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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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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민] 이글루스에서 구글 블로거로의 "부득이한" 이전과 관련하여

작성

© 최광민 2011-04-06

제목

이글루스에서 구글 블로거로의 "부득이한" 이전과 관련하여

순서
  1. 블로그 이전에 관한 저간의 사정
    1. "권리침해" 신고
    2. {소위, 아크나톤/아톤 18계명의 정체}
    3. 법리: 저작권법 및 판례
    4. 판단
  2. 관련 글


§ 블로그 이전과 관련된 저간의 사정



제 이전 이글루스 블로그를 예전에 방문하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고전의 독서를 즐기며 특별히 역사/신화/종교에 관한 대중적 저작물들 속에 인용된 고전의 원 출전를 찾아 (1) 정확한 인용여부와 (2) 원전의 문맥을 제대로 옮겼는지를 확인하는 일을 취미로 가지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자연과학 연구자인 제게 인문학으로의 이런 외도는 여러 해 동안 상당한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시대정신/Zeitgeist} 1부와 그 동영상의 근거자료인 아차리아 S의 저작들, 프리크/갠디의 {예수는 신화다/Jesus Mysteries}류의 책에서 발견되는 사료적 오류들을 주로 검토해 보았습니다.

[비교종교/신화] 및 [역사] 섹션에 올리는 제 글은 "기독교 변증"이나 혹은 "포교"를 목적으로 하는 글들이 아닙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종교나 역사 관련 주제의 토론에 있어, 원전 자료를 공유하여 함께 읽고자 하는데 그 의도가 있습니다. 인터넷 상의 소위 많은 "논객"들이 원전 자료를 찾아보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정리"된, 심지어 "가공" 혹은 "왜곡"된 자료들을 지나치게 확신하고 이를 바탕해서 격렬한 논쟁을 펼치는 모습을 종종 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행태는 반-기독교 측이나 기독교 측이나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그동안의 글쓰기의 주제가 된 여러 인문학적 주제를 다룸에 있어 제가 (대중적인 신화학자들이 즐기는) 거창한 "거대담론 제시" 대신 "원전의 출처조사"라는 소박하고 협소한 주제에 천착한 이유는, 이들 거대담론들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가설들에 바탕을 두는 경우가 종종있는 반면, 원전의 출처를 찾아 문맥을 확인하는 작업은 (자연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직선적이고 객관적인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대가들을 포함한) 소위 전문가들조차 어떤 주장의 근거를 원전까지 추적하지 않고 대신 어떤 2차자료를 통해 종종 잘못 인용한다는 사실도, 이 작업이 제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돈 안드는) 취미 삼아 제가 해 온 작업은 아래의 순서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1. 역사/신화/종교에 대한 어떤 흥미로운 "주장"을 소개한다.
  2. "그 주장"이 제시하고 있는 주장과 근거의 "출처"을 확인한다.
  3. 만약 그 "출처가 2차자료"라면, 그보다 앞서는 "원 출전을 1차자료까지" 소급해 나간다.
  4. 1차자료가 이후의 2차자료로 "옮겨지는 과정"이 정확했는지 살핀다.
  5.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해당 주장이 이 "1차자료의 내용과 일치"하는지 비교한다.

이 과정은 제가 1차자료를 처음부터 직접 찾아 읽어 본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제 글에 적용되었습니다. 여기서의 원 출처 혹은 "원전"은 대개 영어로 번역된 고전어 (그리스어 / 라틴어 / 히브리어 / 아람어 / 페르시아어 / 산스크리트어 / 팔리어 등) "표준원문"들이었으며, 다른 2차자료는 특별한 이유없이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고전어에서 현대영어로 뉘앙스가 조금 다르게 번역이 가능한 경우에는 가급적 여러 이종번역을 대역으로 함께 소개하였습니다.

주장들이 인용하고 있는 학술논문들에 대해서는 주로 대학도서관이나 학술논문 제공싸이트인 http://about.jstor.org 에서 제공되는 논문의 원문을 조사했으며, (1) 주장의 출처가 분명히 적시되지 않은 경우나, (2) 적시되었더라도 그런 내용이 제시된 출처에서 발견되지 않을 때 (즉, 잘못 인용했을 때), 혹은 (3) 1차자료(원전)에 대해 접근권한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주장과 관련된 논문 및 도서를 출판한 적이 있는 영미권 대학의 전문가에게 문의 이메일을 보내 내용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 도서출판 블루리본 측의 "권리침해" 신고

작년 12월 말에 작성된 {소위, 아크나톤 18계명의 정체}라는 제 글 속에 인용/비판된 한 책의 내용과 관련해, 이글루스는 지난 2월 28일 이해관계가 있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인용내용에 대한 저작권침해요청을 받고 해당 글을 즉시 게재중단조치 했고, 아울러 해당 출판사가 "손해배상과 법적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메시지를 제게 전해왔습니다.


민희식, {성서의 뿌리}

아래는 이글루스가 2월 28일 접수한 도서출판 블루리본 측의 신고내용입니다.

저희 도서출판 블루리본에서 간행하여 현재 시관하고 있는 '성서의 뿌리(저자 민희식 교수)'에 대하여 최근 아이디 http://kwangmin.egloos.com/5438533 草人 를 사용하는 사람이 출판사의 서면계약이나 비용지불 등 아무런 정당한 합법적 조치없이 무단으로 책을 사진으로 복사하여 인터넷에 게재하고, 본문의 상당부분을 타자 쳐서 올려 유포하는 등 심각한 저작권침해행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글루에서는 신고대상 블로그를 즉각 삭제조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기 저작권침해자에게 본 출판사에서 손해배상소송 및 법적조치를 준비중입니다. 그에 앞서 즉각적 게재중단조치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1) 무단으로 "책"을 사진으로 복사하였다는 부분, (2) 본문의 "상당부분"을 타자 쳐서 올려 "유포"하였다는 부분에 대해 우선 설명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출판사 측의 주장은 몹시 과장된 것이며, 또한 제가 한 '인용'은 그 방식과 분량에 있어 대한민국의 현행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관례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참고: 저작권법상 정당한 범위 안에서의 공정한 관행: 저작권법과 판례



§§ {소위, 아크나톤/아톤 18계명의 정체}

제 이전 포스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글(들)은 두 부분으로 기획되어 있었습니다. {성서의 뿌리}(민희식)라는 책에서 발췌인용되어 인터넷에서 몇 년 전부터 유포 중인 잘못된 내용에 대한 비평이 그 목적으로, 제 1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저작 {모세와 일신교}에서 유도된 잘못된 속설들을 다루며, 제 2부에서는 {성서의 뿌리}(민희식}란 책 제 12장의 한 소챕터의 제목과 내용에 등장하는 소위 "아크나톤 18계명" 혹은 "아톤 18계명"이, 이집트 제 18왕조의 고고학 문건이 아니라 사실은 20세기 말 UFO 컬트/뉴에이지 계열 문서인 {Phoenix Journal #27}에서 잘못 인용된 것임을 밝혔습니다. {피닉스 저널}측은 1990년 대 도리스 에커를 통해 자신들에게 메시지를 교시한 창조주/신/외계의 초월적 존재를 "아톤/하톤"으로 호칭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관련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판사가 문제삼은 인용부분이 어떤 맥락에서 삽입되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제 글은 대략 아래의 시퀀스로 작성되었습니다.

  1. 제 1부: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 비평: 2010.12.24
    1. 어떤 주장
    2. 아툼, 아텐/아톤, 아돈/아도니스, 아도나이의 어원
    3. 아텐신앙에 크게 공명한 히브리인들?
    4. 소위 {아크나톤 18계명}의 후보들?
      1. {아텐찬가}?
      2. {아메네모프의 가르침} ?
      3. 마아트?
    5. 1부 잠정결론
  2. 제 2부: {피닉스 저널 #27}, 소위 {아톤 18계명}의 원 출처: 2010.12.31
    1. 단서들
    2. {Phoenix Journal #27}과 {The Laws of God and the Creation|} 혹은 {The Laws of Balance}
    3. UFO 컬트 {피닉스 저널} 측과의 확인절차
      1. {피닉스 저널} 측의 첫번째 답신
      2. {피닉스 저널} 측의 두번째 답신
    4. 이집트학 학자들과의 확인절차
      1. 예일대학교 이집트학 교수 John Darnell, Ph.D의 답신
      2. 시카고대학교 이집트학 교수 W. Raymond Johnson, PhD의 답신
      3. {모세와 아케나텐/Moses and Akhenaten}의 저자 Ahmed Osman의 답신
      4. 미시간 대학교 이집트학 교수 Janet E. Richards, Ph.D의 답신
      5. 이스라엘 텔 아비브 대학교 고고학 교수 David Ussishkin, Ph.D의 답신
      6. 이스라엘 텔 아비브 대학교 고고학 교수 Israel Finkelstein, Ph.D의 답신
  3. 맺음말

제 1부 초반부에서는 인터넷에 수 년 전부터 이미 "유포 중"인 세가지 내용이 인용됩니다.

  1.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에 등장하는 문단,
  2. 고고학자 플린더스 페트리가 20세기 초에 이집트 아마르나에서 소위 {아크나톤 18계명}을 발굴했다는 잘못된 정보,
  3. 그리고 소위 {아크나톤 18계명} 본문입니다.

이것들이 제가 2010년 12월 말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접한 자료들입니다. 그리고 이 자료를 인용하고 우선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 주장을 해외 한인 싸이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더 조사하던 중, 이 내용이 사실은 {성서의 뿌리} (민희식, 블루리본)에 1-2페이지 분량 안에 유기적으로 얽힌 한 테마로 등장하는 것임을 알게되었고, 제 글 속에도 이 책의 12장을 인터넷에서 수 년간 유포되어지던 내용의 원 출처로 적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도서정보싸이트에서 찾은 저자소개룰 인용한 이유는, 저자의 학력과 불문학계에서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해당 저자가 중동/이집트학 전문가가 아닐 뿐더러, 종종 역사적 혹은 종교사적으로 무리한 주장을 펼치는 작가임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또 해당도서 제 12장의 목차가 인용된 이유는, 저자가 같은 12장 내에서 상충되는 내용을 담은 두 소챕터를 나란히 배치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어지는 제 1부의 뒷부분과 제 2부의 내용들은,

  1. 해당 도서에 등장하는 프로이트 및 페트리 등의 원전을 찾아 조사한 내용
  2. 소위 {아톤 18계명}의 원 출처로 적시한 {피닉스 저널}의 담당자인 패트릭 벌린저씨와의 출처확인절차, 
  3. 그리고 이 {피닉스 저널 #27}에 기반한 {아톤 18계명}내용이 고고학적 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 이집트, 이스라엘 출신의 저명한 1급 이집트학/중근동학 고고학자 6인에게 직접 문의해 확인한 내용입니다. 

간략히 아래 두 내용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피닉스 저널 #27}은, {피닉스 저널} 측에 따르자면 "이집트 제 18왕조의 파라오 아크나톤/아크나텐의 환생"인 (정체불명의 인물) 도리스 에커 (Doris Ekker)가 아톤/하톤의 우주선으로부터 발송된 전파를 비밀 군사채널로 수신했다는 일련의 메시지 가운데서, 개론에 해당하는 문제의 {18계명}과 그에 대한 자세한 각론들로 구성된 문서입니다. 이 문서에는 기독교적 인물이 등장하고 (가령, 예수), 용어 (가령, 하나님, 그리스도, 적-그리스도)가 사용되기는 하지만, 역사적 종교로서의 유대교나 기독교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피닉스 저널} 문서들의 내용은 사실 반-유대주의적이기까지 합니다.

      {피닉스 저널}의 문서들은 일반에게 공개된 문서이며, 그동안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유포되었습니다.

      {피닉스 저널 #27}의 목차를 옮깁니다. {The Highest Command of the Law of the God} 항목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이 목차에 등장하는 "18가지의 법칙"이 외계의 초지성체 아톤/하톤이 "아케나텐의 환생"인 도리스 에커를 통해 전달했다는 소위  "아크나톤의 18계명}이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월 12일, 위의 내용이 등장하는 {성서의 뿌리}(민희식, 블루리본)의 1페이지 분의 저화질 페이지샷을 올렸습니다. 이 한 페이지샷은 제가 위에 인용한 세가지 내용 (프로이트 파트, 페트리 파트, {18계명}의 일부)를 담고 있습니다. 굳이 페이지샷을 보인 목적은, 블로거들이 어떤 책의 내용을 소개할 때 저자의 실수 혹은 고의로 일부 내용을 변조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수 년간 인터넷에 유포되어온 내용이 해당도서에서 정확히 인용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책의 해당 내용을 인터넷 상에서 유포한 이들은 책의 내용을 "정확히" 카피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상에서 그동안 유포되어 온 잘못된 내용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민희식씨의 책 {성서의 뿌리}에 있습니다.



      §§ 법리: 저작권법 및 판례

      글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하고, 법리적 문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월 28일 해당 포스팅들이 게재중지조치를 당한 직후, 지인인 변호사 2인과 변리사 1인 및 블로그 상에서 유사한 저작권 관련 소송경험이 있는 선/후배들에게 해당문건에 대한 감정을 요청한 후, 그 모두로부터 해당 글이 그 의도와 형식에 있어 현행 저작권법 28조 (구법 25)에 합치되는 문건으로 감정소견을 받았습니다.

      해당 법조문은 아래와 같으며, 자세한 판례는 이 글 아래부분에 자세히 인용했습니다. (물론 이 "감정"내용은 참고일 뿐, 출판사 측이 자동적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요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작권법 제25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34839 판결, 2004. 5.

      제가 상기 포스팅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의뢰했던 지인인 한 변호사의 알기쉬운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개인블로그에 어떠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2. 게시물의 주된 내용은 기 출간된 책의 내용을 비평하는 것이다.3. 이러한 비평을 위해서 타 웹사이트에 있는 책 표지 이미지, 저자 소개 및 목차를 게시물에 적시하는 한편, 그 책의 해당 페이지와 이를 인용한 다른 블로그 내용을 적시하였다.

      우선, 블로그 게시물에 게시된 책의 표지, 저자 소개 및 목차, 해당 페이지 및 이를 인용한 다른 블로그의 내용 모두 누군가의(원저작자, 출판사, 웹사이트 운영자, 블로그 운영자 등) 저작물 내지 2차적 저작물에는 해당하고,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재산권의 대상이 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28조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저작권법의 입법목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발전에 이바지함"을 정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규정이다. 즉 저작권이란 무제한적으로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내재적, 법률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표된 저작물에 대한 인용이 적법한 목적, 정당한 범위 및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한 그 인용행위는 저작권의 '침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상기 내용을 이글루스 측을 통해 출판사에 알린 후 한 달이 지난 4월 4일, 처음 출판사가 제기한 "저작권침해소지 부분"을 아예 제거한 새 버전의 포스팅을 올렸으나, 또 다시 출판사 측으로부터의 게재중단  요청을 받고 게재가 중단되었습니다.

      출판사 측의 이번 요청내용에는 "반복적 상습적으로"으로 제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되어있지만, 사실 이 두번째 버전은 (1-2부 합본) 출판사 측이 이전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부분이 사실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출판사 측이 자세히 읽지도 않고 권리침해요청을 한 것이며, 따라서 출판사 측의 원래 목표는 제 포스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아래는 이글루스가 4월 4일 접수한 신고내용입니다.

      저희 도서출판 블루리본에서 간행하여 현재 시판하고 있는 '성서의 뿌리(저자 민희식 교수)'에 대하여 아이디kwangmin 草人 사용자가 저희 출판사와 아무런 서면계약이나 비용지불 등 아무런 정당한 합법적 조치없이 반복적 상습적으로 책 본문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작권침해행위에 대해 이글루에서는 즉각 게재중단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기 저작권침해자에게 본 출판사에서 손해배상 및 법적조치를 취하기 위해 현재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문안을 작성 중에 있으며 이에 앞서 이글루 측의 즉각적 게재중단조치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글루스는 포스팅 내용의 진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으므로, 이글루스 측의 조치에 대해서는 [귀찮기도 하고] 특별히 이의를 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글루스 측은 저의 적절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게재중단을 즉각 결정했으므로 사실상 자사의 규정을 위반한 것임은 밝혀두고자 합니다.

      다만 의아한 것은 출판사 측의 반응입니다.  이글루스 담당자를 통해 출판사 측의 연락처를 받아 직접 설명하고 소송대상이 되는 내용에 대해 들어보려 하였으나, 출판사 측에서는 연락처 공개를 거부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로서는 저작권침해신청을 한 측이 정말로 해당 출판사인지조차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만약 이글루스가 저작권침해신청을 한 측에 대해 정확한 확인을 하지 않았다면 이글루스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판단

      사실 이전 글을 살리기 위해 지난 한 달간 이글루스측과 (이글루스 담당자를 통해 출판사 측에게도) 제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습니다만, 결국 포스팅의 내용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는 이글루스의 입장에서는 해당 글에 대한 분쟁시 아래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게재중단된 글의 재게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최종적으로 받았습니다.

      1. 자신이 그 저작물의 권리자로 표시된 저작권 등의 등록증 사본 또는 그에 상당하는 자료
      2. 자신의 성명 등 또는 이명 등으로서 널리 알려진 것이 표시되어 있는 저작물의 사본 또는 그에 상당하는 자료
      3. 저작권 등을 가지고 있는 자로부터 적법하게 복제,전송의 허락을 받은 사실을 증명하는 계약서 사본 또는 그에 상당하는 자료
      4. 저작물의 지적재산권 보호기간이 종료된 경우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5. 민,형사 소송에서의 원고(저작권자) 패소 결정문 사본 (결정문에는 피신고자를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포함돼 있어야 합니다.)

        저와 출판사 측의 문제는 간략하게 "인용이라는 형식을 통한 저작권물의 사용방식" 이 현행 저작권법이 정한 정당한 사용에 해당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글루스의 현행 프로토콜에는 "저작물 사용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고려는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즉, 이글루스는 "저작권침해에 따른 게시물 게재중단 요청"이 들어오면, 그 요청내용에 어떤 부분이 저작권 침해부분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지 않더라도 일단 게시물을 게재중단할 수 있습니다.

        쉬운 사례들, 즉 해당자료가 "저작권물"이냐 아니냐의 경우가 문제라면 그 부분만 블로거가 입증하면 되므로 이글루스의 프로토콜은 이 경우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행 저작권법 28조에서 다루는 사안, 즉 "저작물 인용의 정당" 문제에 있어서는 이글루스의 현행 프로토콜은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즉, 앞으로 해당 글의 재포스팅은 민/형사 소송을 거쳐 현행 저작권법에 따라 제 글에 사용된 "저작물 사용(인용)의 적법성"이 결정된 후에야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출판사 측이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문안을 작성 중"이라고 이글루스 측을 통해 밝힌 만큼, 현재로서는 이 시나리오를 따라가게 될 것 같습니다.

        제 글이 "현행 저작권법이 보장하고 있는 비평을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해당문건을 무분별하게 인용했다고 생각지 않으며, 아울러 근거없는 자료나 불합리한 논리를 바탕으로 비평을 전개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학술적으로 확립된 고고학 자료와 구미의 1급 전문가들와의 교신을 바탕으로 자료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실 제가 한 작업은 저자 및 출판사의 편집인/감수자가 2008년(재판) 혹은 1998년(초판)에 "했었어야" 했던 철저한 자료확인작업을 "대신" 해준 것과 다름없습니다.

        만약 제 글이 출판사 측이 생각하고 있는 정의 대로의 "심각한 저작권 위반"이라면, 그리고 출판사의 목적이 정말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제 글에 링크로 인용된 블로그들, 즉 현행 저작권법 28조으로 보호되지 않는 단순인용 (소위, "펌글")의 형식으로 해당도서를 옮겨 수년 전부터 현재까지 인터넷 여기저기에 "열정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매우 많은 게시판/블로그들이 원칙적으로 송사의 우선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상 제 포스팅을 정독한 사람이라면 더이상 상기내용을 인터넷 상에 "유포"하지 않을테니까, 제가 오히려 출판사로부터 감사패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소위 "펌글"한 블로그들이 책의 해당 내용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반면, 저는 그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니 출판사 측의 입장이 꽤 다르긴 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검색엔진 (가령, 구글)에서 "아크나톤 18계명" 혹은 "아톤 18계명"이란 검색어로 검색해 보시면, 출판사가 (현재 파악하기론) 유독 제 글에 대해서만 "저작권침해/위반" 문제를 제기한 점에 대해 제가 왜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즉시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블로그들은 해당 도서 전체분량의 상당부분을 스캔하여 게시할 뿐더러 유포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글 및 이글루스 운영자를 통해 블루리본 출판사 측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위의 블로그/게시판/웹싸이트들에 대한 정보를 이미 제공했습니다만, 지난 2월 28일 이후로 현재 시점까지도 출판사 측의 저작권침해요청에 의한 게재중단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사가 출판한 도서의 저작권을 보호하겠다며 나선 출판사의 반응치고는 매우 이상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소송상대를 정하는 것은 출판사 측의 고유권리이므로 그 결정에 대해 제가 왈가왈부하지는 않겠습니다.

        문제가 된 섹션(비교신화/종교)에 썼던 제 글들은 대체로 인용관계와 원전을 추적해가는 원문비평의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원문의 인용이 없는 원문비평이란 것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상 저작권법 28조 (구법 25조)는 이런 형식의 글쓰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이글루스에서 이런 식의 비판적 글쓰기를 계속하려면 매번 해당 법조문에의 합치여부를 가려줄 송사에 시달려야 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앞으로 이글루스에서의 블로깅은 중단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이번 일이 이글루스의 시스템과도 관련있는 바, 일단 출판사로부터 소장을 받아본 후 이후 진행과정은 댓글란에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 역시 게재중단 당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이전에 포스팅된 글들은 단계적으로 새 블로그로 이전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草人 최광민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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