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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草人 최광민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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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광민] 어쩌다 동북공정 | 김경일 교수의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칭찬의 방법} ("원숭이-바나나-곰") 세바시 강연 유감
요약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의 세바시 강연을 우연히 보고, 정체불명의 "국뽕" 자료를 고발해 본다.
순서
- 김경일 교수 세바시 강연,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칭찬의 방법}
- 리앙-황 치우의 1972년 논문, {중국과 미국 아동들의 인지 방식에 대한 문화 간 비교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 리처드 니스벳의 2003년 책, {생각의 지리학: 아시아인들과 서구인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
- 지, 장, 니스벳의 2004년 논문,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 어쩌다 동북공정 - 그런데 한국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 2020년 세바시 강연,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칭찬의 방법}
지인이 (소위 "국뽕" 담긴 제목이 달린) "한국인 만의 특징"을 소개하는 어떤 강연 시리즈의 쇼츠 영상을 보내주었다. 쇼츠 영상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인지심리학을 연구하는 김경일 교수의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칭찬의 방법}이란 강연에서 5:15부터 등장하는 "한국인을 위한 칭찬법은?"이란 단락에서 따온 것이었다.


우선 5:15 부터 해당 강연을 들어보도록 하자.
.... 자. 한국사람들 특이하죠. 정말 독특합니다. 특히 올해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런 나라가 되고 있죠. 그쵸? 드라이브 쓰루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이 창조적 연결, 이거 어떻게 하겠어요. 그쵸?
그런데 이 한국문화는 독특한, 세대차이도 별로 없는, 모든 세대가 공히 가지고 있는 특징 하나가 있다는 겁니다. 그걸 보여주는 수많은 장면 중의 하나를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자, 그림을 보시면요, 위에 원숭이가 있고 밑에 곰, 바나나가 있죠?
자, 밑에 있는 곰과 바나나 둘 중에 하나를 위에 있는 원숭이랑 묶어 주셔야 되요 자. 그러니까 첫번째 방법은 원숭이와 곰을 묶는 거죠. 그리고 두번째 방법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는 겁니다. 어떻게 묶으시겠습니까? 벌써 땡기는게 확나오시죠 ㅎㅎㅎ
자, 아, 우리나라는 정말 재미있게도 세대차이도 안나요. 80-90대 어르신부터, 심지어 저희 집에 있는 중학생 고등학생 제 두 딸까지, 세대차이를 보이지 않고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어요. 놀라운 현상이죠
이걸 본 유럽의 심리학자들은 미쳐버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지금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면을 본 3년 전에 유럽 심리학자 한 사람은 저한테 온라인으로 막 화 내더라고요. 야,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이야. 어떻게 동물과 동물을 안 묶고, 동물과 식물을 묶어? 니네 전 세계에서 공부 젤 많이 하지 않아? 근데 생물을 안배우나 보지? 아니, 이 녀석이 남의 나라의 교과과정까지도 한번 개입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참나 제가 생물학 박사 거의 100분 계신 곳에서 강연을 드릴 때가 있었어요. 거의 만장일치로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으셨고요, 그래서 제가 그 생물학 박사님 한테 여쭤봤죠. 아니 박사님들,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 아닌가요? 그랬더니 이분들이 전부 다 제게 이러세요. 교수님 무슨 말씀이세요. 원숭이와 바나나는 모종의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관계주의 문화에요. 관계주의 문화. 이건 일본의 집단주의와 굉장히 다른 성격을 가진 문화입니다......
"세바시 강연"이란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사실 꽤 재밌는 강연이다. 강연을 보다니 왠지 우리 한국인(만)의 "독특함", 심지어 유럽인 조차 이해가 불가한 한국인(만)의 "특출함"이 느껴져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그레서인지 해당 원숭이-바나나 실험내용을 정리해 한국인의 "특징"을 전파하는 온갖 한국어 블로그 글들, 심지어 미국에 사는 한국계들이 이 내용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자각"했다고 고백한 영어 블로그들도 확인할 수 있다.
꽤 유명한 영상인지 본 영상도 2백만 뷰를 훌쩍 넘고 지난 6년 간 엄청나게 많은 복제 쇼츠들이 현재까지도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이 원숭이-바나나 연결이 한국인의 독특한, 혹은 저 수많은 쇼츠 제목들이 강조하는 것 같이 심지어 한국인 "만"의 독특한 특징일까?
여기 무슨 문제라도?
강연의 해당 부분을 듣지마자 출처에 의심이 들어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나는 강연의 이 파트를, "국뽕 하려다 동북공정 해버린 사태"로 규정하고자 한다.
우선 1972년으로 돌아가 보자.
# 리안-황 치우의 1972년 연구, {중국과 미국 아동들의 인지 방식에 대한 문화 간 비교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이 강연에서 김경일 교수가 "한국인의 특징"의 한 예로 등장하는 "원숭이-곰-바나나" 실험의 원형은 1972년 미국의 대만계 심리학자로서 인디애나 대학 코코모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였던 리안-황 치우 (Lian-Hwang Chiu)가 국제 심리학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에 실은 발달 인지심리학 연구내용에서 왔다. (Lian-Hwang Chiu (1972).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 7, 235–242.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47508743_A_Cross-Cultural_Comparison_of_Cognitive_Styles_in_Chinese_and_American_Children)
이 논문은 동-서 문화권의 사고구조 차이를 관계적 사고 vs 범주적 사고로 분석한 중요한 연구결과다.

그런데 치우가 진행한 실험은 "한국인"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제목부터가 "중국과 미국 아동들의 인지 방식에 대한 문화 간 비교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대상은 대만 (타이완) 북부 시골 지역의 초등학교 4-5학년 학생 221명과 미국 인디애나 북부 시골 지역의 초등학교 4-5학년 316명이다.
이 실험에서 치우는 28개의 인지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일련의 실험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사과, 톱, 도끼, 바나나, 말, 보트 등의 그림 세트를 보여주면서, 아동들이 그림에서 관계나 범주를 추출해 내는 능력을 평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치우는 미국 아동들은 분석-범주적 사고를, 대만 아동들은 '관계-맥락적 사고를 하는 성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 실험 대상에 한국인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없다.
# 2003년 리처드 니스벳의 책 {생각의 지리학: 아시아인들과 서구인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
2003년 미시건 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Richard Nisbett)은 2003년에 {생각의 지리학: 아시아인들과 서구인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는데, 이 책에서 니스벳은 치우의 연구를 언급하며 서구인들은 "범주 (category)"에 근거한 사유를 하는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관계 (relationship)"을 중심으로 사유한다고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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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6장 "세상은 명사로 이루어졌는가, 동사로 이루어졌는가?"(Chapter 6: Is the World Made up of Nouns or Verbs?)에서 니스벳은 치우의 연구를 상기시키며 '닭-소-풀' 세트와 함께 '판다-원숭이-바나나' 단어 조합을 활용한 자신과 공동연구자들의 실험 결과를 함께 서술한다.
혹시 니스벳은 이 책에서 "한국인"을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을까?
읽어보자. 해당 부분을 발췌/번역하겠다.
Take a look at the three objects pictured in the illustration on page 141. If you were to place two objects together, which would they be? Why do those seem to be the ones that belong together?
141의 삽화에 그려진 세 가지 사물을 살펴보라. 만약 당신이 두 개의 사물을 함께 놓는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 왜 그것들이 함께 속하는 사물처럼 보이는가?
If you’re a Westerner, odds are you think the chicken and the cow belong together. Developmental psychologist Liang-hwang Chiu showed triplets like that in the illustration to American and Chinese children. Chiu found that the American children preferred to group objects because they belonged to the “taxonomic” category, that is, the same classification term could be applied to both (“adults,” “tools”). Chinese children preferred to group objects on the basis of relationships. They would be more likely to say the cow and the grass in the illustration go together because “the cow eats the grass.”
당신이 서구인이라면, 닭과 소가 함께 속한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발달심리학자 리앙-황 치우(Liang-hwang Chiu)는 미국과 중국의 아동들에게 삽화에 나온 것과 같은 세 묶음의 대상들을 보여주었다. 치우는 미국 아동들이 대상을 “분류학적(taxonomic)” 범주, 즉 둘 다에 동일한 분류 용어("성인", "도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룹 짓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중국 아동들은 관계를 바탕으로 사물을 그룹 짓는 것을 선호했다. 그들은 삽화 속의 소와 풀을 보며 “소가 풀을 먹기 때문에” 소와 풀이 함께 어울린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Li-jun Ji, Zhiyong Zhang, and I obtained similar results comparing college students from the U.S with students from mainland China and Taiwan, using words instead of pictures. We presented participants with sets of three words (e.g., panda, monkey, banana) and asked them to indicate which two of the three were most closely related. The American participants showed a marked preference for grouping on the basis of common category membership: Panda and monkey fit into the animal category. The Chinese participants showed a preference for grouping on the basis of thematic relationships (e.g., monkey and banana) and justified their answers in terms of relationships: Monkeys eat bananas.
리준 지 (Li-jun Ji), 지용 장 (Zhiyong Zhang) 그리고 나는 그림 대신 단어를 사용하여 미국 대학생들과 중국 본토 및 대만 출신 학생들을 비교했을 때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세 단어로 이루어진 세트(예: 판다, 원숭이, 바나나)를 제시하고, 그중 어떤 두 단어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인 참가자들은 공통된 범주 소속을 바탕으로 그룹 짓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즉, 판다와 원숭이가 동물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중국인 참가자들은 주제적 관계(예: 원숭이와 바나나)를 바탕으로 그룹 짓는 경향을 보였으며,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는다”와 같은 관계의 관점에서 그들의 답변을 정당화했다.
이 책에서 니스벳은 "동아시아인"으로 중국 (및 대만, 싱가폴 및 화교 포함), 일본, 한국인을 언급하고 그 특징을 설명하지만, 해당 실험 관련해서 "한국인"이 언급되지는 않는다. 한국인의 "관계-맥락" 특징은 이 패턴이 아닌 다른 주제에서 언급된다. (가령, 직장에서의 위계, 서열, 나이 등등)
# 2004년 지, 장, 니스벳의 논문,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위 책에 등장한 실험 내용은 2004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제목은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혹시라도 이 연구에 "한국인"이 등장할까?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연구 대상은 대학/대학원에 다니는 본토 베이징 중국인, 중국/대만/홍콩/싱가폴계 미국인, 그리고 유럽계 미국인이다. 한국인은 없다.

2003-2004년 니스벳과 공저자의 연구의 소위 "원숭이-바나나-판다" 실험 참가 대상에 한국인은 없다.
아울러 이 범주 vs 관계 실험에서 원숭이-바나나-판다 만 가지고 연상실험을 한 것은 아니다. 실험은 원숭이 바나나 샴푸 등 3개 단어로 된 10개 단어 세트와, "어린이-10대-어른"이나 "월-수-금" 같은 3개 단어로 된 10개의 필러 세트를 가지고 진행했다.
# 어쩌다 동북공정 - 그런데 한국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니스벳이 한국인을 연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97년 최인철, 리처드 니스벳, 에드워드 스미스가 학술지 {인지 Cognition}에 발표한 "Culture, category salience, and inductive reasoning" 논문에서는 54명의 한국인 (부산대학교 학부생)과 53명의 미국인 (미시건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귀납적 추론 방식을 평가했는데,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범주적 정보보다는 관계-맥락적 정보를 더 많이 고려한다고 보고했다. 참고로 최인철 교수는 위에 소개한 (자신의 미시건 대학교 박사 지도교수) 리처드 니스벳의 {The Geography of Thought}를 {생각의 지도}란 제목으로 한국어 번역했다.

그래서 한국인이 추론 시 대상 간 '관계'에 우선 초점을 맞춘다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겠지만, 다른 연구에서 보이듯 이것이 "한국인 만의" 독특한 특징은 아니다. 또한 이 논문은 2004년 논문처럼 원숭이-바나나-판다를 다룬게 아니라, 사자, 호랑이, 소 같은 동물의 카테고리와 직업군 같은 사회적 카테고리를 사용했다. 원숭이나 바나나는 아예 없다.

그런데 강연에서 김경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독특한 한국문화인가?
그런데 이 한국문화는 독특한, 세대차이도 별로 없는, 모든 세대가 공히 가지고 있는 특징 하나가 있다는 겁니다. 그걸 보여주는 수많은 장면 중의 하나를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 자, 아, 우리나라는 정말 재미있게도 세대차이도 안나요. 80-90대 어르신부터, 심지어 저희 집에 있는 중학생 고등학생 제 두 딸까지, 세대차이를 보이지 않고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어요. 놀라운 현상이죠
이걸 본 유럽의 심리학자들은 미쳐버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지금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면을 본 3년 전에 유럽 심리학자 한 사람은 저한테 온라인으로 막 화 내더라고요. 야,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이야. 어떻게 동물과 동물을 안 묶고, 동물과 식물을 묶어? 니네 전 세계에서 공부 젤 많이 하지 않아? 근데 생물을 안배우나 보지? 아니, 이 녀석이 남의 나라의 교과과정까지도 한번 개입을 하더라고요
이 세바시 강연 1년 전인 2019년 6월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는 김경일 교수는 “한국의 생물학 박사 140명도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더라”면서 “서양인은 물론 일본인도 한국인과 선택이 다르다”고 말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관계를 보고 묶는다”고 강조했다.
역시 한국인은 일본인과 다른가? 이것도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리처드 니스벳의 일본인 제자인 캐나타 앨버타 대학교의 마스다 다카히코 (Takahiko Masuda) 역시 2001년 발표한 논문에서 41명의 일본 쿄토 대학교 학생과 vs 36명의 미국 미시건 대학교 학생 상대 실험을 통해 유사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Masuda, T., & Nisbett, R. E. (2001). Attending holistically versus analytically: Comparing the context recognition of Japanese and America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연구자가 일본인이어서인지(!) 실험 디자인이 독특한데, 이 연구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된 물 속의 물고기, 수초, 돌, 달팽이, 조개 등등을 보여주고 나서 피험자들이 무엇을 기억하는지를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중앙의 큰 물고기만 기억한 반면, 일본인들은 물고기-배경 이란 관계와 맥락을 더 많이 기억해 냈다. 즉, 일본인들도 중국이이나 한국인 처럼 (미국인에 비해) 관계-맥락적 사고를 더 많이 한다는 연구다. 물론 이 실험은 물속 환경이라 원숭이도 판다도 바나나도 없다.
최근 2023년에는 EBS 제작 {평생학교 특집 - 방과 후 인생 수업 김경일 편} 공식 소개문에 이렇게 적혀 있기도 하다 (https://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675)
원숭이, 판다, 바나나. 이 3가지를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어떻게 나눌 것인가? 만약 망설임 없이 원숭이와 바나나를 같이 묶었다면, 당신은 아마 한국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 사회의 ‘관계주의적’ 특성 때문이다.
혹시라도 만약 한국인들 상대로 원숭이-바나나-판다/곰 연상실험을 했다면 1997년 논문의 제 1저자 최인철 (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했었으리라 추정은 하지만, 국내/외에 그런 연구가 있었다거나 혹은 그런 연구에서 "세대 간 연구"까지 했는지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설령 그런 연구가 있었다 치더라도, 치우에서 니스벳으로 이어진 이 연구에서 제시한 "관계-맥락 중심 사고"는 "한국인 만의" 특징이 아닌, "최소한 대만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동아시아인의 특징"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니스벳의 2001년 리뷰 논문이 아주 잘 정리해 놓았다.
- Nisbett, R. E., Peng, K., Choi, I., & Norenzayan, A. (2001) Culture and systems of thought: Holistic versus analytic cognition. (Psychological Review, 108(2), 291–310.)
- https://psycnet.apa.org/fulltext/2001-17194-001.html
따라서 나를 포함한 "상당 수" 한국인이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는 저런 패턴을 보인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김경일 교수의 강연은 왠지 "한국인의 독특성"을 강조하며 살짝 "국뽕"하려다 의도치 않게 (중국인 데이타로 한국인을 설명한) "동북공정"을 해버린 느낌이다. 그냥 서구인과 비교되는 "(한중일) 동아시아인의 특징"라고 하면 되었을 것을. 즉, 한국인"도" 원숭이와 바나나를 함께 묶는 것이다. 물론 "우리 한국인(만)"의 독특한 문화를 설명하는 강연에서 "동아시아인"의 특징을 예로 들면 김이 좀 새긴 하겠다.
요컨데, 한국인도 (다른 동아시아인들 처럼) 관계-맥락적 사고를 하지만, 관계-맥락적 사고가 한국인 만의 특징은 아닌 것이다.
아울러 이 내용은 이미 "대만/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로 잘 알려진 연구였는데, 왜 뜬금없이 유럽의 심리학자가 "한국인"을 보고 "미쳐버릴려"고 했는지도 조금 의문.
Oh, Yes, We have NO BANANAs.We have NO BANANAs Today !
판단은 각자의 몫
草人 최광민 (최광민탐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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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草人 최광민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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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일 교수 세바시 강연,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칭찬의 방법}
- 리앙-황 치우의 1972년 논문, {중국과 미국 아동들의 인지 방식에 대한 문화 간 비교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 리처드 니스벳의 2003년 책, {생각의 지리학: 아시아인들과 서구인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
- 지, 장, 니스벳의 2004년 논문,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 어쩌다 동북공정 - 그런데 한국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선 5:15 부터 해당 강연을 들어보도록 하자.
.... 자. 한국사람들 특이하죠. 정말 독특합니다. 특히 올해 2020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런 나라가 되고 있죠. 그쵸? 드라이브 쓰루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이 창조적 연결, 이거 어떻게 하겠어요. 그쵸?
그런데 이 한국문화는 독특한, 세대차이도 별로 없는, 모든 세대가 공히 가지고 있는 특징 하나가 있다는 겁니다. 그걸 보여주는 수많은 장면 중의 하나를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자, 그림을 보시면요, 위에 원숭이가 있고 밑에 곰, 바나나가 있죠?
자, 밑에 있는 곰과 바나나 둘 중에 하나를 위에 있는 원숭이랑 묶어 주셔야 되요 자. 그러니까 첫번째 방법은 원숭이와 곰을 묶는 거죠. 그리고 두번째 방법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는 겁니다. 어떻게 묶으시겠습니까? 벌써 땡기는게 확나오시죠 ㅎㅎㅎ
자, 아, 우리나라는 정말 재미있게도 세대차이도 안나요. 80-90대 어르신부터, 심지어 저희 집에 있는 중학생 고등학생 제 두 딸까지, 세대차이를 보이지 않고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어요. 놀라운 현상이죠
이걸 본 유럽의 심리학자들은 미쳐버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지금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면을 본 3년 전에 유럽 심리학자 한 사람은 저한테 온라인으로 막 화 내더라고요. 야,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이야. 어떻게 동물과 동물을 안 묶고, 동물과 식물을 묶어? 니네 전 세계에서 공부 젤 많이 하지 않아? 근데 생물을 안배우나 보지? 아니, 이 녀석이 남의 나라의 교과과정까지도 한번 개입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참나 제가 생물학 박사 거의 100분 계신 곳에서 강연을 드릴 때가 있었어요. 거의 만장일치로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으셨고요, 그래서 제가 그 생물학 박사님 한테 여쭤봤죠. 아니 박사님들,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 아닌가요? 그랬더니 이분들이 전부 다 제게 이러세요. 교수님 무슨 말씀이세요. 원숭이와 바나나는 모종의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관계주의 문화에요. 관계주의 문화. 이건 일본의 집단주의와 굉장히 다른 성격을 가진 문화입니다......
"세바시 강연"이란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사실 꽤 재밌는 강연이다. 강연을 보다니 왠지 우리 한국인(만)의 "독특함", 심지어 유럽인 조차 이해가 불가한 한국인(만)의 "특출함"이 느껴져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그레서인지 해당 원숭이-바나나 실험내용을 정리해 한국인의 "특징"을 전파하는 온갖 한국어 블로그 글들, 심지어 미국에 사는 한국계들이 이 내용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자각"했다고 고백한 영어 블로그들도 확인할 수 있다.
꽤 유명한 영상인지 본 영상도 2백만 뷰를 훌쩍 넘고 지난 6년 간 엄청나게 많은 복제 쇼츠들이 현재까지도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이 원숭이-바나나 연결이 한국인의 독특한, 혹은 저 수많은 쇼츠 제목들이 강조하는 것 같이 심지어 한국인 "만"의 독특한 특징일까?
여기 무슨 문제라도?
강연의 해당 부분을 듣지마자 출처에 의심이 들어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앞으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나는 강연의 이 파트를, "국뽕 하려다 동북공정 해버린 사태"로 규정하고자 한다.
우선 1972년으로 돌아가 보자.
이 강연에서 김경일 교수가 "한국인의 특징"의 한 예로 등장하는 "원숭이-곰-바나나" 실험의 원형은 1972년 미국의 대만계 심리학자로서 인디애나 대학 코코모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였던 리안-황 치우 (Lian-Hwang Chiu)가 국제 심리학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에 실은 발달 인지심리학 연구내용에서 왔다. (Lian-Hwang Chiu (1972).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logy, 7, 235–242.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47508743_A_Cross-Cultural_Comparison_of_Cognitive_Styles_in_Chinese_and_American_Children)
이 논문은 동-서 문화권의 사고구조 차이를 관계적 사고 vs 범주적 사고로 분석한 중요한 연구결과다.

그런데 치우가 진행한 실험은 "한국인"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 제목부터가 "중국과 미국 아동들의 인지 방식에 대한 문화 간 비교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gnitive styles in Chinese and American children" 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대상은 대만 (타이완) 북부 시골 지역의 초등학교 4-5학년 학생 221명과 미국 인디애나 북부 시골 지역의 초등학교 4-5학년 316명이다.
이 실험에서 치우는 28개의 인지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일련의 실험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사과, 톱, 도끼, 바나나, 말, 보트 등의 그림 세트를 보여주면서, 아동들이 그림에서 관계나 범주를 추출해 내는 능력을 평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치우는 미국 아동들은 분석-범주적 사고를, 대만 아동들은 '관계-맥락적 사고를 하는 성향이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 실험 대상에 한국인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없다.
2003년 미시건 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Richard Nisbett)은 2003년에 {생각의 지리학: 아시아인들과 서구인은 어떻게, 그리고 왜 다르게 생각하는가?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 and Why}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는데, 이 책에서 니스벳은 치우의 연구를 언급하며 서구인들은 "범주 (category)"에 근거한 사유를 하는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관계 (relationship)"을 중심으로 사유한다고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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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니스벳은 이 책에서 "한국인"을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을까?
읽어보자. 해당 부분을 발췌/번역하겠다.
이 책에서 니스벳은 "동아시아인"으로 중국 (및 대만, 싱가폴 및 화교 포함), 일본, 한국인을 언급하고 그 특징을 설명하지만, 해당 실험 관련해서 "한국인"이 언급되지는 않는다. 한국인의 "관계-맥락" 특징은 이 패턴이 아닌 다른 주제에서 언급된다. (가령, 직장에서의 위계, 서열, 나이 등등)
# 2004년 지, 장, 니스벳의 논문,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혹시라도 이 연구에 "한국인"이 등장할까?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연구 대상은 대학/대학원에 다니는 본토 베이징 중국인, 중국/대만/홍콩/싱가폴계 미국인, 그리고 유럽계 미국인이다. 한국인은 없다.



이 세바시 강연 1년 전인 2019년 6월 3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는 김경일 교수는 “한국의 생물학 박사 140명도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더라”면서 “서양인은 물론 일본인도 한국인과 선택이 다르다”고 말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관계를 보고 묶는다”고 강조했다.
역시 한국인은 일본인과 다른가? 이것도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리처드 니스벳의 일본인 제자인 캐나타 앨버타 대학교의 마스다 다카히코 (Takahiko Masuda) 역시 2001년 발표한 논문에서 41명의 일본 쿄토 대학교 학생과 vs 36명의 미국 미시건 대학교 학생 상대 실험을 통해 유사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Masuda, T., & Nisbett, R. E. (2001). Attending holistically versus analytically: Comparing the context recognition of Japanese and America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Take a look at the three objects pictured in the illustration on page 141. If you were to place two objects together, which would they be? Why do those seem to be the ones that belong together?
141의 삽화에 그려진 세 가지 사물을 살펴보라. 만약 당신이 두 개의 사물을 함께 놓는다면,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 왜 그것들이 함께 속하는 사물처럼 보이는가?
If you’re a Westerner, odds are you think the chicken and the cow belong together. Developmental psychologist Liang-hwang Chiu showed triplets like that in the illustration to American and Chinese children. Chiu found that the American children preferred to group objects because they belonged to the “taxonomic” category, that is, the same classification term could be applied to both (“adults,” “tools”). Chinese children preferred to group objects on the basis of relationships. They would be more likely to say the cow and the grass in the illustration go together because “the cow eats the grass.”
당신이 서구인이라면, 닭과 소가 함께 속한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발달심리학자 리앙-황 치우(Liang-hwang Chiu)는 미국과 중국의 아동들에게 삽화에 나온 것과 같은 세 묶음의 대상들을 보여주었다. 치우는 미국 아동들이 대상을 “분류학적(taxonomic)” 범주, 즉 둘 다에 동일한 분류 용어("성인", "도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룹 짓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중국 아동들은 관계를 바탕으로 사물을 그룹 짓는 것을 선호했다. 그들은 삽화 속의 소와 풀을 보며 “소가 풀을 먹기 때문에” 소와 풀이 함께 어울린다고 말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Li-jun Ji, Zhiyong Zhang, and I obtained similar results comparing college students from the U.S with students from mainland China and Taiwan, using words instead of pictures. We presented participants with sets of three words (e.g., panda, monkey, banana) and asked them to indicate which two of the three were most closely related. The American participants showed a marked preference for grouping on the basis of common category membership: Panda and monkey fit into the animal category. The Chinese participants showed a preference for grouping on the basis of thematic relationships (e.g., monkey and banana) and justified their answers in terms of relationships: Monkeys eat bananas.
리준 지 (Li-jun Ji), 지용 장 (Zhiyong Zhang) 그리고 나는 그림 대신 단어를 사용하여 미국 대학생들과 중국 본토 및 대만 출신 학생들을 비교했을 때 이와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세 단어로 이루어진 세트(예: 판다, 원숭이, 바나나)를 제시하고, 그중 어떤 두 단어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인 참가자들은 공통된 범주 소속을 바탕으로 그룹 짓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다. 즉, 판다와 원숭이가 동물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중국인 참가자들은 주제적 관계(예: 원숭이와 바나나)를 바탕으로 그룹 짓는 경향을 보였으며, “원숭이는 바나나를 먹는다”와 같은 관계의 관점에서 그들의 답변을 정당화했다.
# 2004년 지, 장, 니스벳의 논문,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위 책에 등장한 실험 내용은 2004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제목은 "문화인가 언어인가? 범주화에 대한 문화 간 연구에서의 언어의 영향 조사 Is It Culture or Is It Language? Examination of Language Effects in Cross-Cultural Research on Categorization".

혹시라도 이 연구에 "한국인"이 등장할까?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연구 대상은 대학/대학원에 다니는 본토 베이징 중국인, 중국/대만/홍콩/싱가폴계 미국인, 그리고 유럽계 미국인이다. 한국인은 없다.

2003-2004년 니스벳과 공저자의 연구의 소위 "원숭이-바나나-판다" 실험 참가 대상에 한국인은 없다.
아울러 이 범주 vs 관계 실험에서 원숭이-바나나-판다 만 가지고 연상실험을 한 것은 아니다. 실험은 원숭이 바나나 샴푸 등 3개 단어로 된 10개 단어 세트와, "어린이-10대-어른"이나 "월-수-금" 같은 3개 단어로 된 10개의 필러 세트를 가지고 진행했다.
# 어쩌다 동북공정 - 그런데 한국인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니스벳이 한국인을 연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97년 최인철, 리처드 니스벳, 에드워드 스미스가 학술지 {인지 Cognition}에 발표한 "Culture, category salience, and inductive reasoning" 논문에서는 54명의 한국인 (부산대학교 학부생)과 53명의 미국인 (미시건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귀납적 추론 방식을 평가했는데,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범주적 정보보다는 관계-맥락적 정보를 더 많이 고려한다고 보고했다. 참고로 최인철 교수는 위에 소개한 (자신의 미시건 대학교 박사 지도교수) 리처드 니스벳의 {The Geography of Thought}를 {생각의 지도}란 제목으로 한국어 번역했다.

그래서 한국인이 추론 시 대상 간 '관계'에 우선 초점을 맞춘다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겠지만, 다른 연구에서 보이듯 이것이 "한국인 만의" 독특한 특징은 아니다. 또한 이 논문은 2004년 논문처럼 원숭이-바나나-판다를 다룬게 아니라, 사자, 호랑이, 소 같은 동물의 카테고리와 직업군 같은 사회적 카테고리를 사용했다. 원숭이나 바나나는 아예 없다.

그런데 강연에서 김경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독특한 한국문화인가?
그런데 이 한국문화는 독특한, 세대차이도 별로 없는, 모든 세대가 공히 가지고 있는 특징 하나가 있다는 겁니다. 그걸 보여주는 수많은 장면 중의 하나를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 자, 아, 우리나라는 정말 재미있게도 세대차이도 안나요. 80-90대 어르신부터, 심지어 저희 집에 있는 중학생 고등학생 제 두 딸까지, 세대차이를 보이지 않고 원숭이와 바나나를 묶어요. 놀라운 현상이죠
이걸 본 유럽의 심리학자들은 미쳐버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이 지금도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면을 본 3년 전에 유럽 심리학자 한 사람은 저한테 온라인으로 막 화 내더라고요. 야, 원숭이=동물, 곰=동물, 바나나=식물이야. 어떻게 동물과 동물을 안 묶고, 동물과 식물을 묶어? 니네 전 세계에서 공부 젤 많이 하지 않아? 근데 생물을 안배우나 보지? 아니, 이 녀석이 남의 나라의 교과과정까지도 한번 개입을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리처드 니스벳의 일본인 제자인 캐나타 앨버타 대학교의 마스다 다카히코 (Takahiko Masuda) 역시 2001년 발표한 논문에서 41명의 일본 쿄토 대학교 학생과 vs 36명의 미국 미시건 대학교 학생 상대 실험을 통해 유사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Masuda, T., & Nisbett, R. E. (2001). Attending holistically versus analytically: Comparing the context recognition of Japanese and America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연구자가 일본인이어서인지(!) 실험 디자인이 독특한데, 이 연구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된 물 속의 물고기, 수초, 돌, 달팽이, 조개 등등을 보여주고 나서 피험자들이 무엇을 기억하는지를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중앙의 큰 물고기만 기억한 반면, 일본인들은 물고기-배경 이란 관계와 맥락을 더 많이 기억해 냈다. 즉, 일본인들도 중국이이나 한국인 처럼 (미국인에 비해) 관계-맥락적 사고를 더 많이 한다는 연구다. 물론 이 실험은 물속 환경이라 원숭이도 판다도 바나나도 없다.
최근 2023년에는 EBS 제작 {평생학교 특집 - 방과 후 인생 수업 김경일 편} 공식 소개문에 이렇게 적혀 있기도 하다 (https://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675)
최근 2023년에는 EBS 제작 {평생학교 특집 - 방과 후 인생 수업 김경일 편} 공식 소개문에 이렇게 적혀 있기도 하다 (https://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675)
원숭이, 판다, 바나나. 이 3가지를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어떻게 나눌 것인가? 만약 망설임 없이 원숭이와 바나나를 같이 묶었다면, 당신은 아마 한국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 사회의 ‘관계주의적’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설령 그런 연구가 있었다 치더라도, 치우에서 니스벳으로 이어진 이 연구에서 제시한 "관계-맥락 중심 사고"는 "한국인 만의" 특징이 아닌, "최소한 대만인,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 동아시아인의 특징"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니스벳의 2001년 리뷰 논문이 아주 잘 정리해 놓았다.
- Nisbett, R. E., Peng, K., Choi, I., & Norenzayan, A. (2001) Culture and systems of thought: Holistic versus analytic cognition. (Psychological Review, 108(2), 291–310.)
- https://psycnet.apa.org/fulltext/2001-17194-001.html
요컨데, 한국인도 (다른 동아시아인들 처럼) 관계-맥락적 사고를 하지만, 관계-맥락적 사고가 한국인 만의 특징은 아닌 것이다.
아울러 이 내용은 이미 "대만/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연구로 잘 알려진 연구였는데, 왜 뜬금없이 유럽의 심리학자가 "한국인"을 보고 "미쳐버릴려"고 했는지도 조금 의문.
Oh,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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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은 각자의 몫
Scientist. Husband. Daddy. --- TOLLE. 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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