supernatural}란 2006년 칼럼에서 이 문제를 한 차례 다룬 바 있다. 아인슈타인이 "범신론자"였다고 "확신"하고 또 범신론을 "무신론의 시적표현"으로 간주하는 도킨스는, (사실상 무신론자인) 아인슈타인 혹은 스티븐 호킹 같은 물리학자들의 그동안 대중들에게 흘려온 신 관념 혹은 신/우주에 대한 표현 (Einsteinian)이 기성종교의 추종자들과 무신론자들 모두에게 오해와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신"이란 용어 사용을 우회비판한 바 있다.
확실히 아인슈타인은 기성종교가 표상하는 신인동성동형적 신(들)을 조금도 믿지 않았다. 그럼 아인슈타인은 (도킨스의 단언처럼) 범신론자 (혹은 범신론자를 가장한 무신론자)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인슈타인이 스피노자의 신 관념을 어느 정도까지 이해하고 있었는지 (혹은 "믿었는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흔히 범신론자로 불리는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신을 우주의 (법칙의) 동의어로 보는 형태의 일반적 범신론과도 또 다르다. 스피노자가 보기에 신과 (우리가 속한) 우주는 동일하지 않은데, 전자는 후자를 포함하고 또 초월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을 먼저 정밀하게 정의하지 않는 한, 이런 담론들은 그저 계속 겉돌 뿐이다. 아테네인들은 소크라테스를 "무신론자"로 기소했고, 로마인들은 기독교도들을 "무신론자"라며 비난했고, 기독교도들은 칼 막스야말로 "무신론자"라고 힐난한다.
그러나 이 세 유형의 "무신론자들"은
또 서로 각각 다르지 않은가?
草人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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