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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예수 vs. 붓다 #2: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산스크리트어, 티벳어, 혹은 마야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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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Kwangmin Choi, 2011-01-27

저작권(© 최광민)이 명시된 글들에 대해 저자의 동의없는 전문복제/배포 - 임의수정 및 자의적 발췌를 금하며, 인용 시 글의 URL 링크 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목

예수 vs. 붓다 #2: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산스크리트어, 티벳어, 혹은 키첸-마야어일까? (© 최광민)

요약

예수가 십자가상에서 죽기 전 크게 외친 "엘리/엘로이 엘리/엘로이 레마/라마 사박타니"란 말이 티벳불교의 산스크리트 진언에서 왔다는 식의 속설이 근거없음을 (1) 티벳불교의 고승(라마) 아쟈 린포체의 감정과 (2) 언어학적인 비교를 통해 반박한다.

아울러 19/20세기, 가상 속의 무 대륙 이론을 주장한 미국의 아마추어 고고학자 르 플롱전, 과테말라의 학자/정치인 하우레히, 영국의 오컬트 작가 제임스 처치와드 등에 의해 주장된 "고대 무 대륙어" 혹은 "마야 원주민어" 설을 원전까지 찾아가며 추적해보고, 역시 이 주장도 고고학적/문헌학적 근거없음을 설명한다.

순서
  1. 기본주장들
  2. 십자가 근처에는 로마병사들만 있었다?
  3.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언어학적으로 분류가 불가능하다?
  4.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티벳 라마불교의 산스크리트어 진언이다?
    1. 현, 증산도 안경전 종정의 {다이제스트 개벽: 남북통일과 지구 대변혁의 실상}, 1986년
    2. 티벳고승(라마) 아쟈 린포체의 답변
  5.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중앙 아메리카의 키체-마야어이다?
    1. 제임스 처치와드 "대령"의 {The Sacred Symbols of Mu}, 1933년
    2. 안토니오 바트레스 하우레히의 {La America Central ante la Historia}, 1915년
    3. 어거스터스 르 플롱전 (Augustus Le Plongeon)의 {Maya/Atlantis: Queen Moo and the Egyptian Sphinx}, 1896년
  6.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시리아어 비교
    1. 예수와 제자들의 언어
    2. {복음서} 사본전승
    3.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시리아어 비교분석
      1. 엘리/엘로이
      2. 레마/라마/메툴마
      3. 아잡타니/샤박타니
  7. {시편} 22장과 {복음서}의 연관성
  8. 맺음말: 개연성과 가능성



Ελληνικά: Η CΤΑΥΡωCΙC ΙΔΟΥ Ο ΥC (YIOC) CΟΥ ΙΔΟΥ Η ΜΗΡ (ΜΗΤΗΡ) CΟΥ


1. 기본주장들

이 어이없는 속설을 검색어로 해본 구글링 결과다.


반박에 앞서 일단 해당내용이 등장하는 두 권의 정경 {복음서}를 인용해 보자.

"....45 ἀπὸ δὲ ἕκτης ὥρας σκότος ἐγένετο ἐπὶ πᾶσαν τὴν γῆν ἕως ὥρας ἐνάτης. 46 περὶ δὲ τὴν ἐνάτην ὥραν ἀνεβόησεν ὁ ἰησοῦς φωνῇ μεγάλῃ λέγων, ηλι ηλι λεμα σαβαχθανι; τοῦτ᾽ ἔστιν, θεέ μου θεέ μου, ἱνατί με ἐγκατέλιπες; 47 τινὲς δὲ τῶν ἐκεῖ ἑστηκότων ἀκούσαντες ἔλεγον ὅτι ἠλίαν φωνεῖ οὖτος. 48 καὶ εὐθέως δραμὼν εἷς ἐξ αὐτῶν καὶ λαβὼν σπόγγον πλήσας τε ὄξους καὶ περιθεὶς καλάμῳ ἐπότιζεν αὐτόν. 49 οἱ δὲ λοιποὶ ἔλεγον, ἄφες ἴδωμεν εἰ ἔρχεται ἠλίας σώσων αὐτόν. 50 ὁ δὲ ἰησοῦς πάλιν κράξας φωνῇ μεγάλῃ ἀφῆκεν τὸ πνεῦμα.

"....낮 열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세 시쯤 되어 예수께서 큰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다. 거기에 서 있던 몇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저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하고 말하였다. 그 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곧 달려가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께 목을 축이라고 주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만두시오.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한 번 큰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마태오 복음서} 27장 (공동번역)

33 καὶ γενομένης ὥρας ἕκτης σκότος ἐγένετο ἐφ᾽ ὅλην τὴν γῆν ἕως ὥρας ἐνάτης. 34 καὶ τῇ ἐνάτῃ ὥρᾳ ἐβόησεν ὁ ἰησοῦς φωνῇ μεγάλῃ, ελωι ελωι λεμα σαβαχθανι; ὅ ἐστιν μεθερμηνευόμενον ὁ θεός μου ὁ θεός μου, εἰς τί ἐγκατέλιπές με; 35 καί τινες τῶν παρεστηκότων ἀκούσαντες ἔλεγον, ἴδε ἠλίαν φωνεῖ. 36 δραμὼν δέ τις [καὶ] γεμίσας σπόγγον ὄξους περιθεὶς καλάμῳ ἐπότιζεν αὐτόν, λέγων, ἄφετε ἴδωμεν εἰ ἔρχεται ἠλίας καθελεῖν αὐτόν. 37 ὁ δὲ ἰησοῦς ἀφεὶς φωνὴν μεγάλην ἐξέπνευσεν.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였다. 낮 열두 시가 되자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세 시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다. 거기에 서 있던 사람들 몇이 이 말을 듣고 "저것 봐!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는구나." 하였다. 어떤 사람은 달려오더니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의 입에 대면서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큰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 {마르코 복음서} 15장 (공동번역)

두 권의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의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혹은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타니"가 {시편} 22편을 레퍼런싱하는 히브리/아람어가 아니라 (1) 티벳불교의 산스크리트 진언 혹은 (2) 중앙 아메리카 과테말라에 잔존한 키첸-마야어라는 주장들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기본가정 하에 출발한다. 그 논리적 도약이 얼마나 심한지 살펴보자.

  1. (주장 #1) 십자가 상에서 외친 예수의 말은 후대에 잘못 전달되었다
    1. 근처에는 로마병사들만 있었기 때문에, 예수의 측근들이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었을리 없다.
    2. 기록된 예수의 말은 언어학적 분류가 불가능한 언어다. 따라서 히브리어/아람어와 다른 언어임에 틀림없다.
  2. (주장 #2) 예수는 12-30세의 기간 동안 인도지역 (특별히 티벳)에서 불교를 수행했다.
    1. 따라서 예수가 십자가 상에서 사용한 언어는 그가 인도/티벳에서 배운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교진언일 것이다
  3. (주장 #3) 인도와 남아메리카는 고대에 초고대문명의 발상지 무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1. 따라서 예수가 인도에서 배운 언어는 고대 무 대륙의 언어일 것이다.

하나씩 차례로 설명하겠다. 특별히 소위 "인도에서의 예수의 행적"과 관련된 주장들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예수 vs. 붓다} 혹은 {예수 vs. 크리슈나} 포스팅 연재를 통해 차례로 자세히 반박하겠다.




2. 십자가 근처에는 로마병사들만 있었다?

예수가 인도 간다라에서 대승경전 {법화경}을 비롯한 불경을 수학했다는 주장을 골자로 하는 {법화경과 신약성서}의 저자 불문학자 민희식씨는 불교신문 {법보신문}에서 아래의 주장을 펼쳤다.

"...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예수의 제자들은 다 도망쳤고 마태도 잡힐까 두려워 거기에 있었다하더라도 그 이전에 멀리 도망쳐 버렸다. 예수 주위에는 로마군인들 밖에는 없었다. 아마도 “천사 에리야 에리야여, 천사 라파엘이여, 나를 맞이해주세요.”하고 외쳤을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로마인은 예수가 중얼대는 말을 듣고 ‘신이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제멋대로 해석한 것이다. 그것이 소문으로 와전되어 후에 마태가 이 이야기를 듣고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마치 자기가 들은 것처럼 쓴 것이다.... --- 민희식, {법보신문} 2009.07.06, 출처: http://beopbo.com/news/view.html?skey=%B9%CE%C8%F1%BD%C4&x=0&y=0&section=93&category=171&no=57034)

민희식씨는 일단 {복음서}의 정황기록은 사실로 여기는 듯 하다. 그리고나서 "예수의 주위에는 로마군인들 밖에는 없었다"라고 단정짓고, 따라서 마태는 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란 말을 로마인으로부터 "듣고" 제대로 확인없이 착각해서 그렇게 기술했다는 결론으로 막바로 나아간다. 아울러 "엘리"는 어쩌면 "천사 엘리야" (참고: 엘리아는 천사가 아니다), 그리고 "라마"는 어쩌면 "천사 라파엘"을 로마병사가 잘못 알아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또 하나의 추측을 세운다.

그런데 민희식씨 자신도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한다고 해놓고서는, 이 이야기의 유일한 기록자인 {마태오 복음서}와 {마르코 복음서}의 저자가) "로마인의 말을 듣고 제멋대로 해석했다"고는 또 어떻게 단정할 수 있을까? 민희식씨의 진술은 이미 내부모순을 포함하고 있다.

민희식씨는 주장에 앞서 해당 복음서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은 듯 싶다.  아래의 진술들을 읽어보자.

  • 예수의 사망 전
    • "....25 εἱστήκεισαν δὲ παρὰ τῶ σταυρῶ τοῦ ἰησοῦ ἡ μήτηρ αὐτοῦ καὶ ἡ ἀδελφὴ τῆς μητρὸς αὐτοῦ, μαρία ἡ τοῦ κλωπᾶ καὶ μαρία ἡ μαγδαληνή. 
      • 예수의 십자가 밑/옆/근처(그리스어, παρὰ /para)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 {요한 복음서} 19장 (공동번역)
  • 예수의 사망 후
    • "...55 ἦσαν δὲ ἐκεῖ γυναῖκες πολλαὶ ἀπὸ μακρόθεν θεωροῦσαι, αἵτινες ἠκολούθησαν τῶ ἰησοῦ ἀπὸ τῆς γαλιλαίας διακονοῦσαι αὐτῶ· 56 ἐν αἷς ἦν μαρία ἡ μαγδαληνὴ καὶ μαρία ἡ τοῦ ἰακώβου καὶ ἰωσὴφ μήτηρ καὶ ἡ μήτηρ τῶν υἱῶν ζεβεδαίου. 
      • 또 거기에는 멀리서 (그리스어, μακρόθεν / makrothen)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들도 많았는데 그들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께 시중들며 따라온 여자들이었다. 그 중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있었고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 {마태오/마태 복음서} 27장 (공동번역)
    • "...40 ἦσαν δὲ καὶ γυναῖκες ἀπὸ μακρόθεν θεωροῦσαι, ἐν αἷς καὶ μαρία ἡ μαγδαληνὴ καὶ μαρία ἡ ἰακώβου τοῦ μικροῦ καὶ ἰωσῆτος μήτηρ καὶ σαλώμη, 
      • 또 여자들도 먼 데서(그리스어 μακρόθεν / makrothen)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 작은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살로메가 있었다...."--- {마르코/마가 복음서} 15장 (공동번역)
    • "....49 εἱστήκεισαν δὲ πάντες οἱ γνωστοὶ αὐτῶ ἀπὸ μακρόθεν, καὶ γυναῖκες αἱ συνακολουθοῦσαι αὐτῶ ἀπὸ τῆς γαλιλαίας, ὁρῶσαι ταῦτα.
      • 구경을 하러 나왔던 군중도 이 모든 광경을 보고는 가슴을 치며 집으로 돌아갔다. 예수의 친지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니던 여자들도 모두 멀리 서서 (그리스어, makrothen) 이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 {루가/누가 복음서} 23장 (공동번역)



{요한복음서}의 경우는 숨을 거두기 전의 상황진술이다. 그리고 나머지 세 복음서의 정황은 예수가 숨을 거둔 다음의 상황진술이다.

네 종류의 {복음서}를 종합하면, 최소한 요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이모,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 (+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지근거리(그리스어, para)에, 아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제베대오/세베대의 아내 마리아, 살로메, (+ 막달라 마리아) 는 좀더 떨어진 곳(그리스어, makrothen)에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네 복음서가 모두 옳다면, 막달라 마리아만 예수의 죽음을 전후에 장소이동을 한 셈이다.

예수는 {요한 복음서}에 따르면 죽기 전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리스어, legei). 한편 "엘리/엘로이 엘리/엘로이 라마 사박타니"의 경우 그는 "소리를 질렀다" (마태/마태오: φωνῇ μεγάλῃ λέγων  | 마르코/마가: φωνῇ μεγάλῃ). 따라서 마리아와 요한이 예수의 부탁을 들을 수 있었다면, 그가 "엘리/엘로이 엘리/엘로이 라마 사박타니"라고 외치는 것을 못들었다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따라서 민희식씨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복음서}는 예수 주위에 로마병사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기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민희식씨는 {복음서} 속의 진술을 대충 읽은 것이다.

아울러 당시 로마군은 시리아 군단에서 차출되어 유대아에 파견되어 있었는데, 당시 시리아 군단병들은 대개 장기주둔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주둔지의 일상어인 아람어를 전혀 못했다고 단정짓기도 힘들다. 그러나 일단 이 가능성은 배제하도록 하자. 사실 예수의 이 외침이 굳이 (히브리어/아람어를 아는) 로마인들에 의해 전해졌다고 볼 필요까지도 없기 때문인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요한은 이미 십자가의 지근거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보수주의 성서학자 뿐 아니라, {복음서}가 일종의 소설이라고 주장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조차도 저 구절을 {시편} 22편에 연결짓는다. 그것은 그럴만한 충분하고도 남을 이유가 있다. 맨 마지막 단락에서 설명하겠다.




3.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언어학적으로 분류가 불가능하다?

아래의 주장들이 인기있는 속설로 떠돌고 있다. 안티기독교 논객으로 한때 꽤 유명했던 "신비인"의 글이다.

".... 예수가 죽을때 외친 말이 엘리 엘리 나마 사박다니라고 신약에는 기록이 되어 있다. 이것을 기독교에서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 나를 버리시나이까?"라 해석한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중략).... 둘째로 엘리 엘리 나마 사박다니의 언어적 분류이다. 당시 그곳에서 가장 많이 쓰이던 언어는 아람어였고, 지역 특성상 히브리어가 쓰였고, 로마의 지배치하이므로 당연히 로마어가 쓰였을 것이며, 헬라어와 라틴어도 쓰였다. 그런데 위의 구절은 이중 어떠한 언어도 아니라는 점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 점에 대해서는 신학자들도 언어학적 분류를 포기하고, 그냥 하늘말이라고 한다. 참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보여진다...." --- 출처: http://www.antinews.or.kr/skin/board/mw.basic/mw.proc/mw.print.php?bo_table=201&wr_id=116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주장이다.

저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의 언어학적 분류를 "포기"하고 "하늘말"이라고 하는 주장하는 신학자가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그는 기초공부부터 다시 해야할 듯 싶다. 이 말의 언어학적 분류는 사본의 전승역사에 따른 몇가지 기술적인 고려점이 있긴 하지만 이 속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분류가 불가능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역시 뒷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엘리/엘로이 엘리/엘로이 라마 사박타니"는 히브리/아람어이며 그리스어 사본의 전승과정에서의 변형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4.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티벳 라마불교의 산스크리트어 진언이다?
4.1. 현, 증산도 종정 안경전씨의 {다이제스트 개벽: 남북통일과 지구 대변혁의 실상}, 1986년

이 주장은 증산교도들과 불교도들 사이에 꽤 널리 퍼져있는데, 내가 기억하는 한 원래 출처는 현재 증산도 종정인 안경전씨가 1986년 증산도 계열 출판사인 대원출판사를 통해 발행한 {다이제스트 개벽: 남북통일과 지구 대변혁의 실상}의 제 3장 {기성종교에서 전하는 개벽상황과 인류구원}의 두번째 단락인 {기독교가 전해주는 인류의 미래}이다. 이 단락의 제목은 "기독교"지만, 그 내용은 그의 동생이자 현재 증산도 부종정인 안원전(=안병섭)씨가 역시 대원출판사에서 번역출판한 {성약성서}혹은 {보병궁 복음서}를 바탕으로 하고있다.


https://archive.org/stream/aquariangospelof00levirich#page/n7/mode/2up
리바이 H. 다울링, {보병궁 복음서/The Aquarian Gospel of Jesus Christ}, 1908년

이 {보병궁 복음서}는 예수가 인도 및 이집트 등을 돌며 수행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20세기 초 미국의 리바이 다울링이 일종의 신비체험인 "채널링" 기술을 통해 영계에 비물질적으로 보존되어 있다는 소위 "아카샤" 기록을 보고 기술했다는 {보병궁 복음서/The Aquarian Gospel of Jesus Christ}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채널링이란 일종의 무아지경 혹은 입신상태에서 글을 받아적는 혹은 구술하는 것을 뜻한다. 오컬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들어보았을 "에드가 케이시"가 그런 류의 채널링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참고:  [© 최광민] 예수 vs. 붓다 #1: 소위 "불교계통" 복음서들의 정체: {이사전}, {보병궁 복음서}, {유란시아書}, {임마누엘의 탈무드} 

이 책의 제 2판에서는 역자명이 안병섭에서 안원전으로 개정되었다. 이 증산도 계열의 대원출판사는 초고대문명, 오컬트, UFO 등의 "괴력난신(怪力亂神)"에 관련된 출판을 열심히 했었는데, 괴력난신이라면 가리지않고 찾아읽던 고등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두 책을 대출받아 꼼꼼히 읽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해당부분을 인용한다.

....인도 유학 시절 예수는 모든 인간의 해탈 가능성을 철저히 가르치는 불교에 매혹되어 숭려가 된 후,...(중략) ... 오랜 수도생활을 하고 티벳을 거쳐 29세 대 귀국을 하였는데....(중략)...결국 예수는 유대교파의 질시와 저주를 받아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되었는데, 이 때 예수가 제자 요한에게 모친을 부탁한 뒤,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Eli Eli Lama Sabachthani: '하나님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로 번역되어 왔음)라는 말 한 마디를 크게 소리친 뒤 마지막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수의 최후의 말씀은 티벳트 라마불교의 진언인 "엘리엘리 라마 삼약 삼보리"(Eli Eli Lama Sammach Sam Bori)라는 다라니(Dharani=총지=주문)로 밝혀졌습니다. 즉 예수님은 극도로 탈진해 생사를 가늠하는 마지막 순간에, 모든 장애를 벗어나 한량없는 복덕을 얻게되는 권능이 있다고 전해지는 라마불교의 주문(다라니)을 암송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예수의 제자들은 이 주문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 안경전, {다이제스트 개벽} 출처부분: #5 "그리스도" 법명과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최후의 외침



안경전씨가 서술한 부분 중 "예수가 인도에 유학했다"는 앞 부분은 앞서 말한 {보병궁 복음서}를 요약해 옮긴 부분이고, "예수가 죽기 전 라마불교의 진언을 암송했다"는 뒷 부분은 안경전씨의 독자 주장이다.

UFO, 사라진 고대문명, 초능력, 심령과학 등과 관련된 괴력난신(怪力亂神)을 즐기던 고등학생 시절에 {다이제스트 개벽}과 {보병궁 복음서}를 나란히 놓고 읽으면서 안경전씨의 주장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안경전씨는 자신의 책 속에서 {보병궁 복음서}를 칭송하며, "천상영계의 기록인 아카샤/우주심 기록을 계시받아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며, 기독교의 공인 4가지 복음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예수의 12세부터 30세까지의 구도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에 {보병궁 복음서}를 통해 예수의 "가르침의 진수"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이 {보병궁 복음서}를 읽어보면, 해당부분은 {복음서}에 등장하는 "엘리/엘로이 엘리/엘로이 라마 사박타니"도 아니고, 안경전씨가 쓴 것처럼 "엘리 엘리 라마 삼약 삼보리"도 아닌 "헬로이! 헬로이! 라마 사박타니 / Heloi! Heloi! lama sabachthani"라고 적고 이를 "그대 태양이여! 태양이여,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뜻풀이를 해놓았다. (이는 {보병궁 복음서}가 예수의 이집트 헬리오폴리스 방문 이야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도 티벳불교의 (산스크리트어) 진언이니 하는 말은 없다.

{보병궁 복음서}를 인용하겠다.


http://www.archive.org/stream/aquariangospelof00levirich?ui=embed#mode/2up

".....And when the sun refused to shine and darkness came, the Lord exclaimed, Heloi! Heloi! lama sabachthani` (Thou sun! thou sun! why hast thou forsaken me?)...."

(전략)...그리고 태양이 빛을 비추길 거부하고 어둠이 찾아왔을때, 주님은 이렇게 외치셨다.
"헬로이, 헬로이, 라마 사박타니 (그대, 태양이여! 그대, 태양이여!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 --- {보병궁 복음서} 171:3  / 번역: 최광민

고등학생 시절에 이 {보병궁 복음서}를 흥미진진하게 읽다가 웃으면서 내던져버린 것도 바로 이 "헬로이, 헬로이" 대목 때문이었다. "헬로이, 헬로이, 라마 사박타니"야말로 정체불명의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안경전씨는 {보병궁 복음서}를 "우주심 기록을 그대로 옮겨적은 정확한 문서"라고 하였고, 또 {다이제스트 개벽}의 예수 편에 기존의 4가지 {복음서}를 제쳐두고 {보병궁 복음서}만을 예수에 대한 정확한 기록으로 인용했는데, 왜 이 "헬로이, 헬로이" 부분은 임의로 삭제하고 뜬금없이 "티베트 라마불교 진언"을 끼워넣었을까?



티벳에 불교가 언제 전파되었는지에 대해서 여기서 자세히 논하지는 않겠다. 다만 티벳의 정사에 따라 짧게 정리 한다면, AD 5세기의 티벳 군주 토토리 니아첸의 시절에 인도로부터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경들이 티벳에 왔고, 이 산스크리트어 불경들은 티벳의 전성기를 구가한 AD 7세기의 티벳 국왕 송첸 감포의 시절에 티벳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송첸 감포는 당시 당나라의 공주인 문성공주를 자신의 아들과 혼인시켰는데, 이때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 석가모니불의 불상을 가져왔다고도 전한다. (송첸 감포는 아들이 낙마사고로 재위 2년 만에 죽자, 다시 복위하여 며느리인 문성공주를 다시 자신의 왕비로 맞아들였다.)

티벳에 밀교계열의 라마불교가 성립된 AD 8세기 이전 티벳에는 이미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유입된 본(Bon)교 혹 본-조첸이라는 종교가 국가종교로 융성하고 있었다. 본-조첸은 파드마삼바바에 의해 라마교로 흡수되게 되지만 현재로 티벳에는 라마교화 한 본-조첸의 사원과 승려들이 남아있다. 이미 본교가 티벳인의 기층심리를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드마삼바바는 라마교로의 대체과정에서 본교의 형식을 상당부분 흡수했다. 일부 역사가들은 이 본교가 당시 이미 중앙 아시아에 널리 퍼져있던 (기독교 그노시스 계열의 대표적 이단인) 마니교 혹은 변형된 마니교였을 것으로 유추하고 있으며, 라다크 근방의 알키(Alchi) 사원은 그 흔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AD 451년의 칼케돈 공회의에서 그리스도 신인양성론으로 인해 이단으로 재확정되어 파문당한 네스토리우스파 교회 (= 동방교회)는, 주로 서아시아, 중앙 아시아, 및 중국으로 포교되었는데, 이 교단의 총주교로서 동방선교에 가장 열정을 가졌던 총주교 티모데오스 1세는,   AD 780-823년 간 총주교로 재임하는 동안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티벳에 총주교 아래의 직위인 메트로폴리탄 (~ 대주교)를 파견하여 해당 지역을 치리하게 했다.

다울링의 {보병궁 복음서}를 역사문서로 간주하는 입장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 자세히 기술했다.

안경전씨가 이 문서들 이외의 무슨 근거로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티벳진언이다"라는 주장을 펼쳤는지 나는 지금도 궁금해 하고 있다. 아울러 안경전씨가 지금도 이 문서의 "정확성"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는지도 궁금하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자료를 살펴볼때 여전한 신뢰를 보내는 듯 싶다.



한편, 당시 {보병궁 복음서}를 한국에 번역/소개했던 안원전 (현) 증산도 부종정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래와 같은 흥미로운 진술을 하고 있다. 이 속설의 한국에서의 전파과정을 보여주는 일화들이다.

.....필자가 20년전 국내에 {아콰리언 가스펠-보병궁의 성약}을 처음 소개한 뒤 조계종 대불청년회장을 한 한양대 불문과 민희식 교수가 불일서점을 통해 200여권을 주문해 가더니 조계종에서 강론한 내용 {법화경과 신약성서}를 내놓았다. 그 이후 외대 힌두어과를 갓 졸업했던 장성규라는 젊은 친구가 국내에 {인도에서의 예수}라는 책을 펴내고 필자를 찾아온 적이 있었고, {불제자였던 예수}를 비롯 이사전(이사는 인도에서의 예수 이름) 등 수많은 책이 나왔고 국내에 성혈과 성배라는 책자가 나왔으나 골수 기독교인의 결사반대로 절판되었고 요 2-3년전 막달라 마리아라는 영화가 예수와의 결혼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나왔으나 가톨릭과 개신교의 결사항전으로 상영이 안된 적이 있다.(안원전) ..." --- 출처: http://www.cheramia.net/board/view.php?id=bbs6&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it&desc=desc&no=193

예수가 인도에서 수행했다는 주장을 한국 불교계에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불문학자 민희식씨는 그의 책 {법화경과 신약성서}(가이아씨앤디) 속에서 이 {보병궁 복음서}의 내용을 비판없이 그대로 기정사실로 언급하고 있다. 가령, [티베트/페르시아에서의 예수]란 장에서 민희식씨는 예수가 위에 언급한 "멩구스테"의 지도를 받았다는 {보병궁 복음서}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다.



"...예수는 간다라와 인도에서 불교를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티베트로 떠났다. 티베트의 랏사에 있는 고문서를 읽고 성인 맹그스테의 지도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 -- 민희식, {법화경과 신약성서}(가이아씨앤디) 1부 6장, [티베트, 페르시아에서의 예수]

영계/에테르계에 비물질적으로 보존되어있다는 소위 "아카샤" 기록을 채널링을 통해 수신해 1908년에 발표했다는 리바이 다울링의 저 {보병궁 복음서}를 민희식씨는 정말로 "신뢰할 만한 역사기록"으로 인정한다는 뜻일까? 그나저나 만약 아카샤 기록이 정말로 정확한 것이라면, 왜 동일한 아카샤 기록을 받아 적었다는 채널링의 대가 에드가 케이시의 진술은 다울링의 진술과 또 다를까?


https://archive.org/stream/aquariangospelof00levirich?ui=embed#mode/2up
리바이 H. 다울링, {보병궁 복음서/The Aquarian Gospel of Jesus Christ}, 1908년


https://archive.org/stream/TheUrantiaBook1955FirstEdition/The-Urantia-Book-1955-Guardian-Plates-600dpi?ui=embed#mode/2up
저자 미상, {유란시아書, The Urantia Book}, 1924-1955년



사실 안경전/안원전씨와 민희식씨의 가설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19세기-20세기에 발표된 검증되지 않은 두개의 또 다른 "새로운" 복음서들이 있다. (안원전/안경전씨는 증산도 계열의 대원출판사를 통해 이들 문서를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둘 다 인도에서의 예수의 예수의 행적을 이야기한다. 안원전씨의 주장의 출처로 이 두 문서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 추측도 다음의 이유로 인해 큰 문제가 있다.


http://www.archive.org/stream/unknownlifeofjes00noto?ui=embed#mode/2up

노토비치가 티벳에서 발견했다는 소위  {The Lost Years of Jesus: The Life of Saint Issa/ 성 이사전}을 읽어보면, 십자가상에서의 예수의 발언은 "목이 마르다, 마실 것을 다오" 만 등장한다.


https://archive.org/details/pdfy-UgyOJYUQHLjjkzlT
이사 라시드 & UFO접촉자 빌리 마이어, {The Talmud of Jmmanuel / 임마누엘의 탈무드}, 1963년/1978년

한편, 1963년에 (신원 미상의) 이사 라시드가 예루살렘의 성벽 아래서 (가롯 유다가 썼다는) 아람어로 된 고대문서를 찾아내 UFO 접촉자로 유명했던 스위스인 빌리 마이어 "Billy" Eduard Albert Meier의 도움으로 독일어로 번역/재구성했다는 소위 {The Talmud of Jmmanuel / 임마누엘의 탈무드}에는 아예 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에 대한 구절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제 30장 47절에는,

Amid the tremendous thunder, Jmmanuel again cried out, but no body understood him, because his speech was confused

엄청난 천둥이 칠때, 임마누엘이 다시 크게 외쳤으나, 소리가 불분명하여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 이사 라시드 & 빌리 마이어, {The Talmud of Jmmanuel / 임마누엘의 탈무드}

라고만 되어있을 뿐이다. 증산도 계열 대원출판에서 {탈무드 임마누엘}(번역: 이재건)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한국에서 출판했으니 안경전씨가 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본다면 안경전씨가 이 두 문서를 참고해서 "티벳진언" 주장을 펼쳤을것 같지는 않다. 이사 라시드 / 빌리 마이어의 {임마누엘의 탈무드}를 역사문서로 간주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 자세히 기술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주장의 신봉자들은 늘 소위 "큰 그림"만 (그나마도 부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정말 중요한 세부적인 내용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 "악마는 각론 속에 숨어있다 / The Devil is in the details"라는 말을 모르는 것일까?

각설하고,

안경전씨의 글은 이후 인터넷 상에서 여기저기 옮겨지면서 상당한 지지층을 얻어갔다. 아래의 글들은 그 여파를 보여준다. 역시 "신비인"의 글이다.


    사실, 안경전씨가 주장한 티벳진언 ""엘리엘리 라마 삼약 삼보리" 가운데 "삼약 삼보리/샴보디"의 출처는 공 사상의 정수라 불리는 {반야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해당 구를 인용해 보겠다.


    https://openlibrary.org/books/OL10516602M/The_Ancient_Palm-Leaves
    {The Ancient Palm-Leaves
    Containing The Pragna-Paramita- Hridaya-Sutra And The Ushnisha-Vigaya-Dharani.}, Edited by F. Max Müller, and Bunyiu Nanjio. With an appendix by G. Bühler. Published 1884

    arya-avalokitesvaro bodhisattvo gambhiram prajnaparamitacaryam caramano
    vyavalokayati sma: panca-skandhas tams ca svabhavasunyan pasyati sma

    iha sariputra rupam sunyata sunyataiva rupam, rupan na prithak sunyata
    sunyataya na prithag rupam, yad rupam sa sunyata ya sunyata tad rupam;
    evam eva vedana-samjna-samskara-vijnanam

    iha sariputra sarva-dharmah sunyata-laksala, anutpanna aniruddha, amala
    avimala, anuna aparipurnah.

    tasmac Sariputra sunyatayam na rupam na vedana na samjna na samskarah
    na vijnanam. na caksuh-srotra-ghrana-jihva-kaya-manamsi. na
    rupa-sabda-gandha-rasa-sprastavya-dharmah. na caksur-dhatur yavan na
    manovijnana-dhatuh. na-avidya na-avidya-ksayo yavan na jaramaranam na
    jara-marana-ksayo. na duhkha-samudaya-nirodha-marga. na jnanam, na
    praptir na-apraptih.

    tasmac Sariputra apraptitvad bodhisattvasya prajnaparamitam asrityavibaraty acittavaranah. cittavarana-nastitvad atrasto
    viparyasa-ati-kranto nistha-nirvana-praptah.

    tryadhva-vyavasthitah sarva-buddhah prajnaparamitam asritya-anut-taram samyaksambodhim abhisambuddhah.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막삼보리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붓다들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여 최고의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으니

    tasmaj jnatavyam: prajnaparamita maha-mantro mahavidya-mantro
    'nuttara-mantro samasama-mantrah, sarva-duhkha-prasamanah, satyam
    amithyatvat. prajnaparamitayam ukto mantrah. tadyatha:

    gate gate paragate parasamgate bodhi svaha!

    (iti prajnaparamita-hridayam sa-maptam)

    한역 阿耨多羅三藐三菩提(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산스크리트어 독음은 "아누타라-삼먁-삼보디 (an-uttara-samyak-sambodhi)"다. 여기서 "안"은 "없음", "우타라"는 "최상의", "삼먁"은 "바른", "삼"은 "모든 것을 이해하는", 그리고 "보디"는 "도/길"이다. 그래서 아누타라-삼먁-삼보디는 "비길데 없는 최고의 바른 깨달음"이란 뜻이 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런 류의 주장들에 등장하는 소위 예수의 "티벳진언"은 몇가지 변형들이 있다.

    • 엘리 엘리 라마 삼약 삼보리
    • 옴 나마 삼먁 삼보리
    • (옴) 나막 샴보디
    • 옴 나무 샴보디
    • 나막삼막삼보리
    • 나마삼막삼보리
    • 등등

    예수가 십자가에서 산스크리트어로 "라마/나마/나무 삼먁삼보디", 즉 "삼먁삼보디에 귀의합니다"라고 외쳤다는 것인데, 일단 "삼먁삼보디"와 "샤박타니"가 비슷하게 들리지도 않거니와, "엘리 엘리"에 해당하는 티벳어 혹 산스크리트어가 정말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럼 현 증산도 종정 안경전씨가 1986년에 (혹은 그 이전부터 주장했고) 인터넷에서 여전히 상당한 지지층을 가진 이 주장을, 티벳불교의 고승(라마)에게 직접 문의해 보자.




    4.2. 티벳고승(라마) 아쟈 린포체의 답변

    먼저 라마 아쟈 린포체를 소개하겠다.


    현재 인디애나 블루밍턴의 티벳/몽골불교문화원(Tibetan Mongolian Buddhist Cultural Center)를 맡고있는 티벳고승(라마) 아쟈 린포체 (Lama Arjia Rinpoche)는 티벳을 떠나 망명 중인 저명한 티벳불교의 학승이자 고승(라마)이다. 그는 2살 때 제 10대 판첸 라마(Panchen Lama)에 의해 티벳불교 최대세력인 겔룩파의 개조 라마 쫑 카파(Tsong Khapa)의 아버지이자 쿰붐사원의 주지였던 룸붐 체 (Lumbum Che)의 환생으로 선포되어 줄곳 불문에 있었고, 현 (제 14대) 달라이 라마, 제 10대 판첸 라마, 그리고 갸약 린포체 (Gyayak Rinpoche)를 사사했으며, 티벳불교의 가르침에 정통한 학승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불교철학, 경전(수트라), 탄트라/밀교 가르침에 정통했으며, 동시에 불교미술과 불교건축에도 조예가 깊다.

    문화혁명 중에는 강제노동수용소에서 16년 간 노동형을 받았고, 문화혁명 후에는 쿰붐사원으로 돌아가 1998년 망명할 때까지 주지를 맡았다. 그가 주지로 있던 쿰붐사원은 총 3600명의 학승이 거주하는 티벳불교(라마교)의 주류 겔룩파(Gelugpa) 학파의 6개의 주된 사원 중 하나이며, 쫑 카파가 개창한 이 겔룩파는 현 달라이 라마가 속해있는 종파이다.

    미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캘리포니아의 {Buddhist Center for Compassion and Wisdom} (TCCW)에서 불교를 가르쳤고, 2005년에는 인디애나 대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는 현 14대 달라이 라마의 지시로 인디애나 블루밍턴으로 와서 {Tibetan Cultural Center}를 총괄하게 되었다. 현재 이 센터는 {Tibetan Mongolian Buddhist Cultural Center}로 불리고 있다. 아마도 티벳불교의 진언/만트라에 대해 문의를 해야 한다면, 이 분보다 더 적임자는 없으리라 본다.



    인터넷을 떠도는 위의 주장들이 사실인지, 즉 위와 같은 형식의 진언/만트라들이 티벳불교에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물어보았다. 위에 제시된 형식 뿐 아니라, 비슷하게 들리는 진언/만트라까지 고려해달라고 부탁했다.

    비서를 통해 보낸 그의 답변은 아주 간명했다.

    Date: Wed, 5 Jan 2011 09:04:25 -0500
    Subject: Re: A question about a "Tibetan mantra"

    From: TMBCC Arjia Rinpoche
    To: Kwangmin Choi

    Dear Kwangmin Choi:

    친애하는 최광민씨,

    Arjia Rinpoche says that he has never heard of this mantra. He doesn't think it is real.

    아자 린포체께서는 그런 만트라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그는 또 이 만트라가 진짜라고도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Mary at the TMBCC

    라마 아자 린포체는 비서를 통해 "그런 진언은 들어본 적도 없고", 또 "진짜 진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아주 분명하게 답했다. 도대체 티벳의 고승도 모르는 진언을 안경전씨는 어디서 찾아낸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요새 이 속설들은 증산도인들보다 오히려 불교도들을 통해 인터넷에 유포되는듯 하다.




    5.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중앙 아메리카의 키첸-마야어이다?

    다음의 이야기도 인터넷 상에서 종종 읽을 수 있다.

    ".... 다른 기독교인들의 견해로는 ''Hele Hele lamat zaabc tani!'가 옳다고 주장한다. 그 뜻은 "정신이 아물아물해진다. 정신이 아물아물해진다. 눈앞이 캄캄하구나!"이고, 그리스도도 절명 직전에는 인간적인 말을 토했다 라는 견해다...."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imujigy&logNo=130073923103&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글쎄, 이것은 꽤 오래된 주장이다. 그리고 사실은 "다른 기독교인의 견해"라고 하기도 힘들다. 이 이야기 역시 내가 "괴력난신(怪力亂神)"을 즐기던 중/고등학생 시절에 읽었던 내용이다.

    설명하겠다.


    5.1. 제임스 처치와드 "대령"의 {The Sacred Symbols of Mu}, 1933년

    영국의 오컬트 작가이자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제임스 처치와드(1851-1936)는, 1920년대와 30년대에 발표한 연작 {Lost Continent of Mu, the Motherland of Man/The Lost Continent Mu}판 (1926/1931), {The Children of Mu} (1931), {The Sacred Symbols of Mu} (1933)을 통해 플라톤이 소개한 아틀란티스 전설의 19-20세기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무 대륙"이론을 대중적인 관심의 영역으로 이끌어냈다.

    일반독자들에게 처치와드는 흔히 영국 신민지였던 인도에서 복무한 영국군 "대령"으로 알려져있는데 이것은 위조된 경력이다. 당시 오컬트계의 많은 영국인들이 (식민지에서 복무한) "대령"을 자처했다. 아무튼 처치와드에 따르면, 그가 인도에 있을 때 고위급 힌두교 승려들과 사귀게 되었는데, 그들은 처치와드에게 햇볕에 말린 점토판들을 보여주었고, 이 점토판에 씌여진 언어는 인도에서는 이들을 제외하면 단 두 사람만 읽을 수 있는 고대의 "나가-마야(Naga-Maya)어"로 씌여진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 고대언어의 해독법을 "스스로" 익힌 처치와드는 이 점토판들이 "인간이 처음 태어난 땅 - 무(Mu)"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1931년 판 {The Lost Continent Mu}에서 처치와드는 자신의 연구는 두 세트의 텍스트를 근거로 했다고 주장한다. 그 하나는 앞서 말한 인도에서의 점토판들이고, 다른 세트는 멕시코에서 윌리엄 나이븐 (Willlam Niven)에 의해 발굴된 2500개의 돌판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처치와드는 무 대륙은 나아칼(Naacal)이라 불리던 초고대문명의 발상지였고, 5만 년 ~ 1만2천년 전까지 번성했고 백인들에 의해 지배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문명이 망할 무렵의 인구는 6400만 명이었고, 다른 대륙에도 여러 식민지를 건설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무 대륙의 위치를 태평양 한가운데로 잡았고, 서쪽으로는 마리아나 해구, 동쪽으로는 이스터 섬, 북으로는 하와이, 남으로는 만가이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으로 설정했다. 무 대륙은 화산활동에 의해 거의 하루밤 만에 바다 속에서 솟아 올랐고, 또 연이은 화산활동에 의해 태평양 속으로 수몰되었다는 것이 처치와드의 주장이다.


    James Churchward의 1927년도 작, {Books of the Golden Age}에 등장하는 "무" 대륙의 위치

    아울러 처치와드는 무 대륙의 나아칼 문명이 이집트, 그리스, 중앙 아메리카, 인도 등등의 고대문명의 원류이며, 특히 거석문화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특별히 그는 태양에 관한 상징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이것을 무 대륙의 문명에 기반한 세계공통상징으로 풀이했다. 가령,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이 머리에 쓰고 있는 원통형 모자(푸카오)가 태양을 상징한다느니, 일본의 옛 이름 "야마토(大和/倭)"가 "피라밋의 꼭대기에 있는 나라 (nation at the top of the pyramid.)를 뜻한다느니 하는 것이 그 예들이다.



    문제가 되는 주장, 즉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마야어이다"라는 주장은 그의 책 {The Sacred Symbols of Mu} (1933)에 등장한다.

    읽어보자.

    원전: http://www.sacred-texts.com/atl/ssm/ssm05.htm
    원전: http://www.bibliotecapleyades.net/atlantida_mu/sacredsymbolsmu/contents.htm

    "....On one occasion the old Rishi informed me that temple legends stated: "Jesus, during his sojourn in the Himalayan monastery, studied the contents of the Sacred Inspired Writings, the language, the writing and the Cosmic Forces of the Motherland." That Jesus was a Master of the Cosmic Forces, with a perfect knowledge of the Original Religion, is manifest in the Books of the New Testament; but it is not there shown that he understood the language of Mu. His acquaintance with it is proved by his last words when nailed to the Cross: "Eli, Eli, lama sabac tha ni." This is not Hebrew nor any tongue that was spoken in Asia Minor during the life of Jesus. It is the pure tongue of the Motherland, badly pronounced and spelt in the New Testament. It should have been spelt, read and pronounced: "Hele, hele, lamat zabac ta ni."

    힌두교 노승이 알려준 그 사원의 전설 가운데 하나에 따르자면, "예수는 하밀라야에 있는 사원을 방문하던 중 거기서 성스럽고 영감된 문서들과 모대륙의 언어와 문서들과 우주적 힘에 관해 연구했다"고 한다. 우주적 힘에 통달했으며, 원초적 종교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습득했던 이 예수는 {신약성서} 가운데 드러나 있다. 그러나 예수가 무 대륙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것은 {신약성서}에 나타나 있지 않다. 무 대륙의 언어를 예수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십자가에 못박혀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 타 니"라고 외쳤던 그의 마지막 말 속에서 입증된다. 이것은 히브리어가 아니며, 또 예수가 살던 시절에 소아시아에서 사용되던 언어도 아니다.이 말은 모대륙인 무 대륙의 언어 그 자체지만, 잘못된 발음이 {신약성서}에 기록된 것이다. 이 말은 "헤레 헤레, 라마트 자박트 타 니"로 씌여지고, 읽혀지고, 발음되어야 한다 / 번역: 최광민

    Translation: Hele--I faint. Hele--I faint; lamat zabac ta ni--darkness is coming over my face.

    번역: 헤레 / 어지러워, 헤레 / 어지러워, 라마트 자막크 타 니 / 눈 앞이 어두워지네   / 번역: 최광민

    I do not stand alone on this translation. The late Don Antonio Batres Jaurequi, a prominent Maya scholar of Guatemala, in his book, "History of Central America," says: "The last words of Jesus on the Cross were in Maya, the oldest known language." He says they should read, "Hele, Hele, lamah sabac ta ni." Put in English: "Now I am fainting; the darkness covers my face." Thus we virtually agree on all material points. The slight differences are easily explained. Jaurequi spells the word "lamah." I spell it "lamat." He spells the word "sabac." I spell it "zabac." This difference is brought about by the translations coming from two different lines of colonization. Mine comes from the Naga-Maya of Eastern Asia; Jaurequi's comes from the modern Maya of Central America. The two, taken from vastly distant parts of the earth, agree in all material points...." -- {The Sacred Symbols of Mu}, 1933년 by James Churchward

    이런 번역을 한 것은 나 만이 아니다. 작고한 과테말라의 저명한 마야 연구자인 돈 안토니오 바트레스 하우레히는 그의 책 {중앙 아메리카의 역사}에서 "십자가 상에서의 예수의 마지막 말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언어인 마야어다"라고 진술했다...[후략] / 번역: 최광민

    그러니까 자신이 인도에서 찾아낸 나가-마야어로된 점토판과 안토니오 바트레스 하우레히의 책에 기록된 키체-마야어의 발음과 뜻이 같은데, 즉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는 "헬레 헬레 라마트 자박 타 니"이며 "어지러워, 어지러워, 눈 앞이 캄캄해지네"란 뜻이란 것이다. 예수가 마야어를 한 이유는, (승려가 말해준 전설에 따르면) 예수가 히말라야의 사원에서 수행할때, 거기서 무 대륙의 초고대문명에 대해 배웠기 때문이란 것이다.

    물론 처치와드는 자신이 인도에서 발견했다는 고대문명의 점토판을 공개한 적 없다. 사진자료도 없으며, 해당 점토판을 보여주었다는 승려들에 대한 자세한 기록도 없다.

    그럼 하우레히의 책을 찾아보기로 하자.




    5.2. 안토니오 바트레스 하우레히 (Antonio Batres Jauregui의 {La America Central ante la Historia}, 1915년

    안토니오 바트레스 하우레히 (1847-1929)는 19/20세기 과테말라가 낳은 대표 지성인으로, 법학을 전공하고 여러 정부에서 고관을 맡았다. 그는 당시 중앙 아메리카 유적발굴 열풍과 애국심을 결합하여, (특별히) 과테말라가 위치한 중앙 아메리카 유카탄 반도의 마야문명으로부터 인류문명이 기원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원전은 스페인어로 되어있는데, 이를 번역해 본다.


    http://www.archive.org/stream/laamericacentral01anto#page/2/mode/2up
    Batres Jáuregui, Antonio, {La América Central ante la Historia}

    "...El americanista Augusto Le Plongeon (i) en su interesante obra "Queen Móo and the Egyptian Sphinx (2) dice que "no cabe duda de que los acadianos o caldeos tenían en su lengua muchas voces mayas. Tomemos, por ejemplo, las últimas palabras, según San Mateo y San Marcos, que Jesucristo pronunció en la cruz, cuando le acercaron una esponja mojada en posea (brevaje que llevaban los soldados romanos, en sus espediciones, compuesto de vinagre, agua y miel): Eli, Eli, lamah sabachthani." Nada extraño es que los que estaban ahí no las entendieran, cuando hasta hoy los traductores del Evangelio, no saben el significado de tales voces, y creen que dijo : "¡ Dios mío. Dios mío, por qué me habéis abandonado !" Esto no era propio del Hombre Dios, ni siquiera de un creyente. Hele, Hele, lamah zabac ta ni (maya) quiere decir, "ahora ya me desmayo: las sombras cubren mi rostro," o según las palabras de San Juan : "todo se ha consumado." (3)

    미국인 어거스트 르 플롱전은 그의 흥미로운 책 {무 여왕과 이집트 시핑크스}에서, 칼데아인의 언어에 마야어가 발견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예를 들어, {마태 복음서}와 {마르코/마가 복음서}를 보면, 십자가에 달린 예수는..."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복음서를 번역한 이들이 이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라고 예수가 말한 것으로 믿어버린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헬레, 헬레, 라마 자박 타 니"를 마야어로 읽으면 "어지러워, 어지러워, 눈 앞이 어두워 지네" 혹은 {요한 복음서} 식으로 한다면 "이제 끝이다" 이란 뜻이다.... --- 영어번역본에서 중역: 최광민

    처치와드의 말과는 달리, 저 "헬레 헬레 라마트 자박 타 니"는 하우레히가 직접 연구한 것은 아니다. 하우레히는 미국의 오컬트 작가이자 (아마추어) 중앙 아메리카 고고학자인 어거스터스 르 플롱전의 책 {Maya/Atlantis: Queen Moo and the Egyptian Sphinx}을 재인용한 것이다.

    그럼 르 플롱전의 원 자료를 살펴보도록 하자.




    5.3. 어거스터스 르 플롱전(Augustus Le Plongeon)의 {Maya/Atlantis: Queen Moo and the Egyptian Sphinx}, 1896년

    우선 어거스터스 르 플롱전 (Augustus Le Plongeon, 1825–1908)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겠다.

    르 플롱전은 사실상 "무 대륙"이론을 처음 주창한 인물이다. 아마추어 고고학자로서 유카탄 반도의 마야유적을 답사한 후, 고대 마야문명이 이 세상의 어떤 문명들보다도 오래 되었으며, 사실상 세계의 다른 모든 문명이 마야문명에서 비롯되었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르 플롱전의 이 대담한 주장도 사실은 샤를 에띠엔 브라서(Charles Étienne Brasseur de Bourbourg)가 1864년에 (잘못) 번역한 {Troano Codex}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라는 대륙의 이름도 브라서의 이 저작에서 유래한 것이다. Brasseur는 이 "무"란 단어가 마야인들이 재해로 인해 바다 속에 가라앉았다는 땅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이 생각은 플라톤이 처음 소개한 아틀란티스 전설과 맞물려졌다. 브라서는 키체-마야어에 대한 문법책 {Grammaire de la langue quichée} (1862) 속에서 아틀란티스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 쓰기 시작했으며, 인도-유럽어의 기원이 중앙 아메리카라는 대담한 주장을 펼쳤다. 이어 1868년의 {Quatre Lettres sur le Méxique}에서는 마야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상호관계에 대한 주장을 펼쳤다. 학계는 브라서의 주장을 전적으로 무시했지만, 그의 영향은 르 플롱전이나 신지학의 창시자 마담 블라바트스키 등을 통해 계속 이어졌다.

    브라서의 경우, 아틀란티스가 대서양에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명의 교류 역시 마야로부터 발원해 이집트를 거쳐 퍼진 것으로 이해했다. 반면, 르 플롱전은 무 대륙이 대서양이 아닌 태평양에 있었다고 함으로써 마야와 인도를 직접 연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블라바트스키를 비롯한 신지학자들에겐 아주 유용한 포석이 되었다.



    그럼 르 프롱전의 {Maya/Atlantis: Queen Moo and the Egyptian Sphinx}을 읽어보자.


    http://www.archive.org/stream/cu31924083722037?ui=embed#mode/2up
    Augustus Le Plongeon, Augustus, 1826-1908, {Queen Móo and the Egyptian sphinx}

    ....Is this a mere coincidence ? By no means. There can be no doubt that the Akkadian or Chaldean tongue contained many Maya words. The limits of this work do not allow me to adduce all the proofs I could bring forward to fully establish their intimate relationship. A few more must suffice for the present. Let us take, for instance, the last words, according to Matthew and Mark, spoken by Jesus on the cross, when a sponge saturated with poaca was put to his lips: 'Eli Eli lamah saabachtani" No wonder those who stood near him could not understand what he said. To this day the translators of the Gospels do not know the meaning of these words, and make him, who they pretend is the God of the universe, play before mankind a sorry and pitiful role^ I will not say for a god, but for a man even. He spoke pure Maya. He did not complain that God had forsaken him when he said to the charitable individual who tried to allay the pangs of the intolerable thirst he suffered in consequence of the hardships he had endured, and the torture of the chastisement inflicted on him: '*Hele, Hele, lamah zabac ta ni;*' that is, ''Now, now, I am fainting; darkness covers my face; " or, in John's words, '' It is finished." Matthew, chap, xxvii., verse 46. Mark, chap, xv., verse 34.

    ...이것은 단지 우연일까? 그럴 리가 없다. 의심할 여지 없이 아카드어나 칼데어어는 많은 마야어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이 연구에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내가 지금까지 제시한 증거들로부터 이 언어들의 친연성을 확립하는데 문제가되지는 않는다....[중략]....그 (=예수)는 순수한 마야어를 구사했다. 그는 자신이 겪고있는 가혹한 징벌의 고통을 덜어주려던 사람에게 신이 자신을 버렸다고 불평한 것이 아니다. "헤레 헬레 라마흐 자박 타 니", 이 말은 (마야어로) "이제, 이제, 어지럽다. 어둠이 내 얼굴을 덮네". 혹은  요한의 말대로라면, "다 끝났다"라고 말한 것이다 / 번역: 최광민 

    고대 아카드어나 칼데아 지역의 언어들에서 마야어가 발견되는가? 발음의 어설픈 유사성 말고 동등한 의미소로서? 르 플롱전의 주장 역시 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르 플롱전이 한 작업은 마치 "상폴리옹 이전의 이집트학 "석학"들이 이집트 상형문자를 제 나름대로 (엉뚱하게) 해독한 것"과 같은 것이라 보면 된다.

    과연 예수는 초-고대문명 무대륙에서 비롯된 키첸-마야어를 구사했었던가? 정작 이 주장이야말로 판타지가 아닌가?





    6.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시리아어 비교
    6.1. 예수와 제자들의 언어

    우리는 예수가 어떤 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했는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일상어로는  아람어를, 종교생활에서는 히브리어를, 그리고 출신지인 나자렛이 위치한 갈릴리 지방이 그리스/로마문명권에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그리스어를 구사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사해사본의 발견 전에는 예수 당시 히브리어가 사어가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강했지만, 지금은 최소한 문어에서는 히브리어가 계속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D 1세기 전후, 차차 아람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바빌로니아 출신 랍비들이 바리새파의 주축이 되면서, 아람어는 종교생활에서도 중요한 언어로 자리잡았다.

    아람어는 기원전 7세기 무렵 전부터 아랍어가 중동과 중앙아시아 전역을 석권할 AD 9세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공용어로 사용된 언어이며, (소승)불교의 수호자를 자처한 아소카왕이 인도 안에 세운 석비와 동전에까지 사용되었을 정도다. 이처럼 넒은 지역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동-서 간 여러 아람어 방언들도 존재했다.




    6.2. {복음서}들의 사본전승

    {마태 복음서}에서는 히브리어 "엘리 엘리"가, 또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아람어 "엘로이 엘로이"가 사용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다.

    예수의 사도 요한의 제자였던 폴리카포스를 청문했던 AD 2세기 말 리옹 주교 이레네우스는, {마태오/마태 복음서}는 그리스어로 기록된 다른 복음서와 달리 원래 "히브리인의 언어"로 기록되었다고 진술했다. 여기서 "히브리인의 언어"를 말하는 그리스어 "헤브라이스티 Εβραιστι"는, 문맥에 따라 언어학적인 히브리어 혹은 아람어를 뜻할 수 있다.

    {요한 복음서}의 용례를 따르자면 'Εβραιστι'는 대체로 아람어를 뜻하게 된다. {요한 복음서}에 보면, '히브리어로는 ~다'라고 해설을 단 네 단어가 나오는데, 물론 여기서 '히브리어'란 위에서 말한 '헤브라이스티'란 그리스어로 표기되어 있다. 베데스다 (5장 2절), 가파타 (19장 17절), 골고타 (19장 19절) , 그리고 랍오니 (20장 16절) 가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요한 복음서}의 용례에 따르면 '히브리인의 언어' 즉, '헤브라이스티'란 당시 유대아 지역의 공용어였던 아람어에 해당한다.


    http://www.archive.org/stream/thirdbookagainst00irenuoft#page/n3/mode/2up
    {The third book against heresies} by Irenaeus, Saint, Bishop of Lyon; Deane, Henry

    "...Matthew also issued a written Gospel among the Hebrews in their own dialect, while Peter and Paul were preaching at Rome, and laying the foundations of the Church. After their departure, Mark, the disciple and interpreter of Peter, did also hand down to us in writing what had been preached by Peter..."

    ...마태(오)는 베드로와 바울이 로마에서 선교하며 로마교회의 기반을 놓을 무렵, 유대인들의 언어로 복음서를 적어 유대인들에게 전했다. 그들이 떠난 후, 베드로의 제자이자 통역을 담당했던 마르코 (=마가)는 베드로가 가르친 내용들을 적어 우리에게 전수해 주었다.... --- 이레네우스 {이단을 반박하며} 3권 1장
    / 번역: 최광민



    라틴어 {불가타}를 펴낸 AD 4/5세기 교부 히에로니무스 역시 같은 설명을 하고 있다.

    "....The first evangelist is Matthew, the publican, who was surnamed Levi. He published his Gospel in Judæa in the Hebrew language, chiefly for the sake of Jewish believers in Christ, who adhered in vain to the shadow of the law, although the substance of the Gospel had come...."

    ...첫 복음서는 세리였던 마태(오)가 썼고 그의 성은 레위였다. 그는 이 복음서를 유대아에서 히브리인의 언어 (~아람어)로 작성했으며, 이는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들을 위한 것이었다. 비록 복음이 그들에게 도래했지만, 유대인들은 여전히 율법의 그늘 아래 여전히 묶여 있었다.
    ...--- 히에로니무스 {마태 복음서 주석} 출처:
    http://www.ccel.org/ccel/schaff/npnf206.vii.iv.ii.html  / 번역: 최광민

    또 {Jovinianus 반박}, Book I, 26에서는 이 아람어 버전의 {마태오/마태 복음서}를 축소/변용해서 채용한 나자렌/에비온파 이단들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이 복음서의 언어가 칼데아/시리아어 (즉, 아람어)이나 표기로는 히브리어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적는다.

    "....In the Gospel according to the Hebrews, which is written in the Chaldee and Syrian language, but in Hebrew characters, and is used by the Nazarenes to this day...."

    소위 {히브리 복음서}는 칼데아어 및 시리아어 (~ 아람어)로 되어 있으나 히브리 문자로 기록되었고, 오늘날까지 나자렌파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 히에로니무스 {Jovinianus 반박}, Book I, 26 / 번역: 최광민



    한편, 4/5세기의 교부이자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에 능통했던 살라미스의 에피파니우스는 "엘리 엘리"는 히브리어, 그리고 "라마 사박타니"는 아람어이며, 예수가 두 언어를 혼용해 말했다고 적는다. 두 종류의 언어가 사용된 이유는, 신의 계시가 반드시 히브리어 만을 통해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이려는 신의 의도였다는 것이 에피파니우스의 주장이다.

    인용한다.

    ".....Indeed, the Lord prophesied this when he said, in Hebrew, 'Eli, Eli, lema sabachtani.' On the cross the Lord duly fulfilled what had been prophesied of him by saying 'Eli, Eli,' in Hebrew, as had originally been written. And to complete the companion phrase he said, 'lema sabachtani,' no longer in Hebrew but in Aramaic, so as to begin as had been written of him but to change the remainder of the line to another language as he went on. (4) This too he did with a good provision. By saying, 'Eli, Eli,' he meant to acknowledge that the words had been spoken of him by the prophet. But by saying the rest no longer in Hebrew but in Aramaic, he meant to humble of those who boast of Hebrew, and to declare other languages fit for the fulfillment of the oracles about him..."--- 에피파니우스, {Panarion} Book II and III. 49/69 68.3, 4.출처: http://cal1.cn.huc.edu/index.htm

    ....진실로 주님은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라고 히브리어로 말하실 때 이미 이것을 예언하신 것이다. 십자가에서 주님은 자신에 관해 예언된 것을 원래의 언어인 히브리어로 "엘리 엘리"라고 발음함으로써 애둘러 이루신 것이다. 짝이되는 성구를 맞추기 위해 주님은 다시 "레마 샤박타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히브리어가 아니라 아람어이다. 그래서 주님은 자신에 대해 씌여진 (시편의 /필자 주) 문장을 히브리어로 시작했지만, 나머지 부분은 다른 언어를 사용하신 것이다. 이것 역시 타당한 배경에서 그러신 것이다. "엘리 엘리"라며 (히브리어로) 말씀하실때, 주님은 이것이 (히브리) 예언자에 의해 말해진 것임을 상기시키고자 하셨다. 그러나 뒷부분을 더이상 히브리어가 아닌 아람어로 말씀하실때의 의도는 히브리인들의 거만함을 낮추시고 주님에 대한 예언의 성치과 다른 언어들로도 선포될 수 있음을 보이려고 하신 것이다...... --- 살라미스의 에피파니우스, {파나리온} 제 2/3권 / 번역: 최광민



    그럼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에서 해당 문장이 어떻게 표기되는지 보자.

    • 히브리어 {시편} 22:1 
      • 엘리 엘리 레마 아잡타니  
      • אלי אלי למה עזבתני
    • 아람어 탈굼 {시편} 22:1
      • 엘리 엘라히 메툴마 샤박타니 
      • אלי׳אלהי מטול מה שבקתני
    • 그리스어 {마가/마르코 복음서} 15:34 
      •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타니 
      • ᾿Ελωΐ, ᾿Ελωΐ λαμὰ σαβαχθανι
    • 그리스어 {마태/마태오 복음서} 27:46 
      •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 ἠλι ἠλι, λαμὰ σαβαχθανί
    • 시리아-아람어 페쉬타 {마가/ 마르코 복음서} 15:34  
      • 엘리 엘리 레마나 샤박타니
    • 시리아-아람어 페쉬타 {마태/마태오 복음서} 27:46 
      • 엘리 엘리 레마나 샤박타니

    우선, 원전인 히브리어 {시편}부터 살펴보자. 여기서 "엘리"는 "나의 하나님/하느님", "레마"는 "왜", "아잡타니"는 "버리다, 포기하다"이다. 히브리어에 가장 가까운 셈계언어인 아람어로 된 탈굼 {시편}에는 히브리어 "엘리 엘리"가 "엘리 엘라히"로, "레마"가 "메툴마"로, "아잡타니"가 "샤박타니"로 번역되어 있다. 이 탈굼 {시편}는 AD 5세기-11세기의 아람어 번역을 반영한다.

    한편, AD 3세기로 추정되는 그리스어 {복음서}의 가장 오래된 사본들에서는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타니"와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가 그리고, AD 4/5세기 경의 시리아-아람어 {페쉬타}에서는 엘리 엘리 레마나 샤박타니"로 표기된다.

    단어를 쪼개놓고 설명해 보겠다.




    6.2.1 엘리/엘로이

    먼저 각 언어별 음가를 생각해 보자.

    1. "하나님/하느님" (히브리어) = "엘/엘로아(ㅎ)/엘로힘" אלהים /אלוה / אל
    2. "하나님/하느님" (아람어) = "엘/엘라(ㅎ)" אלה / אל
    3. "나의 하나님/하느님" (히브리/아람어 공통) = "엘리" אלי
    4. "나의 하나님/하느님" (히브리어에서만) = "엘로하이" אלהי
    5. "나의 하나님/하느님" (아람어에서만) = "엘라히" אלהי
    6. "나의 하나님/하느님" (그리스어 {70인역 LXX}, 사사기/판관기 5:5 = "엘로이" Ελωι

    히브리어/아람어의 H음가는 그리스어에 없다. 따라서 히브리어 성서의 아브라함, 아하론, 에후드, 엘리후, 예호샤팟, 예후, 예호야킴 등은 그리스어 {70인역, LXX}로 번역될 때 H음가가 탈락되어 아브라암, 아아론, 아오드, 엘리우, 요사팟, 요우, 요아킴 등이 된다.

    {마태오/마태 복음서}와 {마가/마르코 복음서}에 따르면, 십자가 주변에 있던 어떤 사람들이 예수가 "엘리아"를 부른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라고 기록한 {마태오 복음서}의 진술이 아람어로서 보다 예수의 말에 가까왔다고 보는 견해와 관련되어있다. 예수가 {시편} 22편의 "나의 하나님/하느님"이라는 구절을 아람어로 읊었다면, 히브리어/아람어 공통의 "엘리" ({마태오/마태오 복음서}이거나 아람어 만의 "엘라히" 즉, 그리스 번역으론 "엘로이" ({마르코/마가 복음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히브리어 원음에서 선지자 엘리야는 "엘리-야후/אליהו"로 발음된다. 아람어에서 이 이름은 "엘리아"로, 그리스어로는 "엘리아스"로 발음된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이 예수의 말, 즉 "엘리 엘리"거나 "엘로이 엘로이"을 듣고 예수가 "엘리아"를 부른다고 착각하려면, 예수가 한 말은 두 아람어 형에서 "엘리"가 "엘라히" 보다 더 가까울 것이다. 그래서 마태오/마태의 진술이 보다 원형에 가까울 수 있다. 이것은 기독교 교부들이 계속해서 {마태오/마태 복음서}가 히브리어/아람어로 원래 작성되었다고 말한 증언과도 일치한다. 이 증언들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서 다시 다루겠다.


    6.2.2. 레마/라마/메툴마

    아람어 "라마(흐)" (혹은 후대 시리아-아람어의 "람나")는 모두 히브리어 "레마"에 상응한다. 아람어 탈굼 {시편}의 형태인 "메툴마"는 라마/람나와 치환가능한 단어이다. 따라서 이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6.2.3. 아잡타니/샤박타니

    {마태오/마태 복음서}와 {마르코/마가 복음서} 모두 히브리어 "아잡타니" 대신 아람어 "사박타니/샤박타니"를 사용한다. 따라서 이 단어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




    7. {시편} 22장과 {복음서}의 직접적인 연관성

    {시편} 22편에 대한 몇가지 오해가 있다

    제 1절인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구절만 따로 떼어놓고보면, {시편} 22편은 "버림받은 자의 절규"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시편} 22편은 전체맥락에서 볼때 "절망의 노래"가 아니라 "구원을 갈망하는 노래"이다. 따라서 만약 예수가 저 {시편} 22편을 정말 레퍼런싱했다면 그는 절망에 차 절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혹은 복음서의 저자들이 그렇게 의도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십자가 상에서 예수가 {시편} 22편을 읊조렸다는 설명은 문맥이나 정황으로 볼때 꽤 타당하다.

    {시편} 22편을 인용한다. (공동번역).

    1.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살려달라 울부짖는 소리 들리지 않사옵니까? 2. 나의 하느님, 온종일 불러봐도 대답 하나 없으시고, 밤새도록 외쳐도 모르는 체하십니까? 3. 그러나 당신은 옥좌에 앉으신 거룩하신 분, 이스라엘이 찬양하는 분, 4. 우리 선조들은 당신을 믿었고 믿었기에 그들은 구하심을 받았습니다. 5. 당신께 부르짖어 죽음을 면하고 당신을 믿고서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6. 나는 사람도 아닌 구더기, 세상에서 천더기, 사람들의 조롱거리, 7. 사람마다 나를 보고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빈정댑니다. 8. "야훼를 믿었으니 구해 주겠지. 마음에 들었으니, 건져주시겠지." 9. 당신은 나를 모태에서 나게 하시고, 어머니 젖가슴에 안겨주신 분, 10. 날 때부터 이 몸은 당신께 맡겨진 몸, 당신은 모태에서부터 나의 하느님이시오니 11. 멀리하지 마옵소서. 어려움이 닥쳤는데 도와줄 자 없사옵니다. 12. 황소들이 떼지어 에워쌌습니다. 바산의 들소들이 에워쌌습니다. 13. 으르렁대며 찢어발기는 사자들처럼 입을 벌리고 달려듭니다. 14. 물이 잦아들듯 맥이 빠지고 뼈 마디마디 어그러지고, 가슴 속 염통도 촛물처럼 녹았습니다. 15. (ㄱ)깨진 옹기 조각처럼 목이 타오르고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었습니다. (ㄴ)죽음의 먼지 속에 던져진 이 몸은 16. 개들이 떼지어 나를 에워싸고 악당들이 무리지어 돌아갑니다. 손과 발이 마구 찔려 17. 뼈 마디마디 드러나 셀 수 있는데 원수들은 이 몸을 노려보고 내려다보며18. 겉옷은 저희끼리 나눠가지고 속옷을 놓고서는 제비를 뽑습니다. 19. 야훼여, 모르는 체 마소서. 나의 힘이여, 빨리 도와주소서. 20. 칼에 맞아 죽지 않게 이 목숨 건져주시고 하나밖에 없는 목숨, 개 입에서 빼내 주소서. 21. 가련한 이 몸을 사자 입에서 살려주시고, 들소 뿔에 받히지 않게 보호하소서. 22. 당신의 이름을 겨레에게 알리고 예배 모임 한가운데에서 당신을 찬양하리니, 23. "야훼를 경외하는 사람들아, 찬미하여라. 야곱의 후손들아, 주께 영광 돌려라. 이스라엘의 후손들아, 모두 다 조아려라. 24. 내가 괴로워 울부짖을 때 '귀찮다, 성가시다.' 외면하지 않으시고 탄원하는 소리 들어주셨다." 25. 큰 회중 가운데서 내가 주를 찬송함도 주께서 주심이니, 주를 경외하는 무리 앞에서 나의 서원 지키리라. 26. 가난한 사람 배불리 먹고 야훼를 찾는 사람은 그를 찬송하리니 그들 마음 길이 번영하리라. 27. 온 세상이 야훼를 생각하여 돌아오고 만백성 모든 가문이 그 앞에 경배하리니, 28. 만방을 다스리시는 이 왕권이 야훼께 있으리라. 29. 땅 속의 기름진 자들도 그 앞에 엎드리고 먼지 속에 내려간 자들도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리라. 이 몸은 주님 덕분에 살고, 30. 오고오는 후손들이 그를 섬기며 그 이름을 세세대대로 전하리라.31. 주께서 건져주신 이 모든 일들을 오고오는 세대에 일러주리라.

    이제 네 개의 {복음서}를 읽어보자. 기독교도들은 이 네 {복음서} 속의 내용들이 {시편} 22편 및 다른 예언서의 해당구절들을 레퍼런싱하며, 따라서 예언이 성취된 것으로 이해한다. {요한 복음서}는 아예 그렇게 명시하고 있다.

    • {마태오 복음서} 27장 (공동번역)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나서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갖고 거기 앉아 예수를 지키고 있었다..."
    • {마르코 복음서} 17장 (공동번역)"....마침내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리고 주사위를 던져 각자의 몫을 정하여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 {루가 복음서} 23장 (공동번역) "...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은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가졌다. 사람들이 곁에 서서 쳐다보고 있는 동안 그들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보고 "이 사람이 남들을 살렸으니 정말 하느님께서 택하신 그리스도라면 어디 자기도 살려보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 {요한 복음서} 19장 (공동번역)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단 병사들은 예수의 옷가지를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서 한 몫씩 차지하였다. 그러나 속옷은 위에서 아래까지 혼솔 없이 통으로 짠 것이었으므로 그들은 의논 끝에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든 제비를 뽑아 차지하기로 하자." 하여 그대로 하였다. 이리하여 "그들은 내 겉옷을 나누어가지며 내 속옷을 놓고는 제비를 뽑았다." 하신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졌다...."

    심지어 4개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수난장면이 일종의 "종교소설"이라는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이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가 {시편} 22편을 레퍼런싱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육체의 수난, 군중들의 모욕, 특별히 "제비뽑기"의 모티프는 {시편} 22편을 레퍼런싱하고자 한 복음서 저자들의 의도를 충분히 설명한다.




    8. 맺음말: 개연성과 가능성

    여전히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가 "티벳고승에게조차" 생소한 정체불명의 "티벳진언" "옴 라마 삼약 삼보디"처럼 들리는가? 혹은 예수가 히말라야에서 배웠다는 존재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무 대륙의 언어, 혹은 역시 존재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초-고대 나아칼 문명에서 비롯되었다는 중앙 아메리카의 키체-마야어 "헤레 헤레 라마트 자박 타 니"처럼 들리는가?

    "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혹은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타니"는 기본적으로 아람어이며, 현재 전수된 그리스어 사본은 원래의 {복음서} 사본들이 그리스어로 번역 및 전승되는 과정에서 생긴 철자상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런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뜬금없이 산스크리트어나 혹은 티벳어, 혹은 키첸-마야어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하려면 너무 많은 새로운 가정들을 추가해야 하고 또 정황상 타당하게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예수가 산스크리트어나 티벳어 혹은 키첸-마야어를, 어쩌면 중국어나 심지어 고조선어, 부여어, 고구려어를 구사할 수 있었을 "가능성(possibility)"을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 학문은 (증거가 충분한 경우에 한 해) "possible"한 것보다 "probable"한 해석을 우선한다. 그리고 이 경우, 위의 속설들은 가능성/possibility는 있을지 언정 개연성/probability는 제로에 근접한다.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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